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연주자의 삶` 중에서 포기에 대한 내용이 있다. 막상 책을 읽으면서는 저자가 남다른 경험과 독특한 생각을 가졌다는 정도로 여기고 지나쳤다. 오늘 일요일의마음 님이 올린 수강 포기 통보에 관한 글을 보면서 읽고 있는 책의 페이지를 뒤로 넘겨 지나친 내용을 다시 찾았다. 다시 읽으면서 밑줄을 긋는다. 빨리 읽으려다 보면 욕심내는 만큼 놓치는구나 싶다. ^^;

사람은 누구나 한 번쯤 포기를 한다. 그것은 절대 창피한 일이 아니다. 이미 시작한 일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본다는 것 자체는 중요한 일이며 또 필요한 일이니까. (103)

사람은 어릴 때 많은 것을 그만둔다.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누군가에게 "넌 왜 그렇게 끈기가 없니?"라는 말을 들었고, 그것이 그렇게 싫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나는 포기하는 사람이 되기 싫었는데,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여러 가지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이것저것 해보고 싶어서 더 빨리 더 자주 그만둔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방법을 조금 바꾸었다. 조금 부끄럽지만, 그만둔 일은 언젠가 다시 하기로. 그렇게 다시 시작한다면 결과적으로 포기한 것이 아니니까. 그러다 보면 어느 날 더 끈기 있는 나이가 되어 있겠지.
사실 이런 방법으로 효과를 좀 보았다. 음악을 그만두었다가 다시 시작한 경험도 두 번이나 있었고, 10 년 전에 기획한 콰르텟 엑스 프로젝트 계획들을 하나씩 성사시키고 있다. 꾸준히 글을 쓰면서 적어도 1~2 년에 한 번씩 책을 내고 싶다는 꿈이 이루어지기까지는 20 년 이상 걸렸지만, 그래도 해냈다는 뿌듯함에 보람마저 느낀다. 그러고 보면 `포기`도 괜찮은 행동이다. 그것을 계속 기억하고 다시 건져낼 수만 있다면 말이다. (11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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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2 1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02 12: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fledgling 2016-10-04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동적입니다 왠지... 당분간 카톡프로필 사진으로 해두기로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