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딱이를 찾아라 비룡소 창작그림책 40
김태호 글, 정현진 그림 / 비룡소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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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글 / 정현진 그림 / 비룡소

삐딱한 창문, 삐딱한 굴뚝, 삐딱한 지붕. 언덕 위 작은 집 삐딱이가 살았어요.
하지만 삐딱이가 처음부터 이렇게 삐딱한 건 아니었답니다.
아이들이 하나 둘일 때만해도 정말 행복했는데 아이가 넷이 되자 창문이 삐딱해지고 다섯이 되었을 땐 굴뚝이 삐딱해지고 여섯이 되었을 때는 지붕까지 삐딱해져 버렸어요.
일곱 번째 막내가 태어나 식구들이 집이 좁다, 이사가자 하는 소리를 들은 삐딱이는 이제 마음까지 삐딱해져 다른 가족을 찾아 집을 나가버립니다.
하지만 언덕 위에서 멀리 보이던 도시에서는 아무도 삐딱이를 거들떠 보지도 않고 숲에서는 산적들을 만나 집에 불이 나기기도 해요.
엉덩이에 불이 붙어 언덕 아래로 굴러 떨어진 삐딱이는 그곳에서 가족들에게 버림받은 커다란 빈집을 만납니다.
삐딱이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빈 집은 자기가 가족들과 함께 살아도 되느냐 묻고 삐딱이는 건성으로 맘대로 하라 하지요.
하지만 날이 밝아 커다란 빈집이 가족들에게 간 걸 안 삐딱이는 "내 가족이라고!" 소리를 치며 가족들에게 달려갑니다.
가족들은 돌아온 삐딱이를 보고 무척 기뻐하고 삐딱이는 있는 힘껏 뛰어올라 언덕 위엔 행복한 이층집이 생겨납니다.

[삐딱이를 찾아라]는 늘 제자리에서 사람들을 위해 쉼터가 되어주는 집이 식구들에게 토라져 다른 식구들을 찾아 집을 나갔다가 결국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이야기인데요..
이 책을 쓴 김태호 작가는 언덕 위에 작은 집이 있는 사진을 보다가 창문이 꼭 아이의 눈처럼 보여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하니 독특하면서도 참으로 재미난 발상이지요?!
글 속에 느껴지는 삐딱이랑 그림 속 삐딱이는 정말 개구쟁이아이처럼 생겼고 또 가족의 소중함을 알아가는 아이같기도 해요.
종이인형을 제작해 사진과 그림으로 꾸민 삐딱이는 사람처럼 다양한 표정을 지음으로써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말뚝박기 놀이를 하는 아이들과 지붕에 올라가 노는 개구쟁이, 삐딱이 식구들과 강아지와 오리, 파랑새까지.. 정교하고 아기자기한 인형공예품은 찬찬히 들여다보면 볼수록 재미난 광경이기도 합니다. 
삐딱한 창문, 삐딱한 굴뚝, 삐딱한 지붕..
여전히 삐딱이의 얼굴은 그렇지만 이제 삐딱이의 마음은 삐딱하지 않았다며 끝을 맺습니다.
하지만 제 눈엔 그림 속, 삐딱이의 창문, 굴뚝, 지붕 모두 삐딱해 보이지 않아요.
마음이 예쁘면 곁에서 보는 이에게도 예뻐 보이기 때문일까요?
행복과 미움은 얼굴에 그대로 그려지는 마음들인가 봅니다.

언덕 위의 빨간 지붕집.. 상상해보는 집은 예쁘지만 그림책 속 삐딱이의 모습은 이름 그대로 삐딱해가지고 심술난 아이같습니다.
유주랑 책을 읽으면서 삐딱이집을 만들어보자 했더니 자기는 삐딱한 집은 싫다 하네요.
그래서 유주가 원하는대로 삐딱이의 얼굴을 고쳐보자 했어요.

1. 삐딱이 상자집 꾸미기


살짝 집모양을 한 상자가 있어서 유주에게 상자곽과 물감, 붓을 챙겨주었어요.
겉모양새는 삐딱이처럼 빨간 지붕과 하얀 벽으로 채색되어졌는데 지붕에 난 작은 구멍이 눈같다며 문이 입이 될거라 하더군요.
앞 뒤 양옆을 아주 꼼꼼히 칠하고 굴뚝은 저더러 해달래서 색을 칠하고 벽돌무늬를 그린 다음 글루건으로 붙여주었어요.

집 꾸미기가 넘 일찍 끝나 유주에게 언덕을 그려주자고 했어요.
유주가 나무랑 꽃을 그리면서 그림을 세워 놓으면 더 좋겠다고 하길래 그림을 잘 완성하면 벌떡그림을 만들어준다 했더니.. 의욕이 앞선 유주양, 옆으로도 큼지막하게 나무를 그려놓았습니다. 
옆으로 된 나무는 벌떡 그림을 하기 어렵다 했더니 유주가 넘어진 나무라며 쿵! 말풍선을 그립니다.^^

색칠을 한참 하다가 지루했던지 가족을 그릴거라고요...
그런데 책에서처럼 아홉 식구가 아니라 우리 식구처럼 네 명을 그릴거라 하고 아빠, 엄마, 누나, 남동생이 있는 가족이라 합니다.
그런데 엄마는 엄마고 아빠도 아빠고 누나는 유주고 남동생이 규현이라는 유주의 설명^^
유주의 분부를 받고 (거짓말로 유주가 자기는 공주고 저더러 시녀를 하자며 말 끝에 '~요'를 붙여달라고요.. 그리고 색칠이 힘드니 도와달라고) 가장자리의 나무와 잔디 일부는 제 손으로 자랐습니다.



지붕의 작은 구멍이 눈처럼 되어 곰돌이가 하품하는 모습의 집같다 합니다.
가족들이 집 앞마당에서 노는데 규현동생은 꽃을 보고 자꾸 "돼지꽃"이라고 한다 하네요.

2. '집' 마인드맵

유주가 집 언덕을 그리는 사이 태권도장에서 돌아온 규현이가 물끄러미 보더니 집 벽에도 벽돌무늬를 그려주지 그랬느냐고 훈수를 두었어요.
자기만 빼고 유주하고만 했다고 싫은소리를 할 줄 알았는데 의젓이 앉아있다가 유주에게 "집 마인드맵도 해봐~"합니다.
그래서 살짝 '다른 일을 좀 해야겠다' 일어서면서 둘이서 한 번 해보라며 규현이에게 바톤터치~

이면지는 유주가 챙겨오고 규현이가 엎드려 생각그물을 짜기 시작하자 엉겁결에 유주도 색칠을 하다말고 마인드맵을 짰어요.
둘이 뭐라뭐라 해가며 쓰는데 규현이가 더 적극적이고 유주는 궁둥이가 가만 있질 못했습니다.  

둘이 비슷한 부분도 있고 규현이의 생각이 좀 더 넓게 뻗친 듯 했어요.
그리고 아이들의 생각 속에는 부모의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를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제가 규현이에게 '공부를 하려면 집중력이 필요해서 학습지를 풀 때는 집중해서 잠깐 푸는거야"라고 했었고 유주에게는 "놀이터에 나가면 그네 탈 때 항상 애기들을 조심해야해" 했더랬거든요. 
추석이 '돈과 절'로 이어져 있는 유주의 마인드맵을 보면서는 웃음이 났습니다.^^

 유주가 말한대로 벌떡 그림을 만들어주었어요.
집도 사람도 서로를 아끼며 함께 해야 행복합니다.
집만 있을 적엔 그야말로 '덩그러니'였는데 숲과 가족이 함께 하니 가득 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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