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의 세계 - 블룸버그 선정 세계 1위 미래학자 제이슨 솅커의 미래예측
제이슨 솅커 지음, 박성현 옮김 / 미디어숲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로나19 팬데믹은 일차적으로 질병과 고통, 죽음을 낳고 경기 침체의 위험성을 불러온 거대한 비극이다.

p125


 

미래는 누구도 알 수 없고 불확실하다. 점쟁이도 자신의 운명을 알 길이 없다. 이제 우리는 코로나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 그야말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빨리 적응하고 선점하는 사람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코로나19로 심각한 인명 피해와 손실이 발생한 가운데 기회는 존재한다는 거다.


 

시의적절한 이 책은 미래학자가 산업과 경제, 사회(노동, 교육, 보건, 공급망 등)를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장. 단기적인 예측을 하고 있다. 앞으로 펼쳐질 코로나19 시대에 대응하는 자세를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의료, 교육 어떤 분야라도 '소명'이 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다만 이 책의 유효성은 짧고 굵을 것으로 예상한다. 팬데믹 이후 전 세계의 정세는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계속해서 개정판을 내지 않으면 1년 후 옛날이야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만 봐도 기세가 어느 정도 누그러들었다고 믿는 순간 폭발적인 전염이 다시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책은 하나의 제시일 뿐 완전한 정답도 아니고 수정될 수 있음을 밝힌다.

 

세계는 혁명적이고 충격적인 일이 일어난 후 급변한다. 최근 제4차 산업혁명으로 다양한 분야가 촉발된 후 우리는 인공지능 이후 사라질 직업을 논했다. 내 직업은 향후 언제까지 가능할까, 아이들 전공은 뭘로 정해야 할까, 빨리 다른 직업을 준비해야 하는 건 아닐까. 막연한 두려움이 앞서 대혼란을 가져왔다. 서점가는 모두 인공지능 시대에 살아남을 직업, 우리 아이 4차 산업혁명 시대 살아남기,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라는 책들이 즐비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이에 일자리는 재택, 원격 근무로 이루어질 것이라 진단했다. 필수 노동자(의료, 공공시설, 제조업, 농업, 유통망 등), 지식 노동자(사무실 밖에서 업무를 보는 인력 기술, 금융, 여타 분야의 산업군), 그 외 노동자(서비스 기반 일 서빙, 관광, 영화관, 카지노, 미용실, 네일숍 등)로 분류되는 새로운 변화가 나타날 것이다. 아마 서비스업은 지금 우리나라에도 성행 중인 배달 서비스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예외적으로 유통망이나 전자 상거래는 이러한 수요의 견인차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직업이 유망 직종일까? 저자는 향후 10년간 급격히 성장할 직종으로 의료 및 보건 등 전문 분야를 꼽았다. 경제적 불확실성과 급변하는 금융시장, 팬데믹 위험성과 자동화 시대에 변하지 않는 기회가 바로 '의료분야'라는 것이다. 그리고 미래의 전문직은 원격 업무를 기반으로 한다. 재택근무의 부가 가치는 분명하다. 직장인들에게 이동 시간, 연료 및 기타 비용 지출을 준다. 고용주는 사무실 공간 임대료, 주차 공간, 장비 시설, 사무실 용품, 전기세 등이 절감된다. 무엇보다도 전염병 시대에 집만큼 안전한 곳도 없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재택, 원격 근무는 늘어날 것이다.

 

교육의 미래는 어떨까? 저자는 온라인을 꼽으며 "교육 길드 시스템을 해체함으로써 중간 단계 비용이 사라지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보다 많은 이들의 교육, 학습 경험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은 여전히 중세 길드와 비슷한 구조로 진행되었다. 온라인 플랫폼을 민주화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교육받을 수 있게 만들 것이다.

 

일자리와 교육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앞서 말한 지식 노동자에게 높은 수준의 기술과 교육은 온라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필수기 때문이다. 재택 노동이나 원격을 처리 시는 직장인들에게 교육의 문턱을 낮추는 것은 성공의 아주 중요한 전제조건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교육에 대한 열망이 커질 것이다. 그런 직업이야말로 팬데믹에 강하기 때문이다. 대학은 보다 효과적인 그리고 광범위한 교육의 미래를 그려내야 할 것이다. 기술 지원으로 교육 비용이 낮아지고 사람들의 경쟁력은 상향 조정될 것이다.

 

 

화석연료와 에너지 수요는 일과 교육, 에너지의 미래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에너지의 미래도 뜨거운 주제다. 재택근무는 석유, 화석 연료의 수요를 낮출 것이며 미래 에너지 소비를 억제하는데 기여하는 요인이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롯한 리스크가 주택 및 고용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거라 말했다.

 

 

미국을 예로 들어보자. 복지 지원 혜택은 늘어난 부채 수준과 더불어 미국 경제를 옭매고 있다. 국가 부채가 불어나고, 개혁 없이는 대량 실업으로 이어질 것이다. 또한 온라인 교육과 업무가 늘어나면 굳이 직장과 가까운데 살 필요가 없어진다. 넓고 가격이 싼 주택을 선호할 것이다. 그리고 실업이나 대출을 갚지 못하는 이들이 주택을 매물로 내놓고 있다. 급처분 공급이 높으니 집값이 떨어질 것이다.

 

특히 관광 밀집 지역은 강제 폐쇄되어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 혹은 빠르게 끝난다 하더라도 예전처럼 회복되지 않을 것이다. 관광지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 지난 15년간 도시화가 커지리라 예측했지만 팬데믹은 흐름을 바꾸고 있다.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보다 교외 지역이나 시골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

 

 

"사람들은 항상 음식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항상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안정감을 원한다. 사람들은 음식을 얻거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그 안에서 안정감을 얻어야 사회는 정상적으로 기능한다. "

 

 

위의 세 가지 이유를 통해 정부는 안정된 식품 공급망을 강화하는 재정적인 혜택, 추가 규제 조치에 나서야 한다. 저자는 미디어는 괴물이 되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주변인들이 믿는 것이 곧 진실이 되어버리는 믿음 말이다. 누구나 자신의 의견이나 선호, 신념, 행동이 실제보다 더 보편적이라고 착각하는 자기중심성 개념인 '허위합의편향'을 SNS는 부추긴다. 개인 맞춤형으로 뉴스나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시대, 미디어의 입지는 줄어든다. 국가적 정체성에 균열이 생길수록 미디어는 악의적으로 이용될 가망성이 크다.

 

 

코로나19를 통해 대중들이 언론과 SNS에서 던지는 메시지에 얼마나 취약한지, 여론이 얼마나 쉽게 사실과 무관한 주장에 조작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p132

 

국제관계 특히 미중관계의 긴장을 가속화한다. 이전부터 둘의 관계는 좋지 못했으나 코로나는 기름 붓는 꼴이 되었다. 이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사회, 경제, 안보 등을 의도치 않게 공개하기에 이른다. 의료품, 의료기기, 생필품을 비롯해 장갑과 마스트 같은 개인용 의료 보호구 같은 핵심 물품이 글로벌 공급망에 의존하는 현실, 재고량 부족으로 몸소 날아가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리와 리더십의 중요성도 커질 것이다. 환경, 사회, 지배 구조 (ESG. 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활동가 투자의 전망을 커질 것이다. 팬데믹으로 중국 산업이 멈추자 지구 대기와 바다 및 담수는 깨끗해졌고 이를 근거로 지속 가능성과 기후변화의 어젠다는 최우선 순위로 오를 것이다.

 

 

가장 많은 타격을 받는 것은 여행 분야다. 관광, 숙박, 항공, 레저 등 인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 한 예로 스타벅스는 혼자 캠핑 가거나 집에서 캠핑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여름 프리퀀시 제품을 내놓았다. 대체로 여름휴가를 어디로 가고 싶냐는 한 조사에 거의 국내 여행지나 집에서 보낼 것이라는 대답이 우선순위다. 해외여행으로 비행기나 크루즈를 타지 못하는 거지 자동차로는 국내 어디든 갈 수 있다. 너무 섣불리 우울해하지 말자, 어디든 떠나고 싶어 하는 마음 조금만 넣어 두자.

 

 

코로나19가 사람들의 인신과 선호를 바꾸고 변화의 속도를 높였다. 표지에는 세계를 떠받치고 있는 아틀라스 대신 방호복과 마스크를 쓴 의료인의 노고가 느껴진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시작된 이태원 사태가 5차 감염까지 이어지고 있다. 무증상이 많아 나도 모르는 새 사랑하는 가족과 익명의 지역사회의 슈퍼 전파자가 될지도 모를 위험이 커지고 있다.

 

 

또한 이런 위기에 지도자의 위기 대처 능력과 리더십을 학습한 결과 지금의 대한민국이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도 코로나의 위험에 벗어나 있지 않다. 잠재력 전파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철저한 수칙 유지와 개인위생과 매너로 소중한 당신의 삶과 타인의 미래로 함께 지켜주길 바란다.

 

 


 

포스트 코로나 이후 바뀔 우리의 삶을 여러 책, 영화, 대중문화 전반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 앞으로도 경기 침체는 반복되리라 확신한다. 코로나 때문만이 아니라 경기가 순환이라고 불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래서 아는 만큼 대처할 수 있다. 잘못된 정보를 가려낼 수 있고, 이리저리 휘둘리지 않는 통찰력을 갖추기 위해서 앞으로를 내다볼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한다. 부정적인 견해 보다 미래에 미칠 긍정적인 측면을 살펴보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석세스 에이징 - 노화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뇌과학의 힘
대니얼 J. 레비틴 지음, 이은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20년 5월
평점 :
품절


 

누구나 노화를 반기지 않는다. 흔히 마음은 청춘인데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말을 할 때 마음은 뇌를 대변하기도 한다. 당신의 뇌는 얼마나 젊은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우리 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그 현상을 어떻게 대응할지 증거를 찾아 분석한 결과물이 《석세스 에이징》이다. 특히 저자는 뇌와 노화의 관계를 밝히는 과정에서 노화를 환경 영향 및 신경 발달과 더불어 몸의 기능(혹은 작동)의 쇠퇴뿐 아니라 고귀한 성장기. 즉, 생의 주기 중 하나로 보기로 했다.

 

 

우리 사회는 노인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명백히 둔화되어 일이나 신체 활동을 못하는 사람들로 한정 짓는다. 따라서 노화, 노인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걷어내고 혁신적인 이론을 주장하고 있는 책이 신선하다. 저자는 노화와 죽음은 피해 갈 수 없지만 삶의 질을 바꿀 수 있음을 알게 된 것. 더 이상 쓸모없는 존재라는 기분, 사회적 고립은 어린아이든 노인이든 마찬 가지기 때문에 늙지 않기 위해서는 활발히 움직여야 함을 이야기한다.

 

 

작은 소일거리라도 하면서 만족과 주변의 관심을 얻는 자기 효능감을 키우는 게 중요다. 60세 이상, 퇴직과 함께 시작하는 인생 이모작을 생애 주기 3단계로 보자는 논리다. 이를 뒷받침하는 통계자료와 실험, 유명인의 사례는 탄탄한 뒷받침과 반박자료가 되어준다.

 

 

그 예로 제인 폰다(81)는 매일 오래 걷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미국 연방 대법원 대법관인 루스베이더 긴즈버그도 마찬가지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을 단련한다. 과격한 운동을 지양해야 하는 노년이라고? 틀렸다. 적당한 신체운동 즉, 유산소, 근력 운동 등 신체 활동이 기억력을 향상하고 심장 질환을 낮춘다.

 

 

노인이 잠을 적게 잔다는 경향도 잘못되었다. 누구나 8시간은 자야 한다. 낮 동안 받아들인 정보 중 필요한 것은 남기고 나머지는 버리는 작업은 수면 중에 일어나며, 이 과정이 충분치 않으면 뇌는 피곤해지고 빨리 늙는다.

 

 

경험으로 인간의 뇌가 변화되는 능력인 신경가소성(Neuroplasticty)는 대체로 청소년기 및 청년기에 정점에 달하고 60세가 넘으면 빠르고 완전한 재형성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정설처럼 여겨져왔다.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이뤄진 연구들에 따르면, 노인의 뇌도 분명히 가소성이 있고 신경 재배선과 적응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게 밝혀졌다.

 

 

다만 느리고 시간이 걸릴 뿐이지 그림을 그리거나 건축, 춤, 글쓰기, 음악 활동 등을 꾸준히 했다면 뇌의 자극으로 두뇌를 단련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세상과 상호 작용하고 다르게 업무를 보거나 생각하는 일이 뇌가 치매나 경직, 신경성 위축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데 바람직하다는 말이다.

 

 

그 예로 가수 그렌 캠벨은 76세에 알츠하이머병이므로 방향감각을 잃고 몸을 돌보기 어려웠지만 45년 이상 연주해왔던 복잡한 곡들을 여전히 연주했다. 노화를 늦추기 위한 예방책 중 하나는 젊었을 때 손재주를 익히고 그 일을 꾸준히 하는 것도 해당된다. 그리고 여유가 된다면 나이가 들어서도 새로운 일을 배우는 것이다. 나이 안 먹기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나이가 들면 추상적 사고 발달이 감각 체계 쇠퇴(시력, 청력, 후각, 촉각, 미각 등)를 완화하는 보상기전으로 작용한다. 신경가소성 덕분에 뇌도 변한다. 스스로 변화하고 치유하며 다른 방법으로 기능을 발휘하기도 한다.

 

 

책은 《정리하는 뇌》의 저자 대니얼 J. 레비틴의 신작이다. 노후를 즐겁고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 신경과학, 뇌과학, 심리학의 관점에서 파악했다. 백세시대라는 말을 요즘 너무 자주 듣는다. 하지만 아프고 길게 100세까지 살는 건 재앙이 아닐까. 아프지 말고 건강하고 즐겁게 100세까지 살 수 있는 미래 당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민이의 그림 그리고 싶은 날
김하민 지음 / 주니어김영사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에게 세상은 아주 큰 캔버스다.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다양하고 무한한 재료가 널려 있다. 올해로 10살. 네 번의 개인전과 두 번의 단체전, 세 번의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SBS <영재 발굴단>을 비롯한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최근 영화 포스터 제작에 참여했고, 한 브랜드 냉장고 광고 작업을 함께 하는 등 미술의 영역을 다양하게 넓히고 있는 중이다. 김하민군의 그림 에세이를 만나보자.

 

책은 총 세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아이가 좋아하는 동물이나 곤충을 그렸고 2장에서는 영감을 얻은 다양한 사람들을 그렸다. 예수, 다빈치, 앤디 워홀, 살바도르 달리, 마를린 먼로, 오드리 헵번, 마이클 잭슨, 간디, 윤봉길, 김구, 노무현, 이한열 등등. 아이가 그렸다고는 믿을 수 없는 그림체가 마음을 움직인다.

 

 

3장에서는 마음 가는 대로 그려본 세상의 모습이다. 커피를 좋아하는 엄마를 위한 커피컵 천사들의 모험, 콜라, 항아리 등. 유화물감이 아닌 수묵화나 다양한 재료와 방법으로 예술 하는 하민이의 멋진 그림을 만날 수 있다. 일상과 여행에 관한 생각을 그렸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좋아하는 것 같다. 만나보고 싶고 보고 싶은 사람 중에 유독 다빈치 할아버지의 그림이 많으니까. 같이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당찬 포부, 길고 구불구불한 수염과 머리카락을 표현하기 위해 나이프로 긁고, 이쑤시개로 긁어 완성한 질감이 멋지다. 이 기법에 이름까지 직접 지었다. 흰 백(白), 손 수(手)를 써 백수 기법이다.

 

웃는 얼굴로 보이는 그늘진 마음까지 한 폭에 고스란히 담았다. 꾹 다문 입으로 무언가 말을 건네고 있는 것 같은 윤봉길 의사와 태극기. 목탄과 물티슈로 흑백 느낌을 내 완성했다. 그림의 깊이감은 무엇으로도 표현하기 힘들다. 자꾸만 그림을 들여다보게 된다.

 

이 아이의 한계는 어디까지 일까. 아이의 그림이지만 어른을 생각하고 행동하게 만드는 힘. 주제에 따라 다른 느낌의 그림의 표현력에 감탄한다. 아이가 그렸다고 말하기 전까지는 절대 모를 것 같다. 그 아름답고도 심오한, 자꾸만 보고 싶은 붓 터치의 투박함과 섬세함이 공존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민이의 그림 그리고 싶은 날
김하민 지음 / 주니어김영사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이 좋으셨다면 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생강빵과 진저브레드 - 소설과 음식 그리고 번역 이야기
김지현 지음, 최연호 감수 / 비채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무거나 잘 먹는 나는 셜록 홈스의 식탐처럼 제때 끼니를 챙겨 먹지 못하고 놓치면 꽤나 신경질적으로 변한다. 그런 탓에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고 잘 살려고 노력한다. 어제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퇴원한 104세 최고령 할머니를 뉴스에서 보면서 생각했다. 역시 사람은 긍정적인 사고와 웃음, 삼시 세끼가 중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할머니는 꽃님이란 이름처럼 활짝 웃고 무엇보다 삼시 세끼를 건강히 잘 드셨다고 한다. 역시 먹는 게 중요하다.

 

 

 

 

영화를 볼 때도 유독 먹는 것에 집착한다. 영화에서 주인공들이 먹었거나 주요 소재가 되었던 음식, 그냥 이름만 나왔어도 한 번 꽂히면 그날 꼭 먹어야 직성이 풀린다. 최근 본 영화 <나는보리>에서 가족들이 둘러앉아 짜장면을 먹는 장면이 세 번 정도 나놨는데 영화의 좋은 영향뿐만 아니라 영화가 끝나고 중국집을 찾아다녔다. 영화에서처럼 짜장 세트(탕수육 포함)가 만원인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아마도 보리네가 단골이기에 중국집 사장님의 특별 메뉴가 아니었을까 추측한다.

 

 

 

결국 다음날 짜장면과 탕수육(영화에서 이 조합은 중요!)을 먹었고, 금단 현상을 해소되었다. 가장 곤욕스러운 것은 일본 영화다. 일본 영화는 아예 대놓고 음식, 요리, 요리사, 장인에 관한 소재가 많고 나 또한 그때마다 마른침을 꼴깍 삼키며 저 맛은 어떨까 상상하고 괴로워했다.

 

 

때문에 번역가 김지현 씨의 책을 보면서 엄청난 공감을 했다. 그녀는 어릴 적 세계 명작 소설이나 소녀 소설을 읽으면서 낯선 음식, 재료 등에 열광했다고 한다. 현재는 번역가로 일하면서 우리말로 어떻게 옮길까 행복하고도 괴로운 작업을 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리고 음식은 당시 그나라의 문화를 보여주는 척도기도 하기에 덤으로 세계사 공부까지 할 수 있어 좋다.

 

 

문학이 하는 일도 딱 이런 것 같다. 문학은 지극히 익숙한 것들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반복되는 일상에 묻혀 있던 사물들이 본연의 맥락에서 떨어져 나오고, 평생 한 가지 용도로 써온 물건에서 갑자기 전혀 몰랐던 용도를 발견한다. 콜라를 마시기 위해 따야 하는 캔 뚜껑이, 로맨스 소설 속 가난한 연인의 손가락에서는 백금 반지가 된다. 냉동실 속 양다리 고기가, 추리소설에서는 살인 흉기로 둔갑한다. 불교도들이 교리를 깨우치기 위해 읽는 불경이, "나는 불경처럼 서러워졌다"라고 말하는 시 속에서는 서러움이라는 감정의 대명사가 된다.

P100

 

 

 

 

흔히 좋은 글에서 향기나 맛이 난다고들 한다. 맛깔스러운 문체, 향기로운 필체는 독자에게 상상 그 이상을 제공한다. 빨간 머리 앤과 다이애나가 먹었던 산딸기 주스, 《하이디》에서 나온 검은빵이 실제는 호밀빵이었다는 것, 《셜록 홈스의 모험》에 수록된 <독신 귀족> 중 셜록 홈스와 왓슨이 먹었던 차가운 멧도요 요리, 유럽 민담에서 흔히 등장하는 단추 수프(돌멩이 도끼, 손톱, 나무 등으로 치환), 젤리, 잼, 설탕 절임의 오묘한 차이점, 메리 포핀스 속 생강빵 에피소드는 맛을 상상하느라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다.

 

특히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생강빵과 진저브레드는 《우산 타고 날아온 메리 포핀스》에 등장하는 음식이다. "거무스름한 색깔, 건조한 질감, 넓적하고 반듯한 형태"라고 묘사되어 있는데, 쿠키인지 케이크인지 알 수 없지만 진저브레드인 거다. 이 에피소드에서는 생강빵 보다 빵을 싸고 있는 금종이 별이 중요한데, 금종이 별을 영원히 간직하겠다는 제인과 마이클이 서서히 기억을 잃어가는 게 포인트다.

 

 

소울 푸드라는 말에 슬픈 의미도 알게 되었다. 옥수수가 전 세계적으로 가난과 연결되어 있는 재료라 슬프다. 우리나라에서는 톡톡 터지는 식감과 단짠단짠의 옥수수는 여름철 간식으로 자주 먹었는데 말이다. 노예제 시대의 남부를 배경으로 하는 미국 소설에는 소울 푸드로 자주 등장한다. 옥수수빵, 옥수수 케이크, 옥수수떡, 옥수수 팬케이크가 단골 메뉴다. 흑인 노예들에게 옥수수빵은 일상을 함께 하는 음식이었고, 주인들이 기본으로 제공하는 값싼 식재료가 옥수수였던 탓이다.

 

 

《톰 아저씨의 오두막》에서는 부부 톰 아저씨와 클로이 아줌마가 각자 다른 곳으로 팔려가던 날 아침. 클로이 아줌마는 정성을 다해 요리한다. 우리나라의 소울 푸드라 불리는 프라이드치킨이 여기에도 등장한다. 가장 살진 닭을 잡아 튀기고, 옥수숫가루를 반죽해 팬케이크를 구워 낸다.

 

 

소울 푸드(Soul food)는 한국에서 영혼을 위로하는 음식 정도로 쓰이고 있지만 아프리카에서 미국으로 끌어와 노예생활을 할 때 먹던 음식들이다. 한국인에게는 전쟁의 애환을 상기하게 만드는 부산 밀면, 돼지국밥, 부대찌개 등등이 비슷한 음식이라 할 수 있겠다.

 

 

소울 푸드라는 단어가 처음 생긴 것은 노예제가 폐지되고도 한참 뒤인 1960년 대의 일이다. 흑인들의 노래나 재즈에서 파생된 '소울 뮤직'과 흑인 인권 운동이 활발한 상황에서 '소울'이란 말이 미국 흑인들의 정체성을 반영하는 말로 부상했다. 남부에서 북부로 올라와 어엿한 미국 시민이 되었음에도 계속되는 멸시와 차별에서 버틸 수 있는 힘은 고향의 맛이었을 것이다. 어제 먹었어도 오늘 또 먹을 수 있고, 힘들 때 더욱 생각나는 소울 푸드의 정의 알고 먹으면 더 각별해질 것이다.

 

생강빵과 진저브레드는 같은 빵이지만 어떻게 번역하느냐에 따라 문맥과 해당 나라의 식문화에 충동을 낳지 않는다. 따라서 한 단어의 의미를 다른 나라 언어로 번역하면서 원래의 의미는 반감하기도 한다. 책을 통해 번역사의 단어 선택이 그 나라의 말을 모르는 독자(관객)에게 평생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는 영화 장르와 문화권에 따라 찰떡같은 번역으로 사랑받는 황석희 번역가가 있다. 또한 마블 마니아들의 광분을 산 오역 번역가도 있다. 타문화를 이해하는데 디테일한 부분도 놓치지 않는 번역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 그대로 직역하지 않고 의역하고 윤색하는 것. 음식 고유의 맛과 풍미를 살리고 원재료를 손상하지 않는 일류 요리사와 비견될 만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