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으로 베틀북 그림책 62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허은미 옮김 / 베틀북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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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릴라>로 유명한 앤서니 브라운의 작품이다. 그의 작품은 어떤 작가의 작품보다 그림보다 재미가 특별한데 이 책 역시 그렇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돼지책>의 경우에는 이야기의 변화에 따라 배경 그림에 변화가 많지만 그런 변화들이 드러나 있어서 찾기가 수월했는데 이 책에서는 숨어 있는 그림들이 많다.

  이야기는 다소 깊이가 있는 내용이다. 부모의 다툼으로 집을 나간 아빠가 돌아오지 않을까봐 불안해하는 아이의 심리를 잘 그리고 있다. 아이는 어느날 갑자기 집에서 보이지 않게 된 아빠 때문에 걱정이 많다. 오죽하면 ‘아빠, 빨리 돌아와요!’라고 집안 곳곳에 써붙이겠는가?

  이런 그에게 엄마는 할머니댁에 심부름을 보낸다. 편찮으신 할머니를 위해 케이크를 갖다 드리고 오라고. 아이는 아빠가 집에 돌아올 때 자기가 꼭 집에 있고 싶어 무섭지만 빨리 다녀오려고 숲으로 난 지름길로 할머니 댁에 가기로 한다.

  이렇게 아이가 지나가게 되는 숲길을 보여주는 그림 속에 굉장히 많은 그림들이 숨어 있다. 잭과 콩나무, 곰 세 마리와 금발 소녀, 헨젤과 그레텔, 빨간 모자, 잠자는 숲속의 공주, 장화 신은 고양이, 라푼젤, 신데렐라 등 널리 알려져 있는 동화 속의 장면들이 들어 있다. 이런 장면들이 그려진 것은 아마도 아이가 무서움을 잊기 위해 동화 속 장면들을 상상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 같다.

  어쨌든 이야기는 해피엔딩이다. 무서운 숲길을 용기 있게 지나서 도착한 할머니 집에서 아빠를 만나게 된다. 그 이후의 가족의 표정을 보시라! 얼마나 달라졌는지. 특히 엄마의 모습. 앞부분의 시무룩했던 엄마와 뒤의 활기 넘치는 엄마는 전혀 다른 사람 같을 정도다.

  아무튼 해피엔딩이어서 정말 다행이다. 부모의 불화나 별거가 아이에게는 무서운 숲길을 홀로 걷는 것만큼 힘든 일이었을 텐데 쉽게 숲을 벗어날 수 있었고 그 길 끝에서 기쁜 일을 맞이했으니 말이다. 현실에서는 이렇지 않은 경우가 너무 많아서 문제다. 아무쪼록 항상 아이 마음도 헤아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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