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나 한국에서나, 다른 나라에서나, 자발적이며 좋은 이야기는 국경을 넘어, 언어의 차이를 넘어, 자발적이며 좋은 힘을 발휘하는 법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 P7
태양은 왜 지금도 빛나지 새들은 왜 또 노래하고 그들은 모르나 세계가 이미 끝났다는 것을 - P12
깊은 강은 고요하게 흐르는 법이다. - P14
행동의 반복 없이, 한쪽으로 치우친 경향을 보편화하는 건 불가능하다. - P17
나는 나 자신이 세계의 다양한 현상과 사물의 형상, 존재를 편의적으로 받아들이는 편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것은 내가 편의적인 성격의 사람이라서가 아니라ㅡ물론 어느 정도 그런 경향이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ㅡ만사를 편의적으로 파악하는 편이 정통적인 방식으로 해석하는 것보다 본질의 이해에 근접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 P18
예를 들어서 지구가 공처럼 둥그런 물체가 아니라 거대한 커피 테이블 같다고 생각한다 한들, 일상생활 수준에서 얼마나 큰 불편이 있을까? 물론 이는 상당히 극단적인 예일 뿐, 모든 것을 그렇게 자의적으로 재구성하려는 건 아니다. 그러나 지구가 거대한 커피 테이블이라는 편의적인 생각이, 지구가 구체라는 사실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유의 사소한 문제ㅡ예를 들면 인력과 날짜 변경선과 적도처럼 별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은ㅡ를 말끔하게 배제해 주는 것 또한 사실이다. 아주 평범하게 사는 사람에게 적도 문제와 관계할 일이 평생에 몇 번이나 있단 말인가. - P19
세계의 존재 양식에는 실로 다양한, 더 분명하게 말하면 무한한 가능성이 포함되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세계를 구성하는 개개인은 가능성을 어느 정도는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는 응축된 가능성으로 만들어진 커피 테이블이다. - P19
끊임없는 연습이 따라야 능력이 향상되고, 양식이 세련되어 진다. - P19
특수한 현실 안에서 비특수성은 역설적 특수성으로 편의상 배제되어야 마땅하지 않나 - P20
나는 그저 주어진 정당한 직무를 다하기 위해 여기에 왔을 뿐이다. 겁먹을 일도 전혀 없고, 긴장할 필요도 없다. - P22
물론 문이 열린다는 건 그때껏 그 문 때문에 연속성을 박탈당했던 두 공간이 연결된다는 걸 의미한다. 그리고 동시에 내가 탄 엘리베이터가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걸 의미하기도 한다. - P23
혼란스러워진다는 것과 싫어한다는 건 같은 뜻이 아니다. - P27
혼란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면, 통상적으로는 얻을 수 없는 아름다운 결과가 주어진다. 물론 그렇게 멋지게 흘러가지 않는 일도 있다. - P27
인간이 살찐 형태는 인간의 죽음만큼이나 무수하다. - P27
간혹 누군가에게 호감을 느끼면, 그 호감을 슬쩍 시험해 보고 싶어진다. 그것이 진짜 호감인지 어떤지, 그리고 만약 진짜 호감이라면 어떤 식으로 기능하게 될지 그런 것을 확인해 보고 싶어진다. - P28
"그렇게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거지. 태양이 동쪽에서 떠올라 서쪽으로 지는 것과 똑같은 거야." - P39
대지에 흐르는 어마어마한 피 속에서 새로운 질서와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는 것이다. - P42
같은 하양이라도 품위 있는 하양과 천박한 하양은 내력 자체가 다르다. - P43
폭포라는 것은 그 폭포에 어울리는 음량을 갖추고 있어야 마땅하다. - P56
"세상은 참 다양합니다. 그래서 재미있지." - P62
"과학의 악용은 과학의 선용과 나란히 현대 문명을 위기 상황에 빠뜨리고 있어요. 나는 과학이란 과학 그 자체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고 확신합니다." - P63
주어진 수치를 우뇌에 입력해서 전혀 다른 기호로 전환한 다음 좌뇌로 옮기고, 좌뇌로 옮긴 것을 처음 숫자와 전혀 다른 숫자로 꺼내서, 그걸 용지에 타이핑한다. 브레인 워시란 간단히 말하면 그런 작업이다. - P68
우리가 그 기술을 고도화하면 그들도 그에 대적하는 기술을 고도화한다. 우리는 자료를 지키고, 그들은 자료를 훔친다. 고전적인 형태의 경찰과 도둑 패턴이다. - P69
입을 움직여 무슨 말이든 하는 것이 뇌의 피로를 푸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 P71
"소리 뽑기는 발성과 청각 양쪽에서 가능해요." 노인이 말했다. "다시 말해서 아까처럼 물소리만 청각에서 소거하는 것도 가능하고, 또는 아예 발성을 소거하는 것도 가능하지. 더욱이 발성은 개인적인 것이라서 백 퍼센트 소거가 가능해요." - P73
"이렇게 재미있는 일을 타인에게 왜 알리겠나. 내 개인적인 즐거움으로 하고 있는데." - P73
"오래된 꿈이 오래된 꿈이지 뭐겠나. 도서관에 가면 아주 지긋지긋할 만큼 있어. 마음껏 들어 보고 바라보라고." - P78
"당신이 뭘 질문하든 그건 당신 자유지만, 대답을 하고 말고는 내 자유야." - P78
"아무튼 당신은 앞으로 매일, 도서관에 가서 오래된 꿈을 읽어. 그게 당신의 일이니까. 저녁 6시에 도서관에 가서, 10시나 11시까지 꿈을 읽도록. 저녁은 여자가 준비해 줄 거야. 나머지 시간은 당신 마음대로 사용해도 좋아. 아무 제한이 없어. 알겠나?" - P78
"그런데 그 일은 언제까지 계속되는 거죠?" "글쎄, 언제까지 계속될까? 나는 잘 모르겠는데. 그만 둘 시기가 올 때까지겠지." - P79
시간에 신경을 쓰면 계산하기가 껄끄러워진다. 지금이 몇 시인지는 내 일과 아무 관계가 없다. 계산을 시작할 때가 일의 시작이며, 계산을 끝낼 때가 일의 끝이다. 시간에 관해 필요한 것은 1시간ㅡ30분ㅡ1시간ㅡ30분 이라는 사이클뿐이다. - P89
나는 평소 소파를 고르는 안목에 그 사람의 품위가 드러나는 법ㅡ아마 편견이겠지만ㅡ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소파란 모름지기 범접할 수 없는 하나의 확고한 세계이다. 그러나 그런 것은 좋은 소파에 앉으며 자란 인간밖에 알지 못한다. 좋은 책을 읽고 좋은 음악을 들으며 성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좋은 소파는 또 다른 좋은 소파를 낳고, 나쁜 소파는 또 다른 나쁜 소파를 낳는다. 그런 것이다. - P89
고급 차를 몰고 다니면서 집에는 2, 3급 소파를 놓고 사는 사람을 몇 명 알고 있는데, 나는 그런 사람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다. 비싼 차에는 물론 그만한 가치가 있겠지만, 그래 봐야 그저 비싼 차에 지나지 않는다. 돈만 지불하면 누구든 살 수 있다. 그러나 좋은 소파를 사려면 나름의 식견과 경험과 철학이 필요하다. 돈도 필요하지만, 돈만 내면 그만이 아니다. 소파란 무엇인가에 대한 확고한 이미지 없이는 좋은 소파를 가질 수 없다. - P90
"성욕은 바람직한 방식으로 해소해야 해요." - P94
"성욕이란 것은 정당한 에너지예요. 이건 확실해요. 성욕을 해소하지 못한 채 쌓아 두면 두뇌도 명석함을 잃고, 몸의 균형도 무너지지. 남자나 여자나 다 마찬가지야. 여자의 경우는 생리가 불규칙해지고, 생리가 불규칙해지면 정신의 안정도 잃게 되지." - P94
"진화란 그런 것이에요. 언제나 고통이 따르고, 그리고 슬퍼요. 즐거운 진화는 있을 수 없지." - P97
"늦든 빠르든 자네도 알게 될 테지만, 진화란 가혹한 것이지. 가장 가혹한 게 뭘 것 같은가?" "모르겠습니다. 가르쳐 주시죠." 하고 나는 말했다. "선별할 수 없다는 거예요. 아무도 진화를 선별할 수 없지. 홍수나 지진이나 눈사태 같은 거예요. 닥치기 전에는 알 수 없고, 일단 닥치면 저항할 수 없으니까." - P99
나는 문제의 대부분은 모호한 말투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모호하게 말하는 것은, 무의식적으로 문제가 생기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그렇게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 P99
추측은 추측이 적성에 맞는 사람들에게 맡기면 된다. - P102
"세상 사람들이 다 보통일지는 몰라도, 정상적이지는 않아요." - P108
"성욕이 일정량 이상 쌓이면 두뇌의 명석함이 훼손된다고요."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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