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차별과 혐오에 지배당하는가? 철수와 영희를 위한 사회 읽기 시리즈 13
이라영 외 지음, 인권연대 기획 / 철수와영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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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차별과 혐오의 까닭은 하나로

모이는 것 같습니다. 그건 바로 '자존감'문제입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자신을 존중하는, 곧 자존감이 있는

사람에게는 다른 사람을 차별하거나 혐오할 까닭이 

없습니다.


권력은 현실에서 우리를 지배하는 힘입니다.

그런데 많은 분이 우리의 평범한 말에도 권력이

개입되어 있다는 점을 간과해요. 권력의 언어 지배

방식은 다음의 네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드러내는 언어 지우기

둘째, 권력을 패해자화하는 수사

셋째, 사회적 불안을 조장하는 공포의 수사

넷째, 무책임의 수사


문해력은 사회 다양성 문제라고 생각해요.

섞이지 않는 사회는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가성비와 스펙을 따지다 보면 우리 자신을 하나의 

부품으로 인식해요. 그러면서 좀 더 쥐어짜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죠. 비판 의식이 작동하지 않습니다.


이 사회의 권력은 여성에게, 노동자에게, 심지어는

사회적 참사의 희생자인 유가족에게 마치 피해를 입은

듯한 '피해자 코스프레'를 합니다.


시민의 무관심은 구조적 부정의를 지속하는 데 필수적이죠.

그러다 잊힙니다. 책임져야 할 권력은 그 틈에 숨어버리죠.


포퓰리즘은 대중의 불만과 혐오를 자극해서 권력을

얻으려는 전략쯤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과거의 파시즘도

이러한 포퓰리즘적 성격을 갖고 있었습니다.


21세기 극우 포퓰리즘의 특징입니다.

첫 번째가 배타적 국민 개념입니다. 두 번째는 기성 질서에

대한 거부, 세 번째가 국민 대 엘리트의 이분법적 선악 구도,

네 번째가 배제와 혐오의 정체성 정치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극우 포퓰리즘, 이념적 마타도어(중상모략이나

흑색선전)나 도그마(독단적 신념)가 창궐할 때 이를 걸러주고

균형을 잡아줄 정론지가 없다는 게 지금의 미국과 다른 점이며

우리 사회의 아주 큰 문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분법, 단순화 그리고 불평등의 구조화가 바로 극우 

포퓰리즘의 대표적인 특징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다원주의를

거부해요. 여러 사람의 입장 등을 고려하지 않고 내 편 아니면

적으로 규정해요.


인종주의는 혐오와 차별을 특징으로 하고 있습니다.

혐오는 대상의 특징을 단순화하여 악마화합니다.


인권은 아는 것보다 실천하기가 어렵습니다.

차별을 어떤 행위로 실행하면 안 됩니다. 이건 타인의 권리를

해치는 행위이기 때문이에요.


보통 장애인 인권을 이야기할 때 사랑, 공감, 배려, 포용,

이런 말들이 많이 나옵니다. 유독 장애라는 단어만 들어가면

장애인을 대상화하고 있는 겁니다. 다른 교육에는 절대 그런

말이 붙지 않아요.


인권 감수성을 높이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나 자신을 기준으로

삼으면 돼요. 장애인이라고 해서 특별한 다른 존재가 아닙니다.


혐오는 기본적으로 나를 지키기 위한 감정이자만, 이것은

한편으로는 사회적인 학습에 의해 강화됩니다.


누군가를 비인간화해서 혐오의 대상으로 만들려고 할 때

'-충'을 붙입니다. 이처럼 비인간화, 동등한 인간으로서

취급하지 않는 것이 혐오의 핵심입니다.


오리엔탈리즘은 동양인인 우리에게도 내면화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알게 모르게 색안경을 끼고 우리 자신, 혹은 다른 나라

사람들을 보게 돼요. 우리 안의 오리엔탈림즘을 고민해야

합니다.


인권을 배우고 인간 존엄성의 중용성을 알게 되면, 다른

사람의 권리도 소중히 여깁니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chulsu815

@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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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코리아 2025
(사)미래학회 지음 / 광문각출판미디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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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트렌드에 앞서 시그널을 보자!


새로운 트렌드가 될 수 있거나, 기존 트렌드를 바꿀 수 있는

이벤트를 시그널이라고 한다. 트렌드가 기정사실이 된 새로운

경향을 의미한다면, 시그널은 트렌드가 될 새로운 변화의

조짐을 의미한다.


일자리 문제는 과학기술만의 문제는 아니다.

정치·사회·경제 시스템의 문제이며, 시스템 안의 문제인 동시에

시스템 밖에서도 영향을 받는다.


○ 디지털과 AI가 바꾸는 업무방식

- 업무 효율성 향상

- 협업의 새로운 형태

- 의사 결정 지원

- 개인화된 업무 환경


하이브리드 워크는 전통적인 사무실 근무와 원격근무를

결합하여 직원들이 보다 유연하고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한다.


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인한 업무 방식과

업무 공간의 변화는 업무의 본질을 다음과 같이 변화시키고

있다.

첫째, 업무 프로세스의 시작과 끝이 모두 디지털화된다.

둘째, 의사소통 방식이 변하고 있다.(화상회의, 채팅 등)

셋째, 시공간의 제약을 극복하고 비동시적 업무 처리가 

       가능해진다.


한편, 가상화되는 업무 환경은 새로운 위기를 불러오고 있다.

- 데이터 보안 문제

- 직원 소외감/고립감

- 역량 격차이다.


AI 하이브리드 클래스는 인공지능을 통합하여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혼합형 학습 환경을 의미한다. 이 모델은

전통적인 대면 교육과 온라인 교육의 장점을 결합하며, 

AI 기술을 활용해 학생들의 학습 경험을 개인화하고 

최적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에는 좀 더 실제적이고 실천적인 것들에 사람들이

많이 관심을 두고 있으며, 이러한 이들을 영성적 비신자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자기가 몸으로 뭔가 이행하고 그에 따른

결과를 손에 잡고 싶어한다.


양자 컴퓨터, 양자 인터넷, 양자 센서 등 양자 원리를 활용하는

'제2차 양자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조만간 양자 우월성이

성취되는 티핑 포인트에 도달하여 인류는 전자혁명에 버금가는

양자혁명을 경험할 것이다.


양자 컴퓨터는 쇼어알고리즘과 같은 방식을 통해서 큰 수를

단번에 소인수분해 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사용하고 있는

암호 방식은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에이징 아노미는 인간의 노화로 빚어지는 사회적 갈등과

혼란을 뜻한다. 이를 테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국민연금

재정 문제나 경제 활동 인구의 축소 같은 것들이 대표적이다.


기술 발달은 인간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연장시킬 것이다.

그러나 이로부터 파생하는 많은 문제에 대해선 아직 대비가

돼 있지 않다. 특히 수명 양극화, 비만 양극화 등은 새로운

사회 문제로 대두할 것이다.


사이버 공격에 AI가 활용될 수 있는 것처럼 그 방어에 AI를

활용할 필요가 있기도 한데, 시이버 공격에 대한 단순한

보안 솔루션 개발을 넘어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위협을 예상하고 이에 대한 신속히 대응하여 회복시킬 수

있는 '사이버 리질리언스'로 확장된 개념의 대안이 요구된다.


미래는 현재와 무관한 것이 아니다. 과거와 현실의 축적

위에서 드러난 것이 미래인 것이다. 미래의 정치도 결국

현재 강력하게 부상하고 있는 시그널들 속에서 만들어져

가는 것이다.


에이미 추아는 <정치적 부족주의>에서 광신도 집단이나

축구의 홀리건 문화가 정치의 영역에서 작동하는 것을

'정치적 부족주의'라고 규정한다.


수중독립도시는 도시화와 인구 증가에 따른 주거 문제를

해결할 뿐 아니라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중요한 대안으로

떠오를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면 기후 환경 문제 해결게 많은

도움이 된다. 반면 인공 지능 기술은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고, 기후 환경 문제에 새로운 부담을 지울 수

있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kwangmoonkag_bookstar

@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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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값 미술사 - 부자들은 어떤 그림을 살까
이동섭 지음 / 몽스북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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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에서 데이미언 허스트까지 ··· 미술 시장을 움직이는

그림 값의 비밀!


이웃 할아버지도 갖지 않으려던 고흐의 그림이 지금은

미술 시장이 슈퍼스타가 됐다. 고흐의 그림은 그대로인데,

그림의 가격을 결정하는 모든 요소가 완전히 변했기 때문이다.

그림은 미술사만으로 이해되나, 그림값이 결정되는 미술

시장은 미술사, 경제학, 역사학, 심리학, 언론학 등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이해된다.


그림값의 결정 요인은 VIP 소장작, 희귀성, 미술사적 가치,

스타 화가의 사연 많은 작품, 컬렉터의 특별한 취향,

투자, 구매자의 경쟁심, 행운, 명작을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 등의 요소로 나눌수 있다.


마티스는 서양 미술사에서 최초로 색채의 원초적인 힘을

이용해 독창적인 작품을 완성했다. 그래서 동시대의 파블로

피카소는 물론이고 이후에 등장하는 표현주의와 추상주의에도

영향을 끼쳤다.


"내가 색채들을 병렬시킬 때, 그들은 음악이나 화음이나 조화와

같은 색채의 살아 있는 화음이나 조화 속에 결합되지 않으면

안 된다.


예술 작품은 크게 평범한 작품, 탁월한 작품, 영혼을 울리는

작품으로 나눌 수 있다. 손의 기술만 뛰어난 화가는 관람객의

눈을 잠시 사로잡는 평범한 작품을 그리고, 손과 눈(관찰력)이

빼어난 화가는 감탄을 자아내는 탁월한 작품을 만든다.

그리고 로스코처럼 영혼을 울리는 작품을 그리는 화가는

인간에 대한 통찰력을 갖고 있다. 치열한 경쟁과 휴식 없는

삶에 매몰된 채 매일을 살아가는 현대인은 잠시라도 마음

편히 쉬며 영혼을 다독이고 싶어 한다.


영국 총리 관저라는 특별한 공간의 오라가 카날레토의

베두타에 덧씌워지면서, 그림에 대한 컬렉터들의 평가가

달라렸던 것이다. 때로는 소장처가 작품을 특별하게 만든다.


중세 말 르네상스 초기의 화가 안드레아 만테냐의

<고성소로 내려가는 그리스도>는 예수의 주변 인물들의

배치와 몸짓 등이 비극의 한 장면처럼 비장하고, 어둠 속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펄럭이는 옷자락 등의 묘사가 사실적이다.


다빈치와 만테냐의 스타성의 차이는 곧 창조성에 대한

평가의 격차였고, 그것이 그림값의 차이를 만든 결정적

요소였다. 


"데이미언 허스트, <산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죽음에 대한

물리적 불가능성>, 1981년, 포르말린 용액과 상어 등"

이러한 창조성과 시대성, 화제성 등이 현대 미술로 오면서

더욱 가치 있게 작용하고 있음을 허스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에서 원근법에 따르면

후경의 여자를 훨씬 작게 그렸어야 하지만, 마네는 보이는 

대로 그렸다. 또한 마네는 그림을 이야기에서 해방시켰고,

그림의 아름다운 재현미가 아닌 '조형미'로 방향을 바꾸었다.


마네의 업적은 르네상스에 확립되어 이어져 오던 고전

미술의 양식을 깡그리 무시했다는 점이다. 크게 세 가지를

부정했다. 우선 원근법을 부정했다. 두번째, 그림의 연극성을

부정했다. 세번째, 그림이 이야기를 전달하는 수단이라는

전통을 부정했다.


신은 불멸이나 예술가는 죽는다. 유명 예술가가 죽으면

작품의 가격이 잠시나마 오르는 이유는 더 이상 신작이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순간적으로 스쳐간 장면에서 받은 인상을 전달하기 위해

자연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나의 유일한 장점이다.

<모네>


접시와 갈색 테이블, 흰 테이블보 위에 다양한 색의

사과와 배들이 놓여 있는 세잔의 <커튼, 물병, 그릇>은

1999년 5월 경매에서 780억원에 팔렸다. 정물화로서는

최고가를 기록했다.


칸딘스키의 작품에서 색체와 형태들이 빚어내는 시각적인

리듬감이 느껴진다면, 칸딘스키가 추상화로 표현하고자 한

것이 제대로 전해진 것이다. 이런 이유로 칸딘스키가

작품 제목으로 자주 사용되는 '구성'을 '작곡'으로 읽으면

그의 창작 의도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된다.


클림트는 고전적인 소재와 구도에 화려한 색깔과 에로틱한

묘사를 버무려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대표작인 <키스>에서 잘 드러난다.


세계적인 부자들이 명화를 사는 이유는 크게 여섯 가지로

압축된다.

1) 투자다.

2) 그림 구매는 신분을 드러내는 방법이다.

3) 성취감이다.

4) 특별한 상품이다.

5) 수집 그 자체가 주는 기쁨이다.

6) 아름다움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이다.


'팝 아트의 교황'으로 불리는 워홀의 작품이 비싼 이유는

크게 네 가지다. 팝 아트의 미술사적 가치, 한눈에 쉽게

알아차릴 만큼 독창적인 작품 스타일, 예뻐서든 익숙해서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대중성까지 갖춰서 미술관과 개인 

컬렉터 모두에게 환영받기 때문이다.


불안과 공포라는 주제, 뭉크는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무언가에 화들짝 놀란 허공에 절규하는 듯한 기묘한 표정과

자연의 절규에 두 손으로 귀를 막으려는 듯한 남자를 소재로

선택했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monsbooks

@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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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의 피
나연만 지음 / 북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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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죽인 범인의 시체가, 내 눈 앞에 있다.

그리고 남겨진 메시지.


안치호는 목이 와이어에 졸린 채로 질식되어 꿈틀거린다.

무기력한 반항이다. 안치호의 움직임 탓에 주머니에

들어 있던 갤럭시노트와 녹색 지포라이터가 슬금슬금

빠져나온다. 마치 살겠다고 기어 나오는 것 같다.


나는 나이프를 안치호의 발목에 찔러 넣은 다음, 컴퍼스로

원을 그리듯 빙글 돌려 살과 근육을 잘라내고는 철근 절단용

커터로 뼈를 끊는다. 안치호의 발목에 채워져 있던 전자발찌가

툭 하고 떨어진다.


"며칠 남지 않은 것 같다."

사광욱은 자신의 남은 생을 의사보다도 정확히 알았다.

준우는 아버지의 정신이 온전하지 않길 바랐다.

맑은 정신으로 죽음의 고통을 감내하는 아버지를 지켜보기가

괴로웠던 까닭이었다. 폐암은 그런 병이었다.

아버지는 그 말을 한 후 이레 만에 숨을 거뒀다.

엄마 공예지가 죽은 지 10년 만이었다.


"용의자는 검거됐습니다."

자신을 떠나갔던 엄나는 주검이 되어 돌아왓다. 용의자에게

찔린 칼자국과 그보다 수십 배는 더 긴 메스 자국이 더해진

채였다.


"아니요."

안치호는 말했다. 피해자에게 성폭행을 시도했는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투숙하고 있던 펜션의 주인인 피해자가 

자신을 무시했다고 말했다. 단답만을 하던 범인은 예외적으로

길게 자신에 대한 변호를 이어 나갔다.


무거운 쇳덩이끼리 부딪치는 소리가 적막을 깼다.

철로 된 정문이 열리더니, 사람이 걸어 나왔다. 안치호.

구치소를 나오는 그는 완전한 백발이 되어 있었다.


"죽은 듯 조용히 살아."

준서였다. 역시 지프는 엄마의 차가 맞았다.

준서가 안치호의 앞으로 다가갔다. 안치호는 준서를 보더니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대꾸했다.

"넌 뭐야."


어깨가 부러진 안치호는 신음하며 고꾸라졌다. 이윽고

나이프가 콘크리트 바닥에 떨어지면서 쨍한 소리가 울렸다.

"너 누구야?"

얼굴을 바닥에 대고 엎어진 안치호가 거친 숨을 내뿜으며

물었다. 준호의 왼팔에서는 빗물과 피가 한줄기가 되어 땅으로

흘러내렸다. 준우는 나이프를 주우려고 고개를 숙였다.

나이프에 손이 닿았을 때, 관자놀이에 강한 충격이 느껴졌다.


준우는 몸을 벌떡 일으켰다. 그는 누워서 움직이지 않았다.

준우는 눈으로 가만히 그를 훑었다. 숨을 쉬면서 움직여야 할

가슴은 멈춰 있었다. 안치호는 시체가 되어 있었다.

어떻게 죽었을까, 준우의 시선은 그의 왼 다리에 멈췄다.

왼쪽발에 빨간 고무장갑이 덧씌워져 있었다. 손을 그리로

갖다 댔다. 고무장갑을 누르자 그대로 푹꺼졌다. 발이 만져지지

않았다.


설정한 적 없는 알람과 메시지가 떴다.


"오후 08:30

잡혀 들어가지 싫으면 시체 치우기"


피스리버의 중정 위로 번개가 걸쳐지자 안치호의 얼굴이

푸르게 빛났다. 눈은 감겨 있었다. 준우는 안치호가 누워

있는 대차를 화로 속으로 밀어 넣었다. 건들대는 그의 표정을

이제는 볼 필요가 없었다.


준우는 치밀하지 못한 자신의 행동에 다시 한번 어금니를

깨물었다. 그가 그 자리에 없었다면 준우는 지금 이 세상

사람이 아닐터였다. 누구일까.

안치호에 대한 복수심이 물러난 자리는 이제 불안감으로

채워지고 있었다. 그런 불안은 언제 꺼질지 알 수 없었다.

좌절감과 불안감이 곤죽처럼 뒤섞인 기분이었다.


발목을 굳이 계곡에 갖다 버릴 필요가 있을까요?

여기 화로가 이렇게 있는데. 그렇다면 살인자 입장에서는

정말 쓸데없는 짓을 수고스럽게 한 거지요.


전기톱을 썼으니까, 시신을 토막 내면서도 서두른 흔적이

없어. 시체를 앞에 두고 연구할 여유가 있는 사람이야.


패륜.

그 단어는 백상에게 어떤 버튼처럼 작동했다.

가사도우미의 목은 어느새 백상의 손아귀에 잡혀 있었다.

평생 고양이 목도 잡아본 적이 없었지만, 연습이라도 한 듯

능숙했다.


"와, 죽은 척이라도 하지."

백상은 양팔을 들어 정글모의 손을 뿌리쳤다. 잡을 것을

잃은 그의 몸이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급류는 먹이를

문 상어처럼 정글모를 낚아채 하류를 향해 맹렬하게

흘러갔다.


증거를 굳이 세상 밖으로 내놓은 이유가 궁금할 테니까.


윤대수는 가장 아름다웠다. 그러나 윤대수는 자신을

무서워했다. 결국, 윤대수가 그들 중 하나가 된 것은 슬픈

일이었다.


모른 척하는 거다.

아버지가 말했었다. 다 알면서도 모른 척하는 거라고.

숨기려 하지말고 덮어라.


준서의 허벅지 옆이 허옇게 벌어지는가 싶더니 그 틈이

순식간에 붉은 피로 채워졌다. 엎어진 준서는 허리에

찬 홀스터에서 리볼버를 빼내고는 운전석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직감은 분명 자신을 잡기 위한 덫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녀석의 덫은 그럴싸했다. 마치 먹음직한 미끼처럼.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vook_da

@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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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미국은 이스라엘 편에 서는가
존 J. 미어샤이머.스티븐 M. 월트 지음, 김용환 옮김 / CRETA(크레타)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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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금기를 깬 화제의 책

국제정치 현실주의 학계 두 거장이 꼬집은 미국 중동 정책의 현실


언제나 미국 대통령 선거의 결과를 미리 알 수 없지만 몇가지

예측은 가능하다. 후보들은 건강관리, 낙태, 동성 결혼, 세금,

교육, 이민 문제 등 여러 사안에서 의견을 달리할 것이다.

또한 수많은 외교 정책을 놓고 논쟁할 것이다.


미국 정치인들이 이스라엘에 그토록 존경심을 갖는 이유는

'이스라엘 로비의 정치력' 때문이다. 로비는 미국의 외교

정책을 친이스라엘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적극성을 보이는

광범위한 계층의 개인과 단체를 의미한다.


로비의 정치력이 중요한 이유는 미국의 외교 정책, 특히

중동 정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미국의

행동은 예측할 수 없는 지역은 물론 전 세계와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우리는 로비가 전능하다고, 그것이 미국의 중요한 기구를

통제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로비가 관철시키지 못한

사안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비가 인상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 가장 영향력 있는

친이스라엘단체 중 하나인 AIPAC은 인상적인 성취 결과를

웹사이트에 나열한다.


이스라엘은 매년 30억 달러의 직접 지원을 받았다.

미국의 대외 직접 지원 예산의 6분의 1에 해당하며 이스라엘

국내총생산의 2%와 맞먹는다. 지금까지 미국 지원금의 

대부분이 군사원조의 형태로 지급되고 있다.


경제와 군사원조 외에 미국은 라비 전투기, 메르카바 탱크,

애로 미사일 같은 무기 개발을 위해 30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제공했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의 국방부를 통해

이루어졌다.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이 아랍 및 이슬람 세계에 반미 감정을

부추기고, 반미 테러리스트들의 분노에 불을 붙였다는 중가가

풍부하다. 불만의 원인은 그것만은 아니지만 불만의 중심인

것은 사실이다.


이스라엘이 약하고 포위되어 있으며, 악의에 찬 아랍 골리앗

군대에 둘러싸여 있는 '유대인 다윗'으로 줄곧 묘사된다.

이런 이미지는 이스라엘 지도자들과 그에 동조하는 작가들이

만들어낸 것이지만, 오히려 그 반대가 사실에 가깝다.

이스라엘은 언제나 아랍의 적대국보다 군사적으로 우위에

있었다.


미국에서 이익집단이 국익에 대한 인식을 형성하고, 입법자와

대통령을 설득해서 자신들이 선호하는 정책을 채택하도록

경쟁하는 것은 일상적이다. 다른 이익집단이 전쟁 결정을 

포함한 여러 방면에서 미국의 외교 정책 형성에 영향을 끼쳐왔다.


이스라엘 로비가 그토록 효과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하나는 미국 정치 시스템의 개방성이다. 미국 정부의 형태는

전통적으로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다. 선거 비용이 필요할

뿐 아니라 선거자금에 대한 규제가 미약한 분리형 시스템이다.


이스라엘 로비는 음모나 공동모의와는 정반대다. 그것은

공공연하게 활동하면서 자신의 영향력을 선전한다.

그들을 차별화하는 것은 비범한 효율성이다.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지원을 얻어내기 위해

로비에 참여하는 집단과 개인은 두 가지 광범위한 전략을

추구한다. 하나는 워싱턴의 정책 수립 과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다른 하나는 이스라엘에 대한 우호적인 공개 토론이

이루어지고 그것이 전략적·도덕적 근거를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인다.


미국이 팔레스타인에 반하는 이스라엘 정책을 지지하게 하는

것이 로비단체들의 핵심 목표다. 목표는 거기서 머무리지 않는다.

그들은 이스라엘이 중동의 지배적인 강국으로 남을 수 있도록

미국이 도와주기를 원한다.


미국의 대팔레스타인 정책, 이라크 침공이라는 비극적인 결정,

시리아에 대한 대립적인 접근과 마찬가지로 이스라엘 로비가

미국의 대이란 정책에 미친 영향은 국익에 반하는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로비의 영향에 대한 솔직하고 냉철한

토론이다. 또한 중동이라는 주요 지역에서 미국이 얻을 수 있는

이익에 대한 공개적인 논쟁이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creta0521

@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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