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투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세계명작
니콜라이 고골 지음, 이항재 옮김, 노에미 비야무사 그림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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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콜라이 고골의 작품을 읽어보기는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하여 작각 약력을 요약해 봤다. 니콜라이 고골은 우크라이나의 소로친츠이에서 소지주의 아들도 태어났고, 1829V. 알로프라는 필명으로 서사시 <한스 큐엘가르텐>을 자비로 출간하지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책을 모두 소각한다. 고골이 작가로서 주목을 받은 것은 1831년에 고향의 신화와 전설, 민담을 소재로 한 연작소설 <디칸카 부근 마을의 야화>를 발표하면서부터다. 그 후 그는 페테르부르크 대학 역사학부에서 중세사를 강의하다 1835년에 교수직을 그만두고 집필활동에 저념하여 <넵스키 거리>, <광인일기>, <외투> 같은 페테르부르크를 소재로 한 단편들을 발표한다. 1836년에는 부패한 러시아 관료제와 인간의 속물근성을 푸자한 희곡 <검찰관>을 발표해 호평을 받는다. 그 후 러시아 농도제를 풍자한 <죽은 혼 1, 2>를 집필하지만 그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고 2권의 원고를 소각하는 등 전신적 혼란에 빠져 지내다 1852년에 생을 마감한다. 그는 리얼리즘 문학의 창시자라 불리며, 도스토옙스키를 비롯한 러시아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이런 작가를 <외투>를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다. “<외투>는 고골의 단편 중 가장 유명한 것으로서, 삶의 목표가 고작 외투인 소시민의 모습과 비인간적인 관료제도를 희비극적으로 그려냈다고 책날개에 쓰여져 있었다.

주인공 아카키 아카키예비치는 서류를 정서하는 하급관리로서 외톨이에다 존재감은 하나도 없는 사람이다. 또 다른 일을 맡기려 해도 다른 일은 전혀 할 줄 모르고 오로지 서류를 베끼는 일만 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에게 가장 큰 고민은 낡은 외투를 손보는 일이다. 옷 수선가는 그 외투는 너무 낡아서 수선 불가하니 새 외투를 장만하라고 한다. 그는 있는 돈 없는 돈 탈탈 털어서 외투를 장만하지만 외투를 입고 출근할 첫 날 길에서 괴한들에게 외투를 뺏긴다. 그 외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고관에게까지 협조를 구하지만 외투는 못 찾고 열병에 걸려 죽는다.

그와 관련된 일인지는 모르나 그가 죽은 뒤로 외투는 빼앗는 유령이 나타난다는 소문이 나돌고, 아카키가 찾아갔던 고관이 유령에게 외투를 뺏긴 뒤로는 유령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짧고 슬픈 이야기이지만, 풍자글이어서 군데군데 웃으면서 읽을 수 있는 글이다. 그러나 외투 하나 때문에 죽음에 이른 아카기의 삶을 보면 무척 슬퍼진다. 추운 나라인 러시아에서 겨울을 나려면 외투는 꼭 읽어야 하는, 밥과 같은 물건이었을 것이다. 이를 장만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그것 하나 장만했다고 한껏 기가 살은 이 사람은 다른 이들은 비웃으며 착복식까지 하라고 한다. 관료가 같이 파티를 하자고 제안한 그 착복식에 가지 않았더라면 이런 비극은 없었을 것이다. 아니, 관료에게 코트 하나는 살 정도로 월급이 제공됐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말하다 보면 아카키의 죽음의 책임이 누구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

유형만 달라졌지 요즘 사회에도 이런 일이 너무 많아 슬프다. 광화문에서, 청와대에서, 국회의상당에서 집회하는 이들이 아카키의 유령과 무엇과 다르겠느냐. 그들이 진짜 그런 유령이 되기 전에 바로잡아야 할 것들이 바로잡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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