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빵 아이 네버랜드 세계 옛이야기 5
엘레나 스베타에바 그림, 김세실 글 / 시공주니어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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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을 보니 'The Gingerbread boy'라는 외국 동화가 생각났다. 이 책은 바로 그 이야기를 번역한 것이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구워 낸 아이 모양의 ‘생강빵’이 갑자기 살아나서는 “나 잡아 봐라!”하며 놀리듯이 달아난다. 그 뒤를 할아버지, 할머니뿐 아니라 염소, 말과 농부가 따라 간다. 그래서 생강빵이 도대체 어떻게 될까 궁금해 하면서 보게 되었다. 생강빵은 그들 모두를 보기 좋게 따돌리고 도망치지만 강가에 이른다. 그러자 여우가 나타나 생강빵 아이에게 강을 건네주겠노라고 하고선 등에 올라타게 하고 차츰차츰 입 근처로 유인하더니 그만 먹어버리고 만다. 필사적으로 달아나지만 결국은 잡아먹히는 생강빵 아이가 참 딱하고 불쌍하다.

  이야기 자체는 별 것 없는 것 같았다. 책 뒤에 있는 아동문학가 김서정 님의 설명을 보니, 이 이야기는 영미권의 교육 현장에서 즐겨 쓰이는 이야기로서 어떤 의미나 메시지보다는 즐거움에 초점이 맞춰 있는 이야기라고 한다. 온화하고 세련된 문학적인 즐거움이 아니라 본능적이고 야성적인 즐거움 말이다. 이 이야기의 중심 소재는 아이들이 두려워하면서도 매혹되는 먹고 먹히는 관계를 보여준다. 먹기 위해 뛰고 먹히지 않기 위해 달리는, 가장 원초적인 생명 현상의 현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역동성이 넘치며, 아이들은 자기표현을 위한 가장 강력한 도구로써 입이나 머리가 아니라 아직은 몸을 사용하기 때문에 자기들처럼 몸의 활동이 두드러진 생강빵에 흥미를 보인다는 설명이었다.

  검색해 보니 gingerbread에는 생강빵이라는 뜻 외에도 허울만의 장식, 값싼 장식이라는 뜻도 있다. 나의 억지스런 해석이겠지만, 생강빵 아이처럼 호기롭게 도망치기만 결국 여우의 잔꾀 앞에 무너지는 것을 상징하는 듯하다. 이처럼 짧은 그림 동화에도 많은 의미가 있다니,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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