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는 다윈주의와 관련하여 우파와 좌파에 대해 정의를 내렸었는데 오늘은 그에 관한 내용들이 이어진다. 여러가지 논의들이 등장하는데 이에 대한 가치 판단은 독자들 개개인의 몫인듯 하다. 다만 글을 읽다보면 저자께서도 어느 한 쪽이 절대적으로 옳다거나 다른 한 쪽이 절대적으로 틀리다거나 하기보다는 두 의견이 절충된 어느 중간 지점 정도에 포지셔닝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어지는 내용에서는 중고등학교 시절에 잠깐 접한 후 한동안 접할 일이 없었던 DNA관련 개념들이 등장한다. 예나 지금이나 쉽진 않았지만 본문 내용의 이해를 위해 최소한의 지식은 제대로 잡고 넘어가봐야 겠다는 생각에 꾸역꾸역 읽어 나갔다. 마음먹고 읽다보니 그래도 기본적인 이해 정도는 할 수 있었다.

여러가지 복잡한 개념들이 나오는데, p.123에 밑줄 친 내용 중에 ‘유전자는 목적의식을 가진 행위 주체가 아니다‘라는 문장이 개인적으로 와닿게 느껴졌다. 여기서 파생된 것이 ‘삶의 의미‘라는 것과 관련된 얘기인데, 생물학적으로 주어진 삶의 의미라는 것은 애초에 없다는 것이고 결국 삶의 의미라는 것은 개개인이 각자 알아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인문학이라는 것이 효용을 발휘하게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생물학과 인문학을 연결해주는 접점이 바로 삶의 의미를 찾는 과정에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오늘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종교에 대한 얘기가 잠깐 등장한다. 여기선 저자가 생각하는 종교와 신에 대한 시각을 간단히 살펴볼 수 있었고, 사회생물학의 관점에서 종교라는 것이 ‘적응의 이익‘이 있는지 여부에 대한 얘기도 만날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과학(이 챕터에서는 생물학)이라는 것이 기존의 인문학적 시각에선 보지 못했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새로운 눈이 되어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께서도 책 중간중간에 자신이 과학을 공부하면서 이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이 하나 더 생긴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었는데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독자인 나도 이제 조금씩 느껴가고 있는 듯 하다.

우파는 진화론을 오남용했다. 영국 철학자 스펜서가 창안한 ‘사회다윈주의‘가 시작이었다. 스펜서의 이론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부자와 권력자는 사회의 환경에 잘 적응한 사람이고 가난과 무지는 적응에 실패했다는 증거다. 약육강식은 자연스러울 뿐만 아니라 사회적·도덕적으로 바람직하기도 하다. 사회 발전을 위해서는 적응하지 못하는 자가 소멸하게 내버려 두어야 한다.‘ 스펜서는 『종의 기원』 초판을 읽고 생존경쟁과 자연선택의 원리를 ‘적자생존‘適者生存(survival of the fittest)이라는 말로 요약했다. - P112

예방접종과 구빈법은 생물학적·사회적으로 약한 사람이 생존해 자손을 남길 가능성을 높이는 게 확실하다. 하지만 질병과 빈곤을 방치하면 잠깐 동안 이익이 조금 생기긴 하겠지만 극도의 죄악을 함께 만들어 문명의 발전을 저해한다. 약자를 도우려는 마음도 자연이 준 인간의 본성이며 길게 보면 이런 훌륭한 덕성을 가진 사람이 많은 사회가 번영한다. 인구통계를 보면 성 선택이 인류의 퇴화를 막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약하고 열등한 사람은 혼인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아서 후손을 남길 기회도 적다. - P113

개체를 생존경쟁과 자연선택의 단위로 본 다윈과 달리 스펜서와 골턴은 집단을 자연선택 단위로 설정했다. 인간은 집단 안에서는 개인끼리 경쟁하지만 다른 집단에 대해서는 집단으로 대결한다. 그러나 집단은 유전과 무관하기 때문에 자연선택 단위가 될 수 없다. - P113

진화는 정해진 방향이 없다. 인간이 원하거나 훌륭하다고 여기는 쪽으로 일어나는 게 아니다. 진화는 주어진 환경에서 생존에 더 유리한 형질을 지닌 개체가 살아남아 번식한다는 사실을 서술하는 말일 뿐이다. 사실은 도덕이 아니다. 자연스럽다고 해서 훌륭한 건 아니다. 그런데도 우파는 진화를 사회 번영과 인류 발전을 추동하는 ‘신의 섭리‘로 포장해 무한경쟁을 조장했고, 인간에 의한 인간의 착취를 사회적 미덕이라고 찬양했다. - P114

예나 지금이나 우파는 집단을 생존경쟁의 단위로 설정하고 다른 민족 또는 국가의 구성원에 대한 적대의식과 혐오감을 조장하는 경향이 있다. - P114

사회복지학계는 좌파가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 P115

우파는 진화론을 오독하고 악용해서 사회다윈주의와 우생학을 만들었다. 좌파는 다윈과 다윈주의를 싸잡아 배척했다. 지금도 적지 않은 인문학자가 다윈주의를 혐오한다. - P115

내가 사회복지학과 심포지엄에 굳이 다윈주의를 가져간 것은 인문학의 전통적 이론이 틀렸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다윈주의가 복지정책을 다른 각도에서 살펴볼 기회를 제공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 P115

다윈주의는 이미 아는 질문을 다르게 해석할 기회를 제공하며 다른 답을 발견할 가능성을 열어 준다. 그래서 나는 기꺼이 ‘문과 다윈주의자‘를 자처한다. - P116

두 가지만 말하겠다. "모든 동식물의 유전자는 동일한 생물학 언어로 씌어 있다." 이건 감동이었다. "생물학 이론으로 사회주의 체제가 실패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이건 충격이었다. - P117

모든 생물의 DNA가 똑같이 네 종류의 염기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 - P117

동식물, 박테리아, 바이러스까지 생물은 모두 생존기계다. - P117

자기 복제자인 DNA deoxyribo nucleic acid (디옥시리보 핵산)는 다양한 기계를 만들었다. - P118

DNA는 우아하게 맞물린 한 쌍의 나선형 뉴클레오티드 사슬이다. ‘불멸의 코일‘을 만드는 뉴클레오티드는 A(아데닌), T(티민), C(시토신), G(구아닌)이라는 네 종류의 염기鹽基(base)로 이루어진다. 이것을 생명의 언어라고 할 수 있다. 연결 순서만 다를 뿐, 모든 동식물의 DNA는 같은 언어로 씌어 있다. - P118

DNA 분자는 복제를 잘한다. 설계도 원본이 든 세포 하나가 각각 설계도 사본 전체를 가진 세포 2개로 분열하고, 두 세포는 4, 8, 16, 32, ・・개로 늘어나 세포 1,000조 개로 이루어진 인간이 된다. - P118

모든 세포에 알파벳 4개로 쓴 ‘몸 만들기 설명서‘ 전체가 들어 있다. DNA의 메시지는 아미노산의 알파벳으로 전환해 특정한 단백질 분자를 만든다. 단백질이 세포 내부의 화학적 과정을 제어하는 과정은 엄격한 일방통행이라서 획득 형질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 P118

아무리 많은 지식을 습득해도 유전이라는 방법으로는 자식에게 어느 하나 넘겨줄 수 없다. 새로운 개체는 매번 무無에서 시작한다. 유전자는 우리의 몸을 이용해 불변 상태를 유지한다. - P118

모든 생물의 DNA가 동일한 알파벳으로 씌어 있다는 사실은 모든 종이 공통의 조상에서 유래했음을 입증하는 유전학의 증거다. - P119

두 생물 개체의 유전자를 섞어 각각의 천성을 가진 자손을 만들 수 있으면 같은 종에 속한다. 동물에 한정해서 일상 언어로 말하면, 암수가 교미해 생식 능력이 있는 자식을 낳으면 같은 종이다. 자식을 낳는다해도 그 자식이 번식하지 못하면 같은 종이 아니다. - P119

동물은 세포에서 당을 태워 열을 내지만 식물은 다른 방법으로 추위를 견딘다. 겨울이 다가오면 잎에 보내던 수분과 영양분을 끊는다. 그래서 단풍이 들고 낙엽이 진다. 우리에게 가을의 정취를 선사하려고 그러는 게 아니다. - P120

모든 유기체가 그렇듯 나무도 물을 품고 있다. 물이 얼어 팽창하면 세포가 터진다. 죽지 않으려면 겨울 여행을 잘 해야 한다. - P120

유전자는 ‘오래 존속하는 염색체染色體(chromosome)의 작은 조각‘이다. - P122

염색체의 조각이 오래 존속하려면 잘 흩어지지 않아야 하며, 흩어지지 않으려면 되도록 작아야 한다. - P122

염색체는 무엇인가. 세포핵 안에 있는 유전자 운반 물질이다. 세포를 관찰하려고 사용한 염료에 잘 반응해 염색체라는 이름이 붙었다. 현미경으로 보면 실 뭉치 비슷하게 생겼다. - P122

생물의 염색체는 n쌍이 보통이다. 드물지만 예외적으로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어서 ‘보통‘ 그렇다고 했다. 예컨대 양파는 염색체가 8쌍, 수박은 11쌍, 초파리는 4쌍, 고양이는 19쌍, 침팬지는 24쌍, 개는 39쌍, 인간은 23쌍이다. - P122

인간 염색체의 한 쌍은 성性염색체라 하고, 나머지 22쌍은 상常염색체 또는 보통염색체라 한다. - P122

인간 염색체는 생식세포에서 절반인 23개로 감수 분열한다. 그런데 존재하는 23쌍의 염색체가 두 세트로 나뉘는 단순한 절차가 아니다. 책 두 권을 뜯고 붙여 다시 두 권을 만든 다음 그중 하나를 고르는 식이다. 이때 어떤 염색체의 조각들은 시작 표시부터 끝 표시까지 네 종류의 염기가 특정 순서로 이어진 사슬을 그대로 유지한다. 그게 바로 유전자다. - P123

모양과 크기가 같은 한 쌍의 염색체를 ‘상동‘相同 염색체라고 한다. - P123

상동염색체의 같은 위치에는 눈의 색이나 다리의 길이와 같은 형질을 결정할 때 경쟁하는 ‘대립유전자‘가 있다.
대립유전자 가운데 자식에게 바로 발현하는 것을 우성硬性, 잠복하는 것을 열성劣性이라고 한다. 모든 유전자는 가장 먼저 대립유전자와 경쟁한다. - P123

유전자는 목적의식을 가진 행위 주체가 아니다. 단지 잘 흩어지지 않는 염색체의 조각일 뿐이다. 그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 P123

자연선택은 긴 시간에 걸쳐 일어난다. 어떤 것이 자연선택의 단위가 되려면 진화의 시간을 감당할 만큼 오래 존재해야 한다. 그 정도로 오래 존재하는 생명의 단위는 유전자뿐이다. 유전자의 수명은 최소한 100만 년 단위로 측정한다. 개체는 수명이 너무 짧아서, 집단은 독립한 생물이 아니어서 자연선택의 단위가 될 수 없다. 개체와 집단은 하늘의 구름이나 사막의 모래바람처럼 잠깐 존재한다. 이것이 유전자 선택론의 요지다. - P124

유전자는 의식이 없다. 불변 상태로 자신을 유지하면서 되도록 많은 생존기계의 몸에 퍼져 나갈 뿐이다. 그것이 유일한 존재 목적이다. - P124

지질학자와 고생물학자는 지층의 구조와 지질을 분석하고 방사성 동위원소로 화석과 암석의 나이를 측정해 지구 상태의 변화와 생물 종의 진화 과정을 추적한다. - P125

인류의 시간은 찰나에 불과하다. 지구생명의 역사를 하루로 환산하면 20만 년은 여름밤 반딧불이가 두어 번 깜박인 정도의 시간밖에 되지 않는다. - P126

생명의 나이는 곧 유전자의 나이다. 어떤 생물 개체와 동식물의 군집도 유전자처럼 오래 존속하지 않았다. 오직 유전자만이 40억 년 가까운 시간 동안 생존하고 번성했다. 유전자는 다양한 기계를 만들어 생존에 성공했다. - P126

호모 사피엔스는 대단히 복잡한 생존기계다. 우리는 개인으로 그리고 때로는 집단으로 생존경쟁을 한다. 다른 종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겉보기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 궁극적으로 보면 자연선택은 유전자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 P126

사실은 도덕이 아니다. 가치도 아니다. 그저 사실일 뿐이다. - P127

자연이 만든 생존기계면 어떻고, 신이 흙으로 빚어 숨을 불어넣은 피조물이면 어떤가. 물질의 증거가 가리키는 사실을 사실로 받아들이면 된다. - P127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나는 인문학이 준 이 질문에 오랫동안 대답하지 못했다. 생물학을 들여다보고서야 뻔한답이 있는데도 모르고 살았음을 알았다. ‘우리의 삶에 주어진 의미는 없다.‘ 주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찾지 못한다. 남한테 찾아 달라고 할 수도 없다. 삶의 의미는 각자 만들어야한다. - P127

‘내 인생에 나는 어떤 의미를 부여할까?‘ ‘어떤 의미로 내 삶을 채울까?‘ 이것이 과학적으로 옳은 질문이다. 그러나 과학은 그런 것을 연구하지 않는다. 질문은 과학적으로 하되 답을 찾으려면 인문학을 소환해야 한다. 그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 인문학의 존재 이유이자 목적이다. - P127

우리는 대단히 복잡하고 독특하게 발전한 생존기계다. 유전자가 명하는 본능에 따라 사는 데 만족하지 않는다. 존재의 의미를 탐색하고 감정을 느끼며 도덕적 판단을 내린다. - P128

모든 종에게 유전자는 똑같은 명령을 내렸다. ‘성장하라. 짝을 찾아라. 자식을 낳아 길러라. 그리고 죽어라. 너의 사멸은 나의 영생이다. 너의 삶에는 다른 어떤 목적이나 의미가 없다.‘ 그런데도 인간은 목적을 추구한다. 살아서는 유전자의 굴레를 완전하게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지만 그 굴레에 묶여 사는 것을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 P128

나는 호모 사피엔스를 ‘진화가 만든 기적‘으로 본다. 내가 기적의 산물임을 뿌듯한 기분으로 받아들인다. 이기적 유전자 이론은 내 자존감을 높여 주었다. - P128

‘나는 유전자가 만든 몸에 깃들어 있지만 유전자의 노예는 아니다. 본능을 직시하고 통제하면서 내가 의미 있다고 여기는 행위로 삶의 시간을 채운다. 생각과 감정을 나눌 수있는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가치 있다고 여기는 목표를 추구한다. 살아 있는 마지막 순간까지 삶의 방식을 선택할 권한을 내가 행사하겠다. 유전자 · 타인 · 사회 · 국가 · 종교 · 신, 그 누구 그 무엇에도 의존하지 않겠다. 창틀을 붙잡고 선 채 죽은 그리스인 조르바처럼!‘ - P128

자연학의 관점에서 보면 인문학과 사회과학은 생물학의 특수 분야이고, 역사학·전기·문학은 인간 행태의 관찰 보고이며, 인류학과 사회학은 영장류의 한 종에 대한 사회생물학일 수 있다는 것 - P129

사회생물학은 "사회성 행동의 생물학적 측면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사회생물학자는 다윈주의를 바탕으로 자연 선택이 동물 사회와 동물의 사회성 행동에 어떤 작용을 했는지 설명한다. 인간도 동물이므로 같은 분석도구로 인간사회와 인간의 사회성 행동을 연구할 수 있다. 사회생물학은 그런 관점을 견지하고 인문학의 세계로 건너왔다. - P130

인간의 사회적 행동에 ‘자연선택을 통해 진화한 생물학적 기초‘가 있다는 전제를 두고 사회제도와 문화양식을 연구하면 인문학과 다른 각도에서 대상을 관찰하고 인문학과는 다른 질문을 하게 된다. - P130

신이 인간을 창조했는가? 아니다. 인간이 신을 창조했다. 인간은 왜 신을 창조했는가? 삶의 유한성을 넘어서려는 욕망을 채우고 싶어서였다. 그렇다면 종교는 무엇인가? 종교는 믿는 자에게 진리이고 믿지 않는 자에게는 망상이며 권력자에게는 유용한 통치도구다. - P131

사회생물학의 질문은 인문학과 다르다. ‘어떤 적응의 이익이 있기에 호모 사피엔스라는 종의 군집에서 종교행위가 진화했는가?‘ - P131

신의 숫자와 이름과 교리는 다르지만 모든 문명에 종교가 있었고 지금도 있다. 초월적 존재를 믿고 종교 공동체에 속하려는 성향은 호모 사피엔스라는 종의 보편적 특성으로 인정할 수 있다. 다윈주의 관점에서 보면 그러한 행위 양식이 인간 사회에서 진화한 것은 ‘적응의 이익‘이 있기 때문이다. ‘적응의 이익‘은 생존과 번식에 성공할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를 가리킨다.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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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전자책에 대한 저자의 의견으로 시작한다. 핵심은 종이책이든 전자책이든 상관없이 텍스트를 읽는 습관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읽는 수단이 무엇인지는 비본질적인 것이고 본질은 읽는 행위라고 볼 수 있겠다.

이어지는 내용에서 저자는 책 읽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 일단 자신이 흥미 있거나 관심있는 분야의 책부터 읽어볼 것을 권한다. 또한 이러한 습관이 생겨서 독서에 재미가 붙고 그 효용성을 체감한다면 자연스럽게 독서의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지금 이 글을 쓰는 내가 이러한 과정을 거치고 있는데, 처음엔 소설로 시작했다가 한때는 자기계발서 또 요 근래에는 과학관련 서적까지 읽게 되는 모습을 스스로 보면서 저자의 말에 신뢰가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예전에는 책 읽는게 정말 힘들었던거 같은데 이것도 습관이 되다보니 참 신기하게도 이제는 책이 읽어지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다. 습관이 참 무섭다. 이 말은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는데 좋은 습관을 들이면 좋은 쪽으로 계속 가는 거고, 반대로 안 좋은 습관을 들이면 자꾸 안 좋은 쪽으로 간다는 마치 양날의 검과 같다는 말이다. 가급적 좋은 습관과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도록 힘써야겠다.

다음에 간략히 나오는 내용 중에 위인전 읽기를 권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것이 있는데, 아이들이 위인전에 나오는 사람들을 보면서 자신이 책에 나오는 위인들만큼 똑똑하지 못하기 때문에 좌절감에 빠질 수 있다는 얘기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어렸을때 위인전을 그래도 적지 않게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요즘은 생각을 이렇게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동일한 대상도 어떤 관점을 가지고 보느냐에 따라 좋게도 혹은 나쁘게도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이 책을 통해 이러한 생각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예전엔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어지는 내용에서는 아이들의 독서습관 형성에 도움이 되는 저자의 노하우가 제시되어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시키는 것이다. 성인들은 재미가 없더라도 자신의 ‘필요‘에 의해서 책을 읽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아직 어려서 더욱더 본능에 충실한 건지는 몰라도 ‘재미‘를 추구하려는 성향이 훨씬 강하다고 한다. (하긴 어린 아이들이 뭐가 필요한지 스스로 구분해서 알 정도라면 그건 이미 보통 아이들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었을 가능성이 높다.) 어쨌든 부모님들이 아이들이 독서에 흥미를 유발시켜줄수 있도록 도와주는 활동들이 필요하다는 게 저자의 의견이다. 자세한 내용들은 밑줄 친 부분들을 참조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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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다양한 독서법에 대한 소개가 나온다. 속독, 다독, 정독 등을 비롯해 개인적으로는 처음 보는 독서법도 몇가지 있었다. 간략한 소개 후에 각 독서법별로 개론처럼 좀 더 구체적인 내용들이 나오는데, 여기서 저자는 빨리, 많이 읽는 것도 물론 좋지만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며 읽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씁쓸한 지적도 겸하면서 독자별로 자기 수준에 맞는 독서가 필요하다는 얘기도 덧붙인다. 특별히 아이를 둔 부모들이 아이에게 특정한 종류의 독서를 강요하기보다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흥미를 느끼게 해주면서 자연스럽게 아이가 자발적으로 독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단계로 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책을 어떤 매체를 통해서 보느냐가 아니라 책을, 텍스트를, 정보를 읽는 습관이 중요하다. - P101

책 읽는 습관을 들이려면 흥미 있는 주제의 책부터 찾아서 읽는 것이 좋다. 문학이나 역사에 관심이 있으면 그 분야의 책부터 읽고 여행이나 인물에 관심이 있으면 그 분야의 책을 읽으면서 책읽기가 얼마나 재미있는 일인지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 P103

일단 책을 읽는 즐거움, 효용성을 몸으로 느끼면 경영·경제분야의 실용서만 읽던 사람도 자연과학이나 사회 분야의 책으로 범위를 넓힐 수 있다. - P103

요즘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위인전 읽기를 권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위인전의 천편일률적인 전개가 식상해졌기 때문이다. 위인들이 천재성과 부단한 노력으로 성공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어린이들에게 좌절감을 준다는 주장에 동의하는 부모들이 늘어났다. - P104

최근에는 TV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서 노력에 의해서 자기가 원하는 것을 이루는 사람들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사회적으로도 특별한 재능이 없는 보통 사람이 노력해서 성공한 이야기가 더 화제가 된다. 요즘은 위인의 천재성보다 노력해서 성공한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 공감한다. - P105

어릴 때부터 자기에게 필요한 책, 좋아하는 책을 읽으면서 책 읽는 습관을 들이고 책을 고르는 방법도 스스로 터득해야 한다. - P105

흥미있는 책으로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게 먼저다. - P106

청소년들에게 책 읽는 습관을 들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학습과 연계된 독서에서 흥미를 유발하게 하는 것이다. - P107

선생님들은 평소에는 시험에 대한 압박 때문에 책 읽을 시간을 내기가 어렵지만, 방학 때 책을 접하는 시간을 늘리면 흥미가 생기고 책 읽는 습관을 들일 수 있다고 말한다. - P107

책을 읽은 후에 느낀 점을 써봐야 한다. - P107

숙제로 쓰는 독후감이 아니라 책을 읽으면서 했던 생각과 느낌을 기록하는 것이다. 생각과 느낌을 기록하기 어렵다면 책을 읽으면서 어렵게 느꼈던 단어들을 용어풀이와 함께 정리해보는 것도 좋다. 내용을 이해했다면 읽은 책의 내용을 형제나 부모님, 친구들에게 설명해 본다. - P107

독후감, 독서토론이 아니라 느낌과 생각을 적고 단어의 뜻을 찾아보고 책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면서 머릿속에서 다시 정리된다. 이런 독후활동을 하면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어떤 분야의 책을 읽어야 할지 스스로 결정하는 능력이 생긴다. - P108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기 위해서 책을 읽으면 집중력도 향상된다. 누군가에게 설명할 것을 전제로 책을 읽으면 잘 모르는 부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을 다시 찾아서 읽게 된다. 모르는 부분,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면서 읽으면 이해력도 향상된다. - P108

다른 사람에게 설명한다고 생각하면서 책을 읽으면 자신이 어떤 내용을 소홀하게 읽었는지, 무엇을 모르고 지나쳤는지 발견하게 된다. 읽은 내용 중에서 모르는 부분을 다시 찾아보고 앞으로 돌아가서 다시 읽으면서 지식은 구체화된다. - P108

이런 과정을 거치면 학습과 관련된 분야의 책만 읽는 습관은 자연스럽게 개선된다. 간혹 청소년들이 문학작품을 읽을 때 전체 내용을 짧게 정리한 요약본을 읽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문학작품은 반드시 원문을 읽어야 한다. 실용서나 경제, 철학 관련 서적도 요약본보다 원문에서 필요한 부분을 찾아서 읽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그래야 폭넓은 독서를 할 수 있고 책이 주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 P108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책을 고를 때 단순히 재미있을 것 같아서 고르는 것보다 현재 자신에게 필요한 책 위주로 고르는 것이 좋다. 필요한 책인데 재미까지 있다면 금상첨화다. - P110

책을 고르는 방법은 많이 읽어보면 저절로 터득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이 터득한 책 고르는 방법을 그대로 나에게 적용하면 성공할 확률이 거의 희박하다는 것이다. - P110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책을 많이 읽으면 어떤 책이 지금 나에게 필요한지 책을 고르는 안목이 생긴다. 베스트셀러 목록과 도서관의 대여 순위를 참고하면 수월하게 책을 고를 수 있다. - P110

베스트셀러 · 권장도서 목록보다 읽고 싶은 책이 먼저다 - P111

책도 골라본 사람만 고를 수 있다. 베스트셀러 목록, 신간 목록을 살펴보기 전에 우선 읽고 싶은 책, 필요한 책의 목록을 만들어야 한다. 필요한 책의 목록을 만들 때는 출간 여부와 관계없이 나에게 필요한 내용과 관련된 키워드를 정리해보자. - P111

책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에게 필요한 책을 선택하는 것이다. 책을 잘못 골라본 경험이 많을수록 책을 고르는 자기만의 노하우를 터득하게 된다. 책을 고르는 노하우를 터득하면 주도적으로 책을 읽게 되고 어떤 분야의 책을, 얼마나 깊이 있는 책을 읽을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 P112

어린이 독서지도를 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흥미유도‘다. - P112

책을 읽는 아이보다 스마트폰, 컴퓨터게임을 하는 아이가 많은 이유는 스마트폰과 컴퓨터게임이 더 ‘재미있기‘ 때문이다. 수험생이나 성인들은 ‘재미‘보다 ‘필요‘ 한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아이들은 재미있으면 그걸로 만족한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으면 상상력과 사고력, 학습능력이 발달된다고 아무리 설명해도 소용없다. - P112

어린이 독서지도 전문가들은 ‘혼자 읽고 이해할 수 있으며 흥미를 끄는 책‘을 골라주라고 조언한다. 이웃집 아이가 읽는 책보다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책을 읽으면서 독서의 즐거움을 직접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 P113

책을 고를 때 엄마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강요하기보다 아이가 고른 책을 살펴보면서 어떤 주제에 흥미를 느끼는지 살펴봐야 한다. - P113

책을 고르는 방법을 익힌 아이는 자기에게 필요한 책이 무엇인지 저절로 알게 된다. 지적 호기심이 발동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왜?‘라는 질문을 할 때가 지적 호기심이 생겼을 때다. 책을 통해서 지적 호기심을 충족하도록 도와준다면 스스로 생각해서 알아내려는 태도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태도가 길러진다. 호기심이 발동한 아이들이 책을 통해서 해답을 얻으면 이후에도 책을 찾아서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게 되고 필요한 책을 직접 고르는 능력까지 갖추게 된다. - P113

독서가 이루어지는 과정은 밖에서 들여다볼 수 없기에 전혀 판단할 수가 없습니다.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은 ‘그 사람이 무엇을 보고 있는지는 보이지만 그 사람이 무엇을 듣고 있는지 들리지 않는다‘라는 말을 남겼지요. 독서는 ‘그 사람이 무엇을 읽고 있는지는 알 수 있지만, 그 사람이 어떻게 읽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 P118

‘조독‘은 마쓰오카 세이고가 만든 말이다. 조독(組讀)은 2권 이상의 책을 조합해서 번갈아 가면서 읽는 것이고 정독(精讀)은 한 권의 책을 깊이있게 읽는 것이다. - P119

다독 : 다양한 종류의 책을 많이 읽는다. 한권의 책을 여러 번 읽는다.

소독 : 몇 권의 책을 깊이 있게 읽는 독서법으로 독서의 질을 중요시 한다.

조독 : 2권 이상의 책을 번갈아 읽는다.

정독 : 단어의 뜻을 이해하면서 읽는 독서법으로 문장과 단어의 의미를 새기며 읽는다.

협독 : 필요한 내용, 관심 있는 부분만 읽는다. 발췌독이라고도 한다.

광독 : 내용의 범위를 확장하며 읽는다.

속독 :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을 읽는다.

묵독 : 책을 눈으로만 읽는다. 눈동자의 움직임이 빨라지면 글을 읽는 속도도 빨라진다.

통독 :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제목, 차례, 내용 등을 순서대로 읽는 것을 말한다.

숙독 : 책을 읽는 목적에 맞게, 논리에 맞게 정확히 내용을 읽는 것을 말한다.

난독 : 여러 권의 책을 마구잡이로 읽는다.

편독 : 관심 있는 책만 읽는다. - P119

일본의 소설가 히라노 게이치로처럼 느리게 읽는 만독을 자기만의 독서법으로 업그레이드한 ‘슬로우 리딩‘을 실천할 수도 있다. (중략) 그는 속독을 강력하게 반대한다. - P120

"일류지성이라는 사람들이 수 년, 수십 년 동안 만든 명작을 한두시간 또는 몇 시간 만에 듬성듬성 읽고 이해한다는 것이 말이 안된다. 그것은 마치 최상의 보르도를 단숨에 마시는 것과 같이 부끄럽고 천박한 짓이다." - P120

"한 달에 책을 백 권 읽었다느니 자랑하는 사람들은 라면가게에서 개최하는 빨리먹기 대회에서 십오 분 동안 다섯 그릇을 먹었다고 자랑하는 사람들과 다를 바 없다." - P120

이 독서법은 좋고 저 독서법은 나쁜 게 아니라 각각의 독서법은 저마다 장단점이 있다. 필요하다면 한 권의 책을 여러 가지 독서법으로 읽어 볼 필요도 있다. - P120

속독은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글을 읽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제한된 시간에 빠른 속도로 글을 읽으면서 중심 내용과 필요한 정보를 파악해 내는 것이 핵심이다. - P121

애블린 우드의 속독법은 두 눈을 지그재그로 움직이면서 많은 양의 글을 읽는 방법이다. 이 방법으로 글을 읽으면 1분에 6,000 단어 정도 읽고 이해할 수 있다. - P121

속독훈련법

① 평온한 상태에 나타나는 뇌파인 알파alpha파 상태를 유지하며 정신을 집중하는 훈련을 한다.

② 망막 후면의 시세포 가운데 황반부 주변의 간상세포를 활발하게 움직여서 순간적으로 많은 글자를 보는 연습을 한다.

③ 황반부의 추상세포를 개발하여 눈으로 본 글자를 머리로 이해하는 훈련을 한다. 이 훈련을 하면 눈으로 글자를 보는 순간 뇌에서 판독작용이 일어난다.

④ 뇌세포 중에서 사용하지 않던 뇌세포에 자극을 주어 새로운 회로를 형성하여 더 많은 정보를 빨리 처리하도록 만든다.

⑤ 읽고 이해하는 방법이 아니라 눈에 글자가 들어오는 순간 뇌에서 배경지식을 상기시켜 비교·분석한 후 내용을 이해하는 능력을 기른다. - P122

다독은 책을 많이 읽는 것이다. 많은 책을 읽어서 폭넓은 지식을 쌓는 게 다독의 목표다. - P122

중국 당나라의 시인 두보가 남긴 유명한 말이 있다.
"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
풀이하면 "사내라면 다섯 수레의 책의 책을 읽어야 한다"는 뜻이다.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의미로 책 읽기를 강조할 때 자주 인용되는 격언이다. - P123

조선시대 실학자 유성룡은 다독의 단점을 지적했다.
"어떤 사람이 입으로는 다섯 수레의 책을 외지만, 그 뜻을 물으면 멍하니 알지 못하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P123

다독은 책을 읽는 양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다. 많은 책을 읽어서 지식을 쌓는 것이 목적이다. - P123

독서의 목적은 삶의 지혜를 얻는 데 있다. 무조건 많이 읽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면서 여러 가지 책을 읽는 것이 진정한 다독이다. 아이들이 책을 제대로 읽으려면 독서량이 적더라도 생각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스스로 터득하며 책을 읽기를 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P124

정독은 학습을 목적으로 하는 독서법이다. 책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 꼼꼼히, 자세히 읽는 것이다. - P124

정독을 할 때는 밑줄을 긋거나 형광펜으로 표시하기도 하고 여백에 중요한 키워드를 메모하면서 내용을 정리한다. - P124

정독은 단어의 뜻을 이해하면서 읽는 독서법이다. 단어의 뜻을 이해하면서 책을 읽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문장의 의미를 이해하는 시기부터 정독이 가능하다. - P124

취학 전 아동과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은 다독이든 정독이든 관계 없이 책 읽는 시간이 즐거워야 한다. 책 읽기도 선행학습처럼 저학년 아이들에게 고학년이 읽는 책을 권하는 부모들이 있는데 이런 책 읽기는 절대로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다. 읽는 방법만큼 나이(수준)에 맞는 책을 읽는 ‘적기 독서‘도 중요하다. - P125

적기 독서는 도서 선정의 원리로 ‘적기에 적서를 적자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적기 독서는 미국도서관협회 American Library Association에서 아이의 수준과 발달을 고려하여 도서를 선정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 P125

어렸을 때 무조건 많은 책을 읽을수록 좋은 게 아니라 두뇌와 정서 발달에 맞춰서 읽어야 할 책과 시기에 맞는 독서법을 적용해야 아이가 책을 읽고 발전하게 된다. - P125

누가 더 많이 읽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음미하면서 읽어야 한다. - P125

읽기수준에 맞춰서 책을 고르고 읽어야 한다. - P125

아이의 지적 수준과 무관하게 무조건 많은 책을 읽히면 오히려 아이의 성장을 방해할수 있다. 배경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어려운 책을 읽으면 흥미를 느끼지도 않고 부모나 선생님의 강요로 억지로 읽으면 책 읽기가 싫어지는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한다. -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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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 ‘공간은 정보‘라는 말과 함께 3차원, 4차원 등과 같은 차원에 대해서도 간단히 살펴봤었다. 쉽게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찬찬히 저자의 글을 따라 읽어가면서 이해해보려고 애썼던 기억이 난다.

저자가 들었던 여러가지 예시 중에 만화영화를 볼 때 우리 뇌가 초당 16장의 그림을 연산하여 공간과 이야기를 이해한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이 예시를 통해 과거에 비슷한 이미지를 동작만 조금씩 다르게 그린 뒤 그것을 여러 겹으로 포개어 빠르게 넘기면 각각의 이미지가 마치 실제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 기억이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는 ‘공간‘이라는 개념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줄은 몰랐는데, ‘공간‘의 본질에 대한 저자의 얘기를 읽다보니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하다. 책을 더 읽으면서 좀 더 명확히 알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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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어본 부분에서 p.258에 밑줄 친 ‘세 가지 정보와 세 가지 관계라는 시각으로 건축 공간을 읽어보라‘는 저자의 얘기가 ‘공간‘ 이라는 것의 참된 속성을 제대로 파헤쳐 볼 수 있는 좋은 관점이 되지 않을까 예상해보게 된다. 솔직히 아직까지는 약간 추상적인 느낌도 없지않아 있지만, 저자가 알려준 시각으로 공간을 바라보는 연습을 한다면 추상적이었던 느낌이 지금보다는 좀 더 선명하고 명확해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뒤에 이어지는 내용에서는 건축이든 기술이든 본능적 욕구를 따라가는 방향으로 나아갈 거라는 말과 함께 애플의 아이폰의 사례가 등장한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공감이 갔던 내용이었는데, 이유인즉 지극히 주관적이기는 하나 생뚱맞게도 과거에 읽었던 문학작품들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보면서 본능적 욕구가 이성의 끈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는 사실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많이는 아니지만 내가 예전에 읽었던 문학 작품들을 돌이켜보면 등장인물들이 이성과 본능 사이에서 이성의 끈을 끝까지 붙잡기보다는 결국 자신의 본능에 따라 행동하는 경우들을 참 많이 봤었다. 그 당시 들었던 생각이 아무리 이성이 발달하더라도 인간은 결국 본능에 따라 움직일 수 밖에 없는 존재라는 사실이었다.

이러한 개인적인 경험 때문인지는 몰라도 저자가 기술이든 건축이든 본능적 욕구에 따라 발전할거라는 얘기가 더욱더 강력하게 느껴졌다.

본능과 관련된 얘기로 인간의 짝짓기 욕구에 기반하여 클럽에 사람들이 모여드는 현상이라든가 페이스북이 큰 성공을 거둔 이유 등을 분석해본 저자의 얘기도 굉장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핵심은 모두다 본능에서 나온 행동이고 결과물이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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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나오는 내용은 ‘동조‘sync라는 키워드에 기반하여 서술되어 있는데 저자가 이 키워드와 관련이 있는 런던의 밀레니엄 다리에 대한 얘기를 하기에 앞서 장황한 과학 이야기를 해준다. 고등학교 국어의 과학관련 지문에서 만나봤던 카오스, 엔트로피, 열역학 제2법칙 등의 용어들이 나오는데 물론 과거에 처음봤을때보다야 덜 낯설지만 여전히 난해한 느낌은 남아 있었다. 평소에 잘 쓰는 용어들이 아니다보니 그렇게 느껴졌던 것 같다. 그래도 밀레니엄 다리에 대한 본격적인 설명 전에 빌드업(build up)하는 과정이 매끄럽게 이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문제가 발생하는 어떤 원리를 설명하는 내용이다보니 본의 아니게 밑줄을 좀 많이 치게 되었는데, 건축을 잘 알지 못하는 나같은 사람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저자께서 아주 친절하고 꼼꼼하게 설명해주셔서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저자께 감사드린다.

부가적인 얘기를 하나 더 하자면 이 밀레니엄 다리를 설계한 ‘오브 아럽‘이라는 회사는 업계에서 아주 유명한 회사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여기 밑줄치진 않았지만 시드니에 있는 오페라 하우스를 디자인 한 회사라고 하니 뭐 말 다했다. 그만큼 업계에서 인정받는 회사라는 말이다.
인터넷에 ‘오브 아럽‘을 검색해보니 관련 내용들이 이것저것 나오는데 책에서 보지 못했던 것들을 추가적으로 더 알 수 있을 듯 하다. 이런 식으로 새로운 경험이 하나 더 추가 되는 것 같다.

또한 저자가 밀레니엄 다리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마지막 부분에 건축이 정말 고려해야할 요소들이 많아서 어렵고 심오하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이 부분도 이제까지의 내용들을 종합적으로 볼 때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부분이었다. 이런 걸 보면서 업종을 불문하고 외부사람들은 일일이 알지 못하는 해당 업계인들만의 고충이 있음을 다시금 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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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를 바꿔서 나오는 내용은 우리나라의 코엑스와 관련된 것이었다. 여기서 일일이 언급하기는 힘들지만, 저자는 현재 코엑스의 건축 디자인이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식의 뉘앙스를 지속적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것은 자신이 경험해서 알고 있는 외국의 사례들을 벤치마킹하여 이러이러한 방향으로 개선해보면 좋지 않겠는가 하는 대안을 제시한다는 점이었다.

보통 어떤 것에 불만이 있는 경우 그저 불평불만만 쏟아내고 끝나는 경우들이 많은데, 저자는 그러한 수준을 뛰어넘어 바람직한 대안을 제시한다는 게 독자인 나에게 긍정적인 느낌으로 다가왔다.

부가적으로 저자가 대안제시와 관련하여 소개한 곳 가운데 개인적으로 잘 몰랐던 장소인 보스턴의 뉴베리 거리와 푸르덴셜 쇼핑몰 그리고 저자가 코엑스와 비교하면서 간략히 소개했던 파리에 있는 라 데팡스 광장까지 새롭게 알게 된 장소들이어서 아주 유익했던 독서였다. 기회가 되면 해당 장소에 꼭 여행을 가서 직접 두 눈으로 보며 느끼고 오는 것도 꽤나 흥미로울듯 하다.

마지막에 밑줄 친 부분에는 직접적으로 나오진 않지만 책에 성베드로 성당과 광장, 로마의 나보나 광장의 멋진 이미지가 수록되어 있는데 여기도 적접 가보면 참 좋을 듯 하다. 특별히 나보나 광장에는 천재 조각가로 알려진 베르니니가 조각한 분수가 있다고 하는데, 사진을 얼핏 보니 잠실 롯데월드에 있는 분수대와 유사한 느낌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좀 다르기야 하겠지만 말이다.

다음 의문점은 과연 ‘어떤 정보들이 우리의 공간을 구성하는가?‘였다. 개인적으로 ‘보이드(void), 심벌(symbol), 액티비티(Activity)라는 세 종류의 정보로 만들어진다.‘라고 결론 내렸다. - P257

보이드는 물리적인 양이다. 정량적으로 측정 가능한, 실제 비어 있는 공간의 볼륨이다. 시대와 문화를 떠나서 객관적인 정보이다. 심벌 정보는 간판, 조각품, 그림 같은 상징적인 정보이다. 개인에 따라서 정보 해석의 차이가 있다. 마지막인 액티비티 정보는 사람들의 행동에 의한 정보이다. 그 공간에서 일어나는 행위가 무엇인지가 공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 세 가지 종류의 정보가 하나의 공간을 만든다. - P257

사람 간의 소통의 기본은 문장이다. 그리고 문장은 단어와 문장 구성이라는 두 가지로 완성된다. 어려운 말로 시맨틱 (Semantic)과 신택스(Syntax)라고 한다. 시맨틱은 단어 하나하나의 뜻을, 신택스는 우리가 영어 문법 시간에 배운 1형식부터 5형식까지 있는 문장 형식 같은 것을 말한다. 이렇듯 언어의 소통은 문장 구성이라는 그릇에 단어가 담겨져서 전달된다. - P258

마찬가지로 건축 공간은 세 가지 종류의 관계라는 문장 구성에 세 가지 종류의 정보라는 단어가 담겨서 전달되는 것이다. 세 가지 종류의 관계들은 실제적(physical), 시각적(visual), 심리적(psychological) 관계이다. - P258

실제적 관계는 볼 수도 있고 그곳에 갈수도 있는 관계이다. 한강에는 다리가 있어서 강남과 강북은 실제적 관계가 된다. 시각적 관계는 볼 수만 있고 갈 수 없는 관계이다. 한강의 다리가 끊어지고 배도 없다면 강북과 강남은 볼 수는 있지만 갈 수는 없는 시각적 관계가 된다. 심리적 관계는 볼 수도 갈 수도 없지만 머릿속으로 존재를 인식할 수 있는 관계이다. 마치 계단식 아파트에서 같은 계단을 사용하지는 않지만 벽 너머에 존재하고 있는 702호와 703호처럼 말이다. - P258

세 가지 정보와 세 가지 관계라는 시각으로 건축 공간을 읽어 보기 바란다. 그러면 현실 공간부터 인터넷 공간까지 많은 부분이 이해가 되기 시작할 것이다. - P258

 텔레커뮤니케이션: telecommunication. 먼 거리의 통신 체계, 즉 원격 통신 체계를 의미한다. - P387

과거의 사례를 보면 텔레커뮤니케이션 기술이 발전할수록 물리적인 접촉과 이동 역시 늘어나게 되었던 것을 알 수 있다. 실례로 TV매체와 인터넷의 발달로 사람들이 세계 곳곳을 거실에서 볼 수 있게 되었지만, 사람들은 ‘TV로 봤으니까 여행은 안가도 되겠네.‘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오히려 화면을 통해서 본 세상을 직접 가서 보기 위해 여행이 더 늘었다는 통계가 있다. 이외에도 텔레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더 멀리 떨어진 사람들을 더 많이 알게 되고 그들을 만나기 위해 여행이 더욱 증가하게 되었다. - P259

인간은 그렇게 고상하지만은 않다. 인간은 큰 전염병이 돌지 않는 한 계속해서 모이고, 붐비는 공간으로 모여들 것이다. 가상체험이 3D 입체영상으로 보여도 사람들은 실제로 모일 것이다. 그 이유는 인간은 짝짓기를 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이 모인 곳에서 더 나은 짝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 P261

동물에게는 시각적인 것 외에도 냄새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술이 어떻게 발전을 하든 결국에는 냄새를 맡기 위해서 만날 것이다. 만나서 가까워지면 서로 터치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더 모여서 살게 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 P261

냄새가 해결되면 촉각을 위해서 모이게 될 것이다. 연애하는 커플들이 전화나 문자만 하고 만나서 서로를 만지지 않기 시작한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누구나 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만지고 또 만져지고 싶어 한다. 터치는 인간의 본능이다. 아이폰이 큰 성공을 거둔 이유 중 하나는 이러한 만지고자 하는 본능에 충실한 터치폰을 만들어서이다. - P262

애플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애완동물처럼 쓰다듬을 수 있는 기계를 선보인 것이다. 사람들이 열광할 수밖에 없는 혁신은 본능적 욕구에 충실할 때 만들어진다. - P262

건축도 기술도 인간의 본능에 충실한 쪽으로 발달할 것이다. - P262

기술은 가상 공간이라는 지극히 관념적인 공간을 만들어 냈지만 실제로 필요로 하는 콘텐츠는 아직도 본능에 충실한 욕구를 만족시키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건축에서도 계속해서 기술적인 발달은 있지만 기본적으로 본능을 채워 줄 수 있는 물리적인 공간을 필요로 한다. - P262

인간의 동물적 본능을 무시한 채로 디자인된 건축물은 좋은 건축물이라고 하기 어렵다. - P262

인간은 주광성 동물이기에 채광과 통풍은 기본이다. (중략) 햇볕이 들어오지 않고 통풍이 제대로 되지 않는 건축물은 아무리 보기에 아름다워도 좋은 건축물이 될 수 없다. - P262

인간은 동물이면서 동시에 그 이상이기에 배부르고 따뜻하기만 하다고해서 만족할 만한 건축물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인간은 몸을 가지고 있는 존재이지만 또한 영혼을 가지고 있기에 기능적인 건축물 이상의 것을 제공해야 좋은 건축물이 되는 것이다. - P262

좋은 도시 경관이라는 것 역시 앞서 말한 인식에 근거를 둔 가치와 동물적 요구 사항 모두를 만족시켜주는 것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건축이 어려운 것이다. - P262

식구가 세 명이면 사람 간의 관계가 네 가지 나온다. 부부 간, 엄마와 아이, 아빠와 아이, 엄마와 아빠와 아이. 그런데 여기에 둘째가 생기면 발생하는 인간관계는 열한 가지가 된다. 식구는 한 명이 늘었을 뿐인데 관계 조합의 경우의 수가 일곱 가지 더 생긴다. 사람은 한 명이 늘어나지만 사람 간의 경우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것이다. - P264

클럽을 가는 주된 이유는 새로운 이성을 엿보고 다양한 방법의 ‘즉석 만남‘에 대한 기대이다. - P264

만약 100명이 있는 클럽에 한 명만 더 들어가도 100가지 경우의 수가 더 만들어진다. 클럽은 ‘관계의 향연장‘이다. 페이스북의 가입자 수가 급속히 늘어난 원리도 이와 비슷하다. - P264

가상의 공간이든 현실의 공간이든, 어떤 공간에 사람이 늘어난다는 것은 생물학적으로는 자신의 짝을 다양한 무리 속에서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풀에서 고를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유전자의 개선 가능성을 높인다는 장점이 있다. - P265

반면에 제한된 공간에 너무 다양한 인간관계가 존재하게 되면 우리의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더 늘어난다는 그림자도 있다. - P265

건축에는 ‘모듈러‘라는 단어가 있다. 근대 건축의 대가 중 한명인 코르뷔지에가 모듈러를 인체 크기와 연관해서 디자인하는 개념을 처음 도입했다. 한마디로 사람의 평균 팔다리 길이에 맞추어서 공간을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 P266

우리의 주변을 살펴보면 성인을 위한 평균 책상 높이는 72센티미터, 문짝 높이는 2미터, 팔을 뻗어서 물건을 올려놓는 선반높이는 170센터미터, 계단 한 단의 높이는 최대 18센티미터 등이다. 이러한 것이 나오게 된 배경은 일단 산업 사회를 거치면서 ‘최소한‘의 부피가 얼마인지를 알아내어 효율적인 공간과 재료를 활용하기 위한 것도 있다. - P266

효율성의 근거는 사람의 신체 치수이다. 이처럼 건축은 인식의 산물이면서 동시에 사람의 몸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 P266

자연 속에는 자연 발생적으로 같은 시간에 같이 움직이는 동조라는 보편적인 원칙이 숨어 있다 - P266

카오스라는 이론은 자연의 모습에서 보이는 날씨 같은 불규칙한 패턴이 실제로는 단순한 공식에 의해서 만들어진다는 이야기이다. - P266

프랙털(fractal)은 같은 패턴이 스케일만 달리해서 반복된다는 것이다. - P266

카오스에서 더 발전해 나온 것이 ‘콤플렉시티‘ 이론이다. 지난 수천년간 서양 과학은 끊임없이 작은 ‘최소 단위‘를 찾는 데 매진해 와서 양자역학의 경지에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그러한 발견이 생명의 신비를 설명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에 착안해서 만들어진 과학의 흐름이 콤플렉시티 이론이다. 우리말로 ‘복잡계‘라고 번역된다. - P267

(콤플렉시티 이론은) 생명의 발생에 대해서 논의하면서 만들어진 이론이다.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불규칙의 상태에서 자연 발생적으로 규칙이 나온다는 이야기이다. 앞서 말한 싱크가 이 콤플렉시티 이론과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과학의 기본 원칙 중 열역학 제2법칙인 엔트로피 법칙에는 완전히 반대되는 이야기이다. - P267

엔트로피 법칙이란 한마디로, 가만히 놔두면 집이 점점 어질러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주는 가만 두면 점차 불규칙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 P267

아이러니하게도 빅뱅 이후 천제는 안 부딪치고 돌아가는 규칙이 만들어졌고, 생명이 탄생했다. 엔트로피의 법칙을 거꾸로 가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를 우주 전체로는 불규칙이 늘어나지만 부분적인 곳에서는 규칙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싱크나 콤플렉시티 이론은 그런 부분적인 규칙성이 높아지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 P268

장황하게 현대 과학 이야기를 한 것은 건축에서 이 동조 이론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예가 있기 때문이다. 하이테크 건축가 노먼 포스터가 설계한 런던의 밀레니엄 다리가 그것이다. - P268

(다리가 흔들리는) 문제는 사람이 걷는 것과 자동차가 가는 매커니즘이 다르기 때문에 생겨난 현상이었다. - P269

보통 다리는 자동차가 지나가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런데 자동차는 바퀴가 굴러가면서 앞으로 나간다. 따라서 자동차의 하중은 아래로만 향하게 된다. 그런데 사람은 걸으면서 왼발을 내디딜 때에는 왼쪽으로 밀고, 오른발을 내디딜 때에는 오른쪽으로 미는 힘이 있다. 이는 사람이 걸을 때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 걸음마를 하면서부터 체득한 방법이다. 우리가 스케이트를 탈 때 얼음을 좌우로 지치는 것을 생각하면 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 P270

문제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사람이 걸을 때 횡으로 미는 힘이 발생하게 되면 다리에 미세하게 진동이 발생하는데 이것을 주변 사람들이 느끼고 옆 사람 걸음걸이의 리듬에 맞게 따라서 움직이게 된다는 것이다. 과학에서 말하는 동조가 일어나는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발을 맞추게 되고 그럴수록 다리의 움직임의 폭은 증폭되는 것이다. - P270

마치 그네를 뒤에서 밀 때 나아가는 방향으로 조금씩만 힘을 더 주어도 더 높이 올라가듯이 만약에 이 움직임에 사람이 계속해서 리드미컬하게 힘을 주면 다리가 붕괴될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다리가 무너지면 자기가 죽는데 그럴 군중은 없겠지만 이론상으로는 그렇다. - P270

구조 회사인 오브 아럽은 다리가 좌우로 흔들리는 것을 잡아 주기 위해서 횡으로 자동차의 충격 흡수 장치와 비슷한 장치를 달았다. 이렇게 함으로써 좌우로의 진동이 커지는 것을 일차적으로 잡아 주게 되었고, 흔들림이 증폭되는 현상을 막을 수가 있었다. - P270

이 밀레니엄 다리의 사건에서 보이듯이, 건축은 몸과 심리가 함께 작동하는 장치이자 현상이다. 몸과 심리가 함께 고려되어야 하는 건축은 그래서 더 어렵고 심오하다. - P270

사람은 자원이다. 사람이 많이 온다는 것은 많은 이벤트가 형성되고 그 만큼 중심적인 ‘장소성‘을 구축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건축가들이 아무리 무대를 만들고 연출을 하려고 해도 사람이 오지 않으면 그 공간은 죽은 공간이다. 결국에는 사람이 공간을 완성하기 때문이다. - P275

여러 개의 건물로 만들어진 콤플렉스는 다른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대형 공간에 모여서 섞여야 한다. - P275

광장은 유기적인 갯벌 같아야 한다. 다양한 생태계의 먹이사슬이 없는 광장은 사막이 되기 십상이다. 파리의 라 데팡스 광장이나 서울의 코엑스 광장은 상업의 생태계가 없는 광야일 뿐이다. - P275

일반적으로 외부인이 한 도시에 애착을 갖기 시작하는 시점은 그 도시의 도로망을 완전히 이해하기 시작하면서부터라고 한다. 그 이유는 자신이 어느 지점에 있는지 인식이 안 되면 길을 잃기 쉽고 공포감을 느끼게 되며 그러면 주변을 즐길 여유가 없이 경계만 하기 때문이다. - P276

보스턴은 존 핸콕 타워와 푸르덴셜 빌딩이라는 두 개의 고층 건물이 현재 나의 위치를 알려 주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특히 존 핸콕 타워의 경우에는 납작한 평행사변형 모양의 평면도를 가지고 있어서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서 모양이 시시각각 변한다. 그것만으로도 내 위치가 어디쯤인지 어렴풋이 파악이 된다. - P277

날씨가 변한다는 것은 불편한 요소가 될 수도 있지만 건축에서는 그 같은 변화가 부정적이라기보다는 긍정적인 다양성의 요소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우리나라 같이 사계절이 뚜렷한 날씨는 일 년 365일, 같은 날이 하나도 없다. 같은 거리라고 하더라도 날씨에 따라서 다르게 인식이 되어서 찾아갈 때마다 다른 얼굴의 거리를 만날 수 있는 것이다. - P278

한결같다는 것은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될 수도 있다. - P278

뉴베리 거리는 역사가 깊은 옥외 거리이다. 우리나라의 북촌이나 인사동거리에 비유될 만하다. 그리고 그 거리에서 한 블록 떨어져서 평행하게 위치한 푸르덴셜과 코플리 쇼핑몰은 실내 공간으로 몇 개의 호텔과 백화점이 연결되어 만들어졌다. 관광객들은 뉴베리 거리를 보다가 비가 오거나 추우면 푸르덴셜 쇼핑몰로 들어간다. 반대로 쇼핑몰에 있던 사람들이 답답하면 뉴베리 거리로 나와서 거리를 걷는다. 이 둘은 상호보완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 P279

유럽의 성공적인 광장에는 두 가지 법칙이 발견된다. 하나는 랜드마크가 될 만한 건축물이 있거나, 둘째로 광장 주변으로 가게들이 위치해 있다. - P280

결국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것은 건축물이 아니라 장소이다. 장소가 만들어지려면 사람이 모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사람이 모일 목적지가 될 만한 가게나 랜드마크 건물이 필요하고, 사람이 정주할 식당이나 카페가 필요한 것이다. - P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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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랫동안 기억하는 독서법‘이라는 소주제로 시작한다. 핵심은 눈으로만 읽기보다는 가슴으로 읽으라는 것이다. 가슴으로 읽으라는 말을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정신을 차리고 능동적으로 읽으라는 얘기다.

저자는 능동적인 책읽기를 위해서 ‘질문‘을 해볼 것을 권한다. 궁금증을 가지고 책을 읽을수록 집중력이 더 좋아지고 이해도도 높아진다는게 그 이유다.

좀 더 읽다보니 독서에 치료의 기능도 있다는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저자는 각각의 상황별로 관련된 도서를 소개해줌으로써 마음에 치유가 필요한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당 도서의 독서를 적극 권하고 있다. 만약 살면서 힘든 일이나 고민이 생길 때 읽어보면 확실히 정신적으로 도움이 될 듯 하다.

또한 뇌과학적으로 독서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도 간단히 논하는데 학생이든 성인이든 불문하고 지속적인 독서는 우리가 갖고있는 기존의 지식들을 끊임없이 활성화시켜준다고 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는 머리를 쓰면 쓸수록 좋아진다는 말이 문득 생각나기도 했다.

이어지는 글에서 저자는 바빠서 독서할 시간이 없다는 사람들에게 지하철 독서를 강력히 추천한다. 출퇴근시간이나 등교시간 같은 짜투리 시간을 독서하는데 활용하면 생각보다 꽤나 많은 양의 독서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면서 지하철의 환경도 독서하기에 바람직한 환경임을 역설한다. 백색소음과 관련된 내용들도 잠깐 등장하는데 보다 자세한 내용은 밑줄친 부분을 참조하시길 바란다.

뒤이어 책을 잘 읽지 않는 사람들이 가진 독서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지적하며 책을 반드시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필요한 부분만 찾아읽어도 괜찮다는 말을 전한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 기존에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에 약간은 수정을 가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자인 나는 저자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책을 반드시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생각(?) 혹은 신념(?) 같은 것이 있었는데, 이러한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여 독서라는 것에 대한 부담을 조금은 덜어내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게 말처럼 한 순간에 되기는 쉽지 않을 수도 있지만, 노력해볼만한 가치는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결국 독서를 하는 목적이 무엇이냐에 따라 목적적합한 독서를 해야 한다는 것과도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어떤 지식을 배운다는 측면의 독서를 넘어서, 어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기 위한 독서라면 그 목적에 맞게 필요한 것들을 잘 발췌하는 것도 필요한 것이다. 시간이 무한정 있는 것이 아니기에 한정된 시간 안에 자신의 목적에 부합하는 독서를 효율적으로 하는 기술이 어느때보다도 중요한 게 아닌가 싶다. 저자도 본문에서 이러한 것들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오늘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는 독서 습관이 온전히 형성되어 있지 않은 독자들을 타겟으로 독서 습관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몇 가지 팁들을 알려주고 있는데, 만약 해당되는 독자들이 있다면 나름대로 유용한 팁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본문에 직접적으로 나온 표현은 아니지만 여기서의 핵심은 무겁지 않고 가볍게 시작하자는 말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처음부터 읽을 거리를 너무 두껍게 시작한다면 금방 나가떨어질 수 있기에 비교적 얇은 텍스트부터 시작해보자는 말이다. 독서 습관이 아직 형성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

책을 읽긴 했는데 기억에 남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유는 눈으로만 책을 읽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억에 남지 않는 이유는 또 있다. 내용을 굳이 알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 P76

책을 읽으면서 ‘아하!‘하고 감탄하는 순간에 내용은 머릿속으로 들어온다. 감탄하면서 저자의 생각이 머릿속으로 들어오고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 경험과 융합하면서 새로운 지식이 만들어진다. - P76

어떤 책이든 가슴으로 읽는다면 책을 읽는 자세가 달라진다. 자세가 달라진다고 해서 눕거나 엎드려서 책을 보는 게 아니라 정신을 차리고 능동적으로 책을 읽는다는 의미다. - P76

주도적으로 저자의 의도를 이해하려고 애쓰지 않으면 전체 내용을 조망할 수 없고 저자가 쓴 글을 내 것으로 만들 수도 없다. 책을 읽는 것만큼 능동적인 자세를 요구하는 일은 드물다. - P77

능동적인 책읽기의 핵심은 바로 ‘질문‘에 있다.
책을 읽을 때 할 수 있는 몇 가지 질문이 있다.
•글의 종류는 무엇인가?
•저자의 주장, 정보, 역사적 사실을 전달하는 글인가?
•글의 주제가 무엇인가?
•저자가 말하려는 의도는 무엇인가?
•저자의 주장과 실제 사례를 구분하고 있는가?
•책에서 설명한 사례와 저자의 의견, 주장을 구분해서 이해하고 있는가?
•저자의 생각과 자신의 생각과 일치하는가?
•저자의 생각이 자신의 생각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책을 읽고 변화된 행동은 무엇인가?
•책을 읽은 후에 행동이나 의식이 바뀐 점은 무엇인가? - P78

책을 읽다보면 ‘저자는 왜 이런 주제로 책을 썼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긴다. 하지만 ‘왜‘라는 질문을 하기는 쉽지 않다. 저자가 옆에 있는 것도 아니고 궁금증이 생겼다고 해서 답을 들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책을 읽을 때는 항상 질문을 해야 한다. - P78

책을 읽을 때는 이해하지 못했더라도 질문을 했다면 책을 읽은 후에도 머릿속에 남아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그래서 그랬구나"라고 이해가 될 때가 있다. 교양이나 인문, 비즈니스 서적을 읽는 독자들이 뒤늦게 내용을 이해하는 경험을 하는 경우가 많다. - P78

책을 읽으면서 얼마나 많은 궁금증을 가졌느냐에 따라서 집중력이 향상되고 이해도도 높아진다. - P79

디지털 디바이드는 정보 격차를 의미한다. 개인이 가진 정보의 질과 양에 따라 사회적·경제적인 격차가 발생한다. 정보의 격차는 단순히 사회적인 문제일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차원의 경제문제로 확대되었다. - P80

변화의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기 때문에 정보는 성공의 열쇠가 아니라 생존의 열쇠가 되었다. - P82

읽고 사고하는 능력에 따라 정보 격차가 생긴다 - P83

책을 읽고 얻는 정보는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고급 정보가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 P83

책을 읽는 동안 얼마나 집중했느냐, 얼마나 노력했느냐, 어떤 배경 지식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서 고급 정보가 만들어진다. 읽기는 기본적인 기술이지만 읽고 사고하는 능력은 사람마다 다르다. - P83

얼마나 많은 정보를 알고 있느냐, 얼마나 깊이 있는 정보를 알고 있느냐, 여러 분야의 정보들을 얼마나 융합하고 있느냐에 따라서 지식의 양은 달라진다. - P83

스폰지처럼 받아들일 자세 - P83

독서가 지식을 체계적으로 조직하고 축적하는 유일한 방법 - P83

책을 읽는 사람은 읽은 책의 양과 질만큼, 책을 읽은 시간만큼 성숙해지고 지식이 쌓인다. - P84

돈을 벌고 더 많은 이익을 얻는 것도 실용독서의 한 종류다. - P84

독서의 기능 중에는 치료의 기능도 있다. 독서치료는 사람에 따라서 짧게는 2~3개월, 길게는 1년 넘게 진행되기도 한다. - P84

<독서치료 대상과 처방전>

취업 등 미래가 불안하고 무기력한 기분이 드는 20-30대

나는 원래 행복하다 (스티븐 S 알라디)
필링 굿 (데이비드 번스)

갈등 관계의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

청소년 감정코칭 (최성애)
10대들의 사생활 (데이비드 월시)

갈등의 골이 깊은 부부

가트맨의 부부 감정치유 (존 가트맨, 낸 실버)

새로운 진로를 고민하는 40대

인생학교 - 일 (로먼 크르즈나릭)
방황의 기술 (레베카 라인하르트)

노후를 걱정하는 중장년

제3의 성공 (아리아나 허핑턴)
인생수업 (법륜)

방황하는 청소년

데미안 (헤르만 헤세)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 (박완서) - P85

독서치료로 처방되는 책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마인드를 심어주는 내용이다. - P85

영국에서는 독서치료가 심리치료의 한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영국 보건당국에서는 "우울증 환자에게 약을 처방하기 전에 독서를 권하라"는 방침을 공식적으로 내놓기도 했다. - P85

독서에는 정서적인 발달 외에도 재테크, 마음의 치유 등 실용적인 기능이 있다. - P85

<독서시간을 확보하는 수단>

일찍 일어난다

능률이 오르는 ‘아침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서 독서 효율을높인다. 출퇴근 시간을 독서하는 시간으로 바꾼다.

근처 도서관에 다닌다

멀리 있는 큰 도서관보다 가까이 있는 작은 도서관을 이용한다. 정기적으로 책상 앞에 앉는 습관을 붙이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과 ‘장소‘를 한정하고 정해둔 책을 읽는다.

‘화장실에서 읽는 책‘, ‘침대에서 읽는 책‘ 등을 정해둔다.
자투리 시간에 읽을 만한 카탈로그나 스크립을 가지고 다닌다. - P89

인간의 뇌는 정보를 계속 들여보내야 기존에 입력된 정보들도 새로운 가치를 얻게 되는 구조다. 정보를 지속적으로 들여보내는 방법 가운데 가장 효율적인 것이 책 읽기다. - P90

뇌과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머릿속에 저장된 지식과 오래된 기억들이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는 순간 활성화된다고 말한다. 새로운 정보를 들여보내지 않으면 머릿속에 저장된 기억과 지식들이 활동할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것이다. - P90

시간이 없는 상태에서 책을 읽어야 하는 절박함 때문에 빠른 시간에 핵심을 찾아내는 독서법이 유행하는 것이다. - P91

지하철은 독서하기에 최적의 공간이다. 책을 읽을 때는 너무 조용한 곳보다 약간의 소음이 있는 곳이 더 좋다. 주기적으로 나오는 안내방송과 적절한 소음 덕분에 집중력이 향상된다. - P94

지하철의 덜컹거리는 소리는 백색소음이고 지하철 안내방송도 익숙해지면 백색소음과 비슷하게 들린다. 과학적으로 분석하면 백색소음은 일정한 주파수 스펙트럼을 가지는 신호로 특정한 청각패턴을 갖지 않는 소음이다. 파도소리나 빗소리, 폭포소리, 진공청소기에서 나는 소리 등이 백색소음이다. 백색소음은 사람의 귀에 쉽게 익숙해지고 귀 기울여 듣는 소리가 아니기 때문에 주변의 소음을 덮어주는 작용을 한다. - P94

지하철이라는 공간이 한 권의 책 안으로 접히고, 그 접힘이 다시 펼쳐져 내 기억들과 섞이고, 또 다른 문장들로 확장되던 경험은 또한 놀랍고 즐거웠다. - P95

책이라는 사물 안에는 누군가 그 책 안의 문장들을 써내려간 시간과 공간, 그리고 때로는 몇 개의 우주가 담겨 있었다. 나는 매번 그 우주 속에서 지하철이라는 시공간을 다시 발견했고, 사람을 보았으며, 세계의 비밀들을 엿볼 수 있었다. 그것은 아마도 삶을 새롭게 발견하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 P95

지하철은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으로 주목받기도 한다. 적당한 소음, 많은 사람들이 주변에 있기 때문에 느끼는 심리적인 안정감, 반복적으로 들리는 백색소음과 진동은 자극을 준다. - P95

책을 읽을 때는 이런 자극들이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것 외에도 집중력이 필요한 학습이나 일을 해보는 것도 바람직하다. - P95

책을 읽지 못할 정도로 바쁜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바빠서 책을 못 읽는 게 아니라 스마트폰, TV 등 책을 읽는 것보다 더 우선순위에 있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지 못한 탓도 있다. 책 읽는 습관을 들이지 못한 사람들은 책 읽기를 큰마음먹고 해야 하는 일로 생각하기도 한다. - P97

책을 거의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책을 읽는 시간을 매우 조용하고 엄숙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시간으로만 생각한다는 것이다. 잠깐씩 책을 읽는 방법을 모른다. 한번 책을 잡으면 적어도 두세 시간 정도는 꾸준히 집중해서 책을 읽어야 책을 읽었다고 생각하고 정독으로 끝까지 다 읽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 P97

책을 많이 읽은 사람들과 독서전문가들은 정독으로 한번 읽기보다 책장을 넘기며 여러 번 훑어보기를 권하고 필요한 부분을 발췌해서 읽으라고 조언한다. - P97

책을 잘 읽지 않는 사람들이 독서하는 방법은 독서전문가들이 권하는 독서법과 차이가 많다. 시간을 내서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책을 통해서 반드시 무언가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한다. 이유는 책을 읽는 목적이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P98

반대로 생각하면, 배울 게 없다면 책을 읽어야 할 필요가 없는 게 된다. 이런 사람들은 책을 다 읽고 나서 저자의 경험과 가치관, 통찰력 등을 고스란히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한다면 책을 읽는 행동, 시간, 비용 등 모두가 낭비라고 생각한다. - P98

한 권의 책을 완전히 이해해야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단편적인 정보를 얻기 위한 독서도 의미가 있다. - P98

초대 문화부장관을 지낸 이어령 박사는 책을 끝까지 다 읽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책을 우연히 만난 친구이자 애인이라고 표현했다.
"사다놓고 안 읽었던 책을 빼서 읽다가 우연히 만난 몇 구절이 나의 상상력과 창조력을 일깨운다."
책장을 넘기면서 우연히 와닿는 글이 영감을 주기 때문에 우연히 만난 친구이자 애인이라고 했던 것이다. - P98

이어령 박사의 독서는 발췌독에 해당한다. 책을 모두 읽으려 하지 않고 필요한 부분만 선택하여 읽는 것이다. 발췌독은 독서량이 많은 사람들과 배경지식이 많은 사람들이 실천할 수 있는 독서법이다. - P98

배우기 위해서 책을 읽는 게 아니라 책을 읽다보면 저절로 배우게 된다. - P99

책을 좀처럼 읽지 않는 사람들도 신문이나 뉴스기사는 수시로 읽는다. 책과 신문 모두 활자인데 책은 읽지 않고 신문, 뉴스 기사를 읽는 이유는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다. - P99

신문은 필요한 내용만 읽고 접어두어도 되지만 책은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책을 더 멀어지게 만든다. 신문의 기사는 패스트푸드이고 책은 코스요리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책 읽는 시간을 내지 못하는 것이다. - P99

바쁠 때는 패스트푸드를 먹는다. 여유가 있거나 중요한 사람과 식사할 때는 정성들여 만든 음식을 먹거나 코스요리를 먹는다. 책을 읽는 것도 마찬가지다. 시간 날 때 틈틈이 읽으면서 정보를 얻는 책이 있고 책상에 앉아서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 책이 있다. - P99

책 읽는 습관을 들이려면 관심 있는 분야에서 주제별로 짧게 정리된 얇은 책을 선택해서 읽을 것을 권한다. - P99

학생들은 공부하기 위해서 책을 읽지만 성인이 돼서도 그럴 필요는 없다. 학창시절에 공부하느라고 책을 너무 많이 읽어서 성인이 돼서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 P99

나이가 많든 적든 책은 꾸준히 읽어야 한다. 관심이 있는 분야에서 얇은 책 한 권을 가지고 다니면서 언제든지 시간이 날 때마다 책읽는 습관을 들이자. 전자책을 다운받아서 읽는 것도 좋다. - P99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읽는 책으로 두꺼운 책은 적당하지 않다. 신문에서 필요한 기사만 읽듯이 얇은 책을 출퇴근 하는 시간에 필요한 부분만 정독해서 읽어보자. 몇 주 지나지 않아서 책이 없으면 허전함을 느끼게 된다. 그러면 책 읽는 습관이 만들어진 것이다. - P100

‘바쁘기 때문에 쓸 수 없다‘가 아니라 ‘바쁘기 때문에 쓰고 싶은 재료나 경험이 많아진다‘ - 니시무라 아키라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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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용 중에는 ‘거울신경세포‘ 라는 것이 나오는데 이와 관련된 내용들이 흥미로웠다. 이것은 뇌과학 분야의 내용인데 저자는 아직 이 분야의 퍼즐이 극히 일부만 발견된 상태이며 아직도 발견해야 할 퍼즐들이 많이 있다고 말한다. 뇌과학에 대한 연구성과들이 많이 나와서 우리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를 좀 더 정확히 알게 되면 좋을 듯 하다.

뒤이어서 나오는 내용 중에는 저자께서 ‘전향‘이라는 키워드로 뇌과학과 인문학을 결합하여 풀어놓은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굉장히 좋았다. 자아와 자유의지, 뇌에 있는 신경세포 등에 대한 얘기들이 섞여서 나오는데 어떤 사람이 갑작스럽게 자신의 태도를 180도로 바꾸는 ‘전향‘의 이유에 대해 단순히 자아의 변화나 자유의지의 변화가 아니라 뇌과학에 나오는 신경세포의 변화만으로도 어떤 생각이나 행동이 얼마든지 바뀔 수 있음을 오늘 독서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좀 더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한층 더 넓어진 듯한 느낌도 들었다. 저자께서도 자신이 인문학만 공부할 때보다 과학공부를 하고나서 세상을 보는 시야가 확실히 좀 더 트이고 넖어진 것 같다는 말씀을 하시는 것을 책의 중간중간에 볼 수 있었는데, 독자인 나 또한 세상을 보는 눈과 생각의 폭이 이 책을 읽기 전보다는 확실히 더 넓어진 것 같아서 뭔가 책을 읽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이타 행동은 생물학적 유전자를 공유한 가족구성원 사이에 가장 먼저 그리고 강력한 형태로 나타난다. - P84

인간의 뇌는 작은 신도시가 아니라 오래된 대도시를 닮았다. 설계도에 따라 창조한 기계가 아니라 맹목적인 진화의 결과 나타난 기계이기 때문이다. - P84

논쟁을 종결하려면 사실의 근거가 있어야 한다. - P85

1992년 이탈리아 파르마대학교 연구진은 특정한 행동을 할 때 발화하는 원숭이 두피질의 일부 뉴런이 다른 원숭이가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을 볼 때도 발화하는 현상을 발견했다. 후속 연구자들이 인간의 뇌에도 같은 기능을 하는 뉴런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거울신경세포‘mirror neuron라는 멋진 이름을 얻은 그 세포는 세상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마음을 읽는 세포‘라거나 ‘문명을 만든 뉴런‘이라고 명예로운 별명도 생겼다. - P85

거울신경세포는 대뇌피질을 비롯한 뇌의 여러 부위에 분포해 있으면서 다른 사람의 행동을 모방하는 행위를 조장하거나 억제하는 등 여러 일을 한다. 또한 공감과 도덕적 동기 유발의 기초를 제공하며 타인의 고통을 느끼고 염려하고 덜어주는 행위를 장려한다. - P86

거울신경세포가 모방과 공감에 관여한다면 문명을 만든 뉴런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모방하고 공감하는 능력 덕분에 우리는 언어를 익힐 수 있다. 언어가 있기 때문에 큰 규모의 공동 행동을 조직할 수 있었고 지구의 최상위 포식자가 되었으며 생산력을 높이고 문명을 건설했다. - P86

언어는 종교와 함께 문명을 가르는 가장 강력한 경계선이다. - P86

우리의 뇌는 전체가 하나의 시스템이다. 서로 공감하고 소통하고 협력하고 배려하게 해주는 것은 거울신경 ‘세포‘라기보다는 여러 종류의 뉴런이 협동해서 만든 거울신경 ‘시스템‘인지도 모른다. - P87

"과학이 제공하는 사실을 모르면 우리의 마음은 세계를 일부밖에 보지 못한다." - P88

"과학은 사실의 집합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이고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이며 본질을 드러내지 않는 실체를 마주하는 방법이다." - P88

사람은 변한다. 그런데 그게 꼭 좋지 않은 일일까? 시간이 흘러도 늘 같은 모습인 게 반드시 좋은가? 그렇지 않다.
좋게 달라지면 변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 그런 변화는 ‘발전‘이라 하고 더 못해지면 ‘퇴행‘이라 한다. - P89

그들의 인생은 그들이, 내 인생은 내가, 인생은 각자 책임지는 것이다. - P91

좋으면 가까이, 싫으면 멀리, 그렇게 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 P92

돌이 날아오면 몸을 틀어 피하는 무의식적 반사행동부터 파생금융상품을 매매하는 전략적 의사결정까지, 우리의 뇌는 외부 환경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신속하게 받아들여 적절한 대응책을 찾는다. 왜? 생존하기 위해서다. 그것이 뇌의 존재 이유다.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것은 본업이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의 뇌에 깃든, 나를 나로 인식하는 철학적 자아는 그 일을 하려고 애쓴다. 성능이 지나치게 좋은 생존기계라서 그렇다. - P93

뇌에 깃든 우리의 자아는 단단하지 않다. 쉼 없이 흔들리고 부서지고 비틀리는 가운데 스스로를 교정하고 보강하면서 시간의 흐름을 견딘다. 자유의지는 그런 자아가 지닌 것이다. 자아가 불안정한데 자유의지가 어찌 강고하겠는가. - P93

모든 전향을 자유의지에 따른 선택으로 본다면 자아를 과대평가하는 것이다. 자아는 자유의지에 따른 선택보다는 뇌의물리적 변화나 호르몬 분비의 불균형 때문에 달라질 가능성이 더 높다. 인문학보다는 뇌과학과 신경생리학이 전향이라는 행위를 더 잘 설명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 P94

뉴런들은 전기·화학 신호를 주고받아 정보를 처리하는데 전기 신호는 전자로 교환하고 화학신호는 신경전달 물질로 주고받는다. - P95

과학자들은 중요한 신경전달 물질을 이미 100여 개나 발견했고 새로운 것을 계속 찾아내고 있다. 아드레날린 · 도파민  · 세로토닌 · 옥시토신 · 엔도르핀 · 멜라토닌 같은 것이다. - P95

전자 교환과 화학물질 분비에 변화가 생기면 뇌의 정보처리 패턴이 달라진다. 특정한 신경전달 물질 하나의 부족 또는 과잉이 소프트웨어 전체의 오작동을 일으키기도 한다. - P95

도파민은 행복한 감정을 느끼게 함으로써 동기를 부여하고 습관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준다. 도파민 분비량이 너무 적으면 사람은 둔감하고 느려지며 지나치게 많으면 충동적이고 급해진다. - P95

뇌는 기대보다 큰 보상을 받았을때 도파민을 분비한다. 행복해지려면 욕심을 줄이라고 한 현인들의 말씀은 전적으로 옳다. 도파민 분비에는 절대적으로 큰 보상이 필요한 게 아니다. 여기서 보상은 먹이·짝·지위·권력 등 생존에 도움이 되는 모든 것을 말한다. - P95

도파민은 중독을 일으킨다. 사람들이 알코올·니코틴·카페인이 든 물질을 좋아하는 것은 도파민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 P96

코카인과 암페타민 같은 마약성 물질은 도파민을 대량으로 나오게 하고 이미 분비된 도파민의 회수를 방해함으로써 신경세포에 작용하는 도파민 농도를 높인다. 중독 행위를 유도하는 시냅스 연결을 강화하고 유전자 발현 패턴을 바꾼다. 무엇에든 잘 적응하는 우리의 뇌는 도파민 농도를 유지하려고 금단증상을 일으켜 더 강력한 마약을 찾게 한다. - P96

도박· 게임 · 쇼핑· 만화 · 음식 같은 것도 도파민 분비와 관련이 있다. 물론 나쁜 것만 뇌에 보상을 주는 건 아니다. 성취감·희망·공감 같은 것도 도파민 분비를 촉진한다. 일중독자·기부천사·헌혈왕이 아무 이유 없이 생기는 건 아니라는것이다. - P96

우리의 자아는 언제 지진이 일어날지 모르는 땅 위에서 전자와 신경전달 물질의 홍수와 가뭄과 해일과 폭풍우를 견뎌야 한다. 자유의지더러 모든 악천후를 극복하고 철두철미한 일관성을 지키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유리창이 깨지고기와가 날아가고 기둥이 흔들린다고 해서 부실 건축물이라고 비난해서는 안 된다. 전향은 뇌의 시냅스 연결망과 연결 패턴의 변화로 생긴 현상일 수 있다. - P96

데이터도 자아에 영향을 준다. 뇌는 학습하는 기계다. 하드웨어인 뉴런과 소프트웨어인 시냅스 연결망으로 매순간 방대한 데이터를 빛과 같은 속도로 처리한다. 스스로 학습하는 기계는 데이터를 많이 확보할수록 성능이 나아진다. 데이터가 늘어나면 소프트웨어 성과가 좋아지고 소프트웨어가 발전하면 하드웨어 활용 방식을 개선한다. 데이터를 많이 확보한 뇌는 같은 질문에 대해서 그렇지 않은 뇌와 다른 대답을 내놓을 수 있고 같은 과제를 다른 방식으로 처리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 한해서 우리는 누군가 자유의지로 전향했다고 조심스럽게나마 말할 수 있다. - P97

자연이 생존을 위해 조합한 천연지능은 스스로 학습해 도덕을 알고 감정을 느끼는 우리의 뇌가 되었다. 인공지능은 그렇게 하지 못하리라고 단언할 수 없다. - P98

천연지능은 인간 개체에 존재하기 때문에 소멸할 수밖에 없지만 인공지능은 스스로 복제함으로써 영생할 수 있다. 하드웨어를 무한 증강하고 소프트웨어를 끝없이 개선하고 데이터를 무한 집적해 천연지능의 능력을 넘어서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 P98

뇌의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와 달리 더 더 늦게까지 스스로를 개선한다. 학습과 경험을 통해 뇌가 획득하는 데이터는 노년기까지 계속 증가할 수 있다. - P99

‘뉴런은 서로 연결함으로써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만들어내고, 사람의 생각과 행동은 거꾸로 뉴런의 연결 패턴에 영향을 준다.‘ 자아가 뇌에 그저 깃들어 있는 게 아니라 뇌를 형성하고 바꾼다는 말이다. 물질이 아닌 자아가 물질인 뇌를 바꾼다니, 신기하지 않은가? - P99

내 뇌의 뉴런이 순조롭게 다양한 연결망을 형성할 수 있도록 부지런히 책을 읽고 생각한다. 타인에게 공감하고 세상과 연대하며 낯선 곳을 여행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뇌에 새로운 데이터를 공급하는 것뿐이다. 어리석어지는 속도를 늦추는 유일한 방법이다. - P100

나는 내 자신을 무한정 믿지 않는다. 아무리 노력해도 대뇌피질의 신경세포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줄어드는 때가 올 것이다. - P100

뇌의 하드웨어 퇴화로 인해 벌어진 신경생리학적 사건으로 여겨 주기를 - P100

내 자아가 오늘의 상태를 유지하는 한, 어떤 경우에도 자유의지로 그런 변화를 선택하지는 않을 테니까. - P100

다시 강조한다. 우리의 자아는 단단하지 않다. 지진으로 흔들리는 땅 위에서 해일과 폭풍우를 맞으며 서 있다. 흔들리고 부서지고 퇴락해 사라질 운명이다. 자유의지는 그런 곳에 기거한다. 있다고 말하기엔 약하고 없다고 하기엔 귀하다. 그래서 나는 자유의지라는 것이 있다고도 없다고도 확언하지 못하겠다. - P101

뇌과학을 조금 알고 나니, 나를 포함해 어떤 인간도 무한 신뢰하거나 무한 불신하지 않게 되었다. - P101

사랑하기엔 흉하고 절멸하기에는 아깝다. - P101

악과 누추함을 되도록 멀리하고 선과 아름다움에 다가서려 노력하면서, 내게 남은 길지 않은 시간을 살아내자. 이것이 내가 뇌과학에서 얻은 인문학적 결론이다. - P101

좋은 책은 읽을 때마다 다른 맛이 난다. - P105

무인도에 책을 한 권만 가져갈 수 있다면 나는 그 책(칼 세이건의《코스모스》)을 선택할 것이다. 밤하늘 · 별 · 바다 · 풀 · 나무 · 새 · 구름 · 바람 · 비가 모두 나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면 고독을 견디는 게 수월해질 테니까. - P105

다윈주의Darwinism는 자유주의나 사회주의 같은 사상·이념·철학·이데올로기가 아니다. 다윈주의자는 모든 종이 공통의 조상에서 자연선택을 통해 진화했다는 것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사람을 가리킨다. 인문학자도 얼마든지 다윈주의자일 수 있다. - P106

『종의 기원』 결론은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모든 종은 공통의 조상에서 유래했다.‘ - P106

역사에서는 ‘최초‘가 중요하다. 다윈은 인간이 어디에서 왔는지 말이 되게 설명한 최초의 인간이다. 그 전에는 설화나 신화밖에 없었다. - P107

오늘날《종의 기원》은 생물학 공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추론하고 논증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는 보탬이 된다. - P108

‘개체는 변이가 있다. 생존에 유리한 변이를 지닌 개체는 불리한 변이를 지닌 개체보다 생존할 확률이 높고 자손을 퍼뜨릴 가능성도 크다. 그리하여 생존에 유리한 형질은 널리 퍼지고 불리한 형질은 소멸한다.‘ - P109

인문학 이론은 가끔 과학의 발전에 중대한 영향을 주었다. 인구론이 대표 사례다. 맬서스는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반면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질병이나 전쟁으로 사람이 충분히 죽지 않으면 식량 부족으로 사람이 굶어 죽는 사태가 찾아들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 P109

다원은 ‘사람은 양육할 수 있는 것보다 많은 자녀를 낳는 경향이 있다‘는 맬서스의 견해를 사실로 받아들여 생물학 연구에 적용 - P110

진화론은 자연과 인간에 대한 관점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인류의 지성을 한 차원 높였다. - P110

우파는 생존경쟁을 피할 수 없는 자연법칙으로 간주하고 격차와 불평등을 발전의 동력이라고 옹호하며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정책에 반대하는 개인과 집단이다. - P111

좌파는 사회적 약자, 착취당하는 사람들,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누리지 못하는 이들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 무엇인가 하려는 개인과 집단이다. -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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