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두 번째 달, 블루문 창비청소년문학 81
신운선 지음 / 창비 / 2017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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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으로 작성된 비전문적인 리뷰입니다. 본문에는 도서의 중요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 이 책을 선택한 이유

출판사 서평단 모집을 통해 알게 된 도서이다. 서평단에 떨어지면서 직접 구입을 했다. 교육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편이다. 

교육은 자녀를 두고 있는지와 상관없이 모두에게 중요한 분야라고 생각한다. 세상 모든 문제의 근원은 사람이고, 사람을 만드는 것은 교육이다. 이 사회에 대한 불만과 아쉬움이 있다면 가장 먼저 돌아봐야 하는 것이 교육이 아닐까?

그중에서도 청소년 성 문제를 다룬다는 소개말에 호기심이 강하게 들었다.



▶ 도서정보

- 저  자 : 신운선
- 제  목 : 두 번째 달, 블루문
- 출판사 : 창비
- 발행일 : 17.11.07
- 분  류 : 문학(소설)
- 기  간 : 17.11.10







▶ 총 평 점(한줄평)

9점 / 비록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대물림이라는 것에 대해 강한 믿음이 있다. 그것은 유전보다도 환경에 기초한다. 소설 속 아이는 평온하지 못한 가정에서 자랐다. 사랑은 받았을지언정 부족했고,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아이는 모나게 성장할 수밖에 없었고, 우연과 우연이 만나 인연이라 믿는 남자아이를 만났다, 둘은 서로를 사랑했다. 준비되지 않은 사랑은 준비할 수 없는 선물 아닌 선물을 안긴다.

그렇게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기분. 그것이 선물을 받은 아이가 느낀 감정이다. 보호를 받아야 하는 나이임에도 그렇지 못한 아이는 또 다른 아이의 엄마가 된다. 얼마나 가혹한 일인가...?

청소년 성 문제. 청소년 임신 문제를 다룬다는 소개 글을 보고 선택한 책이었다. 더 이상 아이들은 예전 기준의 아이들이 아니다. 이건 대부분의 사람들이 머리로 알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가슴은 다르다.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나온 기준에 따른다. 내용 중 아이도 비슷한 시선들을 견뎌야 했다.

가장 욱했던 부분은 학교의 태도였다. 아주 잠깐 스치고 지나간 이야기였지만, 그 부분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청소년들의 성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청소년 간의 사랑 문제도 어른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에 대한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교육은 하지 않았으면서 '기강'이라는 이유로 전학을 보내려는 자가 과연 교육자라고 할 수 있을까 싶었다. 

슬펐다. 이 아이의 이야기도 그렇지만, 그래도 이 아이는 그나마 낫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이에게는 그래도 자신을 사랑하고, 생각하는 아빠가 있었고, 의지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며. 여전히 사랑의 감정을 가진 남자아이도 있었다. 책장을 덮으며 들었던 생각은 그마저도 갖지 못한 아이들이었다. 이야기 중에 잠시 지나친 쉼터의 다른 아이들처럼 말이다.

무엇을 생각해야 했을까? 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정답은 없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는 것. 거기서부터 시작이다. 이 책은 그 시작을 위해 쓰인 책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꽤 오래갈 울림 속에서... 다시 한 번 책을 쓰다듬어 본다.



▶ 도서평점(항목별)
 
- 등장인물 : 9점 / 글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아이들. 그래. 아이들에게 미안함이 자꾸 들어서. 사람 자체를 보기 힘들었다. 더 나쁠 수도 있었다는 구태의연한 소리를 하기보다는 잘 견뎌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 소    재 : 10점 / 이렇게 직접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소재이다. 
 
- 구    성 : 7점 / 이야기는 시간을 넘나든다. 필요에 의해서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가끔 아쉬울 때가 있었다. 완전히 시간 순서대로 배열을 하지는 않더라도 너무 섞은 건 아닐까 싶다. 더불어 초반에 조금 더 인물들에 공감을 하게 하기 위해서 설명이 앞에 왔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
 
- 가 독 성 : 9점 / 문장, 호흡 등 모든 것이 좋았다. 내용이 힘들어서 가독성이 떨어졌다면 포기했을지도 모르겠다.
 
- 재    미 : - 
 
- 의    미 : 10점 / 상당한 울림을 준다. 물론 모든 케이스를 남아낸 것은 아니다. 그중에서도 극히 일부 케이스를 보여준다. 사실 이보다 더 좋지 않은 상황이 많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말로만 떠드는 관심보다는 조금 더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 싶다.



 ▶ 책 속의 한 줄

[p10 중에서]
이런 문을 본 적이 있다. 되돌아가고 싶지만 되돌아갈 곳이 없어 열어야만 하는 문. 정확히 말하면 마음속에서 두려움과 기대가 서로 팽팽히 맞선 채 이런 문 앞에 선 적이 있다. 여행용 가방과 함께. 그때도 다부진 마음으로 문 앞에 섰다. 그때와 다른 점이라면 지금은 열여덟 살이고 가방을 내가 직접 쌌다는 것, 배 속에 아기가 자라고 있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p54 중에서]
해영이 사연이 궁금했지만 더는 묻지 않았다. 누구나 자기가 드러내고 싶은 부분만 남들에게 보이는 법이다. 이미 아홉 살 때 알아 버린 관계의 비밀 같은 거였다. 진짜는 감추고 그럴듯한 가짜를 내보이는 것. 하지만 어디까지가 진짜이고 어디까지가 가짜일까를 생각하다 보면 어느 것도 확신할 수 없었다.




[p136 중에서]
아기를 나보다 더 좋은 부모에게 입양 보내는 게 인생의 걸림돌을 해결하는 일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자식을 버리고 싶은 부모가 없다는 말을 나는 믿지 않았다. 어떤 부모는 자식보다 자신의 삶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나는 더 괴로웠다. 더 좋은 부모를 만나는 게 아기를 위한 길이라고 되뇌어도 마음속에서는 나도 어쩔 수 없나 싶었다. 홀가분하게 살기 위해 아기를 남에게 미루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내가 그토록 미워하던 부모처럼 말이다.




[p175 중에서]
지호는 나와 다르게 잘 웃고 장난도 잘 치는 아이였다. 부모 사이가 나쁘다고 했지만 지호네 부모는 따로 살아도 지호에 관한 일은 서로 의논하고 가족 행사도 자주 했다. 그게 위선일지라도 지호에 대한 배려가 깔렸다고 여겨졌다. 진짜로 사이 나쁜 부모는 자녀를 배려하지 않는다.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우선하여 자녀가 어떤 상처를 받든지 개의치 않는다. 자녀가 감정을 가진 존재라는 것을 아예 잊기도 한다. 그에 비하면 지호네는 무난한 가정이었다. 우리 집은 평균 이하였고.




[p180 중에서]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그 노래 싫어"
지호는 내 말에 노래를 흥얼거렸다.
"왜? 가사 좋잖아."
"뭐가 좋아? 진짜로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으면 그런 노래할 필요도 없는 거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위로해 주려는 거잖아."




[p208 중에서]
"인생길게 생각하는 거 너무들 좋아하네."



▶ 
독서일지

[17.11.10 / p8-246(완)]
시작부터 가슴이 찢어지는 기분이다. 이 아이의 잘못은 무엇일까? 그 어린아이가 그런 생각을 하며 살아야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 어른들은 어떤 아이였을까? 질문이 가시가 되어 돌아온다. /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문구가 많이 아프다. 우리는 그곳에서 무엇을 배웠던 걸까? 우리는 그곳에서 무엇을 배워야 하는 걸까? / 어떻게 교육자라는 사람의 입에서 이 문제에 대해 '기강'이라는 표현을 쓰는 걸까...? 당신 선생 맞아...? 이 씨발넘아. / 꼴에 나도 남자라고 지호를 무조건 욕하지는 못하고 있다. / 보는 내내 너무 아팠다. 왜 이렇게 내가 미안한 것일까... 너무 작아진 내 스스로를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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