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 한겨레 낮은학년동화 5
배봉기 지음, 최병대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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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아빠에게 인정받지 못해 힘들어하는 아이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게 해주는 책이었다. 아빠는 아이가 너무 유약하다고, 아이를 남자답게 키우겠다고 새벽마다 약수터에도 데리고 다니고, 여름방학 때에는 해병대 캠프에도 보낸다. 하지만 아이는 고된 훈련을 이겨내지 못하고 쓰러지고 해병대 캠프에 간 지 하루 만에 집에 되돌아오게 된다.

  아이는 활발하게 노는 것보다는 만화를 그리거나 십자수를 놓는 등 정적인 활동을 좋아한다. 해병대 캠프에서 돌아온 뒤 아빠는 너무나 약한 아이에게 실망해서 한숨을 쉬게 되고, 아이는 아이대로 자신을 이해해 주지 않는 아빠가 야속하다. 결국 아이는 용기를 내어 자신이 좋아하는 것, 하고 싶어 하는 것을 적은 이메일을 아빠에게 보낸다.

  그날 저녁 아빠는 아이에게 자신도 어렸을 때 너무 약했고 그래서 하고 싶은 일도 못했으며 주위 친구들에게 무시당하기도 했다며, 자신과 같은 설움을 겪지 않게 하기 위해서 일부러 강하게 키우려 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애니메이션 학원에 가는 것을 허락한다. 그러면서 아이에게 아빠를 이해해 줄 것과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허락해 주는 만큼 아이도 씩씩해지기 위해서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한다.

  많이들 말한다. 부모들은 아이를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대신 이뤄줄 사람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사실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그러나 내가 갖지 못한 것, 내가 이루지 못한 것들을 이왕이면 내 아이들이 이루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은 어느 부모가 갖게 될 것이다. 그렇다보니 때로는 아이 뜻과는 무관하게 아이에게 무리한 욕심을 낼 수도 있고 그로 인해 아이가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문제를 그린 동화다.

  아이가 참 현명하다. 아빠를 몹시 무서워했지만 자신의 생각을 잘 설명했고 아빠와 타협점도 찾았으니 말이다. 그리고 아빠도 너그러웠다. 장남인 아들이 동생보다 씩씩하지 못해서 늘 걱정이었으며 그래서 아이가 아빠의 지도에 따라 강건해지길 바랐는데, 그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인정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아빠를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한다.

  나도 돌아봐야겠다. 명목은 아이를 위한다고 것이지만 아이에게 부담만 주는 행동을 하지는 않았는지 그리고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스스럼없이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는지 돌이켜봐야겠다. 자식이라고 해서 모두 내 맘과 같을 수는 없다. 부모라서 해서 자식을 100% 다 아는 것은 아닐 게다. 늘 대화로써 서로 이해하도록 애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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