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보다 - 동물들이 나누는 이야기
윤여림 글, 이유정 그림 / 낮은산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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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는 나무에 잘 매달리고 나무 타기를 잘 한다.

그렇다면 동물원의 원숭이는 이런 타고난 특성들을 어떻게 발휘할까?

그저 동물원 우리를 꽉 붙잡는 데 사용할 뿐이다.

이런 식으로 이 책은 동물 저마다가 가진 특성을 말해주고 그것들이 동물원 우리에서 얼마나 더 갇혀있음을 실감나게 하는지 들려준다. 그래서 더 슬프다.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우리에 갇힌 채 주는 밥을 받아먹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음에도 무력하게 자신의 특질을 죽이면서 살고 있음을 보여 주니 말이다.

간혹 토론 주제로 동물원의 동물은 우리에 남고 싶어한다 대 우리를 떠나고 싶어 한다에 대해 이야기했던 적이 있다. 요즘 같이 먹이를 구하기 어려운 상태에서는 우리에 남는 것을 선택하는 동물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그것은 철저히 인간의 시각이었던 것 같다는 게 이 책을 읽는 동안 불현듯 떠올랐다.

동물은 동물답게 자신이 살던 곳에서 자유롭게 살고 싶어 할 것이다.

철장을 사이에 두고 동물과 인간이 대치하는 듯한 상황이 아니라, 둘다 탁 트인 공간에서 대등하게 바라봐야 하는 존재임을 생각하게 만드는 좋은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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