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시작한 본문에서는 주인공인 화자와 그에게 호감을 느낀 미도리라는 여대생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나온다. 미도리는 중고등학교 시절 소위 돈 좀 있는 집의 자식들이 다닌다는 한 사립학교에 다녔었는데, 그 무리들 속에서도 다시 계급이 나뉘어져서 겉으로는 아닌척했지만 마음속으로는 6년 내내 상대적 열등감에 빠져있었던 과거를 화자에게 고백한다.

그러면서 화자에게 부자들의 최대 이점이 무엇인지를 말해주는데, 주저리주저리 많은 말들이 나오지만 여기서 개인적으로 느낀 교훈을 나름대로 정리해보자면 결국 자기 만족이라는 것은 단지 겉으로 드러나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숨겨진 실질적인 것에서 나올 수 있다는 점이었다.

"부자의 최대 이점이 뭐라고 생각해?"
"몰라"
"돈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는 거야. 가령 내가 반 친구한테 뭘 좀 하자고 하면 상대는 이렇게 말한단 말이야. ‘나 지금 돈이 없어서 안 돼‘라고. 그런데 내가 그런 입장이 된다면, 절대 그런 소리를 못하는 거야. 내가 만일 ‘지금 돈이 없어.‘ 라고 말한다면, 그건 정말 돈이 없다는 소리니까. 비참해질 뿐이지. 예쁜 여자가 ‘나 오늘은 얼굴이 엉망이니까 외출하고 싶지 않아.‘ 하는 것과 마찬가지지. 못생긴 여자가 그런 소릴 해봐. 웃음거리만 될 뿐이야. 그런 게 내 세계였던 거야. 작년까지 육 년간이나."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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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an 2026-10-10 09: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처음읽은 하루키의 책이고 이책으로 인해 하루키의 팬이 되었습니다.^^

즐라탄이즐라탄탄 2026-10-10 09:27   좋아요 1 | URL
예 저는 하루키가 썼던 다른 책들을 읽다가 최근에서야 이 상실의 시대를 읽어보게 되었는데, 작가님 특유의 감성을 물씬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저 또한 Conan님 처럼 하루키의 팬이 되어서 요근래에 하루키가 썼던 작품들을 하나씩 하나씩 읽어보고 있습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각각의 작품들끼리 뭔가 조금씩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은근 중독성 있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