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인간의 조건

복제인간 윤봉구 - 2017년 제5회 스토리킹 수상작 ㅣ 복제인간 윤봉구 1
임은하 지음, 정용환 그림 / 비룡소 / 2017년 9월

  ‘복제인간’이라는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다. 어린이 심사위원 100명이 참여해 <복제인간 윤봉구>를 ‘스토리킹수상작’으로 선정했다는데, 그들이 작품 보는 안목이 놀랍다. 소재도 새롭고 이야기도 흥미진진하다.

<복제인간 윤봉구>의 주인공 윤봉구는 생명공학자인 엄마가 미국에서 한창 실험에 골몰했을 때 호기심에서 만든 복제 인간이다. 남편을 교통사고로 잃은 봉구의 엄마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봉구 형의 입속 체세포를 사용해 수정란을 만들었는데, 이것이 성공할 줄을 몰랐다. 이 실험은 성공률이 극히 낮았기 때문이다. 이후 봉구 엄마는 가족들을 데리고 한국에 들어와서 시골마을을 전전하며 과학 선생님으로 살고 있다.

이렇게 태어났지만 봉구는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학교 친구 보라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짜장면 집에서 보조로 일하면서 즐겁게 산다. 이런 봉구에게 봉구가 봉제인간이라는 것을 안다는 편지가 온다. 봉구조차도 자신이 복제인간이라는 것을 몰랐는데...

봉구는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된 것도 혼란스러운데 자신의 정체가 모두에게 알려졌을 때 올 파장이 두려워 몹시 고심하게 된다. 믿었던 형마저 자신이 심장병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엄마가 복제인간을 만들었다면 그 의도가 무엇이겠냐고 하는 절망적인 말마저 듣게 된다.

과연 봉구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봉구에게 편지를 보낸 이는 누굴까? 흥미로운 소재에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를 더해 매우 재미있는 책이다. 봉구에게 편지를 보낸 이도 깜짝 놀랍지만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사연 또한 예상치 못한 것이어서 더욱 흥미진진하다.

앞으로 생명복제가 성공한다면, 이 책에서 제기한 문제가 대두될 것이다. 이때 어떻게 해야 할지, 무엇을 위해 생명을 복제해야 하는지 등 이 책은 생명복제와 관련해서 다양한 생각을 해볼 수 있게 한다. 나는 태어날 아기의 유전병을 치료하기 위해, 그래서 선천적 장애를 갖고 태어나는 아기를 없게 하려고 생명공학 기술을 활용하는 데는 적극 찬성이지만, 그 외의 일로 생명을 복제하는 데는 반대다. 윤리적인 문제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기술의 발달을 막을 수는 없지만 인간에 대한 존엄성을 헤치는 기술 발달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미래를 살아가야 할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흥미로운 책을 통해 미래에 대해 고민해 볼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책을 통해 진정한 인간이란 무엇일까도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