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를 ‘골딜록스 층위Goldilocks layer‘라 부를 수도 있겠다. 이는 변화에 영향을 주려고 노력하는 기준에서 볼 때 딱 알맞은 것*을 가리킨다. 이 층위의 자아는 달성하기 힘든 핵심가치에서 충분히 멀어져 있어서, 제대로 압박을 가하면 변화에 순응할지도 모른다. 이런 신조가 움직이면 그것을 따라 다른 변화도 급류처럼 밀려올 수 있을 것이다.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은, 너무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상태. 영국의 전래동화 《골딜록스와 곰 세 마리》에서, 곰이 끓여둔 수프 세 그릇 중에서 차지도, 뜨겁지도 않게 적당한 것을 먹었다는 데서 나온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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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부분에선 ‘아이디어 생산 5단계‘라고 하는 p.213부터 나오는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외국어 공부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하루에 영단어를 10개씩외우고, 꾸준히 회화 연습을 하더라도 처음 얼마간은 실력이 급속하게 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게 오랜 기간 영어 공부를 하고나면 어떤 새로운 표현을 배웠을 때, 단순히 표현 하나를 더 익힌 것에서 머무르지 않는다. 그 새로운 표현을 기존에 알고 있던 표현들과 또 지금까지 배운 원어민의 사고방식, 그리고 사회 문화적 배경에 비추어 봄으로써 다섯 가지, 열 가지 사실을 추론해낼 수 있다. 이처럼 외국어 학습은 달리보다는 복리의 원칙이 적용되는 분야이다. 그러니 시험에서 생각처럼 영어 점수가 나오지 않자 답답함을 느끼고 ‘난 영어에 소질이 없나 봐‘라는 성급한 결론을 내리며 영어를 놓아버린 사람과 장기간에 걸쳐 포기하지 않고 조금씩이라도 공부를 지속한 사람과의 실력 차이는 그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급속도로 벌어지게 된다. 초기에 성과가 잘 나오지 않는 답답한 기간을 견디고 나면 눈덩이가 크게 불어나는 것처럼 급속하게 성장하는 시기가 찾아온다는 것을 직접 체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 P204

복리의 원리만큼은 전문가가 수치와 그래프를 가지고 아무리 설명을 해도 몸소 경험을 해보지 못하면 어떻게 그런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납득하지 못한다. 수많은 금융 전문가들이 월급에서 조금씩만 떼어 투자해서 복리로 장기간 굴리면 여유로운 노후를 보낼 수 있다고 말하지만, 그 원리를 이해하지 못해 단기간에 두세 배의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위험천만한 투자상품에 전 재산을 털어넣는 사람들이 수도 없이 많다. - P204

1년에 100만 원, 즉 한 달에 8만 원 남짓의 돈을 복리 5퍼센트로 쌓고 굴린다면 40년 후에는 1억이 훨씬 넘는 돈이 된다. 이는 돈을 빠르게 몇 배로 불리겠다며 위험한 테마주나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코인에 투자하는 것보다 훨씬 더 승률이 높고 보상도 큰 투자 방식이다. 자기 계발에도 투자와 똑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작은 노력을 복리로 쌓는 게임을 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았을 때 인생에서 훨씬 더 유리하다. - P204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눈덩이를 굴리려면 먼저 아주 작은 눈뭉치를 만들어야 한다. 노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00만 원을 뻥튀기해서 1000만 원을 만드는 것보다, 한 달에 8만 원씩 차곡차곡 모으고 굴리는 것이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더 효과적인 것처럼 말이다. - P205

노력도 마찬가지이다. 영어 공부를 하기로 다짐한 뒤 며칠 안에 참고서 한 권을 다 끝내겠다고 마음먹는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의욕이 고갈되어 금세 영어 공부를 놓아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2페이지만 공부해야지‘라고 마음먹고 책상에 앉으면 심적인 부담이 덜할뿐더러, 일단 시작을 하고보면 속도가 붙어 처음에 목표로 했던 것보다 더 많은 양을 끝마치게 되는 일이 많다. - P205

나도 이 책을 집필하면서 ‘오늘은 휴일이니까 글을 많이 써야지‘라고 생각한 날보다 ‘오늘은 피곤하니까 딱 세 줄만 써야겠다‘라고 마음먹은 날이 훨씬 더 글이 순조롭게 잘 써지는 경험을 했다. 전자의 경우에는 글을 쓰기도 전에 부담을 느껴 ‘아, 귀찮고 하기 싫다‘라는 기분에 사로잡히게 되고 쉽게 글쓰기를 미루었다. 하지만 딱 세 줄만 써야겠다고 마음먹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쓰다 보면 어느새 1000자, 2000자씩 술술 써지곤 했다. - P205

우리의 뇌는 신체의 어느 부분보다도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동시에 쉽게 지치는 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하루 종일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하고 난 뒤 이미 지쳐 있는 뇌는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서 머리를 활발하게 사용하는 일을 거부하게 된다. 독서나 공부와 같은 본격적인 활동은 부담스러워하지만 트위터의 짧은 글은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에 놓이는 것이다. - P206

2시간짜리 영화를 보는 것이 부담스러워 20분짜리 시트콤을 틀었더니 연달아 보다가 서너 시간 이상 시청하고 말았던 경험이 다들 있을 것이다. 역으로 ‘오늘은 꼭 대청소를 해야지‘라고 마음먹으면 하기 싫은 마음에 청소를 한참 미루게 되지만, ‘오늘은 물티슈로 거실 바닥을 조금만 닦아야지‘라고 생각하고 시작하면 어느새 거실이 전부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곤 한다. - P206

이렇게 ‘오늘은 하루 종일 집중해서 열심히 공부를 해야지‘라고 다짐을 했다면 그것을 실행할 여력이 없는 우리의 뇌는 시작도 하기 전에 필사적으로 반발을 하게 되고, 여기에 의지력까지 모자라면 자꾸만 일을 미루게 되고 포기하게 된다. 의지력을 있는 대로 끌어모아 공부를 마쳤다고 해도, 그다음 날에 또 똑같이 하려고 한다면 우리의 몸과 마음은 더욱 피로감을 느낄 것이다. 우리가 쓸 수 있는 에너지보다 억지로 더 많은 양을 소비하고 그 마이너스 에너지가 장기간 누적된다면 번아웃 증후군에 빠지기 쉽다. 관리와 계획 없이 행하는 무조건적인 노력은 답이 될 수 없다. - P207

실행 계획을 세울 때에는 내가 하루에 마칠 수 있는 일의 분랑을 과대평가하지 말고, 아주 작은 단위로 일을 쪼개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중요한 것은 한달음에 모든 것을 해치워버리는 것이 아니라, 작게 시작해서 오랜 기간 꾸준히 임하는 것이다. 그렇게 한 번이라도 복리의 마법을 체감하게 되면, 어떤 일에 임하든 간에 작게 시작해도 끈질기게 실천을 지속하며 훌륭한 성과를 이끌어내는 ‘성공 체질‘을 가진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다. - P207

작게 시작하는 것을 권하는 또 다른 이유는 많은 성공을 체험하는 것이 자신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새해 다짐을 지금껏 단 한 번도 끝까지 지켜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새해 다짐은 으레 실패한다고 믿게 된다. 이런 경험이 반복된다면 점점 자신감을 잃고 ‘나는 뭘해도 안 돼‘ 같은 왜곡된 생각에 빠져들고 만다. - P207

돈을 모으지 못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은 돈을 모으는 데에서 오는 성취의 기쁨을 체험해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언제까지 얼마를 모아야지‘라는 목표와 계획을 가지고 돈 모으기를 실천에 옮겨 목표 금액을 달성하고 나면 더없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고, 또 다음번에는 더 많은 액수를 모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긴다. - P208

하지만 돈을 모아야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목표로 삼아야 하는 금액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 없는 사람들은 ‘은퇴 자금으로 6억이 필요하다고? 그런 큰돈을 어떻게 모아‘라며 지레 겁을 먹는다. 그리고 ‘어차피 난 틀렸으니 지금 열심히 쓰고 행복하자‘라고 합리화하며 계획 없이 소비하는 라이프스타일에 안주하게 된다. - P208

갑자기 억대의 은퇴 자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그 돈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막막하여 돈을 모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일단 1000만 원만 모아보자고 생각하면 큰 부담은 아니다. 1000 만원 모으기를 달성하고 나면 돈을 모으는 것의 기쁨과 재미를 알게 되고, 이번에는 2000만 원을 모아보자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차곡차곡 목표의 크기를 키워나가면서 매 단계에서 얻올 수 있는 성공을 체험하게 된다면 누구나 은퇴 자금을 스스로 마련할 수 있다. 목표 금액을 정하고 기간을 정해 한 달에 모아야 하는 구체적인 금액을 계산해보면, 의외로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 P208

이 원리는 모든 영역에 적용된다. 1년 내내 매일매일 5킬로미터씩 달리기를 하겠다고 생각하면 심적 부담이 커지고, 도중에 실패할 확률도 크다. 일단 일주일 동안만 밖에 나가서 20분간 산책을 하는 것을 단기적인 핵심 결과로 삼고, 그것을 달성했다면 다음 단계의 계획을 세워보자. 이번에는 ‘한 달 동안에 15번 달리기‘와 같이 그 규모를 조정하고, 성공했다면 그다음에는 두 달짜리 계획을 세워보자. 이렇게 여러 번에 걸쳐 내가 수립한 핵심결과의 수치를 달성하는 성공 체험을 쌓아가면 점차 더욱 큰 성취로 뻗어나갈 수 있다. - P209

우리가 게임을 할 때에도 레벨 1에서 레벨 2로 업그레이드는 순간 스스로 진보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자부심은 다음 단계로 달려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우리의 뇌는 이러한 짜릿함을 더 자주 많이 느끼고 싶어 앞으로도 계속해서 보상을 받는 행동을 장려한다. 자기 계발도 마찬가지이다. 목표는 크고 원대하게 가지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잘게 쪼개서 작은 단위부터 정복해나가자. 작은 성취에서 오는 기쁨이 우리를 더 큰 성공으로 이끌어갈 것이며, 시간이 흐를수록 그 성공의 폭은 급속히 커질 것이다. - P209

개인의 삶에서 OKR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먼저 좋은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나의 사명이 무엇인지 고민할 때, 적절한 핵심 결과를 설정할 때,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수단과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 과거의 성과를 돌아보고 다음번에는 어떻게 하면 더잘할 수 있을지 생각할 때 등등 다양한 국면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불러오는 사고력은 계획을 실천하는 데에도, 개인이 성장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 P210

아르키메데스가 "유레카!"를 외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이미 밤낮으로 왕관이 순금으로 만들어졌는지를 검증할 방법을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는 목욕탕에 몸을 담그기 전에 수도 없이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실험을 하고 실패를 거듭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렇게 뒤에 숨겨진 성실한 노력보다는 "유레카!"에 주목한다. - P211

뉴턴이 설사 사과를 맞고 깨달았다 한들 밤낮으로 물리 법칙에 대해서 생각하고 고민하고 있었기 때문에 만유인력을 떠올릴 수 있었던 것이지, 평소에 무관심했다가 마법처럼 떠올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 P212

우리에게는 아이디어를 의식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발상이 낯설다. 그래서 회사에서 아이디어를 생각해 오라고 할 때마다 ‘아무 생각도 없는데 어쩌지‘ 같은 생각을 하면서 흰 종이와 연필을 앞에 두고 멍하니 앉아, 영감이 기적과 같이 찾아오기만을 바라곤 한다. 하지만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 또한 생산법을 익히고 훈련을 거듭하면 충분히 키울 수 있는 능력이다. - P212

20세기 초 미국의 광고계에서 전설적인 업적을 남긴 제임스 웹 영은 저서 <아이디어 생산법>에서 아이디어를 만들기 위한 순서로 자료 수집하기, 정신적으로 소화하기, 휴식하기, 아이디어 얻기, 아이디어 검증하기로 이루어진 5단계를 제시했다. - P213

첫 단계는 탐구하고 싶은 주제와 직결된 지식, 그리고 별로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일반적인 지식을 다양하게 수집하는 것이다. 언뜻 생각할 때 아이디어를 짜내기에 앞서 자료를 수집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말처럼 들린다. 하지만 현장에서 자료를 찾고 수집하는 과정은 쉽게 과소평가된다. - P213

많은 이들이 좋은 아이디어를 만들기 위한 첫 단계인 자료 수집을 건너뛰고 영감이 벼락처럼 우리에게 꽂히는 요행을 바란다. 하지만 좋은 재료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야 이들이 서로 결합하여 좋은 아이디어를 낳는 법이다. - P213

다음 단계는 수집한 자료를 꼭꼭 씹어 먹는 정신적 소화의 단계이다. 모아둔 원재료를 하나하나 꼼꼼히 보고 읽고, 재료 간의 관계에 대해서 골똘히 생각해보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 작은 아이디어들이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는데, 잘 적어두면 나중에 더욱 발전한 형태의 아이디어가 되어 떠오르기도 한다. - P213

세 번째 단계는 휴식이다. 아이디어를 짜내는 것을 멈추고 갑자기 휴식을 취하는 이유는 "고민하는 문제를 의식으로부터 몰아내고 무의식의 창의적 과정을 자극"하기 위해서이다. - P213

휴식이 좋은 아이디어를 불러온다는 생각은 직관적으로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 특히 한국 문화에는 무엇을 하든 쉬지 않고 헌신하며 노력할 때 성공에 가까워진다고 믿는 경향이 여전히 있다.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리기 위해 회사에서 나와 산책이라도 하려 든다면 많은 상사들이 ‘쟤는 왜 하라는 일은 안 하고 놀고 있을까?‘ 라고 생각하며 노골적으로 못마땅해할 것이다. - P214

하지만 좋은 아이디어는 우리가 예상치도 못했던 순간에 찾아온다. 산책 중에, 샤워를 하고 있을 때, 가만히 누워 있을 때 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오르곤 하는 것은 우리가 정신적 소화 과정에서 꼭꼭 씹어 먹은 아이디어의 재료들을 무의식이 이어받아 열심히 처리했기 때문이다. 아르키메데스가 자신의 작업실이 아닌 목욕탕에서 유레카를 외쳤던 것도 같은 원리일 것이다. - P214

머릿속의 파편화된 정보가 자연히 결합하여 좋은 아이디어가 되어 떠오를 수 있도록 무의식이 일할 수 있게 충분한 휴식의 시간을 갖자. 운동이나 명상하기, 음악 듣기, 퍼즐 맞추기를 비롯한 머리를 비울 수 있는 활동은 무의식에 좋은 자극을 가져다준다. -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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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젊어지는 기적의 눈 건강법 - 백년 쓰는 눈 만드는 내 눈 사용 설명서
주천기 지음 / 비타북스 / 2017년 8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도서관에서 다른 책을 찾아보던 중에 우연히 발견하게 되어 읽게 된 책이다. 때마침 완독했던 판타지 소설인 '기적의 민간요법 치료사'라는 책을 읽고나서 건강정보에 대한 관심이 한층 높아져 있던 찰나에 읽게 되어 개인적으로 더 동기부여가 되었던 것 같다.

본인은 예전에 눈이 충혈되어 흰자위가 빨갛게 된 적도 있었고, 안구건조증 증상같이 눈이 뻑뻑해져서 안과에 몇 번 가서 진단을 받았던 적도 있다. 다행히 심각한 건 아니었기에 인공눈물 같은 비교적 간단한 처방을 받고 병원문을 나섰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을 보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것은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이었다. 이 말이 이 책에 직접적으로 나오는 건 아니지만 안과 전문의인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예전에 안과에 갔다가 괜히 불필요한 과도한 검사들로 인해 터무니없이 몇 만원을 날렸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모든 안과가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불행히도 내가 처음 갔던 안과에서 의사가 충혈된 내 눈을 보더니 망막에 이상이 있을 수 있으니 검사를 해보자고 했던 적이 있다. 나는 그냥 단순히 피로하고 몸이 살짝 무리해서 그런 것 같았는데 그때 당시 내가 눈에 대해 잘 알지 못하다보니 그냥 의사가 하라는대로 검사를 했었다. 검사결과는 당연히 아무 이상없이 정상이었는데 해당 병원에서 그 검사를 비급여항목으로 분류해 놓아 의료보험이 전혀 적용되지 않은 관계로 검사시간이 길어야 5분에서 10분 정도 밖에 안되는 비교적 간단한 검사임에도 5만원이 넘는 금액을 그냥 눈 뜨고 코베이듯이 털렸다. 거기에 추가로 진료비까지 더해져서 총 금액은 7만원이 넘었던 씁쓸한 기억이 있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 병원의 의사가 불필요한 검사를 유도하여 비급여항목에 해당하는 검사를 환자들에게 하게 하고 검사비 명목으로 적지 않은 금액의 돈을 수취한다는 걸 알고나서 그 이후에는 그 병원을 마음속으로 저주하며 다른 안과로 갈아탔던 기억이 난다.

이후 비슷한 증상으로 다른 안과에 갔을 때는 간단한 검사를 포함한 진료비가 1~2만원 선에서 정리되는 것을 보면서 다시한번 예전에 처음 갔던 병원에 대한 분노가 마음속에 치밀어 올랐었다. 마음 같아선 소송이라도 걸고 싶었지만 투입 비용대비 얻을 수 있는게 크지 않다는 판단하에 그냥 다시 그 병원은 안 가는 걸로 마음을 가까스로 정리했던 일이 있었다.

책 리뷰에 개인적인 얘기를 좀 길게 썼는데 이런 얘기들을 쓴 이유는 만약 이 책의 내용을 미리 알고 있었다면 내가 처음 갔던 안과에서 몰라서 당했던 부당한 일들이 없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 때문이다.

위에서 망막에 대해 잠깐 얘기했었는데 망막의 경우 눈의 다른 부위에 비해 비교적 안쪽에 위치하고 있기에 외부의 엄청 강한 충격이 아닌 이상 크게 손상이 되거나 할 가능성은 비교적 낮음에도 그 의사는 환자들의 무지를 이용하여 정상적으로 멀쩡할 가능성이 높은 망막 검사를 유도하여 환자들의 돈을 갈취하지 않았나 하는 의심이 들었다. 만약 내가 눈에 대해 조금이라고 알고 있었다면 그 부당한 검사를 자의적으로 거절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이래서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이 떠올랐던 것 같다.

망막외에도 이 책의 초반부에는 눈 전체 구조에 대해 그림과 함께 친절한 저자의 설명이 동반되어 눈의 전문가가 아닌 초보자인 나같은 사람들도 이 책 하나로 눈의 구조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다.

눈의 구조에 대한 설명이 초반부에 펼쳐지고 여기서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중반부로 가면 나이가 듦에 따른 노안 및 시력 감퇴 현상과 관련된 설명들이 나온다. 나이가 듦에 따라 시력이 떨어지는 것은 수정체의 조절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저자의 말과 함께 시력의 감퇴가 좀 더 천천히 진행되도록 하는 눈 노화 지연 전략에 관한 다양한 노하우들을 부가적으로 얘기해준다. 각종 눈 지압, 눈 찜질 등과 같은 방법들을 소개해주면서 간단한 그림도 곁들여 주고 있기에 조금만 관심을 갖고 실천한다면 독자들의 시력을 좋게 유지하는데 유익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후반부로 가면 노안 외에도 눈에 문제가 생겼을 때 실시할 수 있는 각종 수술 기법들을 살펴볼 수 있는데 이 부분도 역시 중간중간 저자의 설명을 돕는 그림이 동반되어 독자들이 글과 그림을 함께 보면서 이해하기 쉽도록 구성되어 있다.

눈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면서도 그동안 눈에 무지했던 내 자신을 반성하게 하면서 한편으로는 지금부터라도 여기 나왔던 각종 노하우들을 실생활에서 잘 실천한다면 눈이 안 좋아지는 것을 지연시키면서 오래오래 눈 건강을 지켜갈 수 있겠다는 희망을 보여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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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부분에선 특별히 p.189에 밑줄 친 저자의 디자이너 업무와 관련된 피드백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게 느껴졌다. 사람들로부터 업무의 결과물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때 외적으로 드러난 요소들과 내적이고 개인적인 요소들을 분리해서 생각하라는 말인데, 뭔가 바람직한 마인드셋을 하나 배운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일상생활에서 적용해 볼만한 것 같다.

한 두 달 전 욘 포세의 작품을 읽고 리뷰를 썼던 적이 있는데, 그 때 북플러 중 한 분 께서 약간은 부정적인 뉘앙스의 피드백을 주셨던 적이 있었다. 그 때는 지금 읽고 있는 이 책을 읽기 전이라 내가 쓴 리뷰라는 결과물과 나의 내적인 감정을 연동시켜서 약간은 감정적으로 반응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분과 댓글로 소통하면서 사람자체가 나쁜 분이 아니라 단지 어떤 대상을 보는 관점이 나와 달랐던 분이었다는 걸 깨닫고 좀 더 관점을 폭넓게 넓혀서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경험이 있다.

오늘 이 책에 나온 저자의 사례와 연결지어 생각해보니, 내가 그 때 외적인 피드백과 나의 기분과 자존감이라는 내적이고 개인적인 요소들을 연동시키지 않고 처음부터 좀 더 폭넓은 마음으로 그 피드백을 받았으면 좀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당시의 기억을 다시 떠올려보면 순간적으로 기분이 좋지 않았었지만 이후에 그분이 따로 올려주신 리뷰 글을 읽으면서 그분의 생각을 이해하고 결과적으로는 비교적 좋은 분위기로 대화를 마무리 하긴 했지만 말이다.

그 당시의 일화와 오늘 독서 내용을 연결지으면서 좀 더 인격적으로 성숙해지는 시간이 되는 것 같아 뭔지모를 뿌듯함도 마음 속에 밀려들어오는 느낌이다.

일을 시작할 때 신호를 주는 것도 좋다. 매일 같은 시간에 알람을 맞추거나 음악이나 영상이 흐르도록 설정하면 몸이 그 신호를 받아들여 습관처럼 굳어진 일과를 자동적으로 수행하기가 더욱 쉬워진다. 차나 커피를 끓이거나, 향을 피우는 등 후각을 자극하는 것도 좋은 신호가 된다. - P173

매일 혹은 매주의 해야 할 일을 마쳤다면 발전 과정과 실행한 내용을 기록하고 시각화하는 것 또한 동기부여에 큰 도움이 된다. - P173

해야 할 일을 끝마친 후에 나 자신에게 주는 시각적인 보상은 마치 게임에서 몬스터와 싸워 이기거나 퀘스트를 클리어하여 레벨 업을 달성하는 것과 같은 쾌감이 있다. - P174

메릴랜드대학교의 심리학과 교수 에드윈 로크가 주창한 목표 설정 이론goal-seting theory에 의하면 개인이 의식적으로 설정한 목표는 행동과 동기에 영향을 미쳐 더 나은 성과를 내는 데 기여한다고 한다. - P174

스스로 야심찬 목표와 핵심 결과를 설정하고 도전한 실천 내용을 기록하여 매일의 진척 상황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면, 자연스레 재미와 성취감을 느낄 수 있으며 다음 날에도 같은 일을 반복하며 ‘레벨 업‘을 꾀하고 싶다는 동기가 생기게 된다. - P174

실천 과정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 이 모든 과정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싫은 일을 억지로 꾸역꾸역해야 한다면 습관을 만드는 일도,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는 일도 쉽지 않다. - P175

유명한 스타트업 컨설턴트 조던 밀른은 이렇게 말했다. "즐거운 마음으로 일할 때 성공할 확률은 반반이지만 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 사람이 성공할 확률은 전혀 없다." - P175

해야 할일을 반복하고 습관으로 만들어 정착시키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면 다시 목표와 핵심 결과를 설정하는 단계로 돌아가자. 이것이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인지, 그리고 내가 하고싶은 일이 맞는지 재고할 때이다. - P175

실행의 리듬을 만들고 집중이 잘되는 환경을 조성하여 해야할 일을 습관화하는 데 성공했다면, 이제 점검할 단계다. 규칙적으로 진행 현황을 확인해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것은 물론, 필요에 따라 계획을 변경하거나 일어날 수 있는 리스크에 대비하면 프로젝트는 점점 더 확고하게 성공에 가까워진다. - P176

현황을 점검할 때는 미리 세워둔 계획과 실제로 해낸 일 간에 얼마나 차이가 벌어졌는지를 파악한다. 일이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다고 자책하거나 우울해할 필요는 없다. 왜 계획대로 수행하지 못했는지 생각해보기 위한 점검이다. 계획이 너무나 야심찼던 것인지, 생각지 못했던 일들이 일어나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 것인지, 집중이 잘되지 않았던 것인지, 만약 그랬다면 그 이유를 알아야 개선책을 세울 수 있다. - P177

달성하기가 지나치게 쉬운 계획을 수립하여 과잉 성취가 이어진다면 이 또한 재고해야 한다. 목표와 계획은 어느 정도 난도가 있을 때 변화를 부르고 그만큼 집중하고 싶은 동기가 부여되기 마련이다. 우리가 굳이 야심을 가지라고 외치는 OKR을 삶에 도입하려는 건 분명히 지금 이상의 무언가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조금 어렵지만 성취 가능한 계획을 세우고 도전해보자. - P177

계획 수립 단계에서 작성한 간트차트나 계획 시트는 절대불변의 성서가 아니다. 언제든지 상황을 돌아본 후 변경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 유연하게 바꿔야 한다. - P177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조스가 말했다. "사업계획서란 현실과의 첫 만남에서 휴지 조각이 되고 맙니다. 하지만 계획을 세우는 훈련 자체를 통해 문제에 대해 충분히 생각하고 그 과정에서 일종의 정신적인 안정감을 얻습니다." 베조스에게조차 계획은 좀처럼 그대로 따를 수 없지만 그 자체로 의미 있는 것이다. - P178

계획 변경을 실패로 받아들이게 되면 쓸데없이 감정을 소모하게 되어 다음 단계로 나아갈 동력을 잃는다. 예측하기보다는 대응하겠다는 자세로 현재 나의 위치에 맞춰, 미세하게 계획을 수정해나가면 된다. - P178

프로젝트는 항상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 예상하지 못한 일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돌발 상황이나 외부 환경의 변화 등의 이벤트가 프로젝트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지 생각하며 계획을 수정하면 실현 가능성이 올라간다. - P178

점검을 위해 월요일에 할 일은 크게 네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목표를 다시 새기고 핵심 결과의 달성률을 확인하며 ‘자신감 점수‘를 매기는 일이다. - P179

자신감 점수는 내 느낌을 토대로 매기는 것이다. 핵심 결과를 달성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으면 10점, 절대 달성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0점이 되는데, 보통은 이 점수가 5에서 8 정도를 왔다갔다 하게 된다. 자신감 점수가 지난주에 비해서 낮아졌다면 자신감을 잃어버린 이유는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생각해본다. - P179

두 번째로 앞으로 4주간 할 일을 생각해본다. 3개월에 대한간트 차트나 계획 시트를 이미 준비했다면 어려울 것 없다. - P180

두 번째 단계에서 찾은 할 일을 나열하고, 그중에서도 더 우선하는 태스크 순으로 배열해보는 것이 세 번째 단계이다. - P181

그중에서도 가장 우선하는 일에는 ‘priority(우선 사항)‘의 앞글자를 따 P1이라 표시하고, 그 정도가 낮아질수록 P2, P3…으로 표시한다. - P181

마지막 단계는 프로젝트의 건전성과 나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다. 프로젝트가 생각만큼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지 점검해보고 진척이 지나치게 더디거나 의도한 것과 결과가 다르다면 그 이유를 분석하고 대책을 고민한다. - P181

건강 상태도 중요하다. 왜인지 몰라도 자꾸만 우울한 기분이 든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대책으로는 쉬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산책을 하면 될지, 그도 아니라면 병원에 가야 하는지 시간을 들여 짚어보자. 분명히 무슨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했음에도 방치하고 억지로 앞으로 나아간다면 나중에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 - P181

금요일 혹은 한 주의 끝에는 잠깐이라도 시간을 내서 일주일간의 성과를 돌아보며 뿌듯함을 느끼는 시간을 갖는다. 이때는 어떤 성과를 거뒀는지에 집착하지 않고 스스로를 격려하는 시간이다. - P182

자신을 소중하고 기특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성취감을 만끽하면서, 다음 주에도 다시 힘을 내서 도전을 지속할 수 있도록 긍정적인 에너지를 축적해둔다. - P183

톰 크루즈와 에밀리 블런트가 주연한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를 보면 군인인 주인공은 외계 생명체와의 전투 중에 몇 번이나 전사하지만 죽고 나면 과거로 다시 돌아가는 능력을 갖게 된다. 과거로 돌아오고 나면 지난번의 생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매번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여, 수없이 살해당하면서도 매번 진보한 모습으로 적의 핵심 컨트롤 센터를 찾아 파괴하는 궁극적인 미션에 반복적으로 임한다. 마치 게임의 세계관과 비슷하다. - P184

<슈퍼 마리오>를 하다가 발을 잘못 디뎌 물에 빠져 죽더라도 게임은 끝이 아니다. 마리오는 다시 살아 돌아오고 이번에는 지난번에 발을 잘못 디딘 곳을 기억하며 다시 도전할 수 있다. 이것이 학습의 기본적인 원리이다. 톰 크루즈처럼 시간을 뒤로 감을 수는 없지만, 지금의 실패에서 배운 것을 미래에 활용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가능한 일이다. - P185

우리는 남들의 성공 사례를 보며 그들이 이렇다 할 큰 실패없이 성공 가도를 전력으로 질주했으리라고 생각하고, "저 사람은 천재라서", "원래 대단한 사람이라서", "금수저로 태어나서 저게 가능한 거야"라고 선을 긋는다. 하지만 성공한 사람이나 기업이 항상 축복받은 환경에서 출발한 것은 아니다. 그 뒤에는 수많은 실패가 있었다. 마리오가 한 번도 실수하지 않고 엔딩까지 질주하는 유튜브 영상을 보면 쾌감을 느끼지만, 그 플레이어는 영상을 찍고 올리기까지 수없이 괴물에게 당하고 용암에 빠지며 그때마다 무언가를 배웠을 것이다. - P185

한국의 수저계급론은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금수저로 태어난 사람은 몇 번씩이나 사업에 실패해도 다시 창업을 할 수 있는 든든한 배경이 있고, 그만큼 마음껏 실패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성공도 거머쥐기 쉽다. 그러나 흙수저로 태어난 사람은 한 번만 실패해도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는다. - P185

그렇기에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일수록 더욱더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자원을 관리하여, ‘감당할 수 있는 작은 실패‘를 많이 경험하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사업 아이템이 떠올랐다면 단번에 가족 친지의 돈을 모두 끌어모아 창업을 하기보다는, 그 아이템이 정말로 실현 가능하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를 작은 규모로 먼저 테스트해보는 것이다. - P186

이렇게 최소한의 요구 사항을 만족한 작은 규모의 제품을 IT업계에서는 MVP minimum viable product (최소 기능 제품)라고 부른다. 본격적으로 예산을 할애해 거대한 개발 프로젝트를 론칭하기보다는 먼저 최소한의 기능만을 구현한 MVP를 통해 유효성을 검증하고 피드백을 수집해 더 나은 상품 개발로 이어나가는 것이다. - P186

최소한의 성과물을 만들어 결과를 검증해보고, 시도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배운 것을 차차 쌓아나가며 개선을 거듭하고, 횟수를 늘려갈수록 점차 더 좋은 성과를 올리는 것이다. - P188

프로젝트를 시행할 때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단계가 바로 회고 retrospective 이다. 프로젝트가 종료한 후에 내가 산출해낸 성과를 돌아보고 잘한 것은 무엇인지, 더 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실패라고 느껴지는 점이 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되짚어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지금까지의 노력이 실질적인 성장으로 연결된다. - P188

회고를 할 때는 잘못한 점이 눈에 띄더라도 자책을 하는 등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거리를 두고 그 원인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 P188

실패의 심리학을 다룬 짐폴의 저서 『로스』에는 객관적인 업적을 ‘개인화‘하는 것이 크고 비참한 실패를 불러오는 결정적인 이유라고 말한다. - P188

사업의 성공이나 실패, 의사 결정의 좋고 나쁨, 투자에서 얻은 이익이나 손실 같은 외적 요소들에 개인의 자존감을 개입시켜 내면화한다면 ‘내가 잘나서 성공한 거야‘, ‘내가 못나서 실패한 거야‘와 같은 오만이나 자학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쉽다. - P189

개인이 전적으로 통제할 수없는 성공이나 실패 같은 외적인 결과를 항시 개인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적절한 의사 결정이나 행동 방침 마련보다도 자신의 자존감을 지키는 데 더 많은 힘을 쏟게 되며, 점점 더근거 없이 자아가 비대해지거나 반대로 개인적인 상실감을 키워 현실을 직시할 수 없게 된다. - P189

디자이너로서 일하다 보면 나의 결과물에 피드백을 주는 수많은 관계자들과 협업을 해야 한다. 내가 심혈을 기울여 작업하고 꼼꼼히 검토한 결과물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나도 인간이기에 기분이 나빠질 때가 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디자인 결과물이라는 외적이고 객관적인 요소와 나의 기분과 자존감이라는 내적이고 개인적인 요소를 분리해서 생각하려 노력한다. 훈련을 거듭하다 보면 비평을 나에 대한 인신공격이 아닌 디자인 결과물에 대한 평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이는 결국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 더 나은 작업을 할수 있는 기반이 되어준다. - P189

회고 과정을 통해 결과를 분석하여 성공이나 실패의 원인을찾아 다음 단계에서는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진일보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면 ‘실패에서 배우는 피드백 루프‘를 만드는 데 성공한 것이다. 실패를 아예 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 가능한 한 과거의 경험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시간을 들여 앞으로 조금씩 더 나아지려는 자세를 취할 때 승률이 높아진다. - P190

구글에서는 분기 말에 OKR을 회고하고 각각의 핵심 결과에 점수를 매긴다. 1.0점을 만점으로 두되 도전적인 목표라면 0.7에서 1.0까지를 성공이라 여기고 녹색으로 표시하며, 0.4에서 0.6은 노란색, 그리고 0에서 0.3까지는 경고의 의미를 담아 빨간색으로 표시한다. 필수적인 목표는 1.0을 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인적으로 OKR을 활용할 때는 기업에서 실시하는 것처럼 지나치게 엄격하게 점수를 매길 필요는 없다. 하지만 프로젝트 종료 후 자신의 성과를 돌아보며 달성률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고 성찰한다면, 다음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수행하는 데 반드시 도움이 된다. - P190

회고를 할 때 물어야 할 질문들이 있다.

KR을 달성한 결과를 성취할 수 있었는가? 모든 KR에서 1.0을 기록했지만 목표인 O에 다가갔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면 애초에 핵심 결과를 잘못 설정한 것일 수도 있다. 다음번에는 O와 KR의 상관관계에 더욱 주목하여 핵심 결과를 설정해보자. - P192

전체적인 성과는 어떠했는가? 0.8 / 0.75 / 0.5 이라는 성적이 만족스러운지, 그렇지 않다면 다음번에는 어느 정도의 점수를 노리면 좋을지 생각해본다. 다음번에는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필수적인 목표를 설정할 것인가? 아니면 야심차고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0.7 이상을 달성하기 위해서 노력할 것인가? 나에게 더 잘 맞는 방식이 무엇인지 찾아보자. - P192

잘한 점은 무엇인가?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모든 핵심 결과에서 1.0이라는 성적을 내지 못했을지라도, OKR을 도입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기지를 발휘하거나 꾸준하게 노력하는 등 나 자신이 잘한 일을 찾아내어 기록한다. 예를 들어 수입의 40퍼센트를 저축하기 위해서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는데, 기록을 해보니 절약의 효과가 있었다면 앞으로도 꾸준히 가계부를 쓰면서 의식적으로 저축액을 늘려볼수 있다. 이렇게 실행 과정에서 좋은 흐름이 생겨났다면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본다. - P193

잘못한 점은 무엇인가? 무엇을 바꿔야 더 잘할 수 있는가? 주식 투자 수익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면 왜 그러한 결과를 낳았는지 살펴본다. 주식이라는 것은 단기간에는 심한 가격 변동을 보일 수 있지만, 좋은 주식을 골라 사고 장기간에 걸쳐 보유한다면 가격은 제자리를 찾아가게 마련이다. 따라서 3개월간의 짧은 프로젝트에서 주식 수익률과 같은 수치를 핵심 결과로 삼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못했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
그렇다면 다음번에는 주식 투자 수익률보다도 더 적합한 지표를 찾아 핵심 결과로 삼는 것으로 OKR의 적용 방식을 개선할수 있다. - P193

열정과 의욕을 유지할 수 있었는가? 그렇지 않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점점 더 자산관리에 흥미를 느끼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 하지만 도중에 의욕을 잃어 계좌를 보는 것조차 스트레스로 느껴졌다거나, 대체 왜 이렇게까지 시간을 들여가며 자산관리를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면 목표가 충분히 영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다시 한번 내가 돈을 모으고 굴려서 궁극적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자산관리가 아니라면 다른 어떤 것인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생각하는 시간을 갖자. - P194

회고를 마쳤다면 다시 3부(p.139~)의 처음으로 돌아가 나의 사명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그러고 나서 다시 목표와 핵심 결과를 설정하고 수행 계획을 수립한다면 이번 프로젝트에서 경험하고 배운 것을 살려 더욱 효과적으로 OKR을 사용할 수 있다. 더 야심찬 과제에 도전하고 더 효율적으로 성공을 추구하며 자신만의 OKR 사용법을 만들어간다면, 언젠가 해보고 싶었던 것들은 어느새 이미 성취한 것이 되어 차곡차곡 쌓여나갈 것이다. - P194

최고 결과 추구하는 목표에 회의감이 들었거나, 지금의 전략이나 방식으로는 전혀 목표에 이르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다음번에는 방향을 틀어 다른 시도를 해보아야 한다. 이것을 ‘피보팅 pivoting‘이라고 한다. 에릭 리스에 의하면 피보팅이란 "창업가가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제품, 전략, 성장 엔진에 대한 새롭고 근본적인 가설을 테스트하기 위해 경로를 구조적으로 수정하는 방향 전환"이다. 전면적으로 목표와 전략을 재고하고 새로 도전한다는 뜻이다. - P195

비즈니스 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시장이 원하는 것도 계속해서 바뀐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에 세운 계획을 무슨 일이 있어도 밀어붙이는 기업보다도 다양한 방면으로 실험하며 성공을 모색하는 기업이 더욱 유리하다. - P195

피보팅은 기존에 하던 것을 내던지고 전혀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뜻이 아니다. 피보팅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정의는 한쪽을 축으로 하여 다른 한쪽을 회전시킨다는 의미로, 내가 잘하고 있는 부분은 고정하여 계속 좋은 흐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되, 잘 못하고 있는 부분에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는 것을 뜻한다. - P196

OKR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얻었다고 해서 앞에서 생각해본 나의 사명이나 목표까지 폐기할 필요는 없다. 다만 최고에서 얻은 배움을 바탕으로 목표나 핵심 결과를 수정하고, 실천과정에 있어서도 더 나은 방식을 찾아 신속하게 방향을 바꾸며 피보팅을 반복한다면 언젠가는 나에게 딱 맞는 길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많은 길을 걸어보고 방황해봐야 한다. 실패를 많이 반복하되 감당할 수 있는 작은 규모로 실패하자. 그리고 성공의 씨앗을 찾았다면 꾸준히 물을 주고 보살펴 크게 키워내자. - P197

여기서 왜 갑자기 복리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을까? 그 이유는 복리의 원리가 자산 관리뿐만이 아니라, 인생을 살며 장기간에 걸쳐 노력을 하고 성취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과정에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 P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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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들어가는 말과 함께 처음 나오는 짤막한 이야기를 읽어 봤는데 몰랐던 사실들을 이것저것 알게 되었다. 근데 실용적인 이야기라기보다는 대다수의 일반인들이 들어보지 못했던 비하인드 스토리 같은 것을 읽어본다는 느낌이 좀 더 강했다. 향후에 어떤 내용들이 이어질지 궁금하다.

어머니에게 드립니다. - P5

버스에서 우린 웃으며 승객들과 게임을 했는데 그녀는 개버딘 정장을 입은 남자가 스파이로 보인다고 했고 나는 "조심해. 그 남자 나비넥타이, 실은 카메라야."라고 말했다.
ㅡ 폴 사이먼, 「아메리카」 - P7

이 책에서 언급된 작품이나 작가들 대부분은 스파이로서 읽었던 것이지 업계인으로 읽은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업계인으로서 읽었던 책은 그리 인용하게 되지 않는다. - P11

제목 『작가, 업계인, 철학자, 스파이』는 존 르카레의 장편소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1974)에서 아이디어를 차용한 것이다. - P12

1부 ‘작가‘는 작가나 문필가, 넓은 의미의 문학과 관련된 이야기들이다. 이 책 전체가 대체로 그런 편이지만 특히 여기 실린 글들은 인상적이었거나 좀 웃기게 생각됐던 에피소드에서 출발한 것이 많다. 몇몇 작가들, 보르헤스, 토마스만, 그레이엄 그린 등은 이 책에 너무 단골로 등장시키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폴린 케일이나 윌리엄 트레버에 대한 글처럼 팬으로서의 마음이 너무 드러나 버린 것도 없지 않다.
이런 개인적이고 편향적인 시선이 문학에 대한 독자의 시들해진 호기심을 다시 자극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물론 너무기쁠 것이다. - P12

2부 ‘업계인‘은 직장에서 일하는 것과 관련된 경험들을 다룬다. 나는 업계인이라는 말이 가진 뭔가 구식의, 지금보다 덜 유동적인 사회에서 통용되었을 법한, 블루칼라적이면서도 계급이 사라진 듯한 느낌을 좋아한다. - P13

나는 어린 시절 에릭 앰블러와 르카레의 소설에 매료되었다. 당시 번역된 게 많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그러니 이 책에 실린 글들과 제목까지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집착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 P14

글쓰기를 육상선수의 자세로 해야 하며 어슬렁거려서는 안 된다고 했던 베냐민이 몰두한 주제가 산책자였던 것은 내게 늘 재미난 아이러니로 생각된다. 낭비하는 동작 없이 결론으로 질주할 것. 한눈을 팔아서도 안 되고 방금 떠올린 하찮은 생각을 적느라 시간을 낭비해서도 안 됨. 그의 이런 스파르타적인 규칙은 실용적인 조언이라기보다 하나의 사상에 가깝다. - P14

어떤 피아니스트들은 모두가 아는 곡들을 마치 자기는 지금 처음 쳐본다는 듯이 머뭇거림과 놀라움을 드러내며 연주하고는 한다. 완벽한 기교를 과시하는 연주보다 늘 더 많은 흥미를 주는건 그들의 연주이다. 왜냐하면 그들이 제공하는 것은 정교하게 배치된 정지 화면이 아니라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 커다란 극장이기 때문이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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