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매드 무비 - 조승희 프로파일
후안 고메스 후라도 지음, 송병선 옮김 / 꾸리에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너희들은 너희가 원했던 모든 것을 가졌지만 만족하지
못해. 이 속물들아. -조승희-
고통은 귀먹은 세상을 불러 깨우는 하느님의
메가폰이다.
-C.S. 루이스
책을 읽으면서 한시도 눈을 떼고 있을 수가 없었다.
한국인도 미국인도 아닌 스페인인 후안에 의해서 쓰여진
논픽션 형식의 이 책은 한국인에게도 미국인에게도
여러가지 생각할 시간을 안겨준다.
후안은 기자출신답게 표현이 구성지고 추리소설작가답게 추
리력이 강하다. 그의 표현은 다소 직접적이기도 하고 노골적
일만큼 사실되다. 무엇보다 그의 시각이 중립적 시각이 되어
전체적으로 사실을 인식할 수 있었다는 것에서 이 책은 달리
의미가 깊다.
후안은 "블랙스버그는 이런 표현이 용인된다면 버지니아 공
대 학생들이 4년 동안 마을 사람들을 업신여기는 곳이었다.
그러고나서 그들은 다국적 기업 임원으로의 황금빛 미래를 쫓
아 ’사십대에 심장마비로 죽기 위해’ 그곳을 떠나곤 했던 것
이다." 라고 말한다.
하트랜드 ’대지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블랙스버그를 들어서
면 ’안전한 장소, 버지니아의 블랙스버그에 오신 것을 환영합
니다.’라는 간판을 시작으로 드넓은 옥수수밭이 펼쳐진다.
그렇게 후안은 이 사건의 취재를 시작으로 단편적인 사실들
을 모으고 분석하고 추리하고 조사한 뒤 하나의 책으로 엮게
된 것이다.
조승희는 어릴 때부터 주위의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고
우울증, 선택적 무언증, 공황장애 진단을 받고 정기적으로 전
문적인 도움을 받았었으나 치료를 거부한 후로 버지니아 공대
에서 상태는 더욱 악화되었다.
이에 자문위원회의 보고서는 버지니아 주의 정신 건강 관련
법규와 정신 건강 복지 혜택의 문제점과 실수를 지적하지만,
’자신의 건강을 책임지지 못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는 결론
을 내린다.
32명을 사살한 조승희이지만 인간으로 보자면, 불쌍하기도
하다. 그는 어릴때 서울에서 반지하에서 아주 어렵게 8살까지
살다가 가족들과 미국으로 이민가게 된다. 그곳에서도 그의
가족들은 살만할 때까진 가난과 결핍을 손에 손 잡고 살아간다.
그러면서도 가족들은 돈을 버느라 너무 바빴으므로 어린 조
승희가 어떻게 자라나는지 관심을 기울일수가 없었다. 그런
방치속에서 어린 조승희는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왕따를 당하면서 점점더 내면속으로 들어가 갇혀버리게 된다.
이후에 왕따의 정도는 심해지고 특히 가난하고 결핍속에서 자라난
조승희는 모든 것이 갖추어진 자신을 괴롭히는 모든 이들을
증오하게 된다. 이어 그는 자신을 그런 상태로 몰고 가게 한
자신의 아버지마저 증오한다.
책의 일부분을 보면 어릴 때의 조승희는 죽이고 싶은 사람
목록을 가지고 다녔는 데 그 목록의 제일 위엔
자신의 아버지의 이름이 있었다고 한다. 게다가 그가 쓴
희곡 ’리처드 맥비프’라는 글에서도 어렴풋이 그의 광적인
증오가 나타난다.
그는 자라면서 점점 더 내면으로 갇히게 되고 상담에서 남과
대화하는 것에 대한 곤란함을 털어놓았었다. 먼저 인사를 건
네 보는 것에서 시작해보라는 충고는 결국 비극적인 총격 사
건때 실현되고 만다.
이 사건은 C.S루이스의 말처럼 이 사회에 이 나라에 어쩌면
깨달음을 울리는 경종일지도 모른다. 이로 인해 우리에게 시
사해주는 점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날로 빈부격차로 인해 부는 더 큰 부를 놓고 없는 자는 더
없어질 수 밖에 없다. 자본주의라는 것이 이익을 기반으로 하
는 주의라 누군가가 가지면 누군가는 잃게 되는 것으로 가진
사람이 나누지 않으면 잃게 되는 자는 분노와 증오를 가슴에
품을 수 밖에 없다.
이는 안전망을 벗어나게 되고 결국 큰 범죄로 사태의 심각성
을 알리게 된다. 조승희는 예고에 불과한 것일지도 모른다.
앞으로 더 심한 분노와 증오가 터진다면 상상할 수 조차도 없
는 끔찍함이 실현될지 누가 알겠는가.
그래도 돈이 있는 사람들은 이 심각성을 직접적이 아니라 간
접적으로 느끼며 더더욱 자신의 문을 단단히 만들고 자신의
동네를 보디가드들로 메우며 안전망을 갖추면 문제 없을 것이
라 하며 사건들을 외면한다.
또, 이 사건을 계기로 총기 판매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는
문제가 발발하자, 미국의 부시 전대통령은 블랙스버그 총기난
사가 한 개인의 비극적 정신착란일 뿐 미국 내 총기류 판매
문제와는 무관하다고 말한다.
양심은 비틀어진 마음에는 존재하지 않으며 정의는 고통속에
서 더더욱 희소성있는 가치로 존재한다.
이 사건이 일어나면서 조승희의 가족들의 집은 파괴활동의
표적이 되고 현지의 한인들 또한 몇몇 잘못된 가치관의 미국
인들에 의해 피해자가 되었다.
근데 문제는 한국인들이었다. 한국의 전 대통령 노무현은 이
사건에 대해 세 차례나 위로의 메시지를 발표하고 한국인들은
이 사건에 대해 부끄러워하고 미안해 했으며 주미대사가
'32일간의 금식’을 한것은 잘못된 일부 미국인들의 가치관
을 더더욱 자극시킨 것이 아니었을까.
이에 대해 후안을 비롯한 많은 언론들은 이는 조승희 개인의
문제이지 결코 나라 전체의 문제로 확대해석하지 말것이며 종
종 문제를 일으켰음에도 절대로 사과를 하거나 용서를 구하지
않는 미국인들이 있는데 그에 대해 반성과 생각할 점을 시사
해주었다고 말한다.
시간이 아니라 분별로 시나리오가 펼처지는 사건의 흐름은
짧은 시간동안 이렇게 큰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
게 해주며 이 이야기가 비단 그저 스토리일뿐만이 아니라
실화라는 점에서 그 어떤 이야기보다 무섭고 슬픈 이야기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과 사회를 돌아보며 궁지에 몰리는
피해자는 누구보다 잔인한 가해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경각심을 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