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나온 내용에 근거하면 부정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그 수가 어마어마한 것 같다. 오죽했으면 그런 사람들을 지칭하는 신조어까지 생겼을까 싶다.

하지만 저자는 지난 포스팅에서 걷기를 통해 세로토닌을 분비시키면 분노를 조절하고 충동을 조절하는 능력이 향상되어 마음의 안정과 여유를 유지하게 되고 그 결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는 얘기를 했었다. 저자는 이러한 내용에 근거하여 일단 일어나 5분만이라도 걸어볼 것을 제안한다. 이러한 것이 부정적 사고를 긍정적 사고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하여 장기적으로는 자신의 운명까지도 바꿀 수 있음을 역설한다.

뒤이어서 웃음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한 얘기들이 나온다. 누구나 한 번 쯤 들어봤을 법한 말로 ‘행복해서 웃는게 아니라 웃으니까 행복해진다‘는 얘기가 있다. 저자는 이 말이 근거없는 말이 아니라 실제로 독일에서 실험으로 입증된 사실임을 밝히면서 밝게 웃는 표정이 우리 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도 덧붙인다.

또한 해외에 방문했을 때 저자가 외국인들에게 했던 고급유머(언어 유희, 말장난)의 한 예를 들며 외국인들은 설령 별로 재미가 없는 유머일지라도 웃을 수 있는 상황에서 호응해주는 것이 예의라는 에티켓도 하나 알려준다. 어쨌든 여기서 중요한 것은 웃음을 통해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행복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자는 것이다. 어찌보면 너무나도 각박한 이 시대에 소소한 행복마저 없는 현실에 대한 저자의 안타까움이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뒤이어 햇볕을 쬐는 것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는데, 첫번째 이유로는 위에 나왔던 세로토닌 생성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고, 두번째 이유로는 인체에 여러모로 유익한 비타민D의 합성을 돕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관련된 내용의 밑줄친 부분(p.113, 114)을 참조하시길 바란다.


최근 영어권에서는 ‘지속적으로 자신의 잠재력을 무조건적으로 제한하고 매사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에 빠진 사람‘을 표현하는 ‘네가홀릭(negaholic)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 P106

우리가 습관적으로 하는 생각의 80%가 ‘부정적(minus) 사고‘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루 평균 자그마치 45,000번의 부정적인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뇌 과학자인 에이먼은 이를 ‘자동 재생식 부정 사고(Autonomous Negative Thought)‘라고 부른다. - P107

부정적인 생각을 할 때는 뇌 속의 우울, 불안을 일으키는 부분이 자극된다는 것이 미국 국립정신연구소의 연구결과이다. 그에 대한 해결책은 ‘긍정적 생각‘을 하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것이므로, 우선 일어나 걸어 보라는 것이다. 5분만 걸어도 문제가 거의 해결되었다는 느낌을 갖게 될 것이라고 한다. 걷기를 통하여 낙관 회로가 만들어 내는 놀라운 긍정의 마법을 체험해 보라! - P107

긍정적 사고(思考)를 할 수 있는 정신적 근력? 걷기를 통해 키울 수 있다. 부정적 사고(思考)와 행동의 습관을 긍정적 사고와 행동의 습관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 - P107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하다. 웃어라, 그러면 세상도 너를 향해 웃을 것이다‘라는 말이 사실이라는 것이 독일의 심리학자 프리츠 슈트라크(Fritz Strack)의 실험으로 입증되었다. 의미 없이 지은 미소가 나도 모르는 사이 내 기분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 P107

뇌는 얼굴 근육들이 지금 어떤 상태로 있는지, 즉 내가 지금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항상 체크하는데, 기분에 따라 얼굴 표정이 달라지지만, 거꾸로 얼굴 표정에 따라 기분도 바뀐다는 것이다. 따라서 밝은 표정에서 행복의 습관이 시작된다. 자신에게 미소를 지어주며 웃으면서 걷자. - P107

"그 자료를 USA가 아니라 USB에 넣어 주시면 좋겠다(Could you put the data not in USA, but in USB, please?)" - P108

미국, 영국, 프랑스 등 몇몇 나라에서는 좌중의 누군가가 유머나 농담(Joke)을 구사하면, 설령 그 유머나 농담이 별로 재미없는 경우라도 좌중이 함께 웃어 주는 것이 예의(etiquette)라고 한다. 그들은 유머를 중시한다. - P108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 소소한 것에 감사하며 함께 웃고 즐거워하며 지지하고 격려해 주는 것이 아닐까? - P109

아무 때나 심각한 표정으로 화를 내거나 타인을 무시 혹은 구박하기보다는 때로는 져주기도 하고, 때로는 좌중의 누군가가 이미 내가 알고 있는 농담 혹은 썰렁한 유머를 구사할 때도 함께 웃어 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 그것이 자기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들을 더욱더 사랑하는 길이 아닐까? 그 순간 함께 웃고 즐거워해 준다고 해서 자기 자신의 품격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비용이 더 드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 P109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웃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함께 웃고 즐거워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옷올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웃어 줄 수 있는 예의, 걷기를 통한 내공으로 얻을수 있다. - P109

위기의 순간에 웃을 수 있는 힘을 길러 두어야 한다 - P109

무작정 걷다 보면 격정적 분노도 고민도 걱정도 모두 사라지는 때가 있다. 힘겨운 순간, 위기의 순간이라고 생각될수록 걸어야 한다. 조용히 걷다 보면, 마음속에서부터 힘이 생겨난다. ‘내 안의 참된 나‘를 다시 만날 수 있다. 가족(부모님, 자녀 등)의 얼굴을 떠올릴 수도 있다. 필자도 힘든 순간마다 걷기를 통해 꿈을 키울 수 있었다. - P110

행복하게 삶을 살고 싶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행복한 사람 옆에 있는 것 - P110

"좋은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을 늘리는 것만큼 효과적인 방법은 없다. 불행하고 우울하고 싶으면 우울한 사람과 시간을 오래 보내라. 그러면 금방 우울해지고 금방 냉소적이 된다" - P110

힘들고 우울한 상황일수록 스스로에게 미소를 지으며 힘을 내서 우뚝 서야 한다. - P110

행복도 전염되고 우울도 전염된다. 건강도 마찬가지이다. 건강하고 싶다면, 건강한 습관을 실천하는 사람 옆에 있는 것이 좋다. 더 바람직한 것은 나 자신이 먼저 건강한 생활을 실천하고, 나 자신이 먼저 행복해지는 것이다(능동형 삶). - P111

병원균은 밝고 환기가 잘되는 곳보다는 어둡고 습하며 공기의 흐름이 좋지 않은 곳에서 많이 서식한다. - P111

햇볕은 식물의 광합성 작용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건강과 행복에도 반드시 필요하다. 햇볕이 주는 밝고 따뜻한 기운은 건강과 행복의 원천인 반면 암흑이 가져오는 어둡고 습하며 차가운 기운은 질병과 불행의 씨앗이다. 밝은 햇볕을 가까이하면 얼굴색과 성격도 모두 밝아지는 반면, 어두움을 가까이하면 얼굴색과 성격도 모두 어둡고 우울해질 수 있다. 북반구의 사람들이 주거지를 선택함에 있어 일조량이 많은 남향(南向)을 선호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 P112

산책을 하는 동안에도 적당량의 햇볕을 쬐어 준다면 걷기의 효과를 더 높일수 있다. 하루 20여 분가량만 햇볕을 쬐어도 적정량의 비타민D를 흡수함은 물론 스트레스 해소와 우울증 치료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 P112

햇볕은 뇌와 혈소관 소장 등에서 세로토닌(serotonin)을 생성하게 하고, 기분, 식욕, 통증, 수면 등을 조절하여 평화와 안정감을 주며, 스트레스 해소와 우울증 치료에 도움을 준다. - P112

햇볕이 눈을 통해 들어올 때 마음의 평온과 안정을 가져다주고 잠을 잘 잘수 있도록 하는 세로토닌(serotonin)의 생성이 촉진된다. - P112

세로토닌은 암세포를 죽이는 특수한 T-임파구들을 활성화하기도 하고, 우리의 마음을 기쁘게 해주는 엔도르핀(endorphin)을 생성하는 데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 P112

세로토닌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중 트립토판(tryptophan)이 필요하다. 콩 종류에 특히 많은 트립토판은 장에서 소화 흡수되어 그 일부가 세로토닌으로 분해되는데, 이 과정에 반드시 햇볕이 있어야 한다. - P112

따라서 햇볕을 쬐면서 걸으면 두 배의 세로토닌을 생성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 P113

햇볕의 가장 유익한 요소로 꼽고 있는 또 하나는 비타민D 합성이다. 그냥 합성하는 것이 아니라 넘쳐서 문제가 되는 콜레스테롤이 햇볕을 받으면 피부로 스며져 나와 정상으로 조절되면서 비타민D로 합성되는데, 노르웨이 암연구협회는 이때 생성되는 비타민D가 암 발생률을 50%까지 낮추는 것으로 보고했다. - P113

비타민D는 체내의 칼슘과 인을 흡수, 혈액 속에 보관해서 뼈를 튼튼하게 만드는데, 햇볕만 쬐어도 칼슘 흡수율이 15%나 증가한다. 칼슘 함유 식품을 많이 먹어도 소화를 도와줄 비타민D가 없으면 소용이 없다. 이렇게 유익한 햇볕을 걷는 동안에 찍어 주면 칼슘 흡수율을 높이고 암 발생률도떨어뜨릴 수 있다. - P113

비타민D 중에서도 피부가 햇볕을 받아 체내에서 합성하는 강력한 비타민D3(콜레칼시페롤)는 일반적인 암 발생 위험을 60% 줄여 준다. - P114

혈청 비타민D의 수치가 높은 남성의 정자는 혈청 비타민D의 수치가 낮은 남성의 정자에 비해 속도가 빠르고 난자에 착상하는 능력도 우수하다. 충분한 햇볕을 쬔다면 불임증도 해소할 수 있다. 오랜 기간 아이를 기다려온 불임 부부의 경우엔 특별히 참고할 만한 내용이다.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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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사랑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p.182에 밑줄 친 ‘사랑은 타인을 통해 나를 발견하는 과정‘이라는 말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곰곰이 곱씹어 생각해볼만한 문장인듯 보였다.

또한 책에 직접적으로 나온 표현은 아니지만 사랑은 마치 불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사랑과 관련하여 처음에는 감정의 극한을 경험하다가도 서로의 진실에 대해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뜨거웠던 감정이 점점 사그라들고 공허해진다는 얘기를 전한다. 뭔가 문학작품 속의 기승전결과 유사한 흐름이라고 느껴졌고, 실제 현실에서도 그런 경우들이 많은듯 하다. 안 그런 경우가 간혹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거의 대부분의 경우 큰 흐름에서 벗어나지는 않는거 같다.

그리고 저자는 인간이 불완전한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사랑도 일정부분 균열이 있어 불안할 수 밖에 없음을 말하면서 이러한 것들을 견디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사랑을 배울 수 있지 않겠냐는 얘기도 덧붙인다. 이는 나를 포함한 많은 독자들에게 참된 사랑이라는 것은 결국 인내의 과정이 어쩔 수 없이 수반될 수 밖에 없는 것임을 깨닫게 해준다. 불안하고 불완전한 것을 견뎌내는 인내가 없이는 수박 겉핥기 정도의 얕은 사랑 밖에 할 수 없고, 소위 말하는 ‘찐‘사랑은 좀 더 차원이 높은 수준에 있는 것임을 머리만이 아닌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사랑관련 얘기 다음에 나오는 내용은 ‘오해와 이해‘에 대한 것이다. 저자는 p.200에서 오해와 이해가 한 끗 차이라는 말과 함께 p.203에서 김소연 시인의 에세이《마음사전》 속 한 구절을 인용하여 이해와 오해에 대해 명징하고 통찰력 있는 정의를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오늘 읽은 다른 어떤 부분보다도 인상적이었던 부분이었다. p.206에 밑줄친 ‘어쩌면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오해와 이해 두 가지 모두 필요한지도 모르겠다‘는 문장은 얼핏보면 말이 안되는 것 같지만, 앞의 문맥을 잘 짚어가며 읽다보면 너무나도 이해가 되는 말이었다. 간단히 핵심만 말하자면 이해라는 게 일종의 오해일 수도 있다는 것인데, p.203에 밑줄 친 문장들을 참조해서 읽어보시면 이해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사랑에도 종류가 있다는 걸 알고 계시나요? 학계에서는 여섯 가지 정도로 구분하는데 그중 세 가지를 일반적인 사랑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첫눈에 반하거나 연인의 신체적 매력에 끌리면서 사랑이 시작되는 에로스, 양보와 이해를 기반으로 희생을 통해 이루어가는 무조건적 사랑인 아가페,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고 그의 본래적 성품에 관심을 갖는 필리아입니다. - P178

가장 이상적인 사랑의 유형은 필리아로 알려져 있죠. 필리아는 상대방이 잘되기를 바라는 순수한 마음에서 비롯된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 P178

독일의 현대철학자 헤르만 슈미츠는 필리아를 ‘혼인으로 가정을 이룬 남녀의 친밀한 관계‘로도 정의했습니다. - P178

사랑이라는 감정이 사람을 한 단계 성숙시킨다면 그것은 상대의 부족함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고 바라볼 수 있을 때 가능한 것입니다. 그래야만 비로소 그를 통해 나의 초라함, 속 좁음, 치졸함, 이기적 욕망 같은 것들을 인식하면서 나의 가장 내밀한 부분을 담담하게 둘러볼 수 있습니다. - P180

사랑은 타인을 통해 나를 발견하는 과정입니다. 그렇기에 사랑이라는 감정은 상대방을 향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나 자신을 향하기도 합니다. - P182

"사랑이란 타인에게서 나의 모습을 보는 것, 그것이 나의 사랑의 시작이다." - P182

사랑의 본질이 ‘충만함‘일 거라는 짐작 - P182

사람은 누구나 결핍과 외로움을 느끼기 때문에 내 존재를 인정해 주는 누군가와 함께 할 때 충만함을 느낍니다. 그러니까 연애를 할 때 오가는 달콤한 말들은 모두 서로의 존재를 그 자체로 인정해 주는 언어들입니다. 그래서 부모님이 나에게 쏟는 절대적이고 무한한 사랑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연애를 통해서 우리는 더 큰 충만함을 느끼곤 하는 것이죠. - P182

상대방에게 나의 욕망을 투영해서 그를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바꾸려고 할 때 갈등은 시작됩니다. - P183

상대가 연인이나 가족처럼 정말 사랑하는 사람일 때 오히려 우리는 ‘내 기준‘을 강요합니다. 가까운 사이에서는 감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게만큼은 나의 존재감이 더 크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그만큼 나를 내세우고 강요하게 되는 것입니다. - P183

밖에서는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도록‘ 모든 것을 이성적으로 억누르며 지내지만, 집에 돌아오면 고삐가 풀린 듯 감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나의 존재감을 어필하려고 합니다. - P185

사랑을 오래 유지하려면 이런 아이러니를 이해하고 늘 조심해야 합니다. - P185

운명적인 사랑도 결국은 내가 노력해서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상대방을 향한 강렬한 끌림을 느끼고 거기에 운명이라는 서사를 부여해서 낭만화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상대방에게 익숙해지고 결국은 서로의 진실에 가까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진실에 다가가는 순간 모든 환상이 깨진다는 것이에요. - P185

알랭 드 보통의 소설《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도 남녀가 만나 서로 사랑에 빠진 후 강렬한 감정을 공유하는 절정의 시기를 지나, 어느새 시들해져 더 이상 서로를 운명이라고 느끼지 않는 권태와 이별에 이르는 단계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습니다. 다만 이 연애소설의 특별한 점은 연애라는 사건 속에 남녀의 심리를 철학적 사유와 함께 엮어내 ‘사랑에 관한 고찰‘을 담아냈다는 점입니다. - P186

사람은 어떤 것에든 익숙해질 수 있다. 한동안 나는 클로이가 나를 사랑한다는 기적을 심드렁하게 여기게 되었다. 그녀는 내 삶의 일상적인, 따라서 눈에 보이지 않는 특징이 되어버렸다. - P187

안타깝게도 사랑은 언제나 절정을 지나 권태로 향해 나아갑니다. - P187

저는 사랑이나 연애도 ‘그 시대에서 느끼는 감정의 합의‘라고 생각합니다. - P187

사랑이 보여주는 것은 결국 인간의 모습 그 자체니까요. 그래서 아름다운 사랑도 있지만 불완전하고 어딘가 일그러진 사랑도 있는 것입니다. - P188

영화 「클로저」에는 사랑의 단계가 선명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서로에게 ‘낯선 존재‘일 때는 관계가 잘 유지되다가 점점 ‘더 가까이(closer)‘ 다가가 진실에 가까워지면 관계는 흔들리고 깨어지죠.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사랑과 연애의 본질에 가장 가깝게 다가간 영화이기도 합니다. - P192

사랑에 빠진 연인들의 관계는 진실에 다가가면 갈수록 공허해집니다. 그래도 너무 슬퍼하지는 말길 바랍니다. 그 진실에 다가서기 전까지 연인들은 가장 복합적이면서도 순도 높은 감정의 상태에 빠지게 되니까요. 한없이 차오르는 충만함, 순간의 몰입감, 진정성, 고통과 환희...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감정의 극한을 경험합니다. - P193

하지만 강렬한 몰입감을 경험하고 싶어서 사랑을 좇는 사람들은 언제나 실망하거나 상처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 P193

사랑만으로 온전히 그리고 영원히 서로를 충족시켜 줄 수는 없습니다. - P193

모든 사랑의 얼굴에는 균열이 내재되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 P194

우리는 어쩌면 그 불안과 불길함을 견디는 과정에서 진정한 사랑을 배워나가는 게 아닐까요. - P194

우리는 결국 사랑 없이 살 수 없는 존재들이니까요. - P194

"자신이 얼마나 자주 타인을 오해하는가를 자각하고 있다면, 누구도 남들 앞에서 함부로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 P195

오해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제가 꼭 함께 소개하는 소설이 있습니다. 바로 프레드 울만의 소설《동급생》입니다. 이 소설에서 운명처럼 서로에게 끌렸던 두 소년 한스와 콘라딘의 관계가 소원해진 것도 다름 아닌 오해 때문입니다. - P197

진실이 항상 아름답지는 않잖아요. - P198

너는 내게 크나큰 영향을 미쳤어. 나에게 생각하는 법과 의심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고 의심을 통해 우리 주님과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를 찾는 법도 가르쳐 주었어. - P199

오해만 하는 사람들은 나만의 세계에 갇혀 다른 사람의 세계관을 이해하려 하지 않은 채 그저 틀렸다고만 말합니다. 그러나 콘라딘은 이 지점에서 정말 성숙한 사람이죠. 한스가 자신에게 ‘의심하는 법‘을 가르쳐줬다고 말하고 있으니까요. - P199

우리는 오해하는 대신 의심하는 법을 배울 줄 알아야 합니다. 늘 내가 틀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나의 세계도 의심할 줄 알아야 합니다. - P199

오해와 이해가 한 끗 차이라는 걸 - P200

일상생활 속의 수많은 인간관계는 오해를 주고받다가 결국은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P200

누군가를 섣불리 오해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일단 그 사람의 근본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겠죠. - P201

어떤 사람을 오해할 일이 생겼을 때 ‘그 사람이 그런 말을 했을 리가 없어. 뭔가 이유가 있을 거야‘라고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을 정도의 믿음을 갖고 있다면 오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 P201

상처가 크면 그만큼 오해도 커지기 마련 - P201

오해의 악순환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우선 자존감부터 높여야 합니다. - P201

자존감과 자존심은 엄연히 다릅니다. 자존심은 타인에게 굽히지 아니하고 품위를 스스로 지키는 마음이지만, 자존감은 자기 자신을 그 자체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감정을 의미합니다. - P201

타이밍과 소통도 중요합니다. 한스와 콘라딘이 서로를 오해하던 시기에 만약 계속 함께할 수 있었다면 오해의 골이 그렇게까지 깊어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따라서 관계를 지키려면 단절을 경계해야 합니다. - P202

소통하지 않은채 서로의 마음을 미루어 짐작한다면 우리는 서로를 영영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사람에 대한 믿음도 끊임없이 소통하는 과정에서 생기기 마련이잖아요. - P202

서로를 오해하지 않으려는 처절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상대를 오해하거나 상대로부터 오해를 받습니다. 그럴 때는 조금 쿨하게 대처해도 좋을 것 같아요. 나의 진심과 배려가 상대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받았을 때 이렇게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이건 어디까지나 당신의 문제이고, 당신은 나를 비난할 권리가 없어.‘ - P202

‘이해‘란 가장 잘한 오해이고, ‘오해‘란 가장 적나라한 이해다. - P203

"너는 나를 이해하는구나"라는 말은 내가 원하는 내 모습으로 나를 잘 오해해준다는 뜻이며, "너는 나를 오해하는구나"라는 말은 내가 보여주지 않고자 했던 내 속을 어떻게 그렇게 꿰뚫어 보았느냐 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 P203

이 글을 찬찬히 곱씹어 보면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이 오히려 상대가 보여주고 싶은 부분만을 골라 봤다는 의미가 됩니다. 단편적인 부분만 알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죠. - P203

우리는 언제나 오해보다는 이해를 받고 싶어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 마음은 곧 내가 상대에게 보여주고 싶은 좋은 부분만 그들이 보고 이해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기도 합니다.  - P203

내가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을 그들이 목격했을 때 그것을 오해라고 단정 짓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어쩌면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오해와 이해 두 가지 모두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 P206

멀어지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를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는 일도 가치 있습니다. 혹시나 내가 저 사람에게 뭔가 상처를 준 것은 아닐까 고민해 보고 그래도 답을 찾지 못했을 때는 용기를 내서 직접 물어보세요. 잃고 싶지 않은 누군가가 곁에 있다는 건 참으로 행복한 일이니까요. - P206

상대를 이해하는 일은 당신에게도 나쁠 게 전혀 없습니다. 평생 콘라딘을 오해하며 살았던 한스의 삶이 행복했을 리 없는 것처럼요. - P207

누군가를 오해한다는 건 어쩌면 오해받는 일보다 더 힘겨운 일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당신을 오해하고 있을 누군가를 가엾게 여기고, 한편으로 당신이 오해하고 있는 그 사람에 대해서도 언젠가 한 치의 미심쩍음도 남기지 않고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P208

믿음을 통해서든, 자존감을 통해서든, 타이밍과 소통을 통해서든 모쪼록 그 방향이 부디 마음 편해지는 쪽이길 소망합니다. -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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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바오가 조금씩 자라나고 성장하는 과정을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지켜볼 수 있었다. 푸바오가 사람은 아니지만, 어린 아이같은 기분이 드는 건 비단 나만의 느낌만은 아닐 것이다. 또한 사진 속에 나온 푸바오의 모습들을 보다보면 눈동자가 아주 초롱초롱하고 똘망똘망해서 푸바오의 친부모인 아이바오와 러바오외의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도 사랑받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아이들처럼 장난기도 많고 표정도 해맑으니 어찌 사랑스럽지 않을 수 있을까 싶다.

책을 보다보면 푸바오 할부지로 유명하신 강철원 사육사님이 푸바오를 안고 있는 사진이 나오는데 진짜 인형처럼 귀엽다는 느낌이 ‘아 이런거구나‘ 싶을만큼 아름다운 장면도 볼 수 있어서 한동안 잊고 있었던 동심이 되살아나는 듯한 느낌도 받았다.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순간이었다.

제발 엄마랑 할부지 말 좀 들어라. 이 장난꾸러기야! - P35

푸바오가 197g으로 태어났다는 사실을 잊을 때가 있습니다. 두 손위에 넉넉히 올라가던 작디작은 아기 판다가 어느덧 70kg이라니요? 이제는 할부지도 엄마도 푸바오를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푸바오의 장난기와 귀여움은 할부지의 심장을 요동치게 만들지요. - P41

어리광 부리고 싶을 때 이 할부지를 찾으렴.
꼭 안아 줄게!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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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로스쿨러 2024-05-02 0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다의 발톱이라는 책 읽고부터는 얘가 무서워요.
 

지난번 포스팅에 이어 결과보다는 과정 그 자체에 충실하라는 저자의 조언이 이어진다. 지난 포스팅에서 욕망에 대한 얘기가 나왔었는데, 욕망의 정점에 선 순간의 허망함과 몰락에 대비하기 위해서 우리들이 가져야할 바람직한 태도는 바로 과정 자체에 충실하는 것임을 저자는 강조했었다. 그에 대한 얘기들이 이어진다.

뒤이어 소개되는 글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노인과 바다》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적은 것이다. 처음엔 이 작품에 나왔던 유명한 문구를 인용하며 시작한다.
저자는 이 소설 속 노인의 삶의 태도를 우리 모두가 가지고 살았으면 하는 바램을 드러낸다. 어떤 일을 하든간에 소설 속 노인이 그랬듯 결과를 떠나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태도 그 자체만으로도 앞으로의 험난한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정말로 중요한 것임을 저자는 역설한다.

이어서 저자는 죽음과 애도에 관한 문학작품으로 알베르 카뮈의《이방인》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 작품의 핵심 내용에 대해 간단히 얘기한 뒤 참된 애도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을 논한다. 중요한 것은 충분히 마음 깊이 애도함과 동시에 그 과정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 인생길에 꼭 필요한 가치들을 마음 속에 되새기는 거라고 저자는 말한다.

개인적으로는 참된 애도에 대해 이 정도 수준까지는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반성하는 마음과 더불어 이제부터라도 애도할 일이 생길 경우 저자가 이 책에서 얘기했던 것들을 몸소 실천할 수 있도록 내면의 깊이를 키워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뭔가 가치있는 중요한 것을 배운듯한 느낌이 든다.


오늘 포스팅의 마지막에는 휴식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사람들마다 휴식에 대한 정의가 제각각일 수 있겠으나 저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머리를 비우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휴식이라 말한다. 이 부분을 보면서 과연 나는 내 몸과 마음에 대해 저자가 말한 의미의 진정한 휴식을 줬는지 돌아보게 되는 시간을 잠시 가졌다. 아이러니하게도 휴식을 한다면서 몸과 마음을 혹여나 더 피곤하게 만들지는 않았는지 나 자신에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휴식은 진짜 말그대로 휴식 그 자체여야지 그이상도 그이하도 되어서는 안된다.

무언가 완벽한 대상이 있고, 그곳에 다다르면 모든 게 완성되리라는 환상에서 벗어나면 새로운 삶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 P131

힘겹게 다다른 곳 자체를 목적으로 두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의 관계와 배움에 가치를 둔다면, 우리에게도 정점의 허망함을 이겨내고 또 다른 불빛을 찾아나설 힘이 생기지 않을까요. - P131

"하지만 인간은 패배하도록 창조된 게 아니야." 그가 말했다. "인간은 파멸당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패배할 수는 없어." - P131

어쩌면 노인에게는 대어를 잡는 것보다 매일 바다로 나가는 것 자체가 삶의 목표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 P132

노인은 결코 몰락하지 않습니다. 더 큰 물고기를 잡고야 말겠다는 욕망은 분명했지만 그것만이 삶의 목적은 아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해요. 오늘은 허망함을 느낄지언정 내일 또다시 물고기를 잡으러 가는 것. 노인의 삶이 바로 인간의 삶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 P133

인간은 누구나 망망대해에 홀로 선 고독한 존재입니다. 처음부터 그럴듯한 인생의 목표를 설정해 두고 달려가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다람쥐 쳇바퀴 돌듯 평범한 삶을 살면서 하나씩 목표를 만들어가니까요. - P133

꿈꾸기를 멈춰서는 안 됩니다. 실패하더라도 치열하게 욕망했던 삶의 태도는 우리 마음에 새겨지기 때문입니다. 그 태도와 경험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큰 자양분이 됩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했던 모든 시간이 쌓여서 또 다른 꿈을 꾸게 해주는 거죠. 망망대해에 우뚝 선 노인처럼요. - P136

내게 주어진 생을 가장 나답게 살아낸다면, 그 과정을 즐기고 그때 얻은 교훈을 몸에 새긴다면 결과에 상관없이 우리는 결코 패배자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P136

시험에서 떨어진 학생들도 그 시간을 그저 낭비한 것이 아닙니다. 수험생들 중에는 여러 이유로 공부를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어떤 일을 하든, 어떤 사람을 만나든, 어떤 고난에 직면하든 한때 자신과 치열하게 싸워봤던 삶의 태도는 그것을 헤쳐나가고 버틸힘이 되어줍니다. 지식은 휘발될 수 있지만 삶의 태도와 지혜는몸과 마음에 각인되기 때문이지요. - P136

우리 생에서 쓸모없는 시간은 없습니다. 쓸모없는 욕망이 없듯이요. - P136

꿈을 이룬 사람들에게는 예외 없이 허무가 찾아올 것입니다. 뭐든 멀리서 바라볼 때는 아름답지만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잖아요. - P136

선과 악 그리고 아름다움과 추함이 섞여 있는 게 인생입니다. - P137

경쟁에서 이기고 성공하는 것을 꿈꾸는 이들이 많지만 막상 그 목표를 이루고 나면 오히려 허망함을 느낄 때가 많아요. 내가 추구하는 모든 것, 그 흔들리는 빛이 절대적으로 아름답지는 않습니다. 무언가를 성취해 내고 이루었을 때의 기쁨은 아주 잠시, 아니 찰나에 불과합니다. - P137

그보다 오래 기억에 남아 우리 삶을 지탱해 주는 것은 높은 점수를 받기위해 밤을 새우며 공부하고, 목표한 성과를 이루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 시간의 기억이 아닐까요. - P137

한밤중에 상어 놈들이 다시 공격해 오면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할 작정이냐고?
"놈들과 싸우는 거지. 죽을 때까지 싸울 거야." 그가 말했다. - P137

살아 있는 모든 존재는 누구나 고독한 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 P137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면서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 살아나가면 무너지지 않고 계속 욕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이 내일도 무너지지 않고 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향할수 있기를 바랍니다. - P138

가난은 멀리서 지켜보는 사람에게는 성공이라는 신화를 쓰기 위한 극복과 극기의 과정이겠지만, 그 가운데에 있는사람에게는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다는 아득함과 절망감만 안겨줄 뿐입니다. 변화와 발전의 서사가 아니라 아무리 애를 써도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는 절망감과 무기력의 서사, 정지와 멈춤의 서사입니다. - P142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삶의 태도를 갖고 있습니다. 부정적인 사람, 긍정적인 사람, 때로는 삶이나 죽음을 달관하는 사람,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는 사람 등 제각기 다른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죠. - P144

알베르 카뮈의《이방인》은 죽음과 애도를 주제로 삼온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이 소설은 어머니의 죽음을 슬퍼하지 않은 것이 빌미가 되어 죽음에까지 이른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죠. - P144

사회가 원하는 슬픔의 모습이 아니었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를 단죄할 수 있을까요? - P145

좋은 이별과 좋은 애도란 무엇일까요. 이별로 인한 슬픔이 닥쳤을 때 가장 좋은 애도의 방식은 영원히 슬픔에 잠기는 것이 아니라 그와의 추억을 오래도록 간직하는게 아닐까요. - P146

충분히 기억하고 애도하는 과정에서 우리에겐 또 다른 만남과 생을 이어나갈 힘이 생깁니다. - P146

특히 비극적인 사건이나 역사적 상흔을 남긴 일일수록 그 모든 과정과 감정을 더욱더 또렷하게 기억해서 그때의 비극과 아픔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각자의 삶에 녹여내면 좋겠습니다. - P147

가장 중요한 것은 외면하지 않고 직시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가슴 아프다‘는 이유로 슬픔을 억누르거나 외면하지만, 끊임없이 슬픔을 상기하고 기록할 때 애도는 힘을 발휘합니다. - P147

저는 비극이 갖는 공동체적 효용 역시 분명 존재한다고 믿습니다. 다 함께 슬픔을 기억하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지켜왔던 가치, 그리고 앞으로 지켜야 할 가치를 되짚으면서 더 나은 사회와 미래를 열어나갈 힘을 키울 수 있으니까요. - P147

왜 우리는 슬픔이나 이별을 오래도록 기억하려 들지 않을까요? 아마도 부재하는 자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는 순간 살아남은 자의 죄책감이 느껴지기 때문일겁니다. - P147

양심. 그래요, 양심.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그겁니다. - P148

상처는 늘 흉터를 남깁니다. 그런데 때로는 우리 삶이 계속되는 한 잊지 말아야 할 상흔도 있습니다. 자신이 어떤 상처를 입었는지, 어떤 고통을 겪었는지 상기하며 살 필요도 있지요. 그것은 삶의 새로운 가치가 되기도 합니다. - P149

어떤 고통을 겪든 결국엔 살아남아 생을 이어가야 한다 - P149

우리는 누구나 ‘그러나저러나의 인생‘을 살고 있다는걸 깨닫게 되면 허무에서 헤어나 다시 살아나갈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인생의 공허감이 일상을 지배하고 삶의 목적이 사라져 의미가 상실되었을 때도, 모든 걸 내려놓을게 아니라 그것 역시 삶이라고 받아들이는 용기가 필요하죠. - P152

살다 보면 인생의 시계가 멈춘 것 같은 시기도 있습니다. 모든 인생이 매 순간 충만할 수는 없고 늘 활기찰 수도 없잖아요. 언젠가는 이 시간 또한 지나가고, 견뎌낸 시간만큼 다음 삶을 살기 위한 걸음을 뗄 용기와 힘을 줄 거라고 믿어야겠죠. - P152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 - P153

품격 있는 죽음을 위해 일생에 걸쳐 자존감을 높여나가는 것이 어쩌면 삶의 이유일 수도 있겠다 - P154

영혼이 허기질 때 읽으면 좋을 만한 소설을 하나 소개하고 싶습니다. 포리스트 카터의 자전적 소설인《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입니다. - P157

나만의 휴식 시간을 갖는다는 건 한편으로 나 혼자 깊은 생각에 잠기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죠. - P158

할머니는 사람들은 누구나 두 개의 마음을 갖고 있다고 하셨다. 하나의 마음은 몸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을 꾸려가는 마음이다. (...) 이런 것들과 전혀 관계없는 또 다른마음이 있다. 할머니는 이 마음을 영혼의 마음이라고 부르셨다. - P159

영혼의 마음은 근육과 비슷해서 쓰면 쓸수록 더 커지고 강해진다. 마음을 더 크고 튼튼하게 가꿀수 있는 비결은 오직 한 가지, 상대를 이해하는 데 마음을 쓰는 것뿐이다. - P159

"뭔가를 잃어버렸을 때는 녹초가 될 정도로 지치는 게 좋아." - P161

운동뿐만 아니라 예술 활동처럼 몰입이 가능한 일상의 루틴을 만들어보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 P164

사람들이 힘들게 무언가를 해냈을 때 성취감뿐만 아니라 편안한 안도감을 느끼는 것도 이 몰입감 때문이라고 합니다. - P164

제 경험을 돌이켜 봐도 진정한 휴식은 편안히 누워 뒹굴거릴 때가 아니라 무언가에 진심으로 몰입해서 시간도 공간도 잊어버렸을 때 얻어지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물론 몰입하는 대상이 특별한 목적 없이 내가 원하는 것이어야만 가능한 일이죠. - P164

지긋지긋한 현실로부터의 도피가 아닌 진심 어린 몰입이라는 휴식은 우리를 안전하게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해주는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 P164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의 ‘작은 나무‘가 할머니와 할아버지라는 존재 자체에서 휴식을 느끼듯이, 우리도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공감해주는 존재에게서 따스한 휴식을 경험합니다. - P165

저를 있는 그대로 오롯이 인정해 주고 공감해 주는 친구들은 존재 자체로 저의 휴식처가 되어줍니다. - P165

긴 시간을 낼 수 없을 때는 익숙한 혼자만의 공간에 들어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도 보내보라 - P168

나의 존재감을 오롯이 드러낼 수 있는 물질적인 공간이라도 마련해 보면 어떨까요? 그 공간이 꼭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남들이 보기에 초라해도 상관없어요. 정말 작은 공간이라도 상관없고요. 오로지 나만의 취향으로 꾸며진 공간에서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편히 쉴 수 있다면
‘나만의 독립된 공간‘은 그 자체로 휴식처가 되어줄 것입니다. - P169

편안하고 조용한 나만의 공간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머리를 비우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휴식 아닐까요? - P170

진짜 휴식하려면 본능적인 부분부터 행복감을 느껴야 해요. 쉬고 싶다면 ‘배는 채우고 머리는 비우세요‘. 아, 물론 조금은 원초적이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 P170

모두가 이런 무위(無)의 시간과 적막의 순간을 좋아하죠. 우두커니 앉아서 복잡한 머릿속을 완전히 비우고 멍해지는 시간을요. -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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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 - 잃어버린 도시
위화 지음, 문현선 옮김 / 푸른숲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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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앞부분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세상에는 알고 싶어도 알 수 없고, 찾고 싶어도 찾을 수 없는 일이 너무도 많지요. 그럴 때 우리는 상상 속에서 찾고 추측하고 조각을 맞춥니다.]

이 책에 수많은 문장이 나오지만 이 문장만큼 이 소설을 잘 나타낸 문장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100자평에도 간단하게나마 써놓았지만,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작가가 설정해 놓은 소설의 구조가 참 신박하게 느껴졌다. 이 소설엔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크게 대표적인 두 인물로 린샹푸와 샤오메이를 들 수 있는데, 앞에서는 린샹푸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서술되어 있고, 뒤에서는 샤오메이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서술되어 있다.

내가 예전에 읽었던 책 중에 욘 포세 작가의 《보트하우스》라는 작품이 있었는데, 그 작품을 보면 두 사람이 동일한 사건에 대해 각자 자기의 시선에 따라 다르게 생각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원청'의 소설 구조도 이와 완전히 동일하진 않지만 두 사람이 함께 겪었던 일들에 대해 두 사람의 생각을 대비시키며 읽어볼 수 있었기 때문에 좀 더 입체적인 감상이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이 소설을 쭉 읽다보면 두 사람이 겪었던 일들이 시점적으로 불일치되는 부분들이 있는데, 이는 작가가 의도적으로 독자의 호기심을 뒷부분까지 유지하기 위한 장치였던 것 같다. 앞의 린샹푸의 관점에서 물음표나 빈칸으로 남겨져 있던 부분들이 뒤에 나오는 샤오메이의 관점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에서 그 궁금증이 어느정도 해결되는 것을 보며 저자의 이야기 전개 방식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장편의 소설임에도 지루하지 않았고 긴장감을 유지하며 읽어나갈 수 있었다.

이 소설에는 일일이 세는 것이 힘들만큼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위에서 언급한 린샹푸와 샤오메이를 비롯해 아창, 천융량, 리메이롄, 구이민 등이 핵심 인물이고 악당으로 등장하는 장도끼를 비롯한 토비들, 핵심 인물들의 수많은 자녀들 등 정말 다양한 캐릭터들이 나온다. 물론 이 작품의 가장 핵심은 린샹푸와 샤오메이 두 사람이기에 이 두 사람을 중심으로 작품을 읽어나가는 걸 추천드린다.

내 경우 처음 읽을 때는 등장인물의 관계도 같은 걸 일일이 따져보지 않고 그냥 쭉쭉 읽어나갔는데, 리뷰를 쓰기위해 밑줄쳤던 문장들을 다시금 읽어보면서 인물들간의 관계도가 어느정도 체계적으로 정리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처음부터 너무 세세한 관계도에 연연하며 읽다보면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기에 노파심에 적어봤다. 물론 한 번에 인물들간의 관계도가 다 이해된다면 감사할 일이다.

이외에도 이 작품을 읽다보면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뼈있는 문장들도 볼 수 있다.

몇 가지 문장만 간단하게 인용해보면,

[천만금의 재산을 가진 것보다 얄팍하더라도 기술을 가진게 낫지, (중략) 재산은 아무리 많아도 탕진할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든 기술은 탕진될 리 없었다]

[그는 당나귀를 토닥이며 슬픈듯이 말했다. 항상 내 곁에 있는 건 너 뿐이구나]

뭐 이런 문장들이다. 리뷰 쓴다고 밑줄 쳤던 문장을 다시 읽어보다가 와닿는 문구들을 적어 봤다.

소설의 구조, 등장인물들, 뼈있는 문장 등을 주저리주저리 적어봤다. 또한 여기 자세히 적지는 못했지만 소설 속에 나오는 이야기들에서 내 나름대로 교훈적인 메시지들도 느껴볼 수 있었다.

샤오메이의 도둑질과 아창의 거짓말을 보면서 사람이란 믿을 수 없는 존재라는 것, 린샹푸가 원청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사람들의 말투나 여러가지 단서에 기반해 시진으로 향하는 모습에서 다른 사람들에게서 정보를 얻더라도 결국 최종 결정은 자기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해야 한다는 것, 묘령의 여인이 구퉁녠을 외국에 일꾼으로 팔아버리는 장면과 토비들의 만행을 보면서 시대를 불문하고 사람들은 결국 돈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 등 소설 속에 나오는 이야기들로부터 추출한 교훈들이 비단 그 시대에 국한되지 않고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에도 예외없이 적용될 수 있는 것을 보며 문학의 힘이 이런 교훈을 주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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