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잠자리에 들기전 아이들에게 꼭 그림책을 읽어줍니다 아이들도 습관이 되어서 잘 시간이 가까워지면 "책 골라요?" 하며 묻고, 책읽기를 하고 나서야 잠이 들구요 아이를 품에 안고 가만히 불러주는 자장가도 좋지만 아이들이 직접 고른 그림책을 재미나게 읽어주는 것이 아이들의 감정과 정서에 좋겠단 생각이 들어 이 시간만큼은 빠뜨리지 않습니다 공주를 좋아하는 유주는 공주가 나오는 책들을 골라오고 규현이는 마음내키는대로 고르는 편이지만, 아이들은 보았던 책을 반복해 다시 보는 걸 좋아하더군요 어제 읽으면서 웃었던 대목, 이야기 나눴던 것들을 기억해 판박이처럼 말하고 또 웃기도 하고요.. [엄마! 저 좀 재워 주세요]에 나오는 연하도 우리 아이들과 같은 취향을 갖고 있는가 봐요 매일 밤 연하는 엄마와 함께 [황금알]이라는 그림책을 읽습니다 옛날 옛날에 황금 알을 낳는 달새가 있었단다 달새는 다리가 없어 땅에 내려앉지 못했어 그래서 하늘에 알을 낳았지 엄마가 읽어주는 그림책, 여러날 반복해 읽어 이제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어떤 글 무슨 내용이 있는지 모두를 기억하는 연하입니다 엄마가 책을 읽으면 중간쯤 해서는 연하가 책 속의 내용을 엄마에게 되묻습니다 "그래서 하늘에 알을 낳았지요?" "다리가 없어 땅에 내려앉지 못하는 달새는 지금까지 날아다니고 있지요?" 하면서요 엄마는 그때마다 "그래그래" 하며 연하에게 자상히 답을 해주고 연하는 그림책 속 이야기에 몰입해 때론 엄마새를 때론 황금 알을 불쌍하다 합니다 잠자리에 들어서도 자지 않고 이불 속에서 꼼지락거리며 놀고 있는 연하는 놀고 싶어 잠을 안자는 것이 아니라 엄마와의 책읽기 시간을 기다리는 듯 해 보입니다 "엄마!엄마! 저 좀 재워 주세요" 엄마에게 이야기하는 연하 얼굴이 행복한 아이의 표정 그대로 담겨 있네요 아이와 이불 속에 나란히 누워 그림책을 읽어 주는 엄마.. 그리고 연하는 가장 아늑하고 따뜻한 엄마 품에서 그림책 속 이야기 세계로 빠져들게 됩니다 하늘에 뜬 보름달을 보며 달새가 낳은 황금알을 상상하는 연하는 꿈 속에서 커다랗고 노오란 황금알을 찾아 떠납니다 그리고 달새가 품어주지 못해 불쌍한 황금알을 따스하게 아주 따스하게 품에 안아주지요 얼마나 흐뭇할까요? 불쌍한 달새 알을 안아주는 연하의 마음은 연하의 표정에서 고스란히 짐작해 볼 수 있겠어요 이 그림책을 읽은지 얼마 안되었을 때 규현이가 "엄마 이 엄마는 왜 이렇게 허리가 길어요?" 하고 묻더군요 "글쎄? 엄마가 연하 옆에 가까이 가려고 몸을 깊이 숙였는데 그게 길어 보이는 건가봐" 했는데 뒤로 가니 엄마의 목이 또 유난히 길게 그려져 있습니다 목이 또 길다며 연하엄마가 이상하다고 하는 규현이 그 말 끝에 그린이를 살펴보니 이 책을 쓰신 이화주 선생님이 직접 그리신거더군요 황금알을 곁에 둔 어미 달새의 애틋한 사랑과 연하를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이 서로 닮아 엄마의 모습이 새처럼 긴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요즘은 잠자리에 들기 전 아이들과 [엄마! 저 좀 재워 주세요]를 읽습니다 이제 곧 잠자리에 들 아이들은 어떠한 긴장도 없고 가장 편안한 시간을 즐기는 참이지요 '황금알'이란 그림책을 읽으며 보름달을 보고 황금알을 상상하는 연하처럼 우리 아이들 꿈에도 황금알과 달새가 날아오를지 모르겠습니다 그림책 읽어주는 엄마의 마음은 이 그림책이 전하는 따스함을 아이들에게 주고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