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일주일에 한 번 대중목욕탕을 간다. 샤워만으로는 결코 대신하지 못하는 전신욕의 개운함을 잊지 못해서 그런단다. 오늘도 예외는 아니다. 그리고 오늘은, 아침에 다녀온 목욕탕에서 벌어진 일을 들려준다.
한 아주머니가 목욕탕에 입장해서는 매점 주인과 말다툼이 벌어졌단다. 며칠 전 그녀는 목욕을 마친 후 매점에서 음료를 사먹고 외상을 달아 놓았는지 “외상값을 갚아라”, “언제 먹었나” 실랑이를 벌였는데 매점 주인이 외상 거래 시점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여 월요일 아니면 화요일이라고 애써 답하였지만, 그녀는 해당 요일에는 목욕탕을 다니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고 한다. 본말이 뒤바뀐 다툼 끝에 그녀는 탕 속으로 들어가버렸다고. (그래서 결말을 정확히 모른다. ^^;)
그녀들이 다투는 과정을 쭉 지켜본 아내는 매점 주인이 없는 일을 지어내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그 아주머니가 외상으로 음료를 먹었다고 믿게 되었고, 스스로 판관이 되어 아주머니를 나무랐다. 정작 외상 거래에 대한 변제가 중요한 문제인데도 그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엉뚱한 주장으로 사건의 본질을 흐려서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려고 억지를 부렸다는 것이다.
도대체 뭣이 중요한지 모르는 것일까. 요즘 막무가내 자기 주장만 내세우고 엄연한 사실조차 모르쇠로 외면하는 정치인들을 보고 배운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 아무튼, 그런 아주머니의 처세 술수에 낭패를 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