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를 그린 사람 존 오듀본
제니퍼 암스트롱 지음, 황의방 옮김, 조스 A. 스미스 그림 / 두레아이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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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하면 ‘새 박사’로 유명한 우리나라의 윤무부 교수님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런데 미국에 그 분보다 앞서 새를 많이 연구하고 게다가 그림까지 멋지게 그린 분이 있었다니 놀라웠다. 그 사람의 이름은 바로 ‘존 제임스 오듀본’이었다.

  오듀본은 1800년대 미국이 서부를 개척할 당시에 새를 연구했고 또 그 연구한 새들을 멋진 그림으로 남겨놓은 미국의 조류학자이자 새 전문 화가이다. 오듀본은 1804년에 동업자와 함께 미국 서부의 켄터키로 장사를 하러 가는 길에 미시시피강을 건너게 된다. 그 때 그는 거대한 구름처럼 몰려오는 나그네비둘기떼를 보게 된다. 하늘을 온통 새까맣게 뒤덮을 정도로 몰려오는 새들의 소리는 귀청을 터뜨릴 지경이었고 새들의 배설물이 뚝뚝 떨어졌지만 오듀본은 그런 것에는 전혀 개의치 않고 그 새떼들의 장엄한 이동 광경에 감탄하면서 과연 그 새들이 얼마나 될까 세어보기까지 했다고 한다. 얼마나 대단한 호기심인가?

  그는 또, 켄터키에 가게를 냈지만 가게를 돌보는 일보다는 사냥하거나 낚시를 하거나 새를 관찰하거나 그리는 것을 주로 한다. 어느 날에는 플라타너스 나무속에 수많은 새들이 둥지를 튼 모습을 관찰하기 위해 그 나무속에 직접 들어가 보기도 한다. 그리고 미국 서부 개척시대에 유명했던 탐험가인 대니얼 분을 만나 새를 상처를 입히지 않고 잡는 법도 배우게 된다. 그러면서 그는 새를 관찰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새의 모습을 자세히 그려 놓았다. 그에게는 뛰어난 관찰력뿐만 천부적인 그림 실력도 있었던 것이다.

  오듀본은 1827년에서 1838년 사이에는 <미국의 새들>이라는 네 권짜리 책을 출판한다. 그 책은 98*74cm의 큰 종이가 사용됐는데, 그 이유는 오듀본이 새들을 실물대로 그렸기 때문이다. 오듀본은 그렇게 하기 위해 큰고니처럼 체구가 크거나 홍학과 왜가리처럼 목이 긴 새들은 목을 아래로 향하고 몸을 구부린 자세로 그렸고 작은 애들은 나뭇가지에 앉은 모습을 그렸다. 그리고 그림에 대한 열정이 대단해서 그림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평이 좋지 않으면 다시 그리곤 했다고 한다. 얼마나 자신의 일에 철저한 사람이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 책은 이런 오듀본의 일생에 대한 이야기를 아름다운 동화처럼 들려준다. 그리고 책 뒤쪽에는 그의 생애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그가 그린 그림들이 여러 편 들어 있다. 너무나 멋진 그림들이어서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림을 보면 알 수 있지만 그는 아주 대단한 그림 실력을 가졌다. 하지만 그가 야생 동식물을 관찰하는 데에 열정과 기술을 갖지 않았더라면 이러한 위대한 업적을 달성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어떤 일이건 성공하려면 열정이 중요하다. 열정이 있어야 최대의 효과를 얻게 된다. 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지 열정이 쏟아져 나오게 된다. 오듀본 또한 그런 열정이 있었기에, 지도에도 없는 늪지와 숲, 산, 평원을 탐험하면서 때로는 지진을 만나기도 했지만 그런 위험들을 무릅쓰면서 당시 학계에 알려지지 않은 동물과 식물들을 찾아내서 관찰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그림에 담아낼 수 있었던 것이다.

  오듀본을 보건대 자신이 좋아하는 일, 그리고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는 것이 인생을 행복하게 살고 성공적으로 살게 하는 데 있어서 참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아주 작은 일, 그리고 내 주위의 일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보다 멀리, 보다 높이 보면서 다양한 곳에 관심을 가지며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남들이야 뭐라든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일, 그게 바로 우리 각자가 찾아야 할 진정한 사명감이 아닌가 생각한다. 새의 분비물이 쏟아지는 속에서는 경탄하면서 새의 마릿수를 세고 있던 오듀본의 모습이 쉬 잊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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