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아날로그의 반격 - 디지털, 그 바깥의 세계를 발견하다
데이비드 색스 지음, 박상현.이승연 옮김 / 어크로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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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으로 작성된 비전문적인 리뷰입니다. 본문에는 도서의 중요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 이 책을 선택한 이유
소속되어 있는 독서모임 4분기 선정도서.



▶ 도서정보

- 저  자 : 데이비드 색스, 박상혁 이승연 역
- 제  목 : 아날로그의 반격
- 출판사 : 어크로스
- 발행일 : 17.06.30
- 분  류 : 비문학(경제경영)
- 기  간 : 17.11.15-16






▶ 총 평 점(한줄평)

8점 / 레코드 판, 종이, 필름, 보드게임 등등. 각 항목별로 아날로그 시장이 하락을 겪다가 역으로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양한 실 사례를 바탕으로 수치를 제공하니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다. 대부분 '과거에 대한 향수'에 집중하지만, 이 책은 그 원인이 다른 곳에도 있음에 더 집중한다. 주요 소비층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는 것은 나로서도 상당히 고무적이었다.

엄청난 준비와 노력. 얼마나 많은 정성으로 이 책이 만들어졌는지... 누구라도 알 수 있다. 전반적으로 이 책은 굉장한 설득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전적인 공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여전히 의문부호는 남아 있고, 저자는 극단적으로 아날로그를 찬양하는 건 아닐까 생각도 하게 된다. 그럼에도 이 책이 내게 큰 의미로 다가온 것은 난 기능적보다는 아날로그 향수를 그리워하기 때문은 아닐까.^^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의외의 정보와 감동을 주었다. 더불어 '재미'라는 측면에서도 '좋은' 책이다.



▶ 도서평점(항목별)
 
- 등장인물 : -
 
- 소    재 : 10점 / 흔히 얘기할 수 있는 분야이지만, 이렇게 세세하게 나눠서 접근하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소재에서 아주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 구    성 : 10점 / 굉장히 실리적인 구성이라고 생각했다. 1부에서 해당 제품들 시장을 보여주고, 2부에서 그것이 가져오는 효과에 집중한다. 읽기에도 편했다. 


- 가 독 성 : 8점 / 읽기에 불편함은 없다. 하지만 역시 번역서이다 보니 생기는 약간의 아쉬움은 있다.
 
- 재    미 : 7점 / 의외의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의외의' 재미이다. 기대를 갖는다면 느끼지 못할 수도. 기본적으로 정보와 의견을 토대로 한 인문도서에서 빅재미를 느끼기에는 쉽지 않다. 그 경계를 넘어섰다는 의미의 점수이다.
 
- 의    미 : 5점 / 이 항목을 뺄까 말까 고민을 했다. 넣기에는 애매하고, 빼기에는 분명 느낀 점이 있기 때문이었다. 고민을 하다 넣었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의미를 느낀 이유는 역시 '향수' 때문이다. 사례들이 전부 외국의 것들이어서 느끼는 아쉬움이 있었다. 익숙함이 더해졌다면 그 의미가 조금 더 크지 않았을까 싶다.



 ▶ 책 속의 한 줄

[p274 중에서]
우리는 선택지가 무한하기를 바라지만 실제로 쇼핑을 하게 되면 선택지가 제한되기를 간절히 원한다. <<선택의 심리학>>의 저자 배리 슈워츠에 따르면, 끝없는 선택권이 주어질 경우 사람들은 무기력해지다 못해 두려움을 품게 된다고 한다. 사람들이 아마존에서 느끼는 감정도 그런 것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책들 중에서 고른다는 것은 꿈같은 일처럼 보이지만 막상 좋은 책을 발견하기 위해 킨들에서 수십만 권의 책을 샅샅이 살펴보고 게다가 그 책에 달린 모든 리뷰들을 확인해야 한다면 그것은 절대 꿈같은 일만은 아닐 것이다.






▶ 독서일지

[17.11.15 / p12-122]
'레코드 판'. 놀랍다. 내 생각보다 훨씬 활성화된 시장. / 2015년 기준 LP 레코드판 주소비층이 18-24세라니... ㄷㄷ / 현 음악판의 잘못된 수익구조에 대한 지적. 절절하게 공감한다. / 소개하는 인물이나 그룹 중 단 한 명도 모르겠다. 굉장히 지루할 법도 한데... 그렇지가 않다. 신기하다. / '종이'. 몰스킨을 써본 적이 없는 입장에서도 두 번째 이야기는 굉장히 흥미롭다. 디지털의 과거와 아날로그 과거가 다르다는 부분에서 감탄을 한다. / 서로를 보완하는 도구로 보는 것. 이기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상생하려는 것이 아날로그가 나아가야 할 길.

[17.11.16 / p123-519(완)]
'필름'. 사례와 설명들이 있지만, 난 레코드판과 종이에서처럼 공감을 할 수는 없었다. 오로지 향수에만 기댄다는 인상을 지우기 부족했다. 나만의 추억이 없이 때문일까...? / '보드게임'. 역시 보드게임의 가장 큰 장점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는 물리적 촉감 또한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 오호! 서울에서 첫 성공사례라니! / '인쇄물' 예상과 다른 수익. 그것이 이유라는 설명이 확 와닿는다. 예전이었다면 공감하지 못했을 것이다. 나도 그들처럼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었으니까. / 디지털 잡지를 좋아하는 입장, 그리고 태블릿 시장의 전망이 보기 좋게 빗나간 점.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있다. / 조금 더 수익에 기초한 내용이라 좋았다. / '오프라인 매장'.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오프매장에서 물건을 확인한 후, 온라인으로 구매를 한다. 책에서 소개된 사례들과의 차이점은 오프매장이 다름을 보이지 못하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이런 구조가 온, 오프라인을 모두 죽이는 결과가 아닐까 걱정된다. / '일'. 노동력에 대한 부분. 서비스에 대한 부분. 그저 안타까움. / '학교'. 비용에 대해 얘기 안 할 수는 없지만, 씁쓸하다. / 글쎄... 저자가 주장하는 근거들은 사실 주변을 둘러보면 쉽게 납득이 가질 않는다. / '실리콘밸리'. / 엄청난 양의 참고문헌. 이상하게 난 저자의 고집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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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남한산성
김훈 지음 / 학고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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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으로 작성된 비전문적인 리뷰입니다. 본문에는 도서의 중요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 이 책을 선택한 이유
워낙에 유명했던 도서. 일전에 한 번 읽다가 포기했던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영화화되면서 영화를 보기 전에 다시 읽어보려 한다.



▶ 도서정보

- 저  자 : 김훈
- 제  목 : 남한산성
- 출판사 : 학고재
- 발행일 : 07.04.14
- 분  류 : 문학(소설)
- 기  간 : 17.11.13-14






▶ 총 평 점(한줄평)

9.3점 / 읽으면 읽을수록 김탁환 작가의 '압록강'이 떠오르고, 웹툰 '칼부림'이 떠오른다. 조선의 모든 시간들이 많이 회자됐지만... 이 전쟁의 시간들은 유독 많이 돌아보게 된다. 청과의 전쟁 또한 다르지 않다. 

역사에서 '만약에'처럼 어리석은 가정이 없다 하지만... 정말 이괄의 난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전쟁 양상이 달라졌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 이전에 광해가 반란을 진압했다면 달라졌을까 하는 생각을 또 해본다. 모두 부질없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안타까움 때문이겠지.

내가 읽은 김훈 작가의 책은 '자전거 여행'이 유일하다. 그래서 더욱 이 '남한산성'은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문장이 완전히 다르다. 담백하면서 힘이 넘친다. 굽어지지 않고 곧기만 한 느낌이다. 그런 점들이 감탄을 자아내면서 동시에 약간의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 읽기에 자주 힘이 들었다.

지금의 생각으로 그때를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난 지금의 시선으로 그때를 바라본다. 답답하고, 또 답답하다. 치사함에 역한 기분마저 든다. 예나 지금이나 자리에 앉은 자는 자리가 주는 권리만을 탐하고,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 늘 똑같구나. '임금은 남한산성에 있었다'. 되뇌는 그 말속에 들어있는 가시가 목에 걸려 컥컥 거리게 된다.

책장을 덮고 처음 든 생각은... '영화를 볼 수 있을까?'였다. 글로서도 이렇게 아프고 답답한데. 영상은 오죽할까. 애써 그려지는 그림을 지우며 읽은 시간과 달리, 영상은 눈으로, 귀로 오롯이 받아들여야 한다. 이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 아닐까...?



▶ 도서평점(항목별)
 
- 등장인물 : 10점 / 조선의 사람들인데, 현재의 사람들이 많이 떠올랐다. 감정이입이 되다 보니... 미움이 커졌다. 커진 미움만큼 점수가 올라갔다. 씁쓸함이 짙다.
 
- 소    재 : 10점 / 역사소설을 좋아하는 개인적인 기준에서 10점이 부족하다.
 
- 구    성 : 9점 / 소설로서는 굉장히 좋은 구성이었다. 각 인물의 시선을 묘하게 겹치게 하고, 그 감정 선과 상황이 이어진다. 그런데 이걸 영화로 어떻게 만들었을까? 궁금하다.
 
- 가 독 성 : 8점 / 문장력이 매우 뛰어나다. 하지만 난 그렇게 뛰어난 독자가 아니다. 그래서 힘든 점이 있었다. 
 
- 재    미 : 9점 / 힘듦을 뒤로하고, 예상외로 굉장히 재밌었다. 전투신이 화려했던 것도 아니고, 해피엔딩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불편한 상황과 불편한 사람들의 관계를 풀어냈는데. 평소와 다르게 이런 내용들이 재미나게 다가왔다. 내가 변할 걸까? 작가가 대단했던 걸까?
 
- 의    미 : 10점 / 지금의 기준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 그러면 안 된다고 스스로에게 자꾸 되뇐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지금의 시선이 자꾸 책을 향한다. 그 시간의 내가 되어도 보고, 현재의 내가 바라보기도 한다. 두 시간 모두에서 이 책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다음에 다시 읽었을 때는 또 어떻게 다가올지 궁금하다.



▶ 독서일지

[17.11.13 / p5-114]
'자전거 여행'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문장은 짧고 명쾌하며, 힘이 느껴진다.

[17.11.14 / p115-397(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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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두 번째 달, 블루문 창비청소년문학 81
신운선 지음 / 창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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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으로 작성된 비전문적인 리뷰입니다. 본문에는 도서의 중요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 이 책을 선택한 이유

출판사 서평단 모집을 통해 알게 된 도서이다. 서평단에 떨어지면서 직접 구입을 했다. 교육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편이다. 

교육은 자녀를 두고 있는지와 상관없이 모두에게 중요한 분야라고 생각한다. 세상 모든 문제의 근원은 사람이고, 사람을 만드는 것은 교육이다. 이 사회에 대한 불만과 아쉬움이 있다면 가장 먼저 돌아봐야 하는 것이 교육이 아닐까?

그중에서도 청소년 성 문제를 다룬다는 소개말에 호기심이 강하게 들었다.



▶ 도서정보

- 저  자 : 신운선
- 제  목 : 두 번째 달, 블루문
- 출판사 : 창비
- 발행일 : 17.11.07
- 분  류 : 문학(소설)
- 기  간 : 17.11.10







▶ 총 평 점(한줄평)

9점 / 비록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대물림이라는 것에 대해 강한 믿음이 있다. 그것은 유전보다도 환경에 기초한다. 소설 속 아이는 평온하지 못한 가정에서 자랐다. 사랑은 받았을지언정 부족했고,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아이는 모나게 성장할 수밖에 없었고, 우연과 우연이 만나 인연이라 믿는 남자아이를 만났다, 둘은 서로를 사랑했다. 준비되지 않은 사랑은 준비할 수 없는 선물 아닌 선물을 안긴다.

그렇게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기분. 그것이 선물을 받은 아이가 느낀 감정이다. 보호를 받아야 하는 나이임에도 그렇지 못한 아이는 또 다른 아이의 엄마가 된다. 얼마나 가혹한 일인가...?

청소년 성 문제. 청소년 임신 문제를 다룬다는 소개 글을 보고 선택한 책이었다. 더 이상 아이들은 예전 기준의 아이들이 아니다. 이건 대부분의 사람들이 머리로 알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가슴은 다르다.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나온 기준에 따른다. 내용 중 아이도 비슷한 시선들을 견뎌야 했다.

가장 욱했던 부분은 학교의 태도였다. 아주 잠깐 스치고 지나간 이야기였지만, 그 부분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청소년들의 성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청소년 간의 사랑 문제도 어른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에 대한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교육은 하지 않았으면서 '기강'이라는 이유로 전학을 보내려는 자가 과연 교육자라고 할 수 있을까 싶었다. 

슬펐다. 이 아이의 이야기도 그렇지만, 그래도 이 아이는 그나마 낫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이에게는 그래도 자신을 사랑하고, 생각하는 아빠가 있었고, 의지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며. 여전히 사랑의 감정을 가진 남자아이도 있었다. 책장을 덮으며 들었던 생각은 그마저도 갖지 못한 아이들이었다. 이야기 중에 잠시 지나친 쉼터의 다른 아이들처럼 말이다.

무엇을 생각해야 했을까? 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정답은 없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는 것. 거기서부터 시작이다. 이 책은 그 시작을 위해 쓰인 책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꽤 오래갈 울림 속에서... 다시 한 번 책을 쓰다듬어 본다.



▶ 도서평점(항목별)
 
- 등장인물 : 9점 / 글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아이들. 그래. 아이들에게 미안함이 자꾸 들어서. 사람 자체를 보기 힘들었다. 더 나쁠 수도 있었다는 구태의연한 소리를 하기보다는 잘 견뎌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 소    재 : 10점 / 이렇게 직접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소재이다. 
 
- 구    성 : 7점 / 이야기는 시간을 넘나든다. 필요에 의해서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가끔 아쉬울 때가 있었다. 완전히 시간 순서대로 배열을 하지는 않더라도 너무 섞은 건 아닐까 싶다. 더불어 초반에 조금 더 인물들에 공감을 하게 하기 위해서 설명이 앞에 왔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
 
- 가 독 성 : 9점 / 문장, 호흡 등 모든 것이 좋았다. 내용이 힘들어서 가독성이 떨어졌다면 포기했을지도 모르겠다.
 
- 재    미 : - 
 
- 의    미 : 10점 / 상당한 울림을 준다. 물론 모든 케이스를 남아낸 것은 아니다. 그중에서도 극히 일부 케이스를 보여준다. 사실 이보다 더 좋지 않은 상황이 많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말로만 떠드는 관심보다는 조금 더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 싶다.



 ▶ 책 속의 한 줄

[p10 중에서]
이런 문을 본 적이 있다. 되돌아가고 싶지만 되돌아갈 곳이 없어 열어야만 하는 문. 정확히 말하면 마음속에서 두려움과 기대가 서로 팽팽히 맞선 채 이런 문 앞에 선 적이 있다. 여행용 가방과 함께. 그때도 다부진 마음으로 문 앞에 섰다. 그때와 다른 점이라면 지금은 열여덟 살이고 가방을 내가 직접 쌌다는 것, 배 속에 아기가 자라고 있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p54 중에서]
해영이 사연이 궁금했지만 더는 묻지 않았다. 누구나 자기가 드러내고 싶은 부분만 남들에게 보이는 법이다. 이미 아홉 살 때 알아 버린 관계의 비밀 같은 거였다. 진짜는 감추고 그럴듯한 가짜를 내보이는 것. 하지만 어디까지가 진짜이고 어디까지가 가짜일까를 생각하다 보면 어느 것도 확신할 수 없었다.




[p136 중에서]
아기를 나보다 더 좋은 부모에게 입양 보내는 게 인생의 걸림돌을 해결하는 일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자식을 버리고 싶은 부모가 없다는 말을 나는 믿지 않았다. 어떤 부모는 자식보다 자신의 삶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나는 더 괴로웠다. 더 좋은 부모를 만나는 게 아기를 위한 길이라고 되뇌어도 마음속에서는 나도 어쩔 수 없나 싶었다. 홀가분하게 살기 위해 아기를 남에게 미루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내가 그토록 미워하던 부모처럼 말이다.




[p175 중에서]
지호는 나와 다르게 잘 웃고 장난도 잘 치는 아이였다. 부모 사이가 나쁘다고 했지만 지호네 부모는 따로 살아도 지호에 관한 일은 서로 의논하고 가족 행사도 자주 했다. 그게 위선일지라도 지호에 대한 배려가 깔렸다고 여겨졌다. 진짜로 사이 나쁜 부모는 자녀를 배려하지 않는다.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우선하여 자녀가 어떤 상처를 받든지 개의치 않는다. 자녀가 감정을 가진 존재라는 것을 아예 잊기도 한다. 그에 비하면 지호네는 무난한 가정이었다. 우리 집은 평균 이하였고.




[p180 중에서]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그 노래 싫어"
지호는 내 말에 노래를 흥얼거렸다.
"왜? 가사 좋잖아."
"뭐가 좋아? 진짜로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으면 그런 노래할 필요도 없는 거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위로해 주려는 거잖아."




[p208 중에서]
"인생길게 생각하는 거 너무들 좋아하네."



▶ 
독서일지

[17.11.10 / p8-246(완)]
시작부터 가슴이 찢어지는 기분이다. 이 아이의 잘못은 무엇일까? 그 어린아이가 그런 생각을 하며 살아야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 어른들은 어떤 아이였을까? 질문이 가시가 되어 돌아온다. /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문구가 많이 아프다. 우리는 그곳에서 무엇을 배웠던 걸까? 우리는 그곳에서 무엇을 배워야 하는 걸까? / 어떻게 교육자라는 사람의 입에서 이 문제에 대해 '기강'이라는 표현을 쓰는 걸까...? 당신 선생 맞아...? 이 씨발넘아. / 꼴에 나도 남자라고 지호를 무조건 욕하지는 못하고 있다. / 보는 내내 너무 아팠다. 왜 이렇게 내가 미안한 것일까... 너무 작아진 내 스스로를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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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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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으로 작성된 비전문적인 리뷰입니다. 본문에는 도서의 중요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 이 책을 선택한 이유

그렇게 유명한 작가인데. 난 김영하 작가의 책을 한 권도 읽어보지 못했다. 처음으로 읽는 그의 작품이다. 영화가 나오면서 볼까 싶었다. 그전에 원작을 먼저 읽자는 마음으로 시작한다.



▶ 도서정보

- 저  자 : 김영하
- 제  목 : 살인자의 기억법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일 : 13.07.24
- 분  류 : 문학(소설)
- 기  간 : 17.11.06







▶ 총 평 점(한줄평)

8.2점 / 작품보다 먼저 이 작가를 예능에서 만났다. 그 이미지가 뇌리에 박혀서... 이 작가의 책은 읽고 싶지 않았다. 이미 작가의 생각을 알게 되면 그 선입견이 작품 몰입에 방해를 하기 때문이다. 영화가 나오지 않았다면 이 책을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처음 시작은 좋지 않았다. 뚝뚝 끊기는 것이 흐름을 방해했고, 이야기에 몰입하지 못하게 했다. 처음 만나는 김영하 작가의 소설인데, 이렇게 인연이 끝나나 싶었다. 하지만 그것은 작가의 치밀한 덫이었다.

모호함. 과거와 현재가 뒤죽박죽이 되어버린 알츠하이머 환자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어떤 것이 사실이고, 어떤 것이 허상인지 구분할 방법은 없다. 그 경계를 넘나들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나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그것을 적고 싶지는 않다. 이 책은 언제고 다시 만났을 때. 어쩌면 비슷하게, 어쩌면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길 바라본다. 흥미로운 소재였고, 처음 만나는 전개 방식이었다. 조금 더 이 작가의 책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 도서평점(항목별)
 
- 등장인물 : 9점 / 독특하다. 이미 이 작가의 책을 여럿 읽은 사람에게는 해당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내게는 매우 독특한 인물이었다.
 
- 소    재 : 9점 / 알츠하이머 살인마라니. 난 생각도 못했던 소재다. 영화가 나오지 않았다면 관심을 두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이 작가에 대한 호기심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 구    성 : 10점 / 놀라운 구성이었다. 이런 반전. 좋아한다. 시간의 흐름도 아니고, 병든 머릿속을 따라 간다니! 놀라웠다.
 
- 가 독 성 : 7점 / 반전을 위함이었지만, 중반까지 읽는 게 쉽지 않았다.
 
- 재    미 : 9점 / 재밌다. 다른 의미 하나도 따지지 않더라도, 재밌다.
 
- 의    미 : 5점 / 처음 읽어서인지,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하지는 않았다. 점수를 적기에 애매했다. 언제고, 몇 번이고 다시 읽고 싶은 소설이기에. 그때 적으면 어떨까 싶었지만, 그럼에도 적어본다.



 ▶ 책 속의 한 줄

[p47 중에서]
나는 살아오면서 남에게 험한 욕을 한 일이 없다. 술도 안 마시고 담배도 안 피우고 욕도 안 하니 자꾸 예수 믿느냐고 묻는다. 인간을 틀 몇 개로 재단하면서 평생을 사는 바보들이 있다. 편리하기는 하겠지만 좀 위험하다. 자신들의 그 앙상한 틀에 들어가지 않는 나 같은 인간은 가늠조차 못 할 테니까.




[p49 중에서]
술만 마시면 술자리에서 있었던 일을 다 잊어버리는 동네 사람이 있었다. 죽음이라는 건 삶이라는 시시한 술자리를 잊어버리기 위해 들이켜는 한 잔의 독주일지도.




[p146 중에서]
"악을 왜 이해하려 하시오?"
"알아야 피할 수 있을 테니까요."
나는 말했다.
"알 수 있다면 그것은 악이 아니오. 그냥 기도나 하시오. 악이 당신을 비켜갈 수 있도록."
실망한 기색이 혁혁한 그에게 덧붙였다.
"무서운 건 악이 아니오. 시간이지. 아무도 그걸 이길 수가 없거든."






▶ 독서일지

[17.11.06 / p4-171(완)]
시작하자마자 설경구가 보이고, 설현이 보인다. 이제 김남길이 보이겠지... 젠장. / 작가와 내가 맞지 않는 걸까? 뚝뚝 끊기는 구성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도무지 집중을 할 수가 없다. /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쓰는 '우연히'라는 말을 믿지 않는 것이 지혜의 시작이다. / 수치심과 죄책감. 둘의 비교가 절절하게 와닿는다. /우와. 끝났다. 빙빙 돈다. 모든 것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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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 지금까지 MBC 뉴스 이용마입니다
이용마 지음 / 창비 / 2017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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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으로 작성된 비전문적인 리뷰입니다. 본문에는 도서의 중요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 이 책을 선택한 이유
제목과 설명에 반했다. 출판사 서평단을 신청했는데 떨어졌다. 그래서 전자책으로 구입해서 읽고자 한다.



▶ 도서정보

- 저  자 : 이용마
- 제  목 :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 출판사 : 창비
- 발행일 : 17.10.27
- 분  류 : 비문학(사회과학)
- 기  간 : 17.11.02-04






▶ 총 평 점(한줄평)

9점 / 처음 책을 읽으며, 분류를 찾아봤다. 사회과학 도서. 분명 사회과학 도서라고 볼 수 있다. 기자의 시선이 있긴 하지만, 인문 도서의 내용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내가 바라본 이 책은 이용마 기자의 에세이에 가까웠다. 무엇을 바라보느냐 보다 누가 어떻게 바라봤느냐가 더 중요하게 다가왔다.

전반기에서는 현대사를 가르치지 않는 학교라는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무엇이 두려워서? 아니면... 꼭두각시를 만들기 위해서? 그 부분을 꼬집는데... 안타까움이 너무 짙게 들었다.

후반기에서는 역시 노무현 정권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역시 사실을 이야기할 뿐. 그 이상은 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나도 그 부분에서는 이해를 하고, 또 공감을 했다. 또 그렇기에 안타깝다. 그리운 그 이름. 

많은 공감과 이해. 하지만 그것이 곧 이 책과 저자의 경험이 진리를 뜻한다고 할 수는 없다. 이것 또한 저자 개인의 시각과 경험일 뿐이니까. 그럼에도 이 책이 더 가슴에 와닿았던 것은 너무도 일률적이고 여전한 이 사회에 대해 큰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비겁함이 없다.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에 집중한다. 치사하게 아이들에게 하는 것처럼 다른 곳에 관심을 끌지 않는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죽음을 앞둔 이의 외침이기에 조금 더 귀 기울이고 싶었다.


 
▶ 도서평점(항목별)
 
- 등장인물 : -
 
- 소    재 : 10점 / 반드시 알아야 할 이야기들이다. 무관심 혹은 의도된 시선 돌리기에 다른 곳을 바라봤던 수많은 이들이 꼭 한 번쯤은 고개를 돌려줬으면 하는 부분들이다. 그 점들을 빠짐없이 꼬집고 있다.
 
- 구    성 : 7점 / 사실 구성이 조금 아쉬웠다. 저자의 시간 순서대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중간중간 필요에 따라 시간과 관계없이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기본 구성인 시간의 흐름을 역하지는 못한다. 아쉬움만큼 시간의 흐름이기 때문에 이용마 기자의 생각을 정리하는 데에는 좋았다.
 
- 가 독 성 : 10점 / 기자. 그것도 제대로 된 기자의 글. 좋지 않을 수가 없다.
 
- 재    미 : 9점 / 흥미로웠다. 알고 있었던 이야기 7할, 몰랐던 이야기 3할이었다. 3할이 주는 재미도 있었지만, 7할의 새로운 면을 바라보는 재미가 아주 컸다.
 
- 의    미 : 9점 / 이것은 개인의 이야기이지만,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의 이야기이지만 우리만의 이야기도 아니다. 그 점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랬기에... 미안했고, 부끄러웠다.



 ▶ 책 속의 한 줄

[p13 중에서]
공수래공수거.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는 뜻이다. 나는 이 말을 신뢰하지 않는다. 공공연하게 금수저와 흙 수저를 논하는 사회에서 공수래라니 터무니없는 말이다. 공수거 역시 마찬가지다. 자식을 자신의 분신으로 여겨 한 푼이라도 더 남겨주려고 기를 쓰는 터에 공수거란 의미 없는 말이다.




[p66 중에서]
교육이라는 것은 어차피 그 사회에서 필요한 사람을 길러내는 일이다. 그 사회에 음악이 필요하면 음악적 재능을 높이 평가하고, 수학이 필요하면 수학적 재능을 가진 사람을 중시할 것이다. 결국 능력 있는 사람이라는 평가는 그 사회의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p99 중에서]
우리는 가끔 나만은 특별하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다른 사람과는 다르다는 증거를 찾고 싶어 한다. 하지만 사람은 다 비슷하기 때문에 함께 살아갈 수 있다. 사람마다 분명히 조금씩의 차이는 있다. 하지만 비슷한 점이 더 많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것이다. 바로 그런 이유로 우리는 공동체를 이룰 수 있다. 공통점이라는 큰 범주 안에서 서로의 차이를 존중해주는 화이부동의 정신이 필요하다.




[p187 중에서]
다른 부처를 출입하면서 알게 된 것이지만 삼성은 검찰뿐 아니라 거의 모든 정부 부처와 언론사, 국회 등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인맥을 활용해 끊임없이 지인들을 공략하고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문화 속에 그 영향력을 확대해온 것이다. 그 결과 정부 부처에서도 승진을 하려면 삼성에 잘 보여야 하는 웃기는 현상이 일반화되었다. 우리 사회에서 삼성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온 배경이다.




[p311 중에서]
사실 TV가 만들어낸 허상이 우리 사회에는 너무나 많다. 대표적인 것이 뉴스 앵커들이다. 앵커들은 본인들의 실제 모습과 달리 방송에 의해 이미지가 만들어진다. 특히 여자 앵커들의 경우 더욱 그런 경향이 있다. 여자 뉴스 앵커는 미모와 지식을 겸비한 이미지를 주고, 바로 그 점 때문에 많은 아나운서와 여기자들은 앵커를 꿈꾼다.




[p365 중에서]
복지와 경제민주화는 이 시대의 화두다. 양극화를 통해 일방적으로 쏠린 부를 재분배할 수 있도록 세제를 바꾸고 복지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재벌을 비롯해 규모의 경제를 가진 자들이 이윤을 싹 쓸어가는 경제구조를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도 먹고 살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 민주주의의 실질적인 의미를 살려 경제 민주주의를 실현하지 않으면 국민적 지지를 얻는 데 또다시 실패할 것이다






▶ 독서일지

[17.11.02 / p4-126]
시한부 환자가 자신의 자녀들에게 남기는 글. 그 심정을 미루어 짐작만 했을 뿐인데도... 가슴이 먹먹하다. / 스스로 부끄럽지 않게 살기 위해 노력했다는 저자. 비겁했던 자 자신이... 너무 비참하다. 그리고 미안하다. / 호남에 대한 이야기. 공감하고, 공감한다. / 교육에 대한 한탄만 있다는 것은 아쉬웠다. / 수동적인 삶에 대한 부분은 너무 많이 공감됐다. 나 또한 너무 늦게 알게 됐다. 그에 반해 요즘 아이들은 어떤가.


[17.11.04 / p127-366(완)]
어쩔 수 없이 변해갔다고 하지만... 여전히 아쉬운 기자들의 모습. 저자가 담담하게 쏟아내는 이야기들이 그 아쉬움을 더 크게 한다. / 경제 부분. 상당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무지한 것이 오히려 흥미를 돋게 했다. / 종군기자의 허상. 결국 TV는 쇼라는 얘기. 크게 놀랄 것도 없었다. 그만큼 거짓말에 너무 익숙해진 걸까? 씁쓸하다. / 드디어 시작한 '노무현 정부' 속에서의 이용마 기자. / 어쩔 수 없다. 이렇게밖에 얘기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더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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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11-04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아나운서는 언론인보다는 엔터테이너 쪽으로 부각되는 경우가 많아요. 아나운서 역할의 다양성은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아나운서들의 활동이 연예계로 지나치게 치우치는 상황을 부정적으로 생각해요.

촌구석시골총각 2017-11-04 20:57   좋아요 0 | URL
네네 공감합니다... 그 자체가 아니라... 다른 무언가를 위한 도구로 바뀌는 현상이 저도 안타깝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