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 마을의 모자 가게 웅진 세계그림책 140
나카야 미와 글.그림, 김난주 옮김 / 웅진주니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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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야 미와 글. 그림 / 김난주 옮김 / 웅진주니어

산속 도토리 마을, 키다리 키토리, 꼬마 톨이, 곱슬머리 수리가 모자 가게를 하고 있어요.
그런데 요즘 가게에 손님이 없어서 고민이랍니다.
다른 곳에 가서 모자를 팔아보자는 키토리의 제안에 셋은 큰 도시에 있다는 도토리 마을에 가기로 했어요.
힘들게 큰 도시에 갔지만 도토리가 열리는 나무는 많아도 도토리 마을을 찾을 수는 없었지요.
그냥 그곳에 가게를 차려놓고 손님을 기다렸지만 손님은 없었고 키토리는 나뭇잎 광고지를 붙이러 나갔다가 참새를 만났어요.
참새 덕분에 광고지를 뿌리고 다음날부터는 기다리던 손님들이 찾아왔지요.
하지만 손님은 도토리가 아니라 개구리와 새와, 벌레들이었고 누구 하나 모자를 사가지 않았어요.
어느 날, 엄마 쥐가 와서 똑같은 모양으로 아기 쥐들의 모자를 샀어요.
똑같은 모자를 쓰면 누가 누군지 헷갈릴거라 걱정한 도토리 삼총사는  이들을 뒤따라 갔다가 아기 쥐들이 버려진 물감을 주워 모자에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았어요.
자신들의 모자에 부족한 것이 두근거림이었다는 걸 안 도토리 삼총사는 날마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두근두근 가슴을 설레게 할 모자 재료를 찾아 새로운 모자를 완성했지요.
새 모자를 진열하자마자 손님들이 찾아와 모자를 전부 사가고 이들은 자기 마을로 돌아와 새로 두근두근 모자를 만들어 팝니다.
보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도토리 모자는 큰 인기를 모았답니다.

'까만 크레파스' 시리즈, '누에콩' 시리즈, '그루터기' 시리즈를 쓴 나카야 미와의 책입니다.
크레파스, 누에콩, 그루터기.. 이들의 공통점으로 꼽자면 눈 여겨 보지 않고 지나치던 작고 사소한 것들이 주인공이라 할 수 있겠는데요.. 이들의 이야기는 마치 우리 작은 아이들, 서로 모여 노는 유치원 친구들 같은 친근한 느낌이 듭니다.
나카야 미와는 상상력이 넘치는 작가라고 하는데 이 작은 친구들은 작가의 상상으로 살아나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유쾌하면서도 오밀조밀한 대화를 나누며 아이들에게 친구, 배려, 행복, 즐거움과 모험 등을 경험케 합니다.
우리 아이들도 이 시리즈들을 즐겨 읽는 편이고 또 재밌어라 하는데 [도토리 마을의 모자가게] 표지를 보자마자 얼마 전에 읽은 [까만 크레파스와 괴물소동]에 나오는 생쥐같다며 작가가 같나보다 하더군요.

[도토리 마을의 모자 가게] 속 등장인물들도 작고 귀여운 도토리들이랍니다.
도토리 마을에서 모자 가게를 하는 도토리 삼총사는 장사가 잘 안되지만 좌절하지 않고 광고지도 돌리고 가게를 옮기며 노력을 해보지요.
그래도 어려운 장사,,
하지만 우연히 아기 쥐들의 행동을 보며 아이디어를 얻고 자신들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됩니다.
작은 상상력과 창의력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그리고 지혜와 도전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 작은 도토리들이 알려 준답니다.

이 책의 면지에는 도토리 마을의 이웃들과 그들이 하는 일과 성격을 그림과 글로 소개하고 그림 위에는 도토리 나무의 이름이 쓰여 있어 참나뭇과에 속하는 여러 나무와 다른 열매 모양을 알 수 있어요.
또 본문의 페이지에서는 우리가 어울려 사는 마을과 사회처럼 도토리 마을을 그려 사람들이 하는 일을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작고 아기자기한 그림들을 찾아보는 것과 함께 책에 딸린 도토리 마을 꾸미기와 모자가게 놀이 활동북도 아이들에겐 즐거움이었습니다.
뜯고 접고 역할놀이까지.. 그림판을 통해 아이들이 자기가 아는 이웃과 사람들을 표현하고 또 아는 만큼 이야기하고 놀더군요.

1. 가슴이 두근두근~ 내가 갖고 싶은 모자 만들기

세상에 하나 뿐인 모자를 만든 도토리 삼총사처럼 우리도 '가슴이 두근두근~ 나만의 모자'를 만들어보자 했어요.
낮에 밖에서 주운 산수유 열매와 나뭇잎 그리고 미술재료 놀이통에서 꾸미고 싶은 재료를 직접 골라 꾸며보자 했습니다.


어떤 종류의 모자를 만들까 물으니 규현이는 우주선처럼 생긴 모자랬다가 다시 안전모를 만들거라 하고 유주는 결혼할 때 신랑이 쓰는 모자를 만들고 싶다더군요.
규현이가 신랑들의 모자는 까만색일 뿐이라고 말하니 유주가 그러면 까만색 대신 태극 모자로 만들거라 했어요.

규현이가 안전모는 '안전 제일'과 가운데 초록색 십자가가 있으면 된다고 하더군요.
"그러면 두근두근 설레지 않을거 같으다~ 살짝 더 꾸미면 좋을거 같은데??" 했더니 노랑과 검정을 넣어 안전표시를 할거라 합니다. ㅠ.ㅠ
먼저 아크릴물감으로 모자에 색을 칠한 다음 규현이는 종이에 안전제일을 써서 색칠해 붙이고 유주는 말린 꽃과 도토리 꼭지, 나뭇잎을 붙였어요.

모자가 머리에 맞지 않아 끈을 달아야겠다고요..
규현이는 자기 모자가 아주 맘에 든다며 학교에 쓰고 가야겠다고 너스레도 떨었어요.^^


2. 도토리 인형 만들기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과 동네에서 도토리 나무를 찾아보고 책에서처럼 도토리 꼭지가 어찌 다른지 살펴봐야지 했는데요..
규현이랑 유주 마중을 나갔다가 아파트 마당에서 커다란 도토리 나무를 발견했습니다.
사실, 그것이 도토리 나무인줄 몰랐다가 그날 규현이 숙제로 손바닥보다 큰 나뭇잎을 주워 말리는 게 있어서 큰 잎을 찾다보니 그게 바로 참나무더라구요.
나무의 키가 무척 커서.. 손바닥보다 큰 잎은 못따고 주변에 떨어져 있는 도토리 꼭지들을 보고선 그것이 상수리나무란 걸 알았습니다.
그리고 어제는 또 아이들이 나무 많은 곳에서 놀다가 도토리가 있다고 해서 보니 아주 잘은 도토리와 꼭지들이 있더라구요.
몇 개 주워 온 걸 놓고 책을 보고서 그것이 갈참나무 열매란 걸 알았어요.



손에 잡고 칠하기도 어려울 만큼 아주 잘디 잘은 도토리나무 꼭지..
모자을 칠할 때 꼭지들도 색칠을 했더니 꼭지가 꽃처럼 보였어요.

도토리에도 칠을 했는데 규현이는 그림이 그려지고 유주 도토리는 그림이 안그려지고 물감이 벗겨져서 그림 대신 눈알을 붙였습니다.
 
꼭지를 씌웠더니 마치 대머리에 머리 가발을 씌운거 같다고 키득키득~~
번개머리같은 꼭지는 허수아비같고 빵떡모양의 꼭지를 씌우면 화가처럼 보인다는 규현이 말에..
얇은 대나무를 붙여 허수아비 인형처럼 만들었어요.

낙엽 옷을 입혔다가 아이들에게 그림 옷을 입혀주자고 했더니 규현이는 자를 찾아 그리더군요.
그런데 어째요..
규현 드레서의 옷은 자를 대고 그렸으니 맞춤옷이어야 하는데 옷이 구럭처럼 커서 결국 작게작게 몇 번 오려야했어요.  
유주는 첨에 팔모양에 맞추다가.. 그냥 민소매로 휘리릭~
신발까지 그려서는 두 개를 붙여야 한대서 옷에 다리 하나를 더 붙였더니 춤추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인형을 갖고 노는데 자꾸 모자가 벗겨진다고 유주가 자꾸 가져옵니다.
털실을 머리카락처럼 넣어 주었더니 아~~~주 좋아했어요.
유주가 재밌게 노는 걸 보던 규현이... 발레 아가씨가 아니라 100살 먹은 발레 할머니처럼 생겼다고..^^
거기다 모자가 벗겨지면 진짜 대머리 할머니 맞다며 유주를 놀렸어요.

아름다운 대머리 아가씨~ 어찌 그리 예쁜가요? ♬
아아아아아아아아~~ 대머리 아가씨~~♪
노래를 불러주었더니 유주도 따라서 흥얼흥얼~~
작고 약한 도토리 인형들이지만 발레도 하고 어깨동무도 하고... 도토리 마을 대신 허브동산에 들어가 숨바꼭질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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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마감] 9기 신간평가단 마지막 도서를 발송했습니다.

신간서평단 서재에서 9기 활동을 했던 12권의 책 목록을 보니
그때그때 다양한 내용과 각기 다른 매력을 지녔던 책들이었단 생각에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어느 책에서든 쓰고 그리신 분들과 만드신 분들의 노력과 수고가 담겨 있었고요..
먼저 그 진가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셨던거 감사드려요.^^

*. 서평단 활동시 가장 기억에 남는 책과 이유는?













김려령 작가의 [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김려령 작가님의 책은 처음이었는데 작가님의 따뜻하고 유쾌한 글맛이 느껴지더군요.
현실은 행복하고 즐거운 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각자가 이겨내야할 아픔과 부족함을 갖고 있다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실제처럼 와닿았습니다.
사람 냄새가 나는 세상 그리고 우리가 바로 '그 사람'이 되어 살아보자 이야기 하는 책!!
책표지 그림과 색처럼 참 인상적이고 따뜻했던 책이었습니다.


*. 서평단 도서중 내맘대로 BEST 5!! 

 
   

 

 

 

 

    

   

 


 













순위를 꼽는 것이 미안할 정도로 좋은 책들이 많았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던 책과 제가 좋아하던 것은 좀 다르기도 했는데
'내맘대로'니까.. 엄마의 입장으로 골라 봤어요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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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7일전쟁]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우리들의 7일 전쟁 카르페디엠 27
소다 오사무 지음, 고향옥 옮김 / 양철북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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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몇 글자로 요약해야 한다면 '읽을수록 속도감이 더해지는 책!' 그러면서 '어떤 시원한 통쾌함을 던지는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본 청소년 소설이라 엇비슷한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헷갈려하며 봐야하는 어려움에 더디 넘겨지던 책장이 어느 순간 빠르게 넘어가기 시작하더군요. 그리고 비슷비슷한 그들의 이름은 신기하게도 책장이 넘어갈수록 별 대수롭지 않아졌습니다.
이 책은 27년 전에 쓰여져 일본 청소년은 물론 어른 독자들에게까지 꾸준히 관심받은 밀리언셀러라는데 27년 전이 아닌 2011년 오늘의 이야기라 해도 좋을 만큼 그들의 이야기는 현실감이 있고 또 그만큼 어른과 아이,, 양자의 입장으로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어요.
그러면서 드는 생각.. 앞으로 또 한 세대가 지난 후에도 그 때 그대로 해방구를 만드는 혹은 꿈꾸는 아이들이 있지 않을까?
그 당시에도 이 소설 속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공감하며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984년 도쿄의 한 중학교 여름방학 종업식날, 1학년 2반 스물한 명의 남학생들이 한꺼번에 모두 감쪽같이 사라집니다.
도시의 한복판에서 마치 증발한 듯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진 아이들..
유괴를 생각하며 부모들이 당황하는 순간, 아이들은 '불꽃의 파이터'란 노래와 함께 라디오 방송을 시작으로 그들의 전쟁을 선포하지요.
그리고 어른들을 향한 아이들의 거침없는 외침이 시작됩니다.
아이들은 제 스스로들 빈 공장 안에 자기들만의 해방구로 정하고 어른들이 만든 일방적인 제도와 규칙, 통제와 간섭, 공부에 대한 부담감 등에서 벗어나 그들만의 자유를 찾겠다 합니다.
해방구는 1968년 5월에 니혼 대학 학생들의 대학투쟁을 시작으로 전국학생운동으로까지 확산되었던 '전공투운동'의 상징체였고 아이들의 부모는 바로 전공투의 주인공들이었습니다.
부모들이 느끼고 행했던 것처럼 자신들의 해방구를 만들어 아이들은 그들만의 자유를 꿈꿉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해방구를 인정하지 않는 어른들은 해방구를 없애기 위해 회유와 협박을 해오고 아이들은 이에 맞서 해방구 밖의 여학생들의 도움으로 미로를 설계하거나 학교에서 가장 학생들을 괴롭혔던 선생님을 골탕 먹이기도 하고 유괴된 친구를 구하고 또 시장 선거 지지 현장을 라디오로 중계해 버리면서 과연 누가 그르고 누가 옳은 것인지 막힘없이 보여줍니다.
결국 공권력까지 투입된 상황,, 아이들은 그들의 화려했던 전쟁을 폭죽으로 장식하며 처음에 사라졌듯 해방구 안에서도 사라집니다.

해방구 안에서 아이들은 자유롭게 그리고 우열없이 생활하고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합니다.
그리고 이제껏 보지 못했던 친구들의 재능과 진면목을 알게 되고 서로 인정하게 되지요.
이 책의 진정성이랄까요? 반항감으로 호기로 시작된 해방구가 아니라 아이들의 성장이 이 책의 진가를 이어가게 하는 듯 합니다.
막연한 반항심이나 얼버무림이 아니라 철저한 이들의 생각과 거침없는 표현이 통쾌함을 주는 것이지요.
몰래 도청을 하고 납치된 친구를 구하기 위해 기지를 발휘하고 협동하는 아이들,, 그러면서 약한 어른에게는 선의를 베푸는 이들의 행동은 그들의 해방구가 어긋남 없는 정당함으로 느껴지게 합니다.

이제 열 세살, 열 네살.. 이 아이들의 적은 어른입니다.
어른들의 잣대로 아이들을 재보고 어른들이 만든 틀에 가두려 하는 것들이 아이들에겐 어른은 들어갈 수 없는 성을 쌓게 만들었던 것이지요.   
그리고 이 아이들은 전쟁이란 표현을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쓰고 있습니다.
청소년 소설을 읽다보면 어떤것이든 그렇지만 내가 지나온 그 시간을 돌아보게 되고 또 때론 지금의 아이들 모습을 생각해 보게 되는데요..
이 아이들은 제가 산 것과 다르게 아주 당돌하리 만치 똑똑하게 어른들과 사회의 부조리를 들춰 어른들의 비열한 일부를 주저하지 않고 꼬집습니다.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힘을 합치면 어른들과 얼마든지 싸울 수 있고 싸움이라는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그 안에 재미가 있다고 말합니다.
이들이 말하는 해방구란 바로 변화를 바라는 아이들의 공통된 마음이고, 아이들의 의지로 굳어져가는 아이들의 성입니다. 

전쟁을 선포하고 이들이 해방구에서 보낸 7일간의 시간..
그 아이들이 어른이 되고 노인이 되는 시간까지 중에 가장 행복한 시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신들은 어른들의 꼭두각시가 아니라 했던 아이들의 말이 기억에 남는데요,,
내 아이를 어른 말을 잘 듣는 착한 아이로 키우고 싶어하던 참,, 아이 입장으로 보여지는 내 부조리는 무엇이 있을까? 나는 과연 어떤 부모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책에 등장하는 아이들과 어른들처럼.. 이 책을 보는 우리들 모두 각자각자가 느끼는 것들이 많을거 같습니다.
나이 삼십줄의 어른이지만 이 아이들의 해방구 사수작전이 즐거웠고 마음은 내내 이 아이들을 응원하고 있었습니다.
십 년이 더 지나 우리 아이가 해방구의 주인공이 된다면 어떨까? 상상도 해보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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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화가 마리아 메리안 - 곤충의 변태 과정을 처음으로 알아낸 여성 과학 예술가 담푸스 지식 그림책 4
마르가리타 앵글 지음, 줄리 패치키스 그림, 엄혜숙 옮김 / 담푸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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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가리타 엥글 지음 / 줄리 패치키스 그림 / 엄혜숙 옮김 / 담푸스

해마다 하늘에는 여름새로 가득찬단다.
많은 사람들이 여름새를 나비라고 부르는데 사람들은 모두 이 곤충이 마치 마법처럼 진흙탕에서 생겨났다고 믿었어.
나는 아직 열세 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곤충을 잡아 자세히 관찰하면서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어.
난 곤충을 몰래 잡아 상자나 병 속에 넣어 키웠어.
왜냐하면 이웃 사람들이 안다면, 마법을 부린다고 마녀로 고발할지도 모르기 때문이야.
애벌레는 여름새가 낳은 알을 깨고 나와 나뭇잎을 먹으며 자라.
그리고 다 자라면 실로 고치를 짓고 번데기가 되어 고치 안에서 쉬었다가 다시 여름새로 변한단다.
난 내 눈으로 직접 여름새의 한살이를 보면서 그들이 모양을 바꾸어 가며 자라는 것일 뿐 어떤것도 사악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어.
나는 모든 애벌레와 고치, 여름새를 그림으로 알록달록하게 그리는 걸 좋아해.
내 공책에는 내가 그린 그림들과 여름새에 관한 것들이 적혀 있단다.
애벌레가 어떤 나뭇잎을 먹는지 또 여름새가 꿀을 빨아 먹는 꽃들도 모두 그렸어.
나는 내가 날기를 기다리는 여름새와 같다고 생각해.
지금은 아이지만 어른이 되면 난 마음껏 먼 나라까지 여행하면서 온갖 보기 드문 여름새와 꽃들을 그림으로 그려볼거야.
그리고 아마 먼 나라에 있는 도마뱀과 개구리들의 그림도 그릴지 몰라.
난 올챙이들이 진흙탕이 아니라 알에서 깨어나고 그 올챙이가 개구리로 변하는 것도 지켜 보았거든.
언젠가 나는 내 그림들을 책으로 내서 사람들이 모양을 바꾸는 생물들의 한살이를 이해하고 진실을 알게 되도록 할거야.

이 책의 본문 글 앞에는 '중세 시대에는 날씨가 따뜻할 때 갑자기 나타났다가 가을이면 사라지는 나비와 나방들을 여름새라고 했대요.'라고 쓰여져 있습니다.
'나비'란 말도 예쁘지만 '여름새'란 이름도 참 예쁘지요?^^
아이들이 대여섯 살만 되어도 나비의 변태과정과 한살이를 이해하는데 중세 시대까지는 나비가 진흙탕에서 생겨난 사악한 존재로 여기고 곤충을 잡는 것조차 마법을 부리는 일로 여겨졌다 해요.
어렸어도 오랜 시간에 걸쳐 세심히 관찰하고 기록하여 고대 그리스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자연 발생' 생물이론이 틀렸음을 밝힌 마리아 메리안..
그녀의 노력은 이전까지 사람들이 믿고 있던 진실 아닌 진실에 옳은 진실을 알게 하고 우리들에게도 변태에 대한 이론을 접하게 했습니다.  
글에서도 마리아메리안은 알록달록 곤충들과 생물들의 한살이를 관찰해 그리는 것을 즐겼다는데 이 책의 그림에서도 밝고 화려한 곤충들의 모습을 보게 된답니다. 
책의 맨 뒤에는 곤충학자이자 화가, 또 탐험가였던 마리아 메리안에 대한 글이 실려 있고 그녀의 곤충책 표지그림이 실려 있어요.
이 곤충책을 살짝 열면 이 책에서처럼 알록달록한 생물들의 모습을 만나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주의 꿈은 '공주'였어요.
그런데 요즘은 다시 자기의 꿈이 '화가'라 하던 차,, 이 책을 읽고선 마리아 메리안의 이야기가 남의 일같지 않았는지 자기도 그림을 잘 그려서 세계를 여행하며 아름다운 것들을 그려보고 싶단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열심히 노력해서 그림을 잘 그리게 되면 세계를 여행하며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될 수 있다..고 유주의 꿈에 부채질을 해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유주에게 마리아 메리안처럼 나비를 그려보면 어떻겠느냐고 바람도 넣으며.. 나비를 그리게 되었어요.


유주에게 커다란 나비를 만들어 유주가 꾸미고픈대로 나비를 만들어보자 했어요.
여러가지 미술재료들 중에 선택해보라 했더니 물감으로 칠하고 반짝이 스팽글을 써보고 싶다 하더군요.
나비를 그리면서 여자 나비라며 속눈썹도 그려주고 날개도 화려한 빨강이 선택되었습니다.

목공풀이 퍽퍽해 제가 대신 짜주고 유주는 붙이기에 열심~
나비에 나비장식을 붙이는 것이 웃기다고도 하고 마구 붙여놓고선 양쪽에 몇 개씩 붙였는지 숫자를 세보기도 했어요.
그리곤 동그랗고 작은 구슬장식도 붙이고 싶다해서 유주가 놓은 곳에 글루건은 제가 대신 해주었어요.
날개만 화려한가 싶더니 어느 순간 가슴쪽으로 동그라미, 세모, 네모, 하트, 별 모양들을 그려 넣었습니다. 


완성된 나비를 오려 어떻게 할까 했더니 첨엔 문에 붙이자고요..
그러더니 다시 천사의 날개처럼 등에 달아달라 합니다. 
(책을 다시 읽으며 보니 마리아 메리안에게도 커다란 나비 날개가 달렸더군요.^^)

나풀나풀~ 한들한들~ 날갯짓을 하며 나비소녀가 되었어요.
이꽃저꽃 꿀을 찾아 다니는 대신 수다를 떨러 다니는 유주나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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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딱이를 찾아라 비룡소 창작그림책 40
김태호 글, 정현진 그림 / 비룡소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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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글 / 정현진 그림 / 비룡소

삐딱한 창문, 삐딱한 굴뚝, 삐딱한 지붕. 언덕 위 작은 집 삐딱이가 살았어요.
하지만 삐딱이가 처음부터 이렇게 삐딱한 건 아니었답니다.
아이들이 하나 둘일 때만해도 정말 행복했는데 아이가 넷이 되자 창문이 삐딱해지고 다섯이 되었을 땐 굴뚝이 삐딱해지고 여섯이 되었을 때는 지붕까지 삐딱해져 버렸어요.
일곱 번째 막내가 태어나 식구들이 집이 좁다, 이사가자 하는 소리를 들은 삐딱이는 이제 마음까지 삐딱해져 다른 가족을 찾아 집을 나가버립니다.
하지만 언덕 위에서 멀리 보이던 도시에서는 아무도 삐딱이를 거들떠 보지도 않고 숲에서는 산적들을 만나 집에 불이 나기기도 해요.
엉덩이에 불이 붙어 언덕 아래로 굴러 떨어진 삐딱이는 그곳에서 가족들에게 버림받은 커다란 빈집을 만납니다.
삐딱이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빈 집은 자기가 가족들과 함께 살아도 되느냐 묻고 삐딱이는 건성으로 맘대로 하라 하지요.
하지만 날이 밝아 커다란 빈집이 가족들에게 간 걸 안 삐딱이는 "내 가족이라고!" 소리를 치며 가족들에게 달려갑니다.
가족들은 돌아온 삐딱이를 보고 무척 기뻐하고 삐딱이는 있는 힘껏 뛰어올라 언덕 위엔 행복한 이층집이 생겨납니다.

[삐딱이를 찾아라]는 늘 제자리에서 사람들을 위해 쉼터가 되어주는 집이 식구들에게 토라져 다른 식구들을 찾아 집을 나갔다가 결국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이야기인데요..
이 책을 쓴 김태호 작가는 언덕 위에 작은 집이 있는 사진을 보다가 창문이 꼭 아이의 눈처럼 보여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하니 독특하면서도 참으로 재미난 발상이지요?!
글 속에 느껴지는 삐딱이랑 그림 속 삐딱이는 정말 개구쟁이아이처럼 생겼고 또 가족의 소중함을 알아가는 아이같기도 해요.
종이인형을 제작해 사진과 그림으로 꾸민 삐딱이는 사람처럼 다양한 표정을 지음으로써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말뚝박기 놀이를 하는 아이들과 지붕에 올라가 노는 개구쟁이, 삐딱이 식구들과 강아지와 오리, 파랑새까지.. 정교하고 아기자기한 인형공예품은 찬찬히 들여다보면 볼수록 재미난 광경이기도 합니다. 
삐딱한 창문, 삐딱한 굴뚝, 삐딱한 지붕..
여전히 삐딱이의 얼굴은 그렇지만 이제 삐딱이의 마음은 삐딱하지 않았다며 끝을 맺습니다.
하지만 제 눈엔 그림 속, 삐딱이의 창문, 굴뚝, 지붕 모두 삐딱해 보이지 않아요.
마음이 예쁘면 곁에서 보는 이에게도 예뻐 보이기 때문일까요?
행복과 미움은 얼굴에 그대로 그려지는 마음들인가 봅니다.

언덕 위의 빨간 지붕집.. 상상해보는 집은 예쁘지만 그림책 속 삐딱이의 모습은 이름 그대로 삐딱해가지고 심술난 아이같습니다.
유주랑 책을 읽으면서 삐딱이집을 만들어보자 했더니 자기는 삐딱한 집은 싫다 하네요.
그래서 유주가 원하는대로 삐딱이의 얼굴을 고쳐보자 했어요.

1. 삐딱이 상자집 꾸미기


살짝 집모양을 한 상자가 있어서 유주에게 상자곽과 물감, 붓을 챙겨주었어요.
겉모양새는 삐딱이처럼 빨간 지붕과 하얀 벽으로 채색되어졌는데 지붕에 난 작은 구멍이 눈같다며 문이 입이 될거라 하더군요.
앞 뒤 양옆을 아주 꼼꼼히 칠하고 굴뚝은 저더러 해달래서 색을 칠하고 벽돌무늬를 그린 다음 글루건으로 붙여주었어요.

집 꾸미기가 넘 일찍 끝나 유주에게 언덕을 그려주자고 했어요.
유주가 나무랑 꽃을 그리면서 그림을 세워 놓으면 더 좋겠다고 하길래 그림을 잘 완성하면 벌떡그림을 만들어준다 했더니.. 의욕이 앞선 유주양, 옆으로도 큼지막하게 나무를 그려놓았습니다. 
옆으로 된 나무는 벌떡 그림을 하기 어렵다 했더니 유주가 넘어진 나무라며 쿵! 말풍선을 그립니다.^^

색칠을 한참 하다가 지루했던지 가족을 그릴거라고요...
그런데 책에서처럼 아홉 식구가 아니라 우리 식구처럼 네 명을 그릴거라 하고 아빠, 엄마, 누나, 남동생이 있는 가족이라 합니다.
그런데 엄마는 엄마고 아빠도 아빠고 누나는 유주고 남동생이 규현이라는 유주의 설명^^
유주의 분부를 받고 (거짓말로 유주가 자기는 공주고 저더러 시녀를 하자며 말 끝에 '~요'를 붙여달라고요.. 그리고 색칠이 힘드니 도와달라고) 가장자리의 나무와 잔디 일부는 제 손으로 자랐습니다.



지붕의 작은 구멍이 눈처럼 되어 곰돌이가 하품하는 모습의 집같다 합니다.
가족들이 집 앞마당에서 노는데 규현동생은 꽃을 보고 자꾸 "돼지꽃"이라고 한다 하네요.

2. '집' 마인드맵

유주가 집 언덕을 그리는 사이 태권도장에서 돌아온 규현이가 물끄러미 보더니 집 벽에도 벽돌무늬를 그려주지 그랬느냐고 훈수를 두었어요.
자기만 빼고 유주하고만 했다고 싫은소리를 할 줄 알았는데 의젓이 앉아있다가 유주에게 "집 마인드맵도 해봐~"합니다.
그래서 살짝 '다른 일을 좀 해야겠다' 일어서면서 둘이서 한 번 해보라며 규현이에게 바톤터치~

이면지는 유주가 챙겨오고 규현이가 엎드려 생각그물을 짜기 시작하자 엉겁결에 유주도 색칠을 하다말고 마인드맵을 짰어요.
둘이 뭐라뭐라 해가며 쓰는데 규현이가 더 적극적이고 유주는 궁둥이가 가만 있질 못했습니다.  

둘이 비슷한 부분도 있고 규현이의 생각이 좀 더 넓게 뻗친 듯 했어요.
그리고 아이들의 생각 속에는 부모의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를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제가 규현이에게 '공부를 하려면 집중력이 필요해서 학습지를 풀 때는 집중해서 잠깐 푸는거야"라고 했었고 유주에게는 "놀이터에 나가면 그네 탈 때 항상 애기들을 조심해야해" 했더랬거든요. 
추석이 '돈과 절'로 이어져 있는 유주의 마인드맵을 보면서는 웃음이 났습니다.^^

 유주가 말한대로 벌떡 그림을 만들어주었어요.
집도 사람도 서로를 아끼며 함께 해야 행복합니다.
집만 있을 적엔 그야말로 '덩그러니'였는데 숲과 가족이 함께 하니 가득 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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