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회가 되어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 소설 속 화자의 이름은 ‘하지메(始)‘인데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일본어에서 ‘하지메마시테‘ 라고 하면 ‘처음 뵙겠습니다‘ 라는 뜻이 있다. 화자의 이름이 ‘하지메‘가 된 건 그의 생일과 연관되어 있다. 본문에선 그의 생일이 1951년 1월 4일 이라고 나오는데 이는 20세기 후반에 접어든 첫 해이자 첫 달이고 첫 주라고 한다. 이로 인해 화자는 시작 혹은 처음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하지메‘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한편 화자가 태어날 당시 거의 대부분의 가족들은 자녀가 둘 또는 셋이었다고 하는데, 화자의 가족은 외동아들인 화자(하지메) 혼자 였다고 한다. 화자는 이로 인한 상대적 열등감을 느끼면서 자랐다고 한다.

이러던 중, 초등학교 5학년이 되던 해에 같은 반에 시마모토라는 한 여학생이 전학을 왔는데 그녀는 공교롭게도 하지메와 마찬가지로 외동딸이었다고 한다. 또한 하지메와 시마모토는 사는 곳이 가까웠을 뿐만 아니라 둘다 독서에 취미가 있고 음악 듣는 것을 좋아하며 고양이를 좋아하는 등 서로 친해질 수 있는 연결고리들이 여럿 있었기에 둘은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었다고 한다.

시마모토의 집에는 신형 오디오가 있었는데, 하지메는 음악을 듣기 위해 그녀의 집에 종종 놀러갔다고 한다. (당시는 지금처럼 스마트폰 같은 디지털 기기가 없던 시절이라 레코드 판과 그것을 재생시키는 기기가 있어야 음악을 들을 수 있던 시기였다)

시대가 시대였던지라 레코드판이 아주 귀하던 때였는데, 레코드판에 수록된 음악을 끝까지 듣고 나면 시마모토는 그 레코드판을 굉장히 꼼꼼하게 닦았다고 한다. 오늘 처음 밑줄친 문장은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말인데, 그냥 왠지 무언가를 암시하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그녀가 다룬 것은 단순한 레코드판이 아니라 유리병 속에 넣어진 누군가의 연약한 영혼 같은 것은 아니었을까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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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시작한 부분에서는 나 자신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저자는 이 관계는 그 어떤 관계보다도 중요한 관계라고 말한다.

모든 관계는 나와 나 자신의 관계에서 시작된다. 나와의 관계가 좋으면 다른 모든 관계가 좋다. 문제는 외부에 있지 않다. 나에게 있다. - P42

우울하다는 것은 함께하는 ‘나‘가 없는 상태다. 나를 믿어주고 존경해주는 내가 없을 때 우리는 우울한 감정을 느낀다. 모든 사람이 나를 존경해도 내가 나를 존경하지 않으면 우울하다. 독서는 내가 나를 존경하게 만든다. - P42

지금의 나는 과거 내 믿음의 결과다. 내가 나를 믿는 만큼, 딱 그만큼만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 양자역학적으로 수많은 가능성이 내 안에 중첩돼 있는데 내가 관찰한 만큼만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다. 내가 연봉 5,000만 원짜리 사람이라고 믿으니까 내 연봉이 5,000만 원인 것이다. 연봉을 1억 원으로 만들려면 나에 대한 믿음을 2배로 만들어야 한다. - P44

혼자 있는 시간은 외롭거나 우울한 시간이 아니다. 나와 함께 있을 수 있는 고마운 순간이다. 독서를 통해 혼자 있는 시간을 더욱 충만하게 만들자. 책이 없으면 나와 무슨 대화를 나눌지 서먹서먹하다. 마치 처음 만난 사람과 대화가 어색한 것처럼. 조용한 방에 나와 함께 앉아 책을 읽어보자. 독서를 통해 누구보다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운 나를 만나보자. - P44

독서하는 시간의 길이와 정신의 성장이 정확하게 비례하지는 않는다. 책을 내려놓고 생각하는 시간이 동반될 때 폭발적으로 성장한다. 생각은 어떻게 하는가. 나를 성장시키는 좋은 생각은 그냥 떠오르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독서가 동반되어야 한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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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뭐랄까... 예술가로서 마땅히 가져야 할 덕목들을 저자만의 직관적인 통찰력으로 이해하기 쉽게 풀어 설명해준다.

오늘 읽기 시작한 부분에서 저자는 시야를 넓히라고 말한다. 이는 창조를 위한 다양한 재료들을 획득하기 위함이다.

야생에서 동물들은 생존을 위해 시야를 좁혀야 한다. 초점이 치밀해야만 중요한 욕구로부터 주의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먹을 것,
은신처,
위험한 포식자,
번식.
이러한 반사적인 행동은 예술가에게는 방해가 된다. 시야를 넓혀야만 흥미로운 순간을 포착하고 모아서 나중에 이용할 수 있는 재료로 쌓을 수 있다. - P43

수행이란 개념에 대한 접근법을 현실로 구현하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원하는 마음 상태에 들어가도록 도울 수 있다. - P44

감각을 여는 연습을 반복하면 늘 열려 있는 삶에 가까워진다. 습관이 길러진다. 의식의 확장 상태가 기본적인 존재 방식이 되는 습관이다. - P44

원천과 심오한 관계를 맺을수록 수행도 깊어진다. 우리가 사용하는 필터의 간섭을 줄이면, 우리를 둘러싼 리듬과 움직임을 더 잘 인식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좀 더 조화롭게 그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 P44

지구의 주기를 알아차리고 계절에 따른 삶을 선택하면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세상과 연결된다. 스스로 재생을 반복하는 더 큰 전체의 일부로서 우리가 보이기 시작한다. 널리 퍼져나가는 강력한 힘을 이용하고 창조의 파도를 탈 수 있다. - P44

매일 또는 매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의식을 따르는 계획을 세우면 수행에 큰 도움이 된다. 거창한 의식을 수행하라는 것이 아니다. 작은 의식이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 이를테면 매일 아침 눈을 떴을 때 천천히 심호흡을 세 번 해보자. 이 작은 행동이 순간 고요하게 집중하는 상태로 하루를 열어줄 수 있다. - P44

한 입 한 입 의식적으로 천천히 음미하고 감사하면서 식사하는 방법도 있다. 매일 자연 속을 걸으며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것에 감사하고 이어짐을 느껴라. 잠시 시간을 내어 박동하는 심장을 느끼고, 잠들기 전에 혈관을 흐르는 피의 움직임에 경이로워하라. - P45

명상의 목표가 명상이 아닌 것처럼, 수행의 목적도 반드시 수행은 아니다. 굳이 그 행동을 하지 않을 때도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발전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세상과 더 내밀하게 이어지도록 정신 근육을 키운다. 이것이 수행의 가장 큰목적이다. - P45

알아차림에는 계속된 새로 고침이 필요하다. 알아차림이 습관으로 자리 잡으려면 끊임없이 새로워져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다보면 어느 날 당신은 언제 어디에 있든 인식을 수행하면서 살아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항시 열린 상태로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자신을. - P45

예술가로 살아가는 것은 수행이다. 수행은 하거나 하지 않거나 둘 중 하나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수행을 잘하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것은 마치 "나는 수도승이 되는 것을 잘하지 못한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수도승이거나 수도승이 아니거나 둘 중 하나만 가능하다. - P46

우리는 예술가의 작품을 결과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예술가의 진짜 작품은 그가 세상에 존재하는 방식이다. - P46

인식의 수행을 확장하는 것은 언제나 가능한 선택이다. - P47

인식은 탐색과 다르지만 인식을 부추기는 것 역시 호기심이나 갈망이다. 아름다운 것을 보고 아름다운 소리를 듣고 더 깊은 감각을 느끼고 싶은 욕망, 끊임없이 배우고 매료되고 놀라고 싶은 마음이다. 이 원기 왕성한 본능을 뒷받침하려면 위대한 작품들에 잠겨 있어야 한다. 최고의 문학 작품을 읽고 걸작 영화를 보고 영향력 있는 그림을 가까이에서 감상하고 유명한 건축물을 찾아가라. - P47

위대한 작품의 표준 목록 같은 건 없다. 위대함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니까. 게다가 ‘위대한 작품 목록‘은 시간과 공간이 변함에 따라 계속 바뀐다. - P47

위대한 예술에의 노출은 초대장과도 같다. 우리를 앞으로 끌어당겨 가능성의 문을 열어준다. 일 년 동안 매일 뉴스 대신 고전 문학을 읽는다면, 해가 끝날 때쯤이면 미디어보다 책에서 위대함을 인식하는 좀 더 발달된 감수성을 갖게 될 것이다. - P48

예술뿐만 아니라 우리의 친구, 우리가 나누는 대화, 심지어 우리가 성찰하는 생각들도 잘 선택해야 한다. 이 모두가 좋은 것과 아주 좋은 것을, 아주 좋은 것과 위대한 것을 구별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 시간과 관심을 쏟을 가치가 있는 것을 결정하게 해준다. - P48

사용 가능한 정보의 양은 무궁무진하지만 저장 공간은 제한되어 있으므로, 우리 안으로 들여보낼 정보의 품질을 신중히 골라야 한다. - P48

미각을 업그레이드하라. - P48

위대함을 모방하는 법을 배우라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기준을 위대함에 맞추라는 이야기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궁극적으로 위대한 작품으로 이어질지도 모를 더 나은 수많은 선택들을 만들 수 있다. - P48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모든 위대한 작품 중에서도 가장 절대적이고 영구적인 작품은 자연이다. 우리는 계절에 따른 변화를 목격할 수 있다. 산, 바다, 사막, 숲에서 자연을 볼 수 있다. 매일 밤 달라지는 달의 모양, 달과 별의 관계도 있다. - P49

자연이 주는 경외심과 영감은 절대로 부족할 일이 없다. 만약 자연의 빛과 그림자가 어떻게 변하는지 관찰하는 데만 일생을 바친대도 우리는 끊임없이 새로움을 발견할 것이다. - P49

자연을 이해하지는 못해도 그 경이로움을 느낄 수는 있다. 세상 모든 것이 그렇다. 그저 아름다움에 숨이 턱 하고 막히는 순간을 인식하면 된다.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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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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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6개의 단편 중 ‘반딧불이‘와 ‘장님 버드나무와 잠자는 여자‘는 저자의 대표적인 장편 소설 《상실의 시대(노르웨이의 숲)》으로 그 스토리가 확장된다. 나머지 4개의 단편에선 개인적으로 예전에 읽었던 동 저자의 작품인《도쿄기담집》처럼 다소 기묘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마지막에 수록된 작가의 말을 통해 하루키에게 단편이란 장편을 쓰기 위한 준비의 장(場)임과 동시에 장편을 본격적으로 쓰기 전 잠시 머리를 식히기 위한 수단의 성격을 띄고 있다는 것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참고로 저자의 에세이인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서도 이와 비슷한 고백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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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시작한 부분에서는 이탈리아 로마에 위치한 콘스탄티누스 황제 개선문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개선문이라는 게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라 그런지 책에 나온 이미지를 보면 굉장히 화려하고 웅장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여기에 덤으로 본문의 설명을 통해 이 건축물과 관련된 히스토리도 간단하게나마 배울 수 있었다. 눈도 즐거웠고 세계사 관련 지식도 조금이나마 배울 수 있어 유익했다.

콘스탄티누스 개선문은 로마의 마지막 비기독교인 황제 콘스탄티누스 1세(재위 272~337년)가 312년 밀비오 다리 전투에서 막센티우스에게 승리한 것을 기념하고자 세워졌으며, 팔라티노 언덕과 콜로세움의 중간, 당시 승리의 환호성을 올리던 군인들이 점령했던 비아 트리움팔리스에 자리 잡고 있다. 개선문은 영원히 남을 기념비로 세워지며, 정치적 파워의 과시로 보이기도 했다. 개선문 건축의 전통은 그후 수세기를 누리며 프랑스의 황제 나폴레옹 1세가 세운 파리의 개선문으로까지 이어진다.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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