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사마천 사기열전 서울대 선정 만화 인문고전 50선 9
정연 지음, 진선규 그림, 손영운 기획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사마천의 <사기>에 대해서는 누구나 이름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세계사를 배울 때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역사를 배울 때에도 한번은 언급되는 내용이어서 그리 낯설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사마천의 사기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이었다.

  <사기>는 사마천에 의해 기원전 100년 쯤에 쓰여진 역사서로서, 중국의 전설시대인 5제 때부터 사마천이 살았던 당시인 한나라 무제 때까지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그런데 모든 시대를 똑같은 양으로 다룬 건 아니고 한나라에 가까운 시대일수록 상세하게 썼다. 당시의 입장으로 말하자면 ‘통사로 쓴 현대사’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다.

  사기는 본기, 표, 서, 세가, 열전으로 구성돼 있는데, 본기는 역대 황제의 업적을 중심으로 역사를 기록한 것으로서 12편으로 되어 있고, 표는 역사적 사건을 연대순으로 정리한 연표에 해당되는 것으로 10권으로 되어 있으며, 의례, 음악, 천문 등 여러 문물제도를 다룬  서는 8권으로, 제후국의 역사를 담은 세가는 30권으로, 여러 사람의 전기인 열전은 70권으로 되어 있어, 총 130권으로 구성된다.

   본기 외에 여러 개의 장을 갖는 이런 서술 방식은 사마천이 사기를 쓰면서 처음 쓴 것으로서, 본기의 기자와 열전의 전자를 따서 이런 역사 서술 방식을 ‘기전체’라고 한다. 이후 기전체는 모든 중국의 공식 역사책에서 사용하게 되었다.

   사마천이 역사서를 쓸 때 본보기로 삼은 책은 <춘추>였다. 춘추는 노나라 왕을 중심으로 노나라 안팎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연대순으로 정리한 책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사마천이 나라의 공식 사관도 아니면서 이런 방대한 역사서를 저술할 수 있었던 것은 태사였던 아버지 사마담 덕분이었다고 한다. 태사는 천문 관측과 역사 기록을 담당하는 관리였는데, 사마담은 역사책을 쓰기 위해 자료도 모으고 논문도 썼는데 끝내 완성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유언으로 사마천에게 역사책을 완성할 것을 당부한다.

  하여, 사마천은 한 무제 때 관리였는데 흉노족에게 사로잡힌 이릉 장군을 두둔한 죄로 궁형을 받게 되는데, 그런 수치스런 순간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역사서 편찬에 대한 아버지의 유언 때문이었다고 한다. 궁형을 받은 뒤로 사마천은 역사서 편찬에 매진을 하게 된다.

  이렇게 이 책에는 사마천이 사기를 쓰게 된 동기이며 사기의 내용 구성에 대해 상세히 알려준다. 그리고 제목이 <사기열전>인만큼 사기의 열전에 수록된 이야기 중 백이와 숙제, 관중, 오자서, 소진, 맹상군, 하신, 흉노족의 두만 선우, 편작, 질도와 장탕, 순오곤과 우맹에 관한 이야기를 싣고 있다. 워낙에 유명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여서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서울대 선정 인문고전 50선에 속하는 고전들을 만화로 꾸며놓은 것이라서 더 관심을 갖고 읽었다. 고전 참 어렵다. 그런데 이렇게 만화로 바꿔놓았으니 얼마나 재미있을까 기대하면서 읽었다. 고전을 아이들에게 읽히고 싶은데 그게 무척 힘든 일이다. 이 책이라면 재미있지 않을까 싶어서 선택했는데 잘 한 것 같다. 아주 재미있다. 굳이 서울대 선정이라는 전제조건을 염두에 두지 않고서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사기>라는 역사서를 자세히 알 수 있고 한 인간의 집념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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