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해 버릴까? 보림어린이문고
히비 시게키 지음, 김유대 그림, 양광숙 옮김 / 보림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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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람에게 밝히고 싶은 욕구가 있는 모양이다. 비밀을 꽁꽁 감춰두지 못하는 걸 보면....<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도 이발사는 비밀을 마음속에 가둬두지 못하고 대나무 숲에 와서 말해버린다.

  사실 나도 그렇다. 뭔가 나만 알고 있어야 하는 비밀이 있으면 괜히 입이 간질거린다. 누군가에게 말해야 할 것 같고 그래야 속이 시원할 것 같다. 아마 비밀들은 좋지 못한 일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혼자 알고 있기에는 마음의 부담이 돼서 그런 것 같다, 이 책의 다카시처럼.

  선생님이 나팔꽃 씨를 나눠주면서 화분에 하나씩 심으라고 했다. 그런데 다카시는 자기 씨가 너무 단단한 것이 씨가 아니라 돌멩이가 아닐까 궁금해진다. 살짝 깨물어본다는 것이 그만 반쪽을 내고 만다. 이 모습을 보고 친구들이 놀리자 화가 난 다카시는 입안에 든 반쪽 씨를 ‘훅-’ 하고 뱉어 친구 얼굴에 붙게 한다. 이로써 싸움이 일어난다. 선생님이 다시 다카시에게 꽃씨를 주셔서 화분에 잘 심지만, 화가 풀리지 않은 다카시는 아이들 몰래 교실에 남아 자기를 놀렸던 모둠 아이들의 씨를 자기 화분으로 옮긴다.

  그 후에 일이 벌어진다. 화분 속에 있던 씨앗들이 다카시의 범행을 들춰낸다. 처음에 싹이 두 개만 올라왔지만 그 다음날 일찍 학교에 가보니 자기 화분에만 싹이 다섯 개가 된다. 그래서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선생님이 왜 계시겠는가? 덕분에 사건은 잘 마무리된다.

  선생님은 이 일을 둘만의 비밀로 하자고 했지만 다카시는 싹이 난 화분을 들고 기뻐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사건의 내막을 얘기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한다. 과연 말해야 할까?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정 양심의 가책이 된다면 속 시원히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용서를 비는 편이 좋을 것 같다. 그 당시에 자기가 얼마나 화가 났었는지도 알려줄 수 있고 말이다. 또 잘못을 했을 때에는 용감하게 용서를 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알려줄 수 있으니까. 그리고 그게 한결 마음의 짐을 덜어줄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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