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따뜻한 마음에 온다 - 지혜의 샘터 77가지
김정빈 지음 / 동화출판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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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가 독특하게 가로의 중간 부분에 있어서 새로운 느낌을 주었다. 이 책은 여러가지 이야기를 통해서 배우는 교훈에 대한 책이다. 앞부분에 어버이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특히 가톨릭이 자랑하는 위대한 성자이자 신학자로서 어거스틴의 이야기와 '그분의 나의 아버지예요'라는 글이 가슴을 저리게 한다.
 

 '그분은 나의 아버지예요'라는 글은 저소득자이자 신체장애자인 글쓴이의 아버지가 큰 병에 걸려 대학병원에 갔는데 병원 관계자 사람들이 그를 한갖 진료 번호로 취급하며 짜증을 내고 귀찮아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은 아들이 한 가정의 존경받는 가장이고 국가에 한점 부끄럼 없이 살아온 아버지가 그들의 불친절로 인해 고통과 두려움이 더해지는 것에 대해 가슴을 아파하며 적은 글이다.

 

 누구나가 자신의 아버지, 어머니, 아들, 딸이라면 환자를 진료 번호로 취급하진 않을 것이다. 그저 그들에게 조금의 친절만 바라는 것일 뿐인 이 글은 글을 읽는 모든 독자들에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해준다. (이 글은 다른 책에서 발췌해 온 것이라고 함.)

 

 175p온달과 평강공주의 이야기에 대한 것도 흥미롭다.

 온달이 전쟁터에서 죽어 장사를 지내려 했는데 관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자 평강공주가 관을 어루만지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죽고 사는 것이 결정되었습니다. 아아, 돌아가십시오!" 드디어 관이 움직여 장사를 지낼 수 있었다고 한다.

 

 근데 이 이야기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평강공주가)남들이 알지 못하는 온갖 어려움과 고통을 참고 견디면서 남편을 당당한 남자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때 남편에게서 우러나온 아내를 향한 순수한 사랑, 그 사랑은 얼마나 뜨겁게 공주를 녹이고 다독이고 위로해 주었겠는가.


 그런데 지금 그 남편이 죽었다. 그러나 남편은 차마 저승으로 떠날 수 없다. 아내 때문이다. 한갓 짐승에 불과했던 자신을 인간으로, 당당한 인간으로 다시....."

 

 여기서 온달을 한갓 짐승에 불과했다고 비유한 것이 좀 꺼름직하다. 조금 못 배우고 가난하고 비루했을 뿐이지 그렇다고 그것이 짐승으로 연결한 것이 조금 과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온달은 선했고 평강공주가 이끈 대로 의지를 갖고 훌륭한 장군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사실 잘생기고 존심이 강한 남자였다면 결코 평강공주의 뜻대로 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온달이었기 때문에 이 일이 기적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누구나 말하듯이 자기와의 싸움이 가장 힘들다. 남과의 싸움에서 지면 다시 일어설 수 있지만 자기와의 싸움에서 패배하면 일어서기 힘겹다. 평강공주가 했던 일도 물론 대단하지만 중요한 것은 온달이었기 때문에 그녀의 위로와 격려에 힘입어 고군분투하여 드디어 성공할 수 있었던 게 아니었을까.

 

 그래서 여자의 역할과 내조가 남자를 만든다고 말하는 저자의 의견도 약간 억지논리가 느껴진다. 여자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남자 또한 자신의 역할을 다해서 서로 상응해야 모든 것이 조화롭게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처칠에 관해서도 새로운 일화를 알게 되었는데 역시 이 일화에서도 처칠의 유머와 위트가 엿보인다. 케네디의 우상이었고 '절대, 절대,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처칠은 학교 시절 다른 것에 낙제점을 맞으면서도 국어(영어)에서는 늘 만점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후배들에게도 늘 국어의 필요성을 역설하곤 한 사람이었다.

 

 사회당 사람들의 '주의'가 그가 그렇게도 자랑스러워하는 '언어 지역'을 침범하여 '가정'을 '지역 거주 단위'로 바꾸기에 이르자 그는 하원에서 이렇게 연설했다.

 

 "이제 우리는 저 오래된 노래 '홈 스위트 홈'을 이렇게 고쳐 불러야 할 지경에 놓였습니다. '지역 거주 단위, 즐거운 지역 거주 단위, 지역 거주 단위 같은 곳은 없네.'

 

 책의 막바지에 이르면 부자라고 해서 행복한 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몇가지 이야기들이 있다. 미국의 여러 분야에서 큰 부자로 살아온 사람들이 범죄자가 되거나 자살을 하는 것을 보면서 이 책의 제목 '행복은 따뜻한 마음에 온다'는 것을 더욱 강조해준다.

 

 - 연간 수입이 20파운드인데 지출이 19달러라면 행복할 수 있다. 그러나 연간 수입이 20파운드인데 지출이 21달러라면 불행한 건 당연하다 -

 

 찰스 디킨스의 이 말을 마지막으로 미소 지으며 보면서 이 책의 이야기들을 하나씩 다시 한번 음미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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