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시작의 기술
개리 비숍 지음, 이지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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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저마다의 문제가 있다.

 

삶은 늘 완벽할 수 없다."

 

-개리 비숍-

 

 

 

'시간 나면 한 번 해볼게요. 가볼게요. 먹어 볼게요'이런 말은 이제 그만! 우리에게 시간은 언제나 모자라다. 남들과 똑같은 24시간이 부족해 쪼개고 쪼개서 살아가고 있지 않나. 지금 행동하지 않는다면 평생 해보지 못한다. 이제는 행동해야 할 때다. 후회도 이제 그만! 그렇다면 시작을 도와줄 동기부여 한번 해보는 거다.

 

 

책에는 저자가 제시하는 일곱 가지 시작의 기술이 소개되어 있다. 각각의 단언은 테마를 가지고 있고 눈에 확 들어오지 않더라도 깨닫게 되는 시작의 기술이다. 나는 의지가 있어. 나는 이기게 되어 있어. 나는 할 수 있어. 나는 불확실성을 환영해. 생각이 아니라 행동이 나를 규정해. 나는 부단한 사람이야. 나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모든 것을 받아들여. 어떤가, 생각보다 쉽다.

 

 

매번 쉽게 포기하고 의지 없고 게으른 당신, 오늘도 자책만 하지 않나. 때론 이런 부정적 사실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한 걸음 날아갔다고 볼 수 있다. 현실을 직시하고 나면 더 이상 내가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죄책감과 원망, 후회가 조금은 누그러진다. 잡념의 곁가지를 걷어내고 나면 중요한 것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결국! 내가 의지를 갖추고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이 보이고, 스스로 만든 장벽을 깰 수 있다. 이게 바로 가능성과 잠재력의 무한 샘을 복원시켜줄 '의지'라는 원천이다. 인생 목표라 여기는 내용을 이루기 위해 부단히 실천한다면 승리는 당신의 것이 된다.

 

 

이기기 위해서는 편한 것만 찾으면 안 된다. 늘 해오던 일만 한다면 과거에 사는 것과 다름없다. 반복적으로 하는 일도 사실 처음에는 서툴고 어려운 일이었다. 지금은 눈감고도 할 수 있는 일상이 되지 않았나?

 

 

우리는 위험을 감수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인생의 불확실성은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테마다. 행동을 하게 되면 다른 일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리고 부단히 매진해 보자. 그 후에 다음 장애물로 넘어가면 된다. 계속해야 하는 건지, 여기서 그만두어야 할지 걱정하지 말고 끝까지 밀고 나가보는 거다.

 

 

성공은 늘 불확실성을 가지고 당신을 결승점에서 기다리고 있다. 결승점까지 가기 위해 위험과 험난한 과정이 있겠지만, 해내지 못할까 봐 시작조차 하지 못하는 일보다 해보고 후회하는 게 낫다. 시작이 반이다. 시작의 기술은 시작은 할 생각도 안 하고 잘되지 않을 거라 걱정만 하는 사람들을 위해 일단 해보라고 말하고 있다.

 

 

서툴고 잘못되면 어떠냐고? 생각보다 세상은 당신에게 큰 짐을 지우지 않는다. 미안하다고 정중하게 사과하면 된다. 너무 겁내지 말고 이제 시작해 보자!

 

 

웅답하라 2022 네 번쨰 질문

 

<시작의 기술>을 읽고 생각했다. 오늘부터 핸드폰 적당히 보기를 시작한다!"

 

맨날 폰을 손에 달고 산다. SNS를 끊어야 하는데 그러지는 또 못하고, 수면 전 3시간 전에는 반드시 멀리하기로 다짐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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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다는 농담 - 허지웅 에세이
허지웅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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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허지웅 작가 글을 처음 접했던 건 씨네 21이었다. 평론가, 작가, 방송인 등 그 밖에도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던 그가 돌연 병으로 모든 활동을 중단했었다. 그래서 더욱 예전의 칼칼하던 청양고추의 매운맛은 다소 누그러졌지만 아직도 까칠하고 날카로운 필체의 허지웅이 반가웠다. 과연 악성림프종으로 힘들었던 그 시간 동안 무슨 일들이 있었을까. 책은 그 궁금증만으로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다.

 

 

전반부는 병을 그야말로 '견디며' 보낸 시간을 써낸 힘든 고백서다. 읽는 사람도 고통이 그대로 느껴지는 기묘한 체험이었으며, 온전히 아픔을 나눌 수 없지만 한 스푼의 공감이 잠시나마 삶과 죽음을 생각하도록 만든다. 현재는 병을 이겨냈지만 재발하면 다시는 치료를 받지 않을 거란 말이나, 오기로 버틴 요가 수업, 같은 병을 앓는 환자의 병문안 (이 에피소드는 두 번에 걸쳐 자세히 다룬다) . 허지웅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에피소드를 읽는 것도 즐거웠다.

 

 

가장 좋았던 것은 다시 영화와 소설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언급된 작품을 보고 읽지 않아도 궁금함을 유발한다고나 할까. 존 허트와 김영애 배우에 관한 애도문을 읽고 영화가 무척 궁금해졌다. 영화제목은 데이빗 린치의 엘리펀트 맨과 고영남의 깊은 밤 갑자기. 얼굴에 종양을 달고 있어 코끼리 맨이라 불리는 기구한 사연의 한 남성을 연기한 존 허트와 김기영 감독의 충녀만큼이나 섬뜩한 모습의 김영애를 만나보고 싶다. 영상자료원에서 봐야지 하고 체크해 두었다. 사람으로 인정 받고 싶은 남자와 점점 미쳐가는 여자가 궁금해졌다.

 

 

미시마 유키오와 다자이 오사무의 자살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실존에 환멸을 느낀 두 사람이 선택한 극단은 충격적이기도 하고 일본 특유의 고립감이기도 했다. 여러 차례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었던 허지웅에게 이 두 죽음은 비슷한 점을 찾아보는 계기기도 했을거다. 슬픔과 예민함을 가진 쪽으로 기우는 어쩔 수 없는 일. 다자이와 반대되는 방향으로 가려 했던 미시마의 고백이 허지웅에게도 잘 어울린다 생각 들었다.

 

 

그 밖에도 <라라랜드>, <쓰리 빌보드>, <공동정범>, <살아 있는 시체들의 밤>은 이미 본 영화를 다시 떠올려 깊이 생각해 볼 기회를 주었다. 무엇보다 제노모프를 중심으로 <에이리언> 가계도를 정해준 통찰, 자신의 최애 영화인 <스타워즈> 정리도 무척 감사했다. 스타워즈 시리즈를 인용해 구세대와 현세대의 반복되는 충돌과 지금 세대에 대한 연민과 충고도 적절히 버무려 준다. 속이 다 후련해진다.

 

 

그리고 젊은 세대를 걱정하기도 한다. 권력을 가진 꼰대가 청년의 무모함과 젊음을 속박해도 아나킨 스카이워커에서 다스 베이더로 타락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제다이가 말하는 마음의 평정 포스를 회복하고 객관성을 유지하고 정신을 가다듬어 버틴다면 반드시 당신의 날이 찾아올 거라 응원하다. 역시 허지웅 다운 위로다.

 

 

잠시 허지웅처럼 니체를 옆에 끼고 사는 것도 퍽 괜찮을 거라 상상했다. 죽음의 가까이에 가본 사람이 해줄 수 있는 종교를 초월한 소중한 무엇. 허지웅은 크게 아픈 후 그 무엇을 발견한 것 같다. 유년 시절부터 괴물을 좋아했다고 한다. (나도 퍽 좋아함) 지금 돌아보니 그들에게 끌렸던 건 연민이었는지 압도였는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고 고백한다.

 

 

프랑켄슈타인이나 드라큘라 백작처럼 사람과 섞이고 싶어 했던 과한 행동들과 영웅을 괴롭히는 악당들이 반드시 세상에 필요함을 충분히 설득한다. 악당이 있어 영웅도 대접받고 빛나는 거니까 말이다. 그렇게 괴물 덕후로서 이를 연기한 배우들의 경외도 빠트리지 않는다.

 

 

누가 성덕 아니랄까 봐 영화에 대한 TMI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그가 던지는 살고 싶다는 농담이 마음에 와닿는다. 농담을 가장한 진담인지, 정말 농담인지 모를 글들이 진솔하게 쓰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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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웨이크 - 이 새벽, 세상에 나서기 전 하나님과 둘만의 시간
김유진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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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가 없는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이런 생각을 했다. '신이란 무엇이길래 인간을 움직이게 하는 걸까'. 아직도 그 의문은 해결되지 않았고 죽을 때까지 찾아가는 거라 생각한다. 나 같은 비종교인도 이런데 종교인은 매번 신념 사이에서 흔들릴 것이다.

하나도 어려울 것 같은데 미국 뉴욕주, 조지아주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저자 김유진.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와 《0430 TIME TO PLAN: 일어나라, 삶이 바뀐다》로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유튜브 구독자 20만을 돌파하며 지난 십수 년간 '새벽 기상'루틴을 전파해온 장본인이다. 방송 [유 퀴즈 온더 블럭]에 출연해 자신의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 이야기, 자신의 힘겨웠던 삶을 《어웨이크》에 담았다고 한다.

'미라클 모닝'이 열풍이었다. 아니, 아직도 열풍 중에 있다. 새벽 시간은 나를 만나는 시간 중 하나다. 아직 사위가 어둡고 고요한 세상. 다들 자고 있지만 나만 깨어있는 시간.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새벽 시간을 활용하는 법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김유진 변호사는 '새벽 기도'에 즐거움을 만났다고 한다. 바쁘게 직장 다닐 때는 시간에 쫓겨 세상의 루틴에 맞추었다. 세상이 옳다는 방향으로 움직이느라 파김치가 되자. 5분이라도 더 자고 싶은 마음이 커질 뿐 신은 안중에도 없었다.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지 성공과 물질을 좇아가면서 이 생각은 틀렸다고 느꼈다고 한다. 새벽은 하루 종일 꽉 쥐고 있던 무거운 짐을 하나씩 정리하고 내려놓는 시간이었다. 잠들기 전이 아닌, 반드시 일어나서 처음 하는 행동이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세상에서 상처 받을 때, 홀로 온전히 있을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만들어 신과 소통하는 것이다. 기상 시간이 버겁지 않고 하루를 시작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솔직히 공감하기 어려웠다. 정신없이 세상이 원하는 사람에 맞춰가다 자기 페이스를 찾고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종교의 힘을 빌렸다는 데 이해를 해본 것뿐. 하지만 언제 어떻게 신앙이 생길지 모르는 게 인생인 것 같다. 새벽 시간을 활용해 독서나 글 써보는 집중력을 길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게 종교인에게는 하루를 여는 '기도'가 되었고 아닌 사람에게는 뜻밖의 보물 같은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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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일한 하루 - 쉽지 않지만 재미있는 날도 있으니까
안예은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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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특이했다. 편안하고 한가로운 안일한 하루를 보내고 싶지만 매일이 분투기인 인생을 살고 있는 내가 하루라도 '안 일한(알하지 않는)' 하루를 보내고 싶은 마음이 들었기 때문일 거다. 나는 매일매일 무언가를 보고 쓴다. 익숙해져 지금은 루틴이 되어버렸지만, 톱니바퀴처럼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스케줄은 휴가나 한눈팔기를 할 수 없을 만큼 조여있다. "아.. 나도 안일한 하루를 보내고 싶다", "아무것도 안 하는 날을 보내고 싶다.."

안예은은 싱어송라이터로 '홍연', '문어의 꿈', '창귀' 등을 발표하며 단숨에 알려졌다. 하지만 그만큼 고민과 공포가 밀려왔다고 한다. 타인의 눈에 비친 나와 내가 보는 나의 큰 거리감으로 혼란스러웠고, 창작의 고통과 자기 복제의 두려움, 나아가 죽을 때까지 해야 하는 일에 대한 고민이 들었다.

드라마, 오락 프로그램, 영화를 무진장 좋아하는 거 같다. 동아시아 공포영화를 몰아보고, <여고괴담 3>를 보고 오는 길에 계단에서 공포감에 소스라친 경험에 폭소했다. 엉뚱하고 발랄하고 조금은 우울한 사람이 안예은 같았다. 문어의 꿈 가사를 쓰고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과정도 재미있다. 문어가 꿈 꿀 때 꿈속의 모습과 동일하게 몸 색깔을 바꾼다는 내용에 영감받아 만든 노래다. 술 마시면서 만들었던 불순한 (?) 노래인데 어린이들이 좋아한다니 삶은 참 아이러니다.

연예인으로 대했던 사람들에게 친근한 매력을 발산하는 계기가 바로 《안 일한 하루》다. 어릴 적 다섯 번의 심장 수술로 가슴과 양 옆구리에 흉터가 생겼지만, 큰 병에도 여전히 살아있음을 증명한 자신을 대견하게 여기는 MZ 세대다.

이 책으로 '흉터'라는 단어가 한글임을, 세상에서 유일한 타투임을 깨달았다. 흉터를 화장과 옷으로 가리지 않고 당당하게 드러내기까지. 그동안 노래로 알고 있던 뮤지션 안예은을 깊고 세밀하게 알아가는 시간을 마련한다.

창작의 갈증이 낳은 우울과 좌절을 매번 넘어서고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 내가 되어가는 과정이 책 속에 담겨 있다. 일하는 하루에는 창작과 일에 관한 이야기, 나를 돌보는 하루에는 과거 이야기, 안 일한 하루에는 일상의 각종 에피소드가 있다. 입맛대로 골라 읽으면 된다. 마치 옆에서 조잘조잘 거리는 듯 말맛이 살아있는 문장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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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린 왕자 - 내 안의 찬란한 빛, 내면아이를 만나다
정여울 지음 / CRETA(크레타)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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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울 작가의 신작이 나왔다. 특유의 감성으로 팬층이 두꺼운 작가는 빈센트 반 고흐, 헤르만 헤세 등으로 좋아하는 작가를 주제로 다양한 글을 쏟아냈다. 이번엔 '어린 왕자'. 과거 생텍쥐페리에 관한 마음의 눈에만 보이는 것들을 읽었을 때 느낀 감성이 되살아났다. 말랑말랑한 문체와 사유하며 읽게 되는 스타일을 간직하고 있어 옆에서 이야기하듯 써내려간 이야기가 부담없이 읽기 좋다.

 

신작에서는 어린 왕자를 왜 작가가 좋아하게 되었는지 알 수 있다. 유년 시절 어린 왕자를 읽고 펑펑 울었던 사연이 시초다. 중학교 1학년 때 통곡에 가까운 울음을 토해냈던 날. 어른이 되어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내면아이' 때문임을 알게 되었다. 지나고보니 알게 된 것들. 내면아이, 어린 왕자와 헤어지게 될까 두려웠던 게 아닐까 곱씹어 보게 되었다.

 

"내 안의 내면아이의 서글픈 고백에 가슴이 저려 왔다. 나에게도 나만의 어린 왕자가 있었던 것이다. 내가 한때는 너무나 사랑했던 이야기 속의 어린 왕자, 그 이야기가 도저히 머나먼 프랑스의 비행기 조종사가 쓴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그냥 완전히 내 이야기'같았던 그 시절의 나를 영원히 잃어버렸다는 것을."

 

P19

 

'내면아이(inner child)'는 피터 팬처럼 영원히 어른이 되기 싫어하는 아이를 말한다. 아이는 자라고 싶지 않지만 나이를 먹고 가족과 사회적 눈을 의식해 어른처럼 행동하게 된다. 몸과 마음 성장의 불일치, 이 간극이 비등해져야 할 텐데 그렇지 못하면 마음의 병이 생기게 된다.

 

마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방구뽕 씨 처럼 말이다. 방구뽕 씨는 입시에 지친 초등학생의 해방군사령관이라 스스로 지칭하고 밤늦도록 학원에 매여 있는 아이들을 위로했다. 자신도 어릴 적 강압적인 부모의 등쌀에 떠밀려 공부했고,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알지 못한 채 살다 어른이 되었다며. 부모의 바람과 성적 향상이 본인을 향한 관심이라 생각했고, 이를 어기는 순간 모든 게 사라진다고 믿었다. 그가 내면아이를 더 빨리 만났다면 어땠을까. 괜한 상상력을 이 책을 읽고 해보았다.

 

작가는 성인 자아가 내면아이와 지속적인 대화를 한다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내면아이를 '조이', 성인자아를 '루나'라고 부르기도 했다. 어린 왕자의 이야기에 빗대어 성인자아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위로한다. 재미있는 점은 어린 왕자처럼 돌직구를 날리는 내면아이를 기쁨이라 부르고, 성인자아를 밤이 되면 뜨는 달이라 부른다는 거다. 어린 왕자를 인용해 영감받아 창조한 조이와 루나로 재해석된 어린 왕자가 탄생했다고 봐도 좋다.

 

책 속에는 작가의 이야기인지 누군가의 사연인지 모를 열 개의 순간이 어린 왕자의 구절과 맞물려 돌아간다. 한 챕터가 끝나면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고 직접 생각하거나 써보길 권유하고 있다.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해야 했던 K 장녀, 언니 오빠들만 예뻐하는 것 같아 그늘이 생긴 막내, 말 잘 듣고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 대기업에 취직해야만 된다고 생각했던 자식. 부모의 지속적인 학대를 받은 아이, 외모에 자신감 없는 분, 매사에 완벽해야 한다고 느끼는 어른, 착한사람 콤플렉스에 빠진 사람 등등. 내 이야기 같은 사연이 등장한다.

일상에서 내면아이와 만나는 방법은 다양하다. 먼저 내 안의 여리고 순수한, 덜 자란 자아를 보듬어 주고 인정하는 것, 그리고 일기를 쓰거나, 책이나 영화를 보고 깊은 사유를 해본다거나, 또는 타인과 대화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부모 혹은 그 위 부모 세대부터 대물림된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해결하는 작업은 꼭 필요하고 느낀다. 내면의 어린아이는 성인이 되었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아 소중한 잠재력으로 나타날 것이다.

 

그때마다 꼭 안아주고 관심을 가져주면 좋다. 유년 시절에 받았던 상처를 극복하고 앞으로 건강한 성인으로 살아갈 힘을 얻게 된다. 모두가 오은영 박사와 만날 수 없기에 가성비 좋은 책으로 진단해 보고 치료해 보는 방법을 추천한다.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현대인, 타인과 관계 맺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에게. 무엇보다 자신을 이해하는 데 충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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