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량을 통해 살펴보는 삶의 지혜

심리학이 제갈량에게 말하다 2 - 우연한 사건이 운명을 바꾼다 ㅣ 현대 심리학으로 읽는 《삼국지》 인물 열전
천위안 지음, 정주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4월

이 책 1권을 아주 흥미롭게 읽어서 2권도 너무나 기대가 되었다. 제갈량은 내가 삼국지 인물 중 가장 좋아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 책 덕분에 삼국지의 내용이 더 기대가 돼 비록 청소년판일망정 삼국지도 한 번 읽어 볼 수 있었다. 사실 이 책은 삼국지의 내용 진행대로 제갈량의 심리변화를 들려주기 때문에 삼국지를 읽어보지 않았더라도 얼마든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데 삼국지 내용을 조금 더 아니 더욱 흥미로웠다.

이 책 1권은 서서가 제갈량을 유비에게 추천하는 장면에서 시작했는데, 2권에서는 제갈량이 주유 사후 봉추 방통의 행보를 파악하기 위해 오나라에 온 이야기부터 시작해 제갈량 사후 삼국지의 끝까지의 내용을 다뤘다. 1권의 처음에서 유비가 제갈량을 부르기 위해 삼고초려한 이야기를 하면서 제갈공명의 심리를 ‘심드렁한 판매 전략’과 제갈량의 외모 이야기를 했었는데 2편 처음에도 봉추의 판매 전략과 외모 이야기를 들려주기에 평행이론처럼 흥미롭게 읽었다.

그래도 1권은 내가 좋아하는 제갈량이 승승장구하는 내용이라 기분 좋게 읽었는데 2권은 신 같던 존재였던 제갈량이 인간적인 면모도 보이고 실수하는 과정도 나오며 죽음에 이르기 때문에 안타깝고 마음 아프게 볼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완벽한 존재처럼 보였던 제갈량의 실수를 보면서 우리의 심리 상태가 우리에게 어떤 행동을 유도하는지 살펴볼 수 있었다. 절박한 상황에서는 신이나 하늘에 의지하게 되는 마음과 편견에 사로잡히면 옳은 판단을 할 수 없음을 제갈량이 맹획을 잡으려고 애쓰던 상황과 유능한 장수였던 위연을 반역의 상이라 여기고 끝까지 믿지 못해서 벌어진 일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제갈량이 자주 썼던 격장법은 휘하 장수를 부리는 필사기였고 사람을 부리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써야 하는 방법이라 생각은 하지만 교활한 느낌이 들어서 아쉬웠다. 이밖에도 수면자 효과, 투자의 함정, 투명성 착각, 내집단 합리화 등 다양한 심리 양상에 대해 설명해 주므로 인간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해 보게 한다.

이 책의 저자 천위안은 현대 심리학 이론을 통해 역사 속 인물이나 사건을 분석하는 ‘심리설사’의 창시자로 통한다고 한다. 이 책처럼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삼국지 속 인물을 통해 심리학 이론을 쉽게 설명해 주니 매우 흥미롭다. 그의 저서 중 2권짜리인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한다>도 있다고 하니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