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럴드 숀버그가 지은 <위대한 작곡가들의 삶 3>을 지난 주에 신간으로 만났다. 이 책을 출간한 ‘클’ 출판사를 응원하자는 생각이 들어 작년과 올해 출간된 <위대한 작곡가들의 삶> 1, 2 역시 그 동안에 구입해 왔었다. (처음에 출판사 이름이 생소하여 신생 출판사라고 생각하였었다.) <위대한 작곡가들의 삶 1>은 작년 1월에 출간되었지만 나는 올해 초에 구입하였다. 나머지 책들이 대략 열 달 간격으로 번역되어 나왔고 이제 세 권을 모두 소장하게 되었다. 책 세 권을 모아 기념 사진 한 장쯤 남겨야 하지 않을까 싶다.

뉴욕타임즈의 음악평론가 해럴드 숀버그는 1915년에 뉴욕에서 태어났다. 1937년에 학업을 마치고 1939년에 레코드 평론가가 되었다. 그는 1950년에 뉴욕타임즈를 입사하여 10년 후에 수석 음악평론가 자리에 올랐다. 그가 역량이 발휘하여 매일 리뷰와 일요일에 오페라와 클래식 음악에 대한 장문의 특집을 발표하였다. 뉴욕타임즈의 음악 보도를 늘리고 일류 음악 스태프를 발굴하는 등 활약이 컸을 뿐만 아니라 음악계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인사로 자리매김 하였다. 1971년에 음악 분야 최초 풀리처 상의 비평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1980년에 수석 자리에서 내려왔고 이후 문화 특파원으로 활동하다가 2003년에 타계하였다.
숀버그는 레너드 번스타인을 11년(58~69) 동안 재임하는 뉴욕 필하모닉 지휘자로 임명하는 데 비판적인 입장을 표명하였지만 번스타인이 정해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 이후에 그의 지휘를 칭찬하기 시작했고 1985년 저서 The Glorious Ones에 서술하였다고 한다.
그의 저술로, Great Pianists: From Mozart to the Present (1956, 1963, 1987), Great Conductors (1967, 1981), The Lives of Great Composers (1970, 1981, 1997) 외에도 1992년에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전기를 써서 음악계에 길이 남을 만한 저술을 남겼다.

나남출판이 Great Pianists 번역서로 <위대한 피아니스트>를 세 권 구성으로 발간하였는데 1권(나남양서 22)은 1986년에, 2권(나남양서 23)은 1991년에, 3권(나남신서 525)은 1999년에 나왔다. 지금은 세 권 모두 절판되었다.

앞에 소개한 대로 분책된 책들을 합본하여 2008 년에 양장 제본된 <위대한 피아니스트>가 다시 나왔었다. 나남신서 943인 이 책 역시 절판되었다.

환영할 만한 일로, 최근에 클 출판사가 해럴드 숀버그가 지은 The Lives of Great Composers 번역서를 내놓았다. 번역서 제목은 <위대한 작곡가들의 삶>. 책은 3권 구성으로 분책 되어 1, 2권은 2020년에 3권은 지난 달에 나왔다.

그리고, 이 달 들어 클 출판사가 <위대한 피아니스트> 번역서를 새로 발간하였다. 표지와 번역자가 바뀌고 감수가 이뤄졌다. (번역자가 음악 전공이 아니어서 감수를 거친 것 같다.) 책은 2권 구성으로, 기존 번역서와 다른 판형으로 바뀌어 만들어졌다.

목차

제 1 권

서문
1장 초창기
2장 기름처럼 매끄러워야 한다
3장 3도, 6도, 8도
4장 옆모습과 연주여행
5장 현이 끊어지도록, 손을 하늘 높이
6장 과도기
7장 아일랜드에서 보헤미아까지
8장 낭만주의와 그 규칙
9장 결핵, 낭만주의, 시
10장 천둥, 번개, 최면, 성적 매력
11장 아르페지오 전문가, 다른 살롱 연주자들, 미국으로의 진출
12장 또 다른 살롱 연주자들과 혁명적 옥타브
13장 두 감성적 피아니스트
14장 최초의 미국인 피아니스트
15장 고결한 비르투오소들
16장 폭군과 지성인

추천의 글 - 숀버그를 읽으면 다 들린다

제 2 권

17장 사제의 아이들
18장 동쪽에서 들려오는 천둥
19장 단정하고 정확하고 우아한 프랑스 음악가들
20장 리스트파와 레셰티츠키파의 장악
21장 지상에 강림한 대천사
22장 작은 거인과 리스트 문하의 다른 거인들
23장 레셰티츠키의 제자들
24장 쇼팬지, 부처와 그 외의 피아니스트
25장 여성 피아니스트
26장 피아노를 연주하는 작곡가
27장 피아노의 파우스트 박사
28장 완벽 그 이상의 음악가
29장 피아노계의 청교도인
30장 당대의 주요 피아니스트
31장 새로운 철학, 새로운 스타일
32장 베토벤을 발견한 사람
33장 여전히 타오르는 낭만주의
34장 21세기 악파
35장 해빙기 이후
36장 바흐가 유행하다
37장 숭배를 받은 두 피아니스트
38장 미국의 피아니스트
해제 - 피아니스트라면, 피아노 연주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기존 번역서 목차와 비교하면 단어와 문구가 약간씩 다르다. 프로필이 옆모습, 피아노줄이 현, 사랑이 성적 매력 등으로 정정되었고, 피아니스트 이름이 목차에 나타내지 않았다. 예를 들면, 13장의 제목은 기존 번역서에서 “2인의 감상적인 피아니스트, 알칸과 헨셀트”이지만 새 번역서에서 “ 두 감성적 피아니스트”로 수정되었는데 아마 원서 목차를 따른 것 같다. (원서 목차를 찾아서 차이를 확인해 보려고 하였다. 구글 검색해도 1987년에 출판된 개정 3판의 목차를 바로 구하지 못하였다. 외국 중고책 판매 사이트에서 댓글 중에서 간신히 찾아 냈다.)


이제 <위대한 피아니스트>를 집에 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사족. 분책을 하지 말고 하드커버로 한 권을 만들면 훨씬 값어치 있는 책이 되었을 텐데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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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1-10-06 19: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책이 나와 준다는 게 정말...! 안 사고는 못 베기게 잘 나왔어요.ㅠ

오거서 2021-10-06 21:47   좋아요 4 | URL
스텔라님이 제 심정을 이해하시는 것 같아서 반갑습니다. ^^
클 출판사가 정말 고맙더라구요. 앞으로 잘 돼서 이런 책을 더 내달라고 응원하는 심정을 보태서 그 동안 책을 구입하였어요. 이번에도 그런 마음이 없는 것이 아니지만 책을 보자마자 기뻐서 이 책은 사야 돼! 하고 외쳤어요. ^^;

2021-10-07 0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0-07 0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