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을 하지 않은건 아니지만 브런치에 글을 발행한다고 했을때 친하지도 않는 사람들이 가쉽거리로 들락달락하면서 자질구레한 사생활을 엿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있었다. 직장내 주변인물들과 사적으로 엮이고 개인적인 생활에 대해 이야기한다는것이 후일 돌이킬수 없는 역풍을 맞는다는 걸 알기에 될수 있으면 알리지 않으려 했지만 나 역시 가십거리에 혹하는지라 이러쿵 저러쿵 웃고 농담하면서 브런치나 개인블로그 정보를 흘렸나보다.
직장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 받는 이야기를 소소하게 올리면서 그것으로 위안받고 다시 원상복귀되는 그런 삶이었는데 그걸 자주 들락거리며 염탐하는 자가 확실히 이번에 내 레이다에 잡힌것이다. 것도 그자에게 내가 알려준건 아니고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다가 흘린걸 다른 사람과 같은 사무실 있는 사람이 그걸 들은것이다. 내가 자기의 염탐 대상이 될만큼 그렇게 관심이 있었나 아니면 할일 더럽게 없어서 별다른 흥미를 가질만한 데가 없어서 그런것인지는 알수없다. 단지 전혀 연락도 하지않고 오며가며 지나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그저그런 그냥 직장 주변인물일 뿐이다.
하지만 이번에 내 레이다에 확실히 잡힌게 내가 직장내 어떤 사람에게 실망한것을 적어놓은걸 보고는 그 사람과 관계가 악화된 것같다고 그자가 가십거리로 자기 사무실에서 떠들고, 그자와 같은 사무실 근무하는 자와 우리 사무실근무자가 친하고 자주 술마시는 관계인데 우리 직원에게 그 이야기를 했고, 우리 직원은 어제 무의식중에 웃으며 나에게 말한것이다.
오호 그랬군 그랬어. 분명 내 브런치가 아닌 개인블로그에만 써놓은 글이었는데 그걸 읽은게야. 그 블로그는 직장인물들은 알수없는데 내가 어찌하다 수년전 카스에 연동시킨걸 우연히 보다 들어가서 수년이 지나도 심심풀이로 들락달락하면서 그런 직장정보를 발견해 혼자만 안게 아니라 주변과 기정사실인양 공유하고 그렇게 살았던게야. 그래 혼자 읽고 혼자만 알게된다면 뭐 거기까진 어쩔수없다고 치자. 개인블로그에 쓴글을 사실인양 다른 사람한테 흘린건 뭐냐고.
참 음헝하고 음헝한 얼굴이 떠오른다. 중학생 딸이 쌍꺼풀 해달라는 이야기도 읽고 혼자 낄낄거리기도 했겠지. 당장 블로그에 독서노트를 뺀 나머지를 다 닫고, 브런치작가명도 바꿨다. 어쩐지 요즘 내가 그런 이야기 쓰는것도 살짝 위험스럽게 느껴지긴 했지만 이렇게 확 당하고 보니 그동안 너무 안일하고 방심했던게 분명하다.
스트레스가 아무리 밀어닥쳐도 주변인물들이 알수없는곳에 것도 직접적인것이 아닌 스토리식으로 풀었어야 했다. 개인적인 일기식으로 이성을 잃은채 써내려가다보니 그런일이 발생한것이다. 어제는 하루종일 그 생각으로 기분이 잡쳤다. 하지만 북플은 아무도 모르겠지..언제 시간이 나면 나의 갠적 취미생활을 엿보고 정보를 흘린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쓰고 싶다는 충동을 살짝 느낀다. 가만있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