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을 지키는 밤의 눈
제라르 몽콩블 외 지음, 프랑수아 크로자 그림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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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끝이 씁쓸한 이야기다. 밀렵꾼이 떠오른다. <어둠을 지키는 밤의 눈>이라는 제목은 시적이고 낭만적이지만 이야기는 생존경쟁의 처절함이 느껴진다.

   사람들의 무분별한 사냥으로 늑대는 한쪽 눈을 잃게 되고, 다른 동물들도 사람들의 그런 움직임에 위협을 느껴 밤에도 동물들의 존재를 만천하에 드러내는 달을 없애려 한다. 멧돼지와 여우, 토끼는 어울리지 않는 친구다. 여우가 토끼를 잡아먹을 뿐 아니라 멧돼지와 여우도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그런데 이들이 달밤에 바삐 산에 오른다. 이들이 가는 길에 다른 동물들도 동행한다. 마침내 산꼭대기에 다다른 이들은 서로의 몸을 쌓아 달에 이르는 사다리를 만들고, 맨 꼭대기에 올라간 토끼가 달을 끌어내려 애쓰지만 역부족이다. 아니 그것은 결코 할 수 없는 일이다.

  동물들은 사람들이 어둠을 두려워한다는 것을 알고 달을 없애려 했던 것이다. 동물들의 그런 애처롭고 처절한 모습을 보게 되자, 밤은 여동생인 달에게 부탁해 동물들을 도와주기로 한다. 달은 약속대로 밤에는 빛을 꺼주어서 동물들을 지켜 준다.

  그림이 참 아름답다. 그렇지만 한 쪽 눈을 사냥꾼에게 잃은 늑대의 모습과 세상을 훤히 비추는 달을 원망스럽게 바라보는 동물들의 모습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인간들에게 더 이상 무서울 것은 없어. 그렇게 되면 숲은 인간의 손아귀에 들어가겠지. 산과 물과 바위들도. 인간은 어디에나 있게 될 거야. 이미 계곡과 들판 구석구석까지 살게 된 것처럼. 그럼 동물들의 최후가 다가오겠지. 그렇게 되지 않도록 막아야 했던 거야.’ 이게 바로 동물들이 힘을 모은 이유다.

  이미 세상은 어느 곳이나 인간들의 차지가 돼 버렸다. 어둠을 지키는 밤의 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동물들이 터전을 잃었고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추게 된 것도 있다. 더 이상은 이런 일이 없도록 동물 보호에도 한층 신경을 써야겠다. ‘우리도 이 세상에 살고 싶다’고 절규하는 동물들의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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