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베토벤 생애와 작품 세계를 정리하여 올린 바가 있지만, 다시 언급하면, 베토벤의 교향곡 제 1 번과 2 번은 초기 작품에 포함된다. 그리고, 제 3 번부터 제 8 번까지는 중기에, 제 9 번은 후기에 작곡하였다.
베토벤의 작곡 활동 초기에는 피아노 소나타, 피아노 3중주곡, 피아노 협주곡 등 주로 피아노를 위한 작품이 많다. 피아니스트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던 시기와 겹치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 시기에는 하이든, 모차르트 등으로부터 작곡 기법을 배우고, 자신만의 작곡 기법을 실험하고 있었다. 또한, 현악 4중주곡, 7중주곡 등 합주곡을 작곡하였다. 교향곡 제 1 번과 2 번에서도 베토벤의 독창성이 시도되었다.
베토벤(1770~1827)은 1799 년부터 1800 년에 걸쳐 교향곡 제 1 번을 작곡하여 당시 후원자였던 고트프리트 판 스비텐 남작(Baron Gottfried van Swieten)에게 헌정하였다. 교향곡 제 1 번은 1800년 4월 2일 빈 궁정극장 (Hofburgtheater)에서 초연되었다.
고전 시대 교향곡은 4 악장의 소나타 형식을 따르고, 그 중 제 3 악장에 미뉴에트(Minuet) 춤곡 풍의 경쾌한 곡이 배치되는 것이 원칙이었다. 그러나 베토벤은 교향곡 제 3 악장에 스케르초(Scherzo)를 도입하였다.
베토벤 교향곡 제 1 번 역시 4 악장으로 구성된다. 특히, 제 3 악장은 미뉴에트로 제목이 붙었지만, 실은 스케르초에 가깝다. 제 1 번 이후 베토벤의 교향곡에서 제 3 악장은 거의 스케르초이다.
그리고, 연주를 위하여 2 관 편성된 관현악단이 요구된다. 악기는, 플룻 2, 오보에 2, 클라리넷 2, 바순 2, 호른 2, 트럼펫 2, 팀파니와 현악기로 구성되어 있다.
베토벤은 1802 년에 교향곡 제 2 번을 작곡하였다. 1803 년에 안 데르 빈 극당에서 초연되었다. 30 대 초반이지만, 베토벤의 난청이 악화되고 있던 시기로, 휴양을 위해 하일리겐슈타트에서 머물던 때이다.
작곡 당시 베토벤은 백작 딸이면서 제자였던 줄리에타(Giulietta Guicciardi)를 사랑하고 있었고, 월광 소나타를 작곡하여 그녀에게 헌정하기도 하였다. 베토벤 전기를 쓴 로맹 롤랑은 그의 젊은 시절 사랑이 이 곡에 반영되어 있다고 했다.
제 2 번은 이전보다 작곡 기법의 진전이 보이고, 특히 클라리넷을 활용하고 현악기의 사용이 나아졌다. 악기는, 플룻 2, 오보에 2, 클라리넷 2, 바순 2, 호른 2, 트럼펫 2, 팀파니와 현악기로 구성되어 있다.
당시 상류층이 아니면 관현악 연주를 듣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하는 일이었다. 고가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였기 때문이다. 서민들도 쉽게 그의 작품을 가정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베토벤 자신이 직접 교향곡 제 2 번을 피아노 3중주를 위해서 편곡하기도 하였다.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영향에서 벗어나는 베토벤 일생의 전환기에서, 교향곡 제 2 번은 새로운 세계의 가능성을 보인 작품으로, 중기와 후기에 작곡되는 교향곡들이 베토벤 특유의 독창성을 가지게 되는 시발점이었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