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가 자란다 - 논농사와 벼의 한살이 어린이 들살림 4
도토리 기획 엮음, 김시영 그림 / 보리 / 200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시골에서 시부모님들이 농사를 지으시기 때문에 벼의 생태가 아주 궁금했다. 시골에서 쌀을 갖다 먹으면서 그 쌀이 만들어지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를 모른다는 것은 시어른들게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과, 우리가 주식으로 먹는 것인데 최소한 그것이 어떻게 재배되는지 정도는 아는 것이 상식이란 생각이 들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어떤 책에서 봤더니 한자 쌀 미(米)를 보면 열 십 자 위아래로 여덟 팔 자가 들어 있는데, 이는 벼가 쌀이 되기까지는 농부의 손길이 88번 거쳐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더욱 더 벼의 생태가 궁금했다.

  이 책은 석이라는 아이의 일기 형식으로 되어 있다. 지속적인 일기는 아니고 벼가 쌀이 되기까지의 과정만 적은 일기다. 그래서 짧은 글이지만 핵심만 콕 집어 놓아서 아이들이 읽기 좋아할 것이다. 2월에 석이는 논에서 말 타기를 하며 친구들과 논다. 그 논이 3월 30일부터 바빠진다. 3월 30일에는 논에 거름을 주면서 논갈이를 하게 된다. 4월 20일에는 못자리를 하고 5월 23일에 모를 찌고(모를 모판에서 나르는 것), 그 다음날에는 모내기를 한다. 6월 18일에는 김을 매고, 7월 8일에는 가문 논에 물을 대고, 7월 10일에는 비가 온 논에서 물꼬는 트고, 7월 20일에는 피를 뽑고, 8월 23일에는 나락이 패고, 9월 17일에는 새를 쫓고, 10월15일에는 벼를 베고, 10월 30일에는 타작하고,  31일에는 이삭줍는 다는 내용으로 일기가 쓰여져 있다.

  지역마다 이 날짜는 조금 다르겠지만 진행되는 과정은 이와 같을 것이다. 특히 나락이 패는 것은 벼 이삭이 볏잎을 가르고 나오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벼꽃이 피는 때를 말한다고 한다. 이 때가 되면 논에서 구수한 냄새가 나는데 이는 벼 꽃가루 냄새라고 한다.

  이 책은 이렇게 석이의 일기로 벼가 자라는 과정을 알려주면서, 책 뒤에서는 ‘논농사와 벼의 한살이’를 자세히 정리해 놓았으며, 가래, 생이가래, 개구리밥, 물달개비, 둑새풀, 보풀, 돌피, 방동사니 같은 논에서 나는 풀에 대해서도 적어놓았다. 더불어 우리가 먹는 쌀과 콩, 팥, 수수, 기장, 조 같은 곡식에 대해서도 간단한 설명 글을 적어놓았다.

  이제 시댁에 가면 적어도 벼가 쌀이 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서는 나도 자랑스럽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다른 아이들도 쌀을 주식으로 하는 이상 이 정도는 알아두는 것이 식사예절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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