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이는 똥도 예뻐! 샘터어린이문고 12
이상권 지음, 정지윤 그림, 김성수 감수 / 샘터사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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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이 전시되어 있는 전시관에 가보면 대부분 성충의 건조 표본들이 전시돼 있기 때문에 그 어릴 적 모습인 애벌레를 볼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다. 그래서 애벌레에 대한 지식은 거의 없고, 그냥 애벌레 하면 꿈틀꿈틀 기어가는 벌레로 다 비슷비슷하게 생겼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런데 얼마 전에 곤충전시회에 가서 곤충들의 애벌레를 몇 종 볼 수 있었는데 그 크기나 생김새가 종류에 따라 달랐고 먹는 먹이 또한 다름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유리산누에나방 이야기’라는 부제가 있는 걸 봐도 유리산누에나방이라는 곤충에 대한 이야기임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발상이 참 재미있는 책이다. 오월에 아빠랑 숲으로 산책을 갔다가 떡갈나무 잎과 함께 떨어진 애벌레를 보고 그것을 집에 데려와 기르면서 쓴 관찰일기를 재밌게 동화로 엮었다. 어떻게 애벌레를 키울 생각을 했을까? 징그러워서 싫었을 텐데......

  이 책의 주인공인 단후의 엄마도 처음에는 내 생각처럼 애벌레를 징그러워했다. 하지만 단후가 애벌레에게 ‘통통이’란 이름을 붙여주고 키우는 것을 보고 단후의 엄마도 애벌레에게도 이빨도 있고 턱도 있고 하는 모습을 보고 사람이랑 비슷하다면서 그동안 애벌레를 징그럽다고만 생각하고 자세히 보지 못했다고 말한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단후는 빈 감자과자 통에 물을 담고 그 안에 떡갈나무를 꽂아 놓고 그 잎에 통통이를 올려놓고 키우는데, 통통이는 떡갈나무 잎만 먹는다. 떡갈나무랑 생김새가 비슷한 졸참나무, 신갈나무를 주어도, 산에 많은 아까시 나뭇잎이나 산초 나뭇잎을 주어도 오로지 굴참나무 잎만 먹는다. 한국 사람이 밥을 좋아하듯 유리산누에나방은 굴참나무를 좋아하나 보다.

  이렇게 이 책은 유리산누에나방 애벌레가 무엇을 먹고 어떻게 자라는지 그 모습을 자세히 관찰해서 알려준다. 애벌레의 자세한 생김새를 그림으로 상세히 알려주는 것은 물론이고 유리산누에나방의 생김새, 나방과 나비의 차이, 유리산누에나방의 암수의 구별, 독나방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해 놓았다. 나방과 나비에 차이점은 한 번 듣기 했는데 잊어버렸는데 다시 듣고 싶었는데 마침 잘 정리가 돼 있어서 도움이 됐다. 또 책 맨 뒤에는 통통이가 나방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사진으로 찍어서 정리해 놓은 것이 있어서 유리산누에나방의 한 살이가 쉽게 정리가 되어 있다. 이것을 보니 이렇게 사진만 잘 찍어 놓아도 훌륭한 관찰일기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이 책은 그림이 아주 예쁘다. 나뭇잎 이야기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연두색과 초록색, 갈색(가을 단풍을 표현하기 위해)을 많이 썼는데 그 색이 너무나 아름답다. 연두와 초록이 어우러져 있는 나뭇잎과 줄기의 환상적인 표현은 무척 아름답다.

  애벌레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저 꿈틀꿈틀 기어 다니고 나뭇잎과 채소의 잎을 갈아먹는 해충이라고 생각했던 애벌레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머릿속으로는 나비나 나방이나 기타 곤충들이 애벌레의 시절을 거쳐 성충이 됨을 알고는 있어도, 실제로 애벌레를 보았을 때는 이것이 자라서 나중에 나비나 나방이나 다른 곤충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잘 들지 않았었다. 그런데 단후네 통통이 이야기를 읽고 난 다음에는 애벌레와 성충이 함께 연상될 것 같다. 이 책은 아이들이 애벌레에 대해 생각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며 애벌레에게도 관심을 갖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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