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웨어 - 생각은 어떻게 작동되는가
리처드 니스벳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도 현대인은 너무나 많은 정보 사이에서  최적의 결정을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어떤 직원을 채용해야 하나부터 오늘 점심은 뭐 먹지 같은 일상적인 문제까지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살아가고 있죠. 이런 마음의 갈등과 심리적인 문제점을 오래전부터 화두로 삼아온 '리처드 니스벳'의 신간이 나와 화제입니다.

 ‘마인드웨어’란 사람이 문제를 해결하거나 의사결정을 하는 데 생각이 어떻게 작동되는지를 정리한 이론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수학, 과학, 경제학, 심리학, 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적용시킬 수 있는 사례를 책 속에 담았습니다. 특히 비즈니스 상황에 유리한 이론들이 많아 의사결정에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식당에서 주문한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음식을 남긴 채 계산한 적이 있다면? 극장에서 도저히 참을 수 없이 재미없는 영화를 접했다면? 매몰비용과 기회비용, 순이익을 따져 어떤 행동이 좋을지 고민하게 되죠.  책을 읽은 독자라면 기회비용 투성이인 순간들에서 쉽게 선택할 수 있었던 행동을 버리고 그보다 가치가 덜한 행동에 비용을 지불하는 일들 피할 수는 있습니다. '리처드 니스벳'은 이런 요약을 내놓고 있네요.


 

어떤 자원을 이미 소모한 뒤라 회수할 수 없을 때, 그 자원이 아깝다는 이유로 애초에 그 자원으로 먹으려던 걸 소비하겠다고 해서는 안된다. (중략) 어떤 행동을 하려고 할 때, 지금 또는 앞으로 다른 행동을 할 경우 순이익이 더 크다면 애초에 하려던 행동을 포기해야 한다. 매몰비용 덫에 빠지면 항상 불필요한 기회비용이 생긴다. 매몰비용과 기회비용 덫을 포함해 비용과 편익에 주목하면 득이 된다.

P150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수많은 선택 속에 적확한 정답은 아마 없을 겁니다. 실패와 경험을 통해 확률을 높이는 일을 끊임없이 하는 게 인간의 한계점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때마다 길이 되어주는 책이 있다면 얼마나 반가울까요. 노력과 교정을 통해 진화하는 인간과 경제발전을 되짚어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행동심리학이나 사회심리학 부류의 책을 원하는 독자들의 갈증을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주 사적인 고백과 거짓말 로망 컬렉션 Roman Collection 7
이지영 지음 / 나무옆의자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이 무척 마음에 듭니다. 로맨스 소설 참 좋아하는데,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내용인데요.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탄실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나라 최초의 페미니스트이 삶은 순탄치 많은 않았을 것 같아요. 하지만 김별아 작가의 글로 다시 태어난 듯 보입니다. <탄실> 매우 기대가 되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녕, 나의 모든 하루 - 김창완의 작고 사소한 것들에 대한 안부
김창완 지음 / 박하 / 201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약간 늦은 아침 10시 김창완 아저씨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하루의 시작을 했던 때가 기억납니다. 뮤지션과 DJ, 연기자, 진행자로 종횡무진하고 있는 원조 아재 김창완 씨의 《안녕, 나의 모든 하루》를 만나보았습니다. 옆집 아저씨 같은 외모로 친근하고 푸근하게 하루를 도닥여주는 목소리를 책에서 만나게 되니 이렇게 반가울 수가! 마치 라디오를 듣고 있는 것처럼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나지막이 활력과 다독임을 주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네요.



#심심할 틈이 없다고요?

누워 있는 아가기 굉장히 심심할 것 같지요. 아기를 돌봐본 적 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걔네들은 하나도 안 심심해요. 그뿐 아니라 걔네들 쳐다보고 있으면 아무 일 안 해도 전혀 심심하지 않아요. 하루 뭐 하고, 뭐 하고 계획이 꽉 차 있어야지만 세상 사는 것같이 여기는 게 현대인의 생각입니다. 하지만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은 일없이 그저 심심한 시간입니다. 마음 '심'자 두 개가 겹쳐 있다 생각해도 좋습니다.

심심해져보세요. 심심하지 않아요.

P69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듯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에게 작은 쉼표를 주는 글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멍 때리기 대회'가 생겨날 정도로 앞만 보며 경쟁하는 삶을 최고로 여기는 한국인들. 한 박자 늦춘다고 해서 큰일 나는 것도 아닌데, 우리는 뭘 위해 뛰어가고 있는 걸까요? 심심할 틈이 없다고 소리 지르던 내 모습을 돌아보며 심심해 보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이 일어난다면 마음의 수면을 휘저어 그 자국들을 지워보세요. 별일 아니지 않나요.

P72


 

 

문득 그냥 지나쳤던 나의 하루를 현미경처럼 들여다보고 싶어집니다. 책 제목처럼 나의 하루하루가 모여 인생이 되었잖아요. 기쁘기도 했고, 슬프기도 했지만 생각만큼 지루한 인생은 아니었을까요. 퍽 만족스럽지는 않아도 앞으로도 살아가는데 충분한 이유가 되는 그런 삶을까요. 정답은 없을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하루는 소중하고 멈추지 않고 시간은 흘러가잖아요. 그 빠른 인생의 유속 속에서도 작고 사소한 것들에 대한 안부를 잊지 않고 해보는 건 어떨까요? 지나간 일에 대한 반성과 자책보다 훨씬 풍성한 하루가 될지도 모릅니다.  모두들 힘내세요!



8월 20일 저녁 7시 30분 '음악이 있는 낭독회 네이버 생중계'를 하네요. 김창완 아저씨를 만나보고 싶은 모든 독자에게 좋은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종의 기원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리뷰를 위해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었을 수 있습니다**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는 방법! 나름대로의 피서법이 있겠지만, 시원한(곧 추워지지만) 카페에서 읽는 스릴러 한편이 영양제이고, 피로 회복제가 되는 저만의 피서법입니다. 말복이 지났고 이제 폭염으로 고생했던 8월의 끝자락이지만 좀처럼 더위가 가시지 않고 있어요. 이럴 땐 또 책 한 권 들고 근처 카페를 전전하게 되는데요. 뒤늦게 정유정 작가의 《종의 기원》을 읽고 모골이 송연해졌습니다. 《7년의 밤》의 오영제, 《28》의 박동해를 뛰어넘는 악의 천재 김유진! 서슬 퍼런 면도칼을 마주할 때면 이제 《종의 기원》이 생각날 것 같아서 무섭기까지 합니다.


주인공 김유진은 곧 있을 로스쿨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평범해 보이는 26세 청년입니다. 유진과 동거하고 있는 한 살 위의 (친구같은)의형제 해진과 모든 것을 통제하고자 하는 엄마와 이렇게 셋이 살고 있습니다. 해진은 10년 전 유진의 집에 입양된 절친한 친구이자 소울메이트입니다.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도 자기 자식은 끔찍하게 사랑했다고 하죠. 해진은 유진에게 그런 존재입니다. 좋아하고 사랑하고, 자신의 분신이기도 한 그런 존재.

《종의 기원》의 무대가 되고 있는 가상의 동네는 유진의 숨어있던 본능을 일깨워주는데 안성맞춤입니다. 주민 입주와 개발이 멈춰버린 한적한 소도시에서 유진은 밤마다 약을 핑계로 활보하게 되죠. 어릴 때부터 유진은 엄마와 이모의 통제하에 '간질'에 효과가 있는 약을 처방받아왔습니다. 누군가에게 조정, 통제 당하면서 제 삶을 잠식당한다는 불쾌감이 살인은 더욱 부추긴 건 아닌지 의심이 듭니다. 남들은 약을 먹음으로써 환각을 경험하지만 유진은 약을 끊음으로 인해 환각을 보는 특이한 케이스죠. 차츰 시기와 횟수를 늘리며 약의 족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유진은 비가 많이 내리는 어느 날 내면의 악과 대면하게 됩니다. 고요한 태풍의 눈과도 같은 성정으로 어릴 때부터 어머니는 유진을 걱정했습니다. 7살 때 그린 그림이 모친 살해의 암시로 여겨진다고 호들갑 떨던 이모. 그 유려가 현실이 되는 일이 벌어지게 됩니다.

어머니를 살해하고 또 다른 범행들도  도미노처럼 저지를 수 있었던 건 유진이 사이코패스 중에서도 가장 최고 레벨의 '프레데터'이기 때문입니다.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도 태연하게 누군가를 맞이할 수 있고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감정이 없기 때문이죠. 게다가 이 모든 상황을 유진은 '어쩔 수 없었다'라는 단 한 줄로 요약해 버립니다.


​역시 정유정!이라고 엄지를 치켜주고 싶은 마음이 앞섭니다. 어떻게 하면 독자를 세상 끝까지 몰아붙이는 필력의 속도감을 책 속에 들여놓았을까요. 부럽고도 섬뜩합니다. 첫 장을 펼치자마자 피비린내를 맡으며 깨어나는 유진. 독자로 하여금 유진이 처한 상황에 감정이입하게 만드는 1인칭 화법이 《종의 기원》 속 피의 숙청을 정당화하게 만듭니다. 참 영리한 구조입니다.

전반부는 유진을 피해자로 설정 충분히 독자에게 동정의 구실을 만든 후 어머니의 일기장을 넘겨보면서 밝혀지는 유진의 정체를 서프라이즈 선물처럼 숨겨놓았습니다. 독자인 저도 깜박하면 주인공인 유진에게  옴짝달싹 못하게 죄를 뒤집어쓴 게 아닐까 깜빡 속아넘어갈 뻔했지 뭐예요. 정유정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사이코패스가 1인칭 시점으로 써 내려간 소설은 없다는 점, 그리고 살인자가 계속해서 살인의 정당성을 입증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라고 했던 기억이 나면서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더라고요.

한 여름 더위에도 닭살이 돋아날 정도로 인간 내면의 공포를 맛보게 하는 소설이네요. 인간은 살인을 통해 진화해왔고, 실인을 정당화한 여러 구실을 만들어왔습니다. 인류가 전쟁과 살육을 통해 영토를 확장하고 문명을 발전해 온 것을 보면 정유정이 말하는 '종의 기원'은 다윈이 말하는 '종의 기원'의 변이(變異)처럼 느껴집니다.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악의 유전자'를 후대에 대물림할 수 있는 전제적인 범죄자가 모든 인류일 수 있다는 발상! 오싹하면서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주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