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눈 그림이 있는 책방 2
사카리아스 토펠리우스 글, 율리아 우스티노바 그림, 최선경 옮김 / 보림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북유럽 지도를 보다가 라플란드라는 곳이 있다는 걸 알았다. 라플란드라는 지명이 왠지 판타지 동화 속에나 나오는 것 같이 느껴졌기에 실제 존재하는 걸 보니 신기했다. 그런데 이 동화는 바로 그 신비롭게 느껴지는 곳을 배경으로 한다.

  라플란드의 눈 덮힌 벌판을 순록이 끄는 썰매를 타고 지나가던 라프족 부부는 갑작스런 늑대 떼의 출몰 때문에 순록의 속력이 몹시도 빨라지는 바람에 그만 아내가 안고 있던 아기를 눈밭에 떨어뜨리고 가게 된다. 그런데 그 아이는 하느님의 도움을 받았는지 늑대에게 아무런 해도 입지 않는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시몬이라는 기독교 신자에게 구조되고, 아들만 셋인 그 집의 막내딸이 되게 된다. 마침 성탄절인 그 날에 시몬은 교회에 데리고 가 아이가 세례를 받을 수 있게 한다. 시몬의 아내는 아이에게 자신의 이름을 갖게 해주고 싶어 했지만 목사님은 아주 영롱한 아이의 눈빛을 보고는 ‘별눈’이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아내는 별눈이를 사랑하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라프족만의 신비한 힘을 가졌을까봐 걱정하게 된다. 별눈이는 자라면서 사람의 마음까지 꿰뚫어 볼 수 있게 되자, 시몬의 아내는 이런 별눈이를 두려워하게 되고 결국에는 용서받지 못할 죄를 짓게 된다.

  왠지 모를 환상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면서도 교훈이 가득한 동화다. 책 뒤에 있는 설명 같은 글과 옮긴이의 말을 읽으면 이 책의 주는 메시지를 보다 분명히 알 수 있다.

  이 이야기는 핀란드 사람들이 라플란드 지방을 개척하기 시작할 때의 이야기로서, 당시 핀란드 사람들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라프족을 야만족이라 업신여겼고 또 두려워했다고 한다. 자신들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이 마법을 부릴 것이라는 편견을 가졌고, 그 편견 때문에 자연에 동화된 신비스러움을 두려움으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이처럼 이 이야기는 세속에 물들어 깨끗한 마음을 잃고, 의심하며 내 욕심만 차리려는 사람들에게 아이처럼 순수한 마음, 별처럼 반짝이는 맑은 눈을 가지라고 말한다. 아마, 별의 눈은 있는 그대로를 왜곡하지 않고 바로 볼 수 있는 순수한 마음을 상징하는 것일 게다. 우리도 하느님의 은총처럼 조용히 우리에게 다가온 별눈이를 시몬의 아내처럼 편견 때문에 멀리 쫓아버리지는 않았는지 반성해봐야겠다.

  이처럼 독특하면서 환상적인 이야기를 색다른 그림과 함께 전해주는 이 <별의 눈>은 우리에게는 낯선 핀란드 작가인 토펠리우스의 작품이다. 책속의 삽화로도 다른 동화들과는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그리고 토펠리우스는 덴마크의 안데르센과 함께 북유럽을 대표하는 동화 작가로서, 이 책을 비롯해 <라플란드 소년 삼포 라페릴>, <자작나무와 별>, <나무딸기 벌레>, <교회 지붕 위의 수탉> 같은 많은 아동 문학 작품을 남겼다. 이런 훌륭한 북유럽 동화 작가의 작품을 접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물론 이야기 또한 아주 환상적이고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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