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조선왕조실록 - 조선왕조실록으로 오늘을 읽는다
이남희 지음 / 다할미디어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역사책 읽기를 좋아한다. 과거의 잘못을 돌아보면서 앞으로 나아갈 바른 길을 찾는다는 역사 공부의 거창한 목적은 차지하고서라도 역사 이야기는 그 자체만으로 즐거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그런 나의 맹목적인 역사책 읽기에 일침을 가하는 듯이, 이 책은 오늘의 사건들을 돌아보면서 과거의 일들을 더듬어보는 책이다.

  오늘날의 사건들이 일어나는 배경, 흘러가는 방향들을 하나씩 짚어보면서, 과거 우리의 역사 속에 있었던 그와 유사한 일들을 찾아내고 그 당시에는 그 일이 어떻게 다뤄졌는지, 그 결말은 어떻게 되었는지를 자세히 들려준다. 마치 ‘역사공부는 이렇게 하는 것이다’ 하며 역사를 공부하는 방법과 역사를 공부하는 목적을 알려주기 위해서인 것처럼 말이다.

  사람들이 너무나 궁금해 하는 조선왕조실록에 나온 내용들을 토대로 조선의 법과 정치, 무역과 경제, 사회와 유교, 문화와 생활로 네 개의 단원으로 나눠서 조선의 생활 전반에 대해 자세히 알려준다. 앞서 말했듯이 오늘날의 사건을 토대로 조선의 역사를 살펴보는 것이기에 그 내용별 제목들도 재미있다. 오늘날의 사건에 대한 간략한 제목과 당시의 시대상을 보여주는 제목으로 되어 있다. 이를테면 ‘대학의 의미:성균관 유생의 집단행동과 시위’, ‘내 집 마련:한성의 인구 과밀과 택지 개발’, ‘국제 도시:한성에도 외국인이 살았네’ 식으로 오늘날과 과거를 대비해 볼 수 있는 제목으로 되어 있고 내용 서술도 그렇게 되어 있다.

  ‘조선왕조실록’하면 조선의 왕실 이야기만 쓰여 있을 줄 알았는데 경제, 사회, 문화 등 조선 사회 전반에 관한 이야기가 다 쓰여 있는 것 같다. 이 책 서문에도 실록에 대한 정의, 조선왕조실록의 의의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 놓았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조선왕조실록은 단일 왕조사로는 세계에서 최장 기간의 역사를 다루고 있으며 총 1,893권 888책으로 되어 있으며, 일기 형식으로 기록된 편년체 역사서라고 한다. 본래는 한자로 되어 있어서 전문가들만 이용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국역화 되었기에 누구나 쉽게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듯 우리의 귀중한 문화유산인 조선왕조실록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 수 있다.

  조선시대와 지금의 시대 사이에는 600년에서 최소 100년의 차이가 있다. 한 세대를 30년이라고 할 때 참으로 많은 세대가 흘러갔다. 그렇게 많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사는 모습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왕권이 절대적이었을 것이라고 생각됐던 조선시대에도 왕은 탄핵과 반정을 두려워해서 신하들의 의견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었고 민심을 천심으로 여겼던 것이나 언로를 보장했던 것 등이 오늘날의 사회상과 비슷한 것 같다. 특히 인사 청탁, 왕실의 웰빙 문화, 내 집 마련 등은 어찌나 오늘날의 사회상과 비슷한지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때로는 쓴웃음이 나오는 부분도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조선왕조실록’이라는 우리의 귀중한 문화유산이 잘 보전이 되어서 이처럼 오늘날에도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기뻤고, 오늘날의 사건을 과거에 비춰본다는 역사의 거울 역할을 분명하게 체험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그리고 우리와는 너무나 다른 세상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조선을 보다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많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과거보다 나아진 점이 없다는 생각을 느끼게 하는 부분에서는 부끄러운 마음도 들었다.

  오늘날의 사건들을 되돌아보면서 오늘날의 문제점을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었고, 그에 연관된 과거의 역사를 보면서 그를 위한 바른 해결책은 무엇인가 다양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더불어, 단 한 번의 클릭으로도 과거의 역사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발달된 사회가 되었지만 역사가 주는 그 가치를 결코 소홀히 생각하지 않는 신중한 사회가 되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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