붉은 땅의 기억 - 한 소년이 겪은 중국 문화대혁명
장안거 글.그림, 홍연미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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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중국 근대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고 중국에게 과거와는 다른 역사를 안겨준, 마오쩌둥 시대의 문화대혁명 시기에 한 소년이 겪었던 일을 담고 있다. 커다란 역사 수레바퀴가 사람들의 인생을 어떻게 바꿔 놓았고 그런 혼란스런 움직임 속에서도 책과 사유를 통해 자기만의 인생을 개척한 감동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이야기는 실화다. 이 책의 저자 장안거는 지금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무대 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이야기의 배경은 1960년대 말 중국이다. 항일전쟁의 영웅이자 공산혁명의 지도자인 마오쩌둥에 대한 숭배가 극에 달하고 집단최면에 걸린 청소년들은 홍위병을 조직하여 사회의 모든 권위에 도전할 때이다. 그들은 혁명적 이상주의의 달콤한 환각에 빠져 현실을 잊는다. 계급 없는 평등 사회를 건설한다는 데 방해가 된다며 기존의 질서와 전통을 모조리 파괴하려 했다.

  당시는 사람들은 흑오류(청산대상이었던 다섯 부류, 옛 지주계급, 부농, 반혁명분자, 범죄자, 우파분자)와 홍오류(빈농, 노동자, 혁명 간부, 군인, 혁명 유가족)로 구분해 흑오류를 탄압했으며 이들을 시골공사판에 보내 막노동을 시켰다. 주인공 장안거의 아버지처럼 지식인과 예술인들도 단지 좀 더 배웠다는 이유만으로 부르주아 반동분자로 몰려 박해를 받았다.

  장안거는 이런 변화에 어리둥절하지만 자기가 흑오류여서 홍위병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게 너무나 화가 나고 억울하다. 그래서 자비를 들여 홍위병 도장을 새기기도 하고 홍위병 단체에 얼씬거려 홍위병의 일원이 되게 된다. 그러다 나중에는 시골집단농장에 파견되지만 여기서 몰래 가져간 책을 읽고 사색하는 시간을 통해 자신의 생을 돌아보게 되고, 친구가 우연히 내민 물감을 통해 자기에게 그림 그리는 소질이 있음을 알게 된다.

  이후에는 그는 집단농장에서 3년, 연필공장에서 7년을 보내지만 끊임없이 그림을 그렸고 마침내 문화대혁명이 막을 내린 뒤에는 자신의 오랜 꿈을 펼칠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장안거의 이런 체험담을 통해 시대가 아무리 개인을 고달프게 하더라도 독서와 사색을 통해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작업들을 성실히 해야 함을 알려준다. 또한 문화대혁명이 무엇인지도 자세히 알려주기 때문에 역사 그림책으로도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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