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사냥 나비사냥 1
박영광 지음 / 팬덤 / 201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으로 작성된 비전문적인 리뷰입니다. 본문에는 도서의 중요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 이 책을 선택한 이유
'시그니처' 서평단에 참여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이전 작품에 관심을 갖게 됐다. 정확하게 연결성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시그니처가 두 번째 작품이라는 표현에서 첫 작품을 먼저 읽고자 구입하게 됐다.



▶ 도서정보

- 저  자 : 박영광
- 제  목 : 나비 사냥
- 출판사 : 팬덤
- 발행일 : 13.05.22
- 분  류 : 문학(소설)
- 기  간 : 17.09.22-25







▶ 총 평 점(한줄평)

6.2점 / 현직 형사가 실화를 바탕으로 쓴 소설. 이 한 마디면 사실 충분하다. 전문 작가가 아니기에 이야기를 풀어가는 부분에서는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 너무 쉽게 예측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 사건과 사건에 다가가는 두근거림이 그 아쉬움을 조금은 달래준다. 다만 후속작인 '시그니처'에 대한 기대는 많이 줄어들었다... 

현직 형사라서 그런가. 이야기는 사건 중심으로만 쓰여졌다. 범죄 심리에 대한 궁금증이 많은 요즘. 늘 '이유'가 궁금했다. 그럼에도 그 이유보다도 사건 발생과 수사에만 오롯이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게 아쉽다. 심지어 작가 후기에서 그 이유를 조명하고자 했다고 쓰여있다. 그래서 더욱이 아쉽다. 괴물이 범죄를 저지르는 이유는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괴물인 사람은 없다. 범인이 괴물이 되는 과정과 이유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 


 
▶ 도서평점(항목별)
 
- 등장인물 : 5점 / 범죄 소설이고, 사건에 중심을 두고 있다 보니. 인물들은 단면적일 수밖에 없었다. 
 
- 소    재 : 9점 / 개인 취향을 타겠지만, 일종의 범죄 스릴러나 범죄 심리물을 좋아한다. 그 범주 안에 있는 작품이다.
 
- 구    성 : 5점 / 범인과 형사, 두 개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인데... 소재 상 형사의 시점으로 쭉 쓰다가 해결된 후 범인의 시점이 나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 가 독 성 : 6점 / 나쁘진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읽기에 마냥 편했다고 볼 수는 없다. 문장과 문장 연결이 어색할 때가 있고, 상황과 흐름과 맞지 않는 표현들이 눈에 띄었다.
 
- 재    미 : 9점 / 굉장한 흡인력이다. 이야기 자체는 매우 재미있다. 뻔히 알면서도 두근두근하게 하는 맛이 있다.
 
- 의    미 : 3점 / 짜증 나는 경찰에 대책 없는 주인공. 너무 단면적으로 그려진 인물들과 사건들이 생각의 여지를 별로 주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점들이 이야기 자체에는 굉장한 속도감과 몰입감을 준다.



▶ 독서일지

[17.09.22 /  p5-88]
무난한 시작. 

[17.09.25 / p88-409(완)]
아직 심리학자들이나 정신의학자들은 정확히 인간의 심리에 대해 분석하지 못한다. 원인도 모르고, 해결방안도 확실히 없다. 과학이라는 것은 아직도 걸음마 수준이다. 이런 미친놈들을 만나면 공포와 함께 호기심이 컸다. 왜? 대체 뭐 때문에 괴물이 된 걸까? / 묘하게 이야기가 섞이기 시작한다. / 숨 막히게 달려온 이야기. 허무함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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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GO뭉치 - 우리가 힙합이다! 4GO뭉치 1
J1(제이원) 지음 / 창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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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으로 작성된 비전문적인 리뷰입니다. 본문에는 도서의 중요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 이 책을 선택한 이유
해당 출판사 서평단으로서 도서를 제공받았다. 힙합과 아이들이라는 소재만으로도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 도서정보

- 저  자 : J1
- 제  목 : 4GO뭉치
- 출판사 : 창비
- 발행일 : 17.09.18
- 분  류 : 문학(소설)
- 기  간 : 17.09.19






▶ 총 평 점(한줄평)

동화. '어린이를 위하여 동심을 바탕으로 지은 이야기. 또는 그런 문예작품. 대체로 공상적, 서정적, 교훈적인 내용으로 되어 있다.' 네이버에서 찾은 동화의 사전적 의미이다. 처음 이 책을 받고, 분류를 살펴보는데 동화라고 되어 있어서 당황했다. 내가 서평단을 신청했던 건 동화가 아니라 소설인 줄 알았기 때문이다^^;; 

한눈팔기, 박치기, 말더듬이, 아이씨. 4Go뭉치. 네 아이의 이야기. 각각의 소개 후 힙합 크루를 만들어 공연하는 이야기이다. 독특한 시각으로 바라본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흠칫 놀란다. 내가 바라보는 관점은 어느새 노땅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 아프다. 우와. 감탄사가 자꾸 나온다. 그럼에도 자꾸 나와는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람은 자신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마련이다. 그 시선에서 다름이 느껴지면 '틀리다'라고 생각한다. 세대 간의 차이에서도 이런 점이 많이 나타나는데. 그것을 경험에서 나오는 판단이라고 포장하고는 한다. 어른이 쓴 아이들의 시선이라 한계가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 차이가 없었다. 그 점이 오히려 내게는 충격이었다. 난 하지 못하는 '그것'을 이 작가는 하고 있다. 부럽다는 단어로는 부족하다.




이렇게 감탄을 하면서도 난. 이 아이들을 실제로 만나게 된다면 굉장히 힘들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여전히 난 꼰대인 것 같다...

다른 무언가를 느껴야만 할 것 같은 서평단 도서인데. 끝내 내가 느낀 점은 '다름'이었다. 그래도 이 책을 통해 많이 발전한 점이 있다면... 아이와 어른이 아닌 그저 너와 나의 차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쇼미 더 머니'를 통해 힙합을 알게 된 똑같은 두 성인이 바라보는 각기 다른 아이들의 모습. 힙합을 도구로 아이들을. 사람을. 그려낸 참 멋있는 책이다. 굳이 동화라고 표현하고 싶지는 않다.






 ▶ 책 속의 한 줄

[p53 중에서]
아이씨와 박치기 둘 다 똑같이 좋아하는 것을 하고 재능이 있는 것인데 아이씨는 어른들에게 훌륭하다는 칭찬을 받고 박치기는 한심하다는 취급을 받는다. 정말 말도 안 되지만 그게 현실이다.




[p62 중에서]
특히 싫은 것은 어른들이 하는 말은 앞뒤가 다른데 본인들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른다는 점이다.
"뭐든 열심히만 하면 돼."라고 말하며 마음이 넓은 척하면서 막상 아이씨가 어른들이 원하지 않는 일(게임이나 땅 파기)을 열심히 하면 시간 낭비하지 말라고 한다.
또 맨날 아이씨가 믿음직스럽다고 하면서 정작 아이씨가 하는 말을 믿어 주지 않는다. 몇 번이나 학원에 안 가고 혼자 공부하겠다고 했지만, 엄마는 학원을 안 가면 성적이 떨어진다며 허락하지 않았다.
대체 뭘 믿는다는 건지 전혀 모르겠다.




[p72 중에서]
박치기의 부모님은 고민이 많다. 그리고 그 고민들은 우리 부모님이 하는 고민과 놀랄 만큼 똑같다. 바로 '대체 저놈은 커서 뭐가 되려고 저러나.'이다.






▶ 독서일지

[17.09.19 / p7-153(완)]
분류가 동화로 들어간다. 훔... ㅋ / 응? 뭐지? ㅋㅋㅋㅋㅋㅋㅋ / 다른 무언가를 느껴야만 할 것 같은 서평단 도서인데. 끝내 내가 느낀 점은 '다름'이었다. 그래도 이 책을 통해 많이 발전한 점이 있다면... 아이와 어른이 아닌 그저 너와 나의 차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쇼미 더 머니'를 통해 힙합을 알게 된 똑같은 두 성인이 바라보는 각기 다른 아이들의 모습. 힙합을 도구로 아이들을. 사람을. 그려낸 참 멋있는 책이다. 굳이 동화라고 표현하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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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 - 대유행으로 가는 어떤 계산법, 개정판
배영익 지음 / 문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으로 작성된 비전문적인 리뷰입니다. 본문에는 도서의 중요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 이 책을 선택한 이유
출판사 서평단으로 활동한 '내가 보이니'를 통해 이 작가를 알게 되었다. 전에 재미나게 보다 조기종영해서 아쉬웠던 드라마 '세계의 끝'의 원작이라는 소리를 듣고 바로 알아봤다. 현재는 절판이라 중고도서로 구입했다.



▶ 도서정보

- 저  자 : 배영익
- 제  목 : 전염병
- 출판사 : 문
- 발행일 : 2013.03.03
- 분  류 : 문학(소설)
- 기  간 : 17.09.16-18





▶ 총 평 점(한줄평)

9.3점 / 드라마 '세계의 끝'은 당시의 내게는 굉장히 신선한 시도였다. 몇몇 배우를 제외하고는 처음 보는 얼굴들이었기에 신선함을 더했다. 재미나게 보던 드라마는 시청률 저조로 조기종영이 결정됐고, 어설프게 마무리됐다. 그리고 오랜 시간 후 원작이 있음을 알게 됐다. 그렇게 시작한 원작은 드라마와 비슷하게 시작했지만,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이어졌다. 심해에서 시작된 바이러스는 우연의 연속으로 전염되기 시작하고. 그를 막기 위한 과정 속 인간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일반인들과 다른 전문가들조차도. 그들 가족이 관련이 되면 얼굴을 바꿀 수 있다는 것. 당연하지만, 이 책 속에서 만난 그 모습은 더 처절했다. 인간의 이기심 때문일까? 바이러스의 특성 때문일까? 점점 경계는 모호해지고... 판단은 서지 않는다. 이야기 속 인간들의 모습은 본질을 알 수 없게 모호하다. 또 그렇기 때문에 던져지는 질문들.

손을 뗄 수 없는 전개. 마지막 장면까지... 소름을 돋게 한다. 내겐 완벽했던 소설. 취향을 탈 수는 있겠다 싶다. 이로써 드라마 '세계의 끝'이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후속작 '내가 보이니'에 설화가 삽입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작가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 독자로서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 도서평점(항목별)
 
- 등장인물 : 10점 / 모호함 속에서도 각 인물들의 특징을 잘 살리고 있다. 장티푸스 메리였던 엄기영을 시작으로 윤규진까지. 각기 다른 위치에 있는 인물들을 깊게 조명한다.
 
- 소    재 : 7점 / 소재만 놓고 보면 그렇게 신선할 것은 없었다. 하지만 다른 작품들과 다르게 그 소재에 대해 다양한 접근이 돋보였다.
 
- 구    성 : 10점 / 1부와 2부로 나뉘고. 각각 챕터들을 구성한다. 챕터들은 테마를 가지고 있다. 이야기는 주요 인물들의 시점을 돌아가며 풀어간다. 이야기 흐름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면서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하는 구성.
 
- 가 독 성 : 10점 / 어려울 수 있는 부분들까지도 쉽게 문장으로 쓰여있다. 등장인물이 많고, 대화가 많은 소설의 경우에 누가 말하는 건지 모를 때가 자주 있다. 그런 작은 부분까지 고려한 흔적이 자주 보인다. 
 
- 재    미 : 10점 /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재밌었다. 재밌다. 재밌다.
 
- 의    미 : 9점 /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 글로 표현해보라고 한다면... 한참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앞서도 썼듯이 모호함이 이 책에서 느낀 가장 큰 부분이다. 바이러스는 그저 하나의 도구일 뿐일지도 모른다. 요 근래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자주 마주하게 된다. '전염병' 또한 그렇다.



 ▶ 책 속의 한 줄

[p100 중에서]
"윤 교수, 감염됐다는 사실을 알고부터, 그때부터, 나도 모르게 욕구가 느껴졌어. 퍼뜨리고 싶다는... 전엔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그런..."






▶ 독서일지

[17.09.16 / p9-219]
시작부터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 드라마 그 이상의 긴장감. 오히려 드라마에서 조금 지루하게 그려낸 장면들조차 활자로는 살아 숨 쉬고 있다. / 바이러스는 오랫동안 이야기의 소재였다. 또한 그 시작이 심해라는 것도 비슷하다. 전혀 새로울 것이 없을 것 같은 이 이야기는 탄탄한 구성과 끌어가는 힘으로 돼 살아난다.

[17.09.18 / p220-]
드라마와는 상당히 다른 강주헌. 왜 드라마가 조기종영할 수밖에 없었는지 알 것 같다. 어설픈 인물 관계 설정과 되지도 않는 러브라인 삽입. 역시 그게 문제였다. 차라리 8부작 정도로 숨 막히게 빠른 전개를 했다면 성공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 탄탄한 사전조사. 거기에 바탕한 논리. 탄식이 절로 나온다. / 왜 드라마는 강주헌에 집착했던 걸까? 윤규진만으로도 충분했을 텐데. 훔. / 와. 와. 와. 굉장하다. 이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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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조건 세트 - 전6권
고미카와 준페이 지음, 김대환 옮김 / 잇북(Itbook)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으로 작성된 비전문적인 리뷰입니다. 본문에는 도서의 중요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 이 책을 선택한 이유
기억나지 않는다. 분명 어떤 추천글을 보고 감명받아 바로 구입을 했었다. 사놓은지 1년은 넘은 것 같은데... 언제 산 건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제 이 책을 읽으려 했던 이유는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읽어야 한다는 마음만은 여전히 기억한다.



▶ 도서정보

- 저  자 : 고미카와 준페이, 김대환 역
- 제  목 : 인간의 조건
- 출판사 : 잇북
- 발행일 : 2013.11.11
- 분  류 : 문학(소설)
- 기  간 : 17.09.04-15





▶ 총 평 점(한줄평)

8.7점 / 1943년부터 1945년까지. 전쟁 속 중간 어디쯤 서있는 일본인의 이야기다. 이야기를 쫓아가다 문득문득 멈춰 서게 된다. 제목 때문일까? 시대적 배경 때문일까? 아니면 종종 생각하게 되는 그 시절 일본인의 생각 때문일까? 사람을 바라보게 된다. 각 인물의 행동과 생각을 고민하게 된다. 

제삼자로 바라보다... 공감을 하고 감정을 이입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난 어느새 그 속에 있다. 공감은 무서운 것이다. 공감을 하면 할수록 나 스스로가 쓰레기가 된 것 같은 기분이다. 난 원래 쓰레기였던가...? 아니면 인간은 모두 쓰레기인 것인가?

사회통념상 비정상적인 상황에서의 인간이 나타내는 것이 바로 동물 자체로의 모습일 것이다. 하지만 때로는 그것을 뛰어넘는 무서운 이성이 존재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그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의 나는 그게 더 무섭다.

이야기의 끝을 향해 가던 때에... 난 무엇을 바랐던 걸까...? 문득 그 바람이 내 삶의 방향이길 바랐던 건 아닐까 싶다... 늘 그랬듯이. 대하소설의 끝에서는 너무 큰 허무함이 온다. '상식'... 이것 또한 배부른 소리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끝을 책장을 덮는다.



▶ 도서평점(항목별)
 
- 등장인물 : 5점 / 인물들이 놓인 상황에 따라 입체적으로 빛이 난다. 다만, 인물 자체만을 놓고 보면 그렇게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기는 힘들다. 특히 감정이입을 많이 했던 가지만 놓고 봐도.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짜증 났을 캐릭터.
 
- 소    재 : 9점 / 순전히 한국인의 입장에서 봤을 때 신선한 소재이다. 같은 시간대의 작품들은 많이 있지만, 그 시선이 늘 같았다. 착한(?) 일본인의 시선으로 바라봤다는 점에서 매우 신선했다.
 
- 구    성 : 9점 / 시간 순서대로 간다. 대하소설에서 가장 무난한 구성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 작품에서는 시간대를 왔다 갔다 했다면 오히려 몰입에 방해를 했을 것이다.
 
- 가 독 성 : 9점 / 번역 자체가 매우 매끄러웠다. 종종 문장이 길어서 호흡이 달릴 때가 있긴 하지만, 거북한 수준은 아니다. 단락도 적당히 나누어져 있고, 연재소설 특유의 챕터로 인해 끊어 읽기에 좋았다.
 
- 재    미 : 10점 / 전쟁을 소재로 재미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조금 그렇긴 하지만, 재미 측면만 보면 매우 재미있다. 큰 이야기 줄기와 세세한 이야기들 모두 재미 요소를 갖추고 있다.
 
- 의    미 : 10점 / 제목부터 '인간', '조건'. 뭔가 엄청난 메시지를 담고 있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런 큰 기대를 품고 읽을 때는 보통 실망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책은 이렇다 저렇다는 설명이 아닌... 상황만을 그려냄으로써 이야기를 한다. 그 속에서 읽는 이에 따라 때론 완전히 다른, 때로는 비슷한 메시지를 받지 않을까 싶다. 



 ▶ 책 속의 한 줄

[2권, p32 중에서]
"날 위해서 말하고 있는 게 아니야. 그쪽을 위해서야. 물론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인간이 갖고 있는 이런 종료의 정신 기능은 그것을 발전시키는 데 소홀히 했다간 헛되이 소멸되고 말아. 인간은 누구나 스무 살 전후에는 다소나마 휴머니스트로서 진리를 사랑하지만, 서른을 넘기면 대개 실리를 취하게 되고, 마흔이 지나면 사리사욕만 추구하게 돼. 즉 이러한 정신 기능을 발전시키는 데 소홀히 하기 때문이야."




[5권, p107 중에서]
가지는 어둠 속에서 보이지도 않는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오노데라를 목 졸라 죽이고, 보초를 찔러 죽이고, 남의 아내를 때린 오른손을. 한때는 펜을 쥐는 것만이 습관이지 않았던가. 그 손이 왜 이렇게까지 타락했단 말인가. 화가 나고 짜증이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5권, p158  중에서]
인생은 캄캄한 어둠 속에서 조금씩 빛을 되찾기 시작했다. 간단한 일이다. 행복은 목구멍에서 출발하여 항문에 이른다. 그 도중에 인간의 머리는 행복을 미화하는 데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 독서일지

[17.09.04 / 1권, p5-184]
궁금하다. 시작부터 그냥 궁금하다. 시간 배경을 알았을 뿐인데. 궁금하다. / 어느 집단이든 반대의 생각을 가진 이가 있다. 그것이 다수일 때도 집단의 성격과 반대인 경우도 많다. / 의외의 공간에서의 이야기.

[17.09.06 / 1권, p184-278]

[17.09.07 / 1권, p279-331(완)]
중간이라는 것은 쉬우면서도 참 어렵다. 가지의 생각과 행동을 보고 있으면 답답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해를 하고 있다.

[17.09.07 / 2권, p7-105]
왕시양리의 이야기. 공포를 느끼게 한다. / 안 될 거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그렇다고.

[17.09.08 / 2권, p105-298(완)]
가지가 망설이는 부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던 마음이... 한순간에 무너진다. 나라면 어땠을까 하는 질문에. 난 스스럼없이 대답을 한다. / 결국 그렇게 되는구나. 그냥 가지가 살았으면 좋겠다. 그 마음뿐이다.

[17.09.12 / 3권, p7-202]
시작된 군 생활. 보는 내내 불안하다.

[17.09.13 / 3권, p202-327(완)]
공감은 무서운 것이다. 공감을 하면 할수록 나 스스로가 쓰레기가 된 것 같은 기분이다. 난 원래 쓰레기였던가...? 아니면 인간은 모두 쓰레기인 것인가?

[17.09.13 / 4권, p7-367(완)]
가지의 병원행. 그리고 그 사이 벌어진 동원된 본대 소식에 다행이다 싶었다. 하지만 이내 곧 미즈카미의 말처럼 어떤 게 삶의 길일지는 모른다는 생각에 소름이 돋았다. / 살아 남길... 너무도 간절히 바라고 있다....

[17.09.14 / 5권, p7-291(완)]
생각한 것 이상의 처절함. 하지만 그 속에서도 난 살아남길 바라고 있다. 그저 살아만 있으라고... / 시간이 지날수록, 감정이 깊게 스며들어갈수록 난 쓰레기가 되어 간다... / 조건이라는 단어 자체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단어다. 무너지는 가지를 바라보는 내 마음도 같이 무너진다. 삶에 대한 애절한 바람이 오히려 죽음에 대한 그리움을 자아낸다.

[17.09.15 / 6권, p7-347(완)]
의미가 있었을까? 그런 행동들이? 결과가 같으면 모두 똑같은 것일까? 모르겠다... 정말... / 늘 그랬듯이. 대하소설의 끝에서는 너무 큰 허무함이 온다. '상식'... 이것 또한 배부른 소리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끝을 책장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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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이니
배영익 지음 / 네오픽션 / 2017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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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으로 작성된 비전문적인 리뷰입니다. 본문에는 도서의 중요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 이 책을 선택한 이유
해당 출판사 서평단에 응모하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다. 범죄 심리 소설. 이 단어만으로 두근두근거리게 한다. 그리고 저자를 알아보다 첫 장편 소설인 '전염병'이 재미나게 봤지만, 아쉽게 조기종영했던 '세계의 끝'이란 드라마 원작임을 알게 됐다. 기대 기대 기대!



▶ 도서정보

- 저  자 : 배영익
- 제  목 : 내가 보이니
- 출판사 : 자음과모음
- 발행일 : 2017.08.17
- 분  류 : 문학(소설)
- 기  간 : 17.09.09-10





▶ 총 평 점(한줄평)

9.3점 / 살아가는 시간들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전혀 없진 않을 것 같은데... 얼마 안 될 것 같다. 그럼 나는? 흔한 고민이지만,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한, 찾을 수 없는 '행복'이라는 고민은 '이유'와 항상 연결되어 있다.

이야기는 누군가를 쫓는 장면부터 시작한다. 눈길에 막혀버린 쫓는 자의 절실함과 다급함이 읽는 이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당긴다. 그리고 전혀 다른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빠져드는 것과 동시에 실망과 아쉬움이 생긴다. 분명 범죄 심리라고 했는데... 범죄만 있고, 심리가 없다. 어려운 수학 문제를 바라보는데, 답만 써놓고 풀이 과정이 없는 듯한 기분. 

하지만 엄청난 몰입감. 이야기 자체만으로도 굉장한 재미를 준다. 그것뿐이라는 생각을 하다... 이야기가 마무리되면서 큰 울림을 받는다. 왜 굳이 판타지를 썼을까 하는 의문은 이내 조금은 해소가 됐다. 과거 지금은 당연한 연쇄살인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그것과 같은 새로운 유형의 인간의 등장은 이해와 공감을 바라기 어려운 일이다. 모든 변화는 이유가 있다. 하지만 그 이유조차도 이해하기 힘든 세상. 그 속에 살고 있는 우리에 대한 큰 외침을 듣게 된다.



▶ 도서평점(항목별)
 
- 등장인물 : 10점 / 주인공 멘토. 좋아했던 드라마 '남자 이야기' 속 채도우가 떠올랐다. 조금 더 깊고, 자세히 배경을 설명해줬다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들었지만, 인물 자체만 보면 매우 호기심을 안겨주었다. 신선함과는 거리가 조금 있었지만, 인물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다.
 
- 소    재 : 9점 / 연쇄살인이라고 정의하기 힘든 연쇄살인. 감투, 도깨비. 어울리지 않는 소재들의 조합이다. 이 점은 책을 읽는 내내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런데 그 아쉬움이 마지막 큰 한 방이 되어 돌아온다.
 
- 구    성 : 9점 /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구성이다. 마지막을 향해 가는 여정을 제일 먼저 보여준 후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그곳에 도착한 후 결말을 궁금하게 하는 구성. 각기 다른 두 개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그것이 만나는 구성. 둘 다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한다.
 
- 가 독 성 : 9점 / 한국 작가가 우리 말로 쓴 글이기에. 우리 지명과 익숙한 단어들. 영화 일을 했던 저자이기에 글은 장면을 상상하게 하는 힘이 있다. 그 점들이 활자가 아닌 그림을 보는 느낌을 준다.
 
- 재    미 : 10점 / 아쉬움을 가지고 있던 시간에도 엄청나게 재밌었다. 어쩌면 뻔할지도 모르는 순간까지도.
 
- 의    미 : 9점 / 개인적으로 상당히 큰 울림을 줬다. 시간이 지나고 곰곰이 생각하면 푹 빠졌던 시간이 무안할 정도로 뻔함이 있다. 그럼에도 책을 읽으며 느꼈던 그 흔적들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가장 근본적인 물음과 대답인 듯 대답 아닌 이야기.



 ▶ 책 속의 한 줄

[p222 중에서]
리스크. 언제나 리스크가 문제였다. 그는 살인을 즐기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살인을 피하면서까지 둘러 가는 수고를 감내하고픈 생각은 없었다. 그가 보기에 살인은 경제, 경영학에서 제안하는 온갖 기법들보다 훨씬 더 효율적인 문제 해결 도구였다. 살인이라는 금기를 뛰어넘은 후부터는 폰지 사기나 문서 위조 따위의 범죄 역시 전보다 적은 노력과 비용으로 실행할 수 있었다.




[p291 중에서]
그들은 법 없이는 못 사는 사람들이다. 지배하기 위해 필요하고, 어기기 위해 필요하고, 어긴 다음에 보호받기 위해서 법이 필요하다. 






▶ 독서일지

[17.09.09 / p7-339]
시작부터 강렬하다. 쫓는 자의 마음이 짧은 프롤로그를 통해 절절히 다가온다. / 뭐지? 이 이야기는? 판타지가 같이 있는 건가? / 드라마 '터널'에서 예전의 경찰들이 연쇄살인이라는 것을 감도 못 잡았던 이유. / 이번에도 허접한 나의 추리는 완벽하게 빗나갔다. / 그 판타지 장치가 꼭 필요했을까? 일단은 끝까지 읽고 다시 생각해보자.

[17.09.11 / p339-448(완)]
의외의 전개. 내 생각은 늘 틀렸다. 그래서 더 재밌었는지도^^; 처음에는 그저 상징적이길 바랐다. 하지만 이 바람 역시 이뤄지질 않았다. 그 점이 아쉬웠다. 그런데 그 점이 오히려 큰 울림을 줬다... 묘한 책이고. 매력적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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