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프랑스 작곡가로 드뷔시(1862~1918)가 대표적이다. 그의 후배로 라벨(1875~1937)이 있다면, 선배로 샤브리에(1841~1894)가 있다. 두 작곡가는 이름이 같은 작품을 남겼다. 바로 스페인 랩소디.
샤브리에는 40 세에 음악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다른 작곡가에 비하면 늦깍이인 편이다. 바그너의 영향을 받았고 관현악법에 독창성을 발휘했다. 프랑스 근대 음악의 선구자로 불린다.
샤브리에 작품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곡이 스페인 랩소디(rhapsody)이다. 41 세에 스페인 여행을 통해 얻은 감흥을 피아노 곡으로 작곡하였고, 다시 관현악곡으로 편곡하여 호평을 받았다. 이 곡의 주요한 선율 2 개는 각각 스페인 무곡에 기초한다. 왈츠 풍의 호타(jota)와 말라게냐(malaguena).
라벨의 아버지는 스위스 국적이었고 어머니는 스페인 혈통이었지만 라벨이 태어나고 바로 가족은 파리로 이사했다. 아마도 어머니의 영향으로 라벨은 스페인의 향토색이 짙은 음악도 만들었다고 본다. 볼레로, 스페인 랩소디 등이 그런 작품이다.
교향시 ˝스페인 랩소디˝는 라벨이 32 세인 1907 년 말에 작곡하였고, 이듬 해 초연되었다. 라벨이 처음 작곡한 관현악곡이지만, 전에 없던 악상, 리듬, 관현악법으로 청중을 놀라게 만들었다.
이 작품은 4 개 소곡으로 구성된다.
1. 밤의 전주곡
2. 말라게냐
3. 하바네라
4. 축체
곡이 작곡되었던 당시 라벨을 위시한 많은 예술가들이 이국적 소재에 관심이 많았다. 라벨은 1895 년에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연탄곡으로 ˝하바네라˝를 작곡하였는데 나중에 ˝스페인 랩소디˝ 세 번째 곡에 다시 쓰였다. 또한 라벨은 단막극 오페라 ˝스페인의 한때˝를 작곡하였다.
참고로, 드뷔시와 라벨은 동시대 같은 국적의 작곡가로 라벨이 드뷔시의 영향을 받게 되지만, 서로 다른 작품 세계를 보인다. 같은 듯 보이지만 각자 개성이 강한 창작활동에 전념했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