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나고 신기하게 생긴 풀숲
다시마 세이조 지음, 고향옥 옮김 / 우리교육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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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몇 줄 되지 않는다. 그리고 글도 띄엄띄엄 있어서 그림과 글자를 함께 보아 보면 글의 내용을 놓치기 일쑤다. 그래서 책을 다 본 뒤에 글만 따로 읽어야 어떤 내용이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그림이 아주 재밌다. 그림마다 글이 붙어있지 않아서 첫눈에 보기에는 그림이 난잡하게만 보일 수도 있다. 동그라미, 세모, 네모, 별 모양 등 다양한 무늬들이 어우러지고 반복되고 있어서 어지럽게 보일 수 있으나 페이지마다 나름대로 규칙성을 가지고 있다. 진짜 엄청나게 생긴 풀숲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풀숲을 상상해 보라. 특히 풀숲의 아래쪽을. 얼마나 많은 풀숲이 빽빽하게 나있고 그 안에 살고 있는 곤충들도 얼마나 다양하겠는가? 바로 그런 느낌을 잘 보여준다.

  이야기는 그저 흰 공 하나가 풀숲을 가로질러 쌩하고 지나가는 동안의 순간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그것이 지나가는 동안의 풀숲의 변화를 화려한 색감의 수채 그림으로 잘 보여준다. 공이 지나가는 바람에 풀잎에 꺾어지는 장면, 그 풀잎에 매달려 있다가 밑으로 뚝 떨어진 메뚜기, 놀란 개구리, 아기 새들에게 먹이를 주려다 놀라서 가랑이가 짝 벌어진 새 등 찾아서 보면 볼수록 재밌는 장면이 가득한 그림책이다.

  그래서 관찰력 키우기에 좋을 것 같다. 물론 아이로 하여금 다양한 것을 상상하게 해야 하고 자세하게 설명해 주어야 하는 엄마의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그림책은 보기 나름인 것 같다. 보려고 노력한 만큼 보이는 것 같다. 중간에 나온 ‘하지만 아무도 날 붙잡지 못해’라는 글과 함께 거미줄이 뻥 뚫려나간 그림이다. 어찌나 재밌던지......모든 페이지가 이런 식이다. 그림이 마치 파티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그만큼 화려하고 볼거리가 많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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