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 이야기 보림어린이문고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글, 이상희 옮김, 김령언 그림 / 보림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들 노는 모습을 조용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살포시 웃음이 납니다
엉뚱한 말 같은데도 둘이는 말이 통하고 혼자서도 역할놀이를 하며 이런저런 상상의 이야깃거리를 지어내기도 하고요
그러면서 문득 '나도 저만할 때 저랬을까?' 싶은 맘이 생겨나 종종 아이들 이야기를 하며 엄마께 묻곤 합니다
"그럼 너는 뚝딱 그냥 큰 줄 알아? 너도 그러고 컸지!! "
그러면 어렴풋이 이런저런 기억들이 조각난 채 떠오르는 듯 하구요..
어른이 되고 한 살 두 살 나이를 보태는게 섭섭지만 그래도 유년시절을 동경하고 기억할 수 있다는게 다행스럽고 흐뭇하기도 합니다 
노오란 티셔츠를 입고 귀여운 웃음을 짓는 윌리를 보니 또 한 번 그런 마음이 드네요  
해맑고 사랑스러운 아이 윌리에게서 발랄하고 유쾌한 유년시절을 떠올려 보는건 어떨까요?



동그란 얼굴 동그란 눈, 마음과 웃음까지도 둥글게 느껴지는 윌리는 한참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갖고 싶은 것도 많은 아이입니다
아마 여섯 일곱 살쯤 되었을까요?
우리 큰아이도 작년 가을부터 사슴벌레며 장수풍뎅이를 키우고 싶다 했는데 윌리도 자기와 함께 놀 동물친구를 갖고 싶어 합니다
시골에는 동물들이 많다는게 생각난 윌리는 당장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지요
할머니가 내일 오후 창가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동물이 도착할거라고 말씀하시고 윌리는 어떤 동물이 올까 궁금해 마음이 설레입니다
꿈속에서는 기린이며 원숭이 강아지, 토끼, 거북이가 나와 윌리를 향해 미소 짓고요
아침이 되자 오리랑 작은 물고기, 개구리를 상상하고 무당벌레나 다람쥐를 키워도 좋을거라 생각합니다
정말 이랬다 저랬다 맘이 바뀌는 아이의 모습이 영락없는 우리 아이들 모습 같지요?!^^
집 앞에 도착한 커다란 트럭을 보고 할머니가 코끼리를 보냈을까봐 걱정하는 윌리!
하지만 아저씨는 코끼리 대신 작은 나무상자를 주고 가시네요
나무상자 안에서는 복슬 둥근 몸에 기다란 수염과 파란 눈을 가진 귀여운 아기 고양이가 나오고 윌리는  동물친구에게 '할머니야옹이'란 이름을 지어줍니다
그렇게 갖고 싶던 동물친구를 가졌으니 윌리는 얼마나 행복할까요?
고양이에게 소근거리는 윌리의 말소리가 들리는거 같기도 하고 윌리의 표정은 마냥 따스하고 즐겁기만 합니다

윌리에게 생긴 새옷엔 주머니가 일곱 개나 달려 있습니다
한참 궁금한 것이 많은 윌리는 아빠에게 호주머니에 무얼 넣어야할지 묻습니다

"아빠, 호주머니는 어디에 쓰는 거예요?"
"물건을 넣어 두는 데 쓴단다."
"어떤 물건을 넣는 거예요?"
"앞으로 호주머니에 넣어 둘 물건이 많이 생길거야."

윌리는 다른 사람들이 호주머니에 뭘 넣어두는지 세상의 호주머니들을 생각해 봅니다
돈과 손수건이 들어 있는 아저씨의 주머니를 시작으로 아기를 넣고 다니는 엄마 캥거루 주머니, 호루라기가 들어있는 경찰 아저씨의 호주머니까지도요
그리곤 세상의 주머니들을 떠올리며 윌리도 자기의 주머니를 채우기 시작합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조가비, 코르크 마개, 반짝이는 조약돌, 유리병 조각과 노끈 그리고 도토리와 사과, 금메달까지 일곱 개의 주머니니에 채워 넣고 엄청 뿌듯해 하지요
쓸모라곤 하나 없을 듯한 것들이지만 어른들의 눈과 다르게 아이들에겐 더없이 소중한 것이에요
우리 딸도 보물이라고 손가방 안에 이것저것 담아 놓는데 정작 꺼내보면 건전지며 병뚜껑, 빈 로션병, 공기알 같은 것만 잔뜩 들어 있거든요
윌리는 저녁에 돌아온 아빠에게 조가비를 선물하고 아빠는 윌리에게 집 열쇠를 선물합니다
그리고 윌리와 아빠는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산책을 나가고 아빠는 윌리에게 휘파람 부는 걸 가르쳐 주시죠
두 사람의 그림자까지도 노래를 부르는 듯 아주 기분좋아 보입니다

이 책에는 세 가지 윌리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마지막 '윌리의 산책'을 읽을 땐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할머니집 가는 길]이란 책이 떠올랐어요
글이 더 짧고 그림도 하야시 아키코의 그림이라 아주 따스하고 부드럽다 느껴졌던 책이었는데 내용이 같은 듯해 검색을 해보니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의 글로 되어 있더라구요
이 책은 원문이고 [할머니집 가는 길]은 한편의 동시처럼 아이의 말만으로 구성해 놓은 책이라고 하네요
작가가 같아도 그림 작가가 다르니 두 책이 좀 다른 느낌으로 와 닿습니다
[할머니집 가는 길]이 정겨움을 준다면 [윌리 이야기]는 발랄한 느낌이 더 강하게 남네요

할머니가 윌리에게 전화를 걸어옵니다
혼자서 시골에 사는 할머니집에 지금 바로 놀러오라구요
할머니가 말씀해주신대로 '똑바로 앞을 향해' 걷는 윌리는 오는 길에 들꽃을 꺾고 빨간 산딸기를 세 알 따 두 알은 목고 한 알은 주머니 안에 넣습니다
윌리가 걸어오는 길 중간중간엔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것들이 많아 윌리를 망설이게 해요
그래도 윌리는 되돌아가지 않고 아빠에게 배운 휘파람을 불며 할머니 집을 향해 '똑바로 앞으로' 계속 걷습니다   

윌리는 언덕에 이르렀어요.

아주 높은 언덕이었지요.
윌리가 그만 돌아설까요?
아니에요. 윌리는 그러지 않았어요.
윌리는 뒷걸음질로 언덕을 올라갔어요.
언덕이 얼마나 높은지 보지 않으려고요.
언덕을 넘어 내려갈 때도 뒷걸음질로 내려갔어요.
이번엔 언덕이 얼마나 높은지 보려고요.

똑바로 오다 보니 시냇물도 만나고 언덕길도 만나지만 윌리는 차가운 시냇물도 맨발로 들어가 건너고 나름 지혜를 발휘해 뒷걸음질로 언덕을 올라가기도 합니다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집 앞에 도착한 윌리는 마굿간과 개집, 꿀벌집도 보게 되고.. 창문을 들여보다가 할머니를 찾게 됩니다
얼마나 반가울까요? 그리고 또 얼마나 기쁠까요?!!
할머니도 이 기특한 손자를 품에 안고 대견하다 칭찬해 주십니다
그리고 할머니 집만 제대로 찾아온 윌리가 아니지요
윌리는 오는 길에 꺾은 들꽃이랑 냄새나는 풀줄기 그리고 빠알간 산딸기도 할머니께 드립니다
할머니는 손자의 따스한 마음을 선물받고 윌리는 할머니가 만들어 주신 달콤한 초콜릿 케이크를 맛있게 먹습니다

글과 함게 곁들여진 윌리의 그림은 담백하면서도 경쾌 발랄하고 글밥은 좀 있지만 문장이 짤막짤막해서 글을 읽을 줄 아는 아이라면 혼자 읽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은 읽기책이 될거 같아요
글을 읽다보면 윌리의 재잘거림이 들리는거 같기도 하고, 아이들의 평범한 일상과 호기심, 바램, 모험과 용기, 즐거운 마음과 생각을 들여다 보는 듯 흐뭇합니다
할머니와 아빠의 따뜻하고 세심한 사랑, 그리고 윌리의 명랑한 표정은 한편의 명랑 시트콤을 본듯한 기분도 들구요
어쩌면 우리 아이들도 자기가 윌리인양 주인공이 되어 윌리의 모험을 함게 한단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어요
윌리의 일상을 들여다보며 즐겁고 행복함이 느껴졌는데..
우리 아이들의 일상도 찬찬히 들여다 보면 재미난 이야기가 만들어질지 모르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윌리 이야기와 똑같이 거긴엔 아이들의 순수함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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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게 큰 라라 / 초등 5학년 공부법>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엄청나게 큰 라라 푸른숲 어린이 문학 17
댄디 데일리 맥콜 지음, 김경미 옮김, 정승희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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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물, 사건, 배경.. 소설을 이루는 3요소 그리고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
이책을 읽으면서는 국어시간, 소설의 구성요소를 배웠던 기억이 떠올려지더군요
다른 이야기 소설과 다르게 이 책에서는 글을 쓸 때 어떤 구성이 필요한지 서두에 해당요소에 대한 설명과 또 그에 어우러지는 부분들을 이어 하나의 소설을 완성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등장인물, 발단, 각인, 악역, 배경, 대화, 대립, 주변인물, 갈등, 긴장과 위기, 반전, 세부내용, 전환, 상승, 절정, 초절정, 대단원으로 나뉜 큰 구성과 이 책을 쓰는 화자 본인 래니와 이야기 속의 주인공 라라를 만날 수가 있습니다 

파리초등학교 4학년생이자 이제 열 살인 래니는 스미스 선생님의 글쓰기 수업시간에 들었던 내용을 기억해가며 이야기를 써내려 갑니다
이야기를 이루는 구성에 맞추어 이야기 속의 인물과 사건 그리고 인물간의 갈등과 해결을 보여주는 것은 어려운 퍼즐을 맞추고 모양 그림을 완성해 보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하네요
연극, 영화, 소설 따위에 나오는 인물이 등장인물이라며 처음 스미스 선생님의 글쓰기 수업과 자신이 누구인지 소개하는 래니는 새로 전학온 라라의 모습과 아이들의 반응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발단과 각인과 악역에 대한 설명도 빠뜨리지 않습니다  

그 아이의 덩치는 거대한 산 같았다. 아니면 절벽과 들판이 맞닿아 있는 언덕배기 같다고 해야할까. 어쩌면 그 애가 초록색 원피스를 입고 있어서 더 그렇게 보였는지도 모른다 (p.17)
남과 다르다는 것!
특별한 존재가 되어 다른 이의 부러움을 사는 경우도 있지만 때론 그것이 무시와 놀림거리의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새로 전학 온 라라 펠프스도 신체적인 외형때문에 오자마자 반 아이들로 부터 따돌림에 괴롭힘까지 당하게 됩니다
하지만 라라의 반응은 아주 의외입니다
누군가로 부터 괴롭힘을 당하더라도 절대 화내는 법이 없고 항상 입가에 미소를 짓고 다른 아이의 잘못까지도 감싸주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잘못한 것이 전혀 없으면서 항상 억울하게 당하고 마는 라라를 보고 있으려니 오히려 책 밖에 있는 제가 답답하기도 하고 안타까운 마음도 듭니다

파리초등학교 4학년 교실, 판자를 덧대어 네모나게 만든 래니의 집, 그리고 연극 <장날>을 준비하는 아이들과 공연직후..
배경은 대략 이러하지만 주인공은 래니와 라라 두 사람입니다
먼저 말한 라라 뿐만 아니라 래니도 어쩐지 아주 불운해 보이는 열 살 소녀에요
엄마 없이 술과 싸움에 능한 아버지 그리고 거친 연년생 세 명의 오빠들과 사는 래니는 자신이 꿈꾸는 삶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커서 배우가 되고픈 래니.. 래니는 연극을 준비하면서 우연히 라라의 도움을 받게 되지요

파리초등학교 4학년 '장날' 연극은 이들에게 괴로움과 갈등 그리고 또 한편 이해라는 시간을 마련해 줍니다
라라의 장점 대신 외모만 보고 괴롭혔던 악당 조이 일당과 같은 반 친구들 모두 편견이란게 얼마나 나쁜지 그리고 라라에 대한 미안함과 라라의 성품을 깨닫게 됩니다 
래니 뿐만 아니라 반친구들이 좋은 표지판을 만들어 라라를 향해 달릴 때는 창가에 닿은 라라의 미소대신 자동차에서 내려 아이들과 다시 만나게 되는 대단원의 결말을 기대해보았어요
해피엔딩이면서도 그냥 떠나가는 라라의 모습은 좀 안타깝게 느껴졌어요 

아주 독특한 방식의 글을 읽으며 글 쓰기 구성에 대한 이해와 글의 짜임을 이루는 작가 특유의 재치와 여운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제대로 글쓰기를 경험한 래니가 또 다른 이야기로 글쓰기의 구성을 소개할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막내 오빠 루크의 감춰진 사연? 아니면 집을 나간 엄마의 이야기..  
래니와 전학간 라라의 편지?? 상상을 마음껏! ^^

래니가 설정한 구성요소 중 세부내용이란게 있어요
스미스 선생님은 일어나는 일을 모두 적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가장 좋은 그림이 되어 줄 수 있는 세부내용을 고르는 일이 중요하다고 했다
"세부 내용, 세부 내용, 세부 내용!"
스미스 선생님이 중요한 것을 강조할 때 자주 하는 방법이다 (p.134)

이 책이 전하는 대립과 갈등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겠지만 [엄청나게 큰 라라]를 읽고 연상되는 단어는 '놀리다' '참다' '안타깝다'에요 
안타까움 보다는 아이들에게 즐거움, 행복함이라는 수식어가 주어지기를..
그리고 라라와 같은 아픔을 우리 아이들이 경험하지 않기를
그리고 다른 이에게 아픔을 주지 않는 아이로 자라기를..
여러 생각이 들게 한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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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알을 낳았대!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2
배빗 콜 글.그림, 고정아 옮김 / 보림 / 199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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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빗 콜 글. 그림 / 고정아 옮김 / 보림

어느 날 아빠는 아이들에게 아기가 어떻게 생기는지 설명해 줍니다
여자 아기는 설탕과 양념, 온갖 향기로운 것들을 넣어 만들고 남자 아기는 달팽이와 강아지 꼬리를 섞어 만든다고요
그리고 아가는 공룡이 가져다 준다거나 붕어빵을 굽듯이 구워낼 수 도 있고 화분에 씨앗을 심고 물을 주면, 아기가 쑥쑥 자란다고 하네요
엄마가 소파 위에서 알을 낳아 그 알에서 아이들이 태어났다고 말해주자 아이들은 엄마 아빠에게 아기가 어떻게 태어나는지 그림을 그려 설명해 줍니다
아빠의 씨앗이 튜브를 통해 엄마의 뱃 속에 있는 알에 들어가면 씨앗들이 달라기 시합을 하고 일등한 씨앗이 아주아주 조금만 아기가 된다고 말이지요

어릴 적 '아기는 어떻게 생기는걸까?' 궁금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이들도 자라면서 궁금증을 갖게 되겠죠^^
그런데 아이가 갑자기 이 질문을 해온다면 어찌 답해야할지 망설여질거 같아요
그림책 속에서도 엄마와 아빠는 아이들에게 아기가 돌 밑에서 나온다거나 튜브에서 아가를 짜낼 수 있다며 여러 엉뚱한 이야기를 지어냅니다
그러자 오히려 아이들은 솔직하게 배운 그대로를 알고 있고 자신있게 설명하지요  
처음에 이 책을 보고 솔직하면서도 코믹한 그림이 약간 민망하기도 했지만 아이들 눈높이로 본다면야 이보다 더 좋은 성교육 그림책은 없을 듯 해요
그리고 마지막에 여러 동물들이 집 안으로 들어오고 아이들은 이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이 그렇게 태어난 거라고 설명합니다
솔직 담백한 배빗 콜의 글과 그림은 [멍멍 의사 선생님]에서도 그 유쾌 발랄함을 찾을 수 있답니다

유치원 다녀온 후 집안에서 쿠당탕 달리기를 하는 규현이
밖에 나가 놀지 못하니 넘치는 기운을 온통 쿵쾅거리는 것으로 발산하더라구요
괜히 유주나 톡톡 건드리고.. 그날따라 유난히 산만하게 노는 규현이에게 차분한(?) 책놀이를 제안했어요

책을 읽고 책 속의 그림을 따라 그리자고 했더니 하기 싫다 합니다
(규현이가 그림을 잘 못그려서 스스로 그리고 싶을 때나 그리는걸 즐깁니다)
그래서 손코팅지를 가져와 테이프로 붙여주고 그대로 따라 그리기를 해보자 했어요
예전에 세밀화를 본따 그렸던 걸 이야기하면서 책을 넘기며 그리고 싶은 그림을 고릅니다
공룡을 그릴까, 동물을 그릴까 선택하기 어렵다 하더니,, 동물 모두는 못그리겠고 그리고 싶은 것만 하겠다더군요
처음 말을 고르고 젖소를 그리고.. 염소는 어미만 그려놓더니 색칠을 하네요
책을 봐가며 찬찬히 유성매직으로 칠을 하는 규현이.. 완전 집중 완전 차분 ㅋㅋ
불과 삼십 여분 전의 모습과는 완전 딴판이에요^^

스케치북에 제목을 쓰면 그 위에 코팅지를 붙일거라 설명을 해주었어요
그래서 그림에 맞게 책제목을 바꿔 보자 했더니... '말이 새끼를 낳았대' '소가 송아지를 낳았대' 하며 키득키득 하다가 결국 규현이 그림의 제목은 '어미가 새끼를 낳았대'로 정해졌어요  

유주도 오빠 하는걸 보고 있다가 그림을 고릅니다
엄마를 먼저 그린다음 아이들을 하나씩 골라 그리더라구요
여자 아이는 손이 팔과 똑 떨어져 있지만 거침없이 쓰윽쓰윽~
(규현이에겐 비밀이지만 더 잘 따라 합니다^^)

색을 칠하다보니 바깥 그림선이 지워진다며 짜증도 좀 부려주시고
여자아이는 얼굴색을 칠해 놓고 아바타 같다 하네요
남자 아이는 엄마를 가리키고 여자 아이는 남자아이를 때리는 듯 한 그림이 되었다고 또 키득키득~
유주는 제목을 그대로 하겠다고.. 책을 보며 글자를 적어 놓았어요

규현이가 공룡을 하나 더 해보고 싶다더니 고대로 두고 다음 날이 되었어요
아침 규현이 유치원 버스를 태워 주고 오니까 유주가 혼자 그림을 그리고 있더라구요
(규현이 알면 난리 나겠지만^^)
글자까지 따라 써놓고 색칠할꺼라고 알록이 달록이 공룡을 그려놓고 다 했다 합니다
규현이처럼 그림 그리기 자신없어 하는 친구들에겐 이런 방법도 좋을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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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저 좀 재워 주세요 - 그림책 읽어 주는 엄마 고인돌 그림책 5
이화주 지음 / 고인돌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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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잠자리에 들기전 아이들에게 꼭 그림책을 읽어줍니다
아이들도 습관이 되어서 잘 시간이 가까워지면 "책 골라요?" 하며 묻고, 책읽기를 하고 나서야 잠이 들구요 
아이를 품에 안고 가만히 불러주는 자장가도 좋지만 아이들이 직접 고른 그림책을 재미나게 읽어주는 것이 아이들의 감정과 정서에 좋겠단 생각이 들어 이 시간만큼은 빠뜨리지 않습니다
공주를 좋아하는 유주는 공주가 나오는 책들을 골라오고  규현이는 마음내키는대로 고르는 편이지만, 아이들은 보았던 책을 반복해 다시 보는 걸 좋아하더군요
어제 읽으면서 웃었던 대목, 이야기 나눴던 것들을 기억해 판박이처럼 말하고 또 웃기도 하고요..
[엄마! 저 좀 재워 주세요]에 나오는 연하도 우리 아이들과 같은 취향을 갖고 있는가 봐요 
매일 밤 연하는 엄마와 함께 [황금알]이라는 그림책을 읽습니다

옛날 옛날에 황금 알을 낳는 달새가 있었단다

달새는 다리가 없어 땅에 내려앉지 못했어
그래서 하늘에 알을 낳았지

엄마가 읽어주는 그림책, 여러날 반복해 읽어 이제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어떤 글 무슨 내용이 있는지 모두를 기억하는 연하입니다
엄마가 책을 읽으면 중간쯤 해서는 연하가 책 속의 내용을 엄마에게 되묻습니다
"그래서 하늘에 알을 낳았지요?"
"다리가 없어 땅에 내려앉지 못하는 달새는 지금까지 날아다니고 있지요?" 하면서요
엄마는 그때마다 "그래그래" 하며 연하에게 자상히 답을 해주고 연하는 그림책 속 이야기에 몰입해 때론 엄마새를 때론 황금 알을 불쌍하다 합니다

잠자리에 들어서도 자지 않고 이불 속에서 꼼지락거리며 놀고 있는 연하는 놀고 싶어 잠을 안자는 것이 아니라 엄마와의 책읽기 시간을 기다리는 듯 해 보입니다 
"엄마!엄마! 저 좀 재워 주세요"
엄마에게 이야기하는 연하 얼굴이 행복한 아이의 표정 그대로 담겨 있네요

아이와 이불 속에 나란히 누워 그림책을 읽어 주는 엄마..
그리고 연하는 가장 아늑하고 따뜻한 엄마 품에서 그림책 속 이야기 세계로 빠져들게 됩니다
하늘에 뜬 보름달을 보며 달새가 낳은 황금알을 상상하는 연하는 꿈 속에서 커다랗고 노오란 황금알을 찾아 떠납니다
그리고 달새가 품어주지 못해 불쌍한 황금알을 따스하게 아주 따스하게 품에 안아주지요
얼마나 흐뭇할까요?
불쌍한 달새 알을 안아주는 연하의 마음은 연하의 표정에서 고스란히 짐작해 볼 수 있겠어요

이 그림책을 읽은지 얼마 안되었을 때 규현이가 "엄마 이 엄마는 왜 이렇게 허리가 길어요?" 하고 묻더군요
"글쎄? 엄마가 연하 옆에 가까이 가려고 몸을 깊이 숙였는데 그게 길어 보이는 건가봐" 했는데 뒤로 가니 엄마의 목이 또 유난히 길게 그려져 있습니다
목이 또 길다며 연하엄마가 이상하다고 하는 규현이
그 말 끝에 그린이를 살펴보니 이 책을 쓰신 이화주 선생님이 직접 그리신거더군요
황금알을 곁에 둔 어미 달새의 애틋한 사랑과 연하를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이 서로 닮아 엄마의 모습이 새처럼 긴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요즘은 잠자리에 들기 전 아이들과 [엄마! 저 좀 재워 주세요]를 읽습니다
이제 곧 잠자리에 들 아이들은 어떠한 긴장도 없고 가장 편안한 시간을 즐기는 참이지요
'황금알'이란 그림책을 읽으며 보름달을 보고 황금알을 상상하는 연하처럼 우리 아이들 꿈에도 황금알과 달새가 날아오를지 모르겠습니다
그림책 읽어주는 엄마의 마음은 이 그림책이 전하는 따스함을 아이들에게 주고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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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마음속으로 - 아이 감정표현에 담긴 진짜 속마음 읽기
이자벨 필리오자 지음, 권지현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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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보다 서른 살을 더 먹은 엄마가 있습니다
먹이고 입히는 기본적인 양육 뿐만 아니라 내 아이를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며 아이들과 눈을 맞추고 아이들 말에 귀를 기울이는 엄마가 되고픈 바램도 있고요
그런데 이 엄마가 종종 일곱 살, 다섯 살 동갑내기 마냥 자기 아이들한테 지지 않으려고 팽팽하게 힘겨루기를 한다 합니다
찌릿찌릿~ 보이지 않는 긴장 속,, 마음 한쪽에서는 '아이가 바라는 대로 해주자', '내가 왜 이러지?' 싶으면서도 다른 한편에선 '지면 안된다', '내 주장대로 밀고 가야 한다'는 고집스런 마음이 생긴다 하네요
그래서 한바탕 아이는 울고 엄마는 엄마대로 속이 상하고요.. 이 엄마가 바로 저랍니다
[아이 마음 속으로] 책을 읽는데 제 이야기인양 콕 집히는 부분이 있더군요
이럴 때 부모는 잠시나마 자신의 욕구는 접어두고 더 약한 존재인 아이의 욕구를 채워줘야 한다고 합니다

이책에서는 어떻게 해야 아이의 감성지수를 높일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부모로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타인과의 관계, 시련, 고통, 질병 죽음 등 삶이 던지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능력을 감성지능이라고 하는데 아이의 감정을 존중해주어야 아이는 자기의 존재를 느끼고 감성지수가 높아질 수 있다 합니다
어떤 상황에도 분명한 자기가치를 갖고,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추진하는 것을 '자존감'이라고 하지요
우리세대엔 자존감이라는 말이 낯설었지만 요즘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에게 내아이 자존감 키우기는 뜨거운 관심사입니다
건강한 자존감이야말로 아이의 인생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요소라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이책에서는 먼저 부모가 자신을 믿고 또 아이를 믿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아이는 주로 모든 것을 부모로부터 배우고 모방하기 때문에 자존감 있는 부모가 자존감 있는 아이로 키울 수 있다는 것이지요
남의 조언이나 육아서같은 해답에 의존하기 보다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방법을 익히라고 합니다

육아라는게 정답이 따로 없지요
1+1=2라는 수학적인 해법이 통한다면 좋겠지만 그런 경우는 하루중 몇 번 되지도 않고 아이와 부모와의 상황, 교감에 따라 그때그때 해결책이 달라집니다
아이의 속마음을 여는 방법은 아이가 언제나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는거라 하네요
아이가 울거나 소리를 지르고 불안에 떤다거나 할때 무조건 진정시키려 하지 말고 감정을 풀어내도록 해 아이가 자신의 고통을 표현하면서 긴장을 풀고 회복할 수 있게 하라 합니다
그런데 실제 생활에서는 아이의 이러한 불편한 감정들, 두려움이나 상처 슬픔 분노를 인정해주는게 쉽지가 않습니다
울면 '어서 그치라' 하고 화를 내면 '화를 그만 내라' 하는 말에 더 익숙하고 아이의 감정이 다스려질 때까지 기다리는것도 어렵기만 합니다
하지만 아이의 그 행동 뒤에 숨겨진 감정을 살피고 아이가 원하는게 무엇인지 알아봐야 하는게 부모의 역할이라고 하네요
지나치게 공격적이거나 수동적인 아이, 엄마에게 심하게 의존하는 아이, 질투심이 유별난 아이, 집중력이 부족한 아이, 청개구리처럼 말안듣는 아이, 과장된 행동이나 조건반사적인 행동에는 늘 그만한 동기가 숨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이의 감정이 제대로 다스려지지 않으면 때로 중이염이나 습진, 알레르기, 야뇨증, 학습장애 등 외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지적하고 있습니다

본문에서는 또 아이의 다양한 감정들, 두려움, 분노, 기쁨과 슬픔 등은 구체적인 사례를 두어 아이의 심리를 설명하고 부모가 해결할 실마리를 제시하고 있어요
그중에서 부모들은 자식을 통해 자기의 어린시절을 다시 한 번 경험하게 된다는게 기억에 남습니다
자주 보는 육아프로그램에서도 아이를 상담하는 부모의 어릴 적 이야기를 빠뜨리지 않더군요
부모가 어린시절에 지닌 질투, 수치심, 욕구불만, 부끄러움, 죄의식등의 과거가 제대로 치유되지 못하면 부모는 자동적으로 심하면 충독적으로 자기 부모가 했던 행동들을 자식에게 반복한다 합니다
아이의 감정상태를 이해하고 수용해야지만 아이와 올바른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해요
문제 행동에 대해서는 원인을 파악하고 늘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부모, 아이의 긍정적인 사인을 늘리는 구체적인 방법을 찾고 아이와 모든것을 대화하고 소통하는 것이 아이와 함께 즐겁게 지낼 수 있는 행복처방전이라고 합니다 

작가와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는 공통분모가 있어서 일까요?
글을 읽는 중간중간 공감가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나도 아이들 때문에 기운이 쫙 빠질 때가 있다. 끝마쳐야 할 일이 있을 때는 아이들이 발리 잠들기를 바란다. 또 아이들이 조금만 뭘 해달라고 해도 짜증이 밀려온다. 그럴 때면 나는 숨을 천천히 들이 마시고 아이들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이제 네 살, 두 살인 아이들이 자라면 지금의 어린 모습은 다시 볼 수 없겠지. 그러니 지금 충분히 누리자!'
그러면 짜증이 풀어진다. 아이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사랑을 느끼게 되고 짜증은 사라진다. 어떤 일보다도 아이들이 가장 소중하기 때문이다. 내가 꼬부랑 할머니가 되었을 때 돌이켜보면서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제대로 지켜보지 못했다는 걸 깨닫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단순한 기쁨으로 마음이 한껏 부풀어 오른다 (p.265)

작가가 쓴 글이 마치 제 마음을 담아 써놓은 글 같아 옮겨 보았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인생에 있어 진정한 가치란 살아가면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것, 그것이 세상을 사는 의미이자 방법이기도 하겠고요
행복과 삶에 대한 의욕을 아이에게 전하고 있는지 자주 사랑을 표현하고 아이와 제대로 교감하는지 돌이켜 보는 계기가 되었어요

요즘 정말 아이들의 마음 속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음 좋겠다 싶을 때가 많아졌습니다
아니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 봐야할 중요성이 느껴지는 요즘이기도 하구요
고분고분 순종적이던 아이에게서 어느날 '왜?' '어째서??' '내맘이잖아' 하는 말이 나오기로 드니 당혹스럽더군요
제 마음 한편에 마냥 어린 아이들, 내가 선택해주고 내가 돌봐야하는 내 아이들이란 생각이 더 컸던가, 아이들이 나와 다른 인격체라는 게 별로 실감을 못하고 지낸데 원인이 있는거 같습니다
책을 읽으며 나는 어떤 부모인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내게 가장 중요한 건 아이들이다 하면서도 돌이켜보니 아이들이 한 실수에 대해서 아이들의 감정표현에 대해서 지적하거나 억누르게 할 때가 참 많더군요
사람인지라 돌아서면 또 잊어버리고 어제했던 실수를 똑같이 하고 살겠지만, 아이들의 눈으로 아이들의 입장으로 아이의 감정을 보는 그리고 책에서 말하는 무조건적으로 베푸는 사랑을 기억하며 아이들을 봐야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서로 감정의 골이 높고 깊을 때도 있겠지만 그런 시간을 적게 조율해주어야 하는게 부모의 역할이지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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