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산의 오렌지
엘리자베스 패트리지 지음, 임정진 옮김, 아키 소가베 그림 / 큰나(시와시학사)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18세기 중반부터 미국 서부 개척사에 불기 시작한 골드러시의 붐을 따라 중국에서 캘리포니아로 취업 이민을 갔던 중국인 이민자들에 대한 얘기다. 캘리포니아 하면 오렌지가 유명하다는 건 많은 사람들이 알 것이다. 왜 그렇게 됐는지 이 이야기를 들으면 좀 더 이해가 될 것 같다.

  이 책의 주인공 조 리는 가뭄이 들어 오렌지 과수원을 하던 집안의 생계가 어려워지자 어머니의 권유로 넷째 삼촌이 있는 캘니포니아 황금산 근처의 어부로 일하러 오게 된다. 고향인 중국 땅을 떠나올 때 어머니는 기름 먹인 종이에 오렌지 묘목을 싸주셨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황금산에서 일하고 가져왔던 독수리가 새겨진 금화를 팔아 미국에 온 조 리는 무뚝뚝한 삼촌과 어부 일을 하면서 오렌지 묘목을 심고 틈나는 대로 이를 돌본다. 이렇게 미국에서 잘 생활하면서도 조 리의 마음은 늘 중국 고양 땅에 가있다.

  어떻게 조 리의 마음이 중국에 있는 고향 땅에 왔다갔다 하는지도 잘 보여준다. 이렇게 하는 것은 바로 조 리의 혼령인데, 이는 사람의 정신에 대해 중국인들이 가지는 여러 가지 생각을 알아보면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지 이해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림도 아주 좋고 글도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1849년 캘리포니아로 골드러시가 시작됐을 때 많은 중국인들이 태평양을 건너 미국에 갔다고 한다. 이들은 대개 광동지역 출신이었다. 이들은 캘리포니아를 금산 또는 황금산이라고 불렀다. 그 후 30여 년 동안 수천 명의 중국인 남자와 소년들이 황금산으로 왔다고 한다.

  이들은 금광지대에 와서 철도와 공장에서 일하거나 소규모 사업을 하거나 거대한 과수원을 가꾸고 태평양 연안을 따라 고기잡이를 했다고 한다. 1880년대 말에는 조 리가 있었던 마을 같이 샌프란시스코 만을 따라 늘어선 중국인 고기잡이 마을이 무려 25개가 넘었다고 한다. 당시  중국인들은 임시 체류자 자격으로 들어왔고 백인들의 중국인에 대한 편견 때문에 무척 힘든 생활을 했다고 한다. 아마 우리나라 사람들이 하와이나 멕시코로 이민을 가서 얼마나 힘들게 일했나를 생각해봐도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초기 중국인 미국 이민자들의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도 엿볼 수 있고 사람의 정신에 대한 중국인들의 생각도 엿볼 수 있다.

  전통 중국 철학에 따르면 사람 누구나 다섯 가지의 영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지(志)는 의지력이고 의(意)는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며 포(魄(백)는 감각과 감정을 말하며, 신(神)은 의식이다. 혼(魂)은 또는 꿈의 정령은 정신계의 영(ethereal spirit)을 말한다고 한다. 또한 혼은 꿈을 꾸고 용기를 갖고 인생의 방향감각을 찾는 능력을 준다고 하는데, 혼은 낮에는 사람 눈에서 빛나다가 밤에 꿈꾸는 동안에 자유롭게 다닌다고 한다.

  이런 중국인의 사람의 영혼에 대한 생각도 배우면서 초기 중국인 미국 이민자들의 어려움을 생활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재밌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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