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빙화 카르페디엠 2
중자오정 지음, 김은신 옮김 / 양철북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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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표지에도 나와 있듯이 로빙화는 노란색 꽃으로, 차나무 사이로 피었다가 곧 져 그대로 썩어 거름이 되게 하는 꽃이다. 이 책을 보기 전에는 이런 꽃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이 책은 1991년에 영화로도 만들어졌으며, 오래 전부터 청소년권장도서로 선정되기도 했었다.

이 책의 배경이 된 천수마을은 사시사철 맑은 샘물이 흘러 차 농사가 유명하며, 주인공 고아명과 고차매 남매의 집도 차 농사 소작을 하는데 형편이 무척 어렵다. 가정 형편 때문에 뛰어난 그림 실력에서 불구하고 학교에서 현에서 주최하는 미술대회에 나갈 대표 선발에서 아명이 제외된다. 하지만 아명의 실력을 알아본 곽운천 선생님이 그의 진가를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지만 교생이라는 신분 제약 때문에 한계에 부딪힌다. 그 결과는 더 화가 난다.

이 책은 세상의 부조리를 꼬집는 이야기다. 실력이 있음에도 가진 것이 없어서, , 권력이 있는 배경이 없어서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바른 평가는 고사하고 업신여기고 헐뜯기도 하며 나락으로 떨어뜨리기까지 한다. 인간의 의식이 상당히 개화되었다 해도 해도 이런 부조리와의 싸움은 끊이지 않아 화가 난다.

잠시 피어나 아름다움을 뽐내고 차밭의 거름으로 사라진 로빙화처럼 아명의 일이 천수마을의 부조리한 어른이 각성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자신의 영달을 위해 불의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 사람들이 더 문제지만, 불의인 줄 알면서 항거하지 못하는 지식인도 문제이다. 그런 점에서 아명이 학교의 교장선생님에게 화가 많이 났다. 그러면서도 이것이 우리 평범한 대다수 사람들이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어 더욱 심란했다. 이럴 경우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여전히 숙제다. 작은 힘을 모아 큰 힘을 만들면 된다 생각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스스로의 자각과 인격적 성장도 필요하겠지만 불의를 용납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돼 있어야 할 것이다. 사회 정의가 모든 곳에서 실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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