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관계의 재구성 : 과거를 넘어 미래로 - 2015 한반도 연도보고
이희옥.한바오장 엮음 / 성균관대학교출판부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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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국의 성균관대학교의 성균중국연구소와 중국 중공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가 함께 학술교류의 형태로 기획해 출판되었고, 여기에는 한국과 중국, 양국의 연구자들이 한중관계의 각 분야에 대한 글을 실고 있습니다. 근래 서울대학교의 일본연구소가 한일 관계에 대한 여러 분야의 책을 펴내고 있는것처럼 성균관대학교의 이런 기획도 한중간 서로간의 이해를 위해 무척 의미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중관계의 재구성이라는 제목으로 2015년에 출판된 이 단행본은 한중 양국 학자들의 공동연구와 국제회의 그리고 진지한 토론을 거쳐 2015년 한반도 연도보고를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에 출판했다고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글을 게재한 학자들이 여기에 자신의 글을 올리기 전에 아마도 서로 토론을 거쳐 의도되지 않은 논란들이 불거지는 것을 막기 위해 충분히 논의해서 동시에 출판된 것으로 추측 되어집니다. 물론 상세하게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는 없겠지만요.

1992년 이후 한중관계에 대한 여러 분야별로 한중 연구자의 글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정치외교관계와 안보, 사회 분야에 대한 글에 관심을 기울여 읽었습니다. 그 외에는 경제와 문화 분야가 있습니다.

지난 1970년대 미국과 일본이 중국과의 관계 정상화에 나서면서 한국 또한 중국과의 외교 관계 수립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한국 내부에서도 있었는데요.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북방 정책과 냉전이 끝나가는 1990년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구소련을 비롯한 동구권 국가들과 그리고 중국의 외교 관계 수립에 나서게 됩니다. 물론 이러한 우리의 외교 정책이 북한이 자신들의 고립으로 해석하며 반발하긴 했지만 이러한 결과로 한반도에 긴장 완화가 적잖이 이뤄진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한중 수교 이후, 중국은 개방적인 경제 정책을 통해 급격한 경제 개발과 발전을 이루게 되고 요 근래에는 미국을 포함한 서구 유럽의 많은 국가들이 가까운 미래의 중국이 미국이 주도하는 패권에 도전하는 국가로 부상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소위 ‘중국위협론‘에 대한 부분인데요. 여기에 이름을 올린 중국 연구자들도 이런 중국위협론에 대해 언급을 하고 있습니다. 즉, 한국도 역시 이런 중국위협론에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보고 있고, 오히려 이상하게 한국 내에서 자신들에 대한 위협론이 과대하게 나오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러한 중국위협론에 대한 중국인들의 현실 인식 오류에 대한 증거는 현재 많이 나와 있습니다. 남중국해에 벌이고 있는 것들이나 파키스탄의 과다르 항이나 미얀마의 차우퓨크 항에 투자해 인접국 인도와 아세안 및 미국의 우려를 불러 일으킨다거나 말라카 해협에서 미군에 의한 자국 민간 상선 봉쇄 가능성에 대해 연구한다든지 하는 일련의 남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여러 인접국가들의 안보 불안을 일으키는 것으로도 이 중국위협론이 중국 바깥에서 어떻게 해석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안보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로 중국 측 연구자들이 북한의 핵개발 문제와 앞으로 한반도 통일에 있어서 중국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한국민들과 지식인들이 인식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전략적 차원과 미국과 직접 연결되지 않는 완충지대로서의 역할로 북한을 관리하고 있다는 것을 많은 한국인들이 익히 알고 있는 상화에 당연히 우리가 중국의 일정 부분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겁니다. 그렇지만 이곳의 중국 연구자들은 미국이 한국과 일본과의 동맹 관계를 재정립하면서까지 자신들의 위상을 동북아시아에서 견고히 하려고 한다며 미국의 정책을 돌려 비판하는 듯 하는데요. 그래서 이 한미 동맹이 자신들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냐는 중국 내부의 우려가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자신들도 한미 동맹이 지역내의 안정화에 오랫동안 기여한 것을 인정하지만 근래 미국이 자신들을 봉쇄하려고 한다고 의구심을 보이는 등 미중 양자 사이의 전략적 불신을 해소하지 못하고 한미 동맹의 지향적 의구심으로 해석하는 것은 현재 중국이 갖고 있는 불안을 잘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따지면 북한의 지속되고 있는 여러 도발은 우리의 안보와 직결되는 문제이며, 단순히 북한과 관련된 이런 안보 불안이 단순한 심리 차원의 문제는 아닌 것이죠.

이처럼 우리의 한미동맹은 중국이 느끼기에도 한중 관계가 함축하는 의미에서 어쩌면 한계 요인이 될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저는 진정한 한중관계를 위해 한미 동맹을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작금의 북한의 핵 개발과 미사일 사태에서는 미국과의 동맹이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1992년에 있어서 ˝대만에서 한국을 떼어내기 위해 한국과의 수교가 필요하다.˝는 것처럼 한중간의 관계 또한 중국의 이익에 따라 필요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한국은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균형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 점잖게 권고 하는 것도 중국인들의 기저에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게 해주는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물론 오늘날 한중 관계에서 양자간의 교류와 협력은 필요하겠지요. 더욱이 우리는 북한 문제로 중국과의 우호적인 관계가 지속되어야만 합니다. 그리고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중국은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고 미국과 일본의 교역량을 합친 것 보다 더 큰 상황에서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중국 측에서는 미국과의 막대한 무역 흑자를 거두고 있어서 우리가 해마다 올리고 있는 대중 무역 흑자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앞으로 이 경제적인 문제도 가까운 미래에는 갈등으로 표출될 수 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중국과의 모든 관계에서 우리가 너무 심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것은 좋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은 북한과 우리를 두고 전략적으로 행동하고 있고 대외적으로 중국인들과 중국 정부는 이제 자신들의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지난 몇년간 성장한 국력에 기대어 대접을 받고 싶어합니다. 또한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죠. 전세계가 중국의 평화적 부상을 못내 바라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의구심을 전부 떨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선린우호의 형태로 양국이 협력하는 것은 좋으나 우리 정부와 우리 국민들 역시 전략적인 측면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끝으로 우리 국민들은 한반도의 통일을 바라고 있으나 혹여 북한의 비상 사태에 중국군이 국경을 넘을까 우려하고 있는데 중국의 정치인들은 이런 우리의 의문에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래의 한반도 통일에 있어서 이처럼 중국의 의도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고 이렇게 중국에 대한 불안한 마음을 갖고 대하며 양자관계를 바라보는 것이 어쩌면 진실된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 외에도 중국에 관한 우리의 많은 우려섞인 의구심들이 한중 관계의 근본적인 한계점이 아닐까도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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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트럼프 왕국 - 어째서 트럼프인가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18
가나리 류이치 지음, 김진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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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작년 미국 보다 전세계에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준 미국 대선에서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대한 분석을 일종의 탐사 보도물 형태로 서술한 꽤 참신한 느낌을 받았는데요. 저자는 아사히 신문사의 미국 뉴욕 특파원인 가나리 류이치입니다. 더불어 그는 일본 내에 인지도가 있는 저널리즘상을 받은 이력이 있습니다.이 언론인 상은 비교적 권위있는 상이라는 평가가 있더군요.

트럼프는 자신의 선거 캐치 프레이즈로 다시 위대한 미국을 건설하겠다는 의지를 표력했습니다. 그에게 위대한 미국이라는 것은 미국의 이익에 우선하고 그것을 배탁적으로 주도하는 것이 아닌가 추측해봅니다. 저자인 류이치는 지난 미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된 이유로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뚜렷한 몇개의 주에서 역전이 요인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오하이오, 위스콘신, 미시건 같은 오대호 연안의 주들입니다. 이 지역은 과거 철강과 자동차의 2차 기간 산업의 융성지로 현재는 쇠퇴한 산업 지대와 더불어 지역 경제마저 심각한 상황인 러스트 벨트 지대입니다.

이 곳의 트럼프 지지자들은 지난 빌 클린턴 대통령이 서명 NAFTA 협정과 중국의 WTO가입 및 한국과의 FTA협정 그리고 나날이 유입되고 있는 불법 이민자들이 이러한 미국 경제의 악영향을 끼쳐 왔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이러한 분석이 매우 정확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고, 다만 트럼프도 기업인 출신이지만 스스로 대선 과정에서 선거 비용을 대고 있다는 것과 그가 평소에 주장하는 바대로 불법 이민자 유입 근절과 다소 강경한 보호주의적 대책을 주장하고 있는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 듯 했습니다. 사실상 현재의 미국 국민들이 겪고 있는 경제적 압박은 레이건과 대처 시절부터 시작한 신자유주의의 확대와 전임 정부인 부시 대통령이 치룬 두 번의 전쟁 그리고 미국 금융 시스템의 붕괴라고 평가 받은 월가의 모럴 해저드가 포함된 것이 원인이나 저자가 인터뷰한 많은 트럼프 지지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군요.

그래서 이런 미국 현지의 트럼프 지지자들이 그야말로 잘못 받아들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실제 모습은 첫째로 그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언급을 회피한 미국의 대표적 인종차별 단체 KKK에 대한 태도를 통해 얼마나 뿌리깊은 인종차별주의자이라는 사실과 둘째로 유세 기간에 오바마 케어를 철회하겠다고 주장했던과는 달리 현재 입장은 잠정적으로 건드리지 않는 쪽으로 판단하여 표를 위한 포퓰리즘적 주장에 매우 능한 인물이라는 것입니다. 특히 상대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국민들의 적의를 십분 이용하여 거의 네거티브에 집중한 점도 그의 자질을 의심할 만한 부분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이를 묵인했습니다. 그런 연유로 자신이 트럼프를 지지했음에도 그것을 밝히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은 이를 뒷받침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미국의 1차 소비시장이 중국의 값싼 소비재들로 대체되어 대량 소비되어 온 것은 세계 경제가 그만큼 통합되고 협력해 온 결과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자유화가 급속도로 진행되어 보수 우파들이 주장하는 대로 보다 큰 경제적 이윤을 위한 이윤 추구 행위가 경제적 전반에 맹위를 떨친 결과이죠. 더욱이 대다수의 미국 유권자들은 사회 보장 확대에 매우 소극적이고 정부의 복지 예산 확대나 보장 제도에 대한 비판이 상당하여 결국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그들 자신이 반쯤은 고착화 시킨 원인이 있습니다. 현재까지도 미국 경제는 중국이 구입해주는 미국 채권과 중국발 투자가 아니면 유지되기 힘든 상황입니다. 이러한 결과가 오로지 세계화에 대한 원망이라면 그것을 전세계에 확대시키고 강화시킨 사람이 자신들의 전임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먼저 인식하고 주장을 하는 것이 좀 더 납득할 만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저자도 자신의 이 책 말미에서 이러한 취지의 언급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태연하게 거짓말을 반복하는 등 사실을 외면하는 그의 태도에 대한 비판과 이런 세계화에 대응하는 것으로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주의를 내세우는 것은 매우 현명하지 못한 처사라고 여기는 부분입니다. 지난 역사에서 돌이켜 보면 매우 심각한 인종주의적 편견에 따른 차별의 합법화와 흡사 국민의 등급을 나누어 판단하는 듯한 행위, 민주주의 국가에서 언론의 정상적인 비판에 비정상적으로 여기는 등 이러한 것을 모두 수렴하는 것은 파시즘밖에 없습니다. 물론 지유 민주주의 세계의 리더를 자처하는 미국의 현 대통령을 파시스트라고 평가 절하하는 것은 뭔가 설득력이 없어 보일겁니다. 다만 이처럼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미국 대통령이 어떠한 행보를 보일지는 적지 않은 우려가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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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일본 핵발전의 진실 - 우리도 반드시 알아야 할
야마모토 요시타카 지음, 임경택 옮김 / 동아시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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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인 야마모토 요시타카는 일본의 비판적 지식인이자 행동하는 양심으로 평가 받으며, 도쿄대 재학시절인 1960년대에 중심에 섰던 인물로도 유명합니다. 또한 물리학을 전공한 그는 학계에서도 차후 일본의 물리학 노벨상 후보로도 손꼽히며 학문적 소양에도 큰 인정을 받은 바 있습니다. 그리고 동일본 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출간한 이 책은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았는 원전 관련 비판서입니다.

근래 저는 원자력 발전에 대해 관심이 생겨 여러 책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제법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전범이라 불리워도 무방한 일본의 전 총리인 기시 노부스케가 1958년에 ˝일본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는) 잠재적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군축이나 핵실험 금지문제 등에 대해 국제무대에서 발언권을 높일 수 있다.˝ 발언한 것은 매우 노골적인데요. 특히 이와 관련하여 노부스케는 ˝현행 헌법 하에서도 핵무기 보유는 가능˝ 하다는 발언으로써 일본정부의 견해와 마찬가지로 공식기록에 남게 되었다는 저자의 언급입니다. 현행 신 미일 원자력 등에서 보이듯이 비 핵보유국 중에서 유일하게 핵연료 재처리가 가능한 국가로서 핵무기 1,250발 분에 해당하는 10톤의 플루토늄을 비축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요시무라 신타로의 ‘핵 확산 문제와 아시아‘ 에도 언급되어 비축된 플루토늄이 잠정적인 일본의 핵무장과 핵무기화의 우려라고 평가했습니다. 더욱이 일본은 우라늄 농축 기술과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로켓 기술까지 보유하고 있는 상태라 이러한 우려를 배가시키고 있지요.

이처럼 미국이 과거 소련과 연계해 5개 공인된 핵보유국을 제외한 전세계의 핵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NPT체제는 평화로운 원자력의 이용이라는 논리로 전세계 국가들에게 원전 기술 이용에 대한 기술 이전 및 기술 협력과 그에 따른 원전 확대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즉 이러한 체제는 일종의 자기 모순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원전의 결정적 부산물인 핵물질이 언제든지 무기화가 될 수 있다는 것은 미국의 전임 대통령인 오바마가 주장한 핵확산 억제에 대한 심각한 논리적인 모순이며, 인도와 파키스탄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NPT 체제 바깥에서 핵보유를 시도하는 것에 대해 물리적인 강제 수단이 없다는 것은 큰 문제인 것입니다.

물론 상업적인 원자력 이용이라는 부차적인 타협으로 현재 많은 국가들이 원자력 기술을 받아들여 핵 발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방사성 폐기물에 대한 완벽한 기술이 획득되지 않았고, 현재 원전을 가동하고 있는 국가들중에 재처리 시설을 계획중인 핀라드를 제외하고는 어느 국가도 폐기물 시설 건설을 하고 있는 상황도 매우 우려스런 상황입니다. 더군다나 이러한 계획을 실행에 옮기더라도 앞으로 수만년 이상은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관리해야만 하는 것은 정말 넌센스에 지나지 않다고 봐야겠죠.

이외에도 원전과 관련된 다른 글에서도 익히 들어온 바이지만, 원료인 우라늄 농축 과정에 발생되는 심각한 환경 오염 문제와 인부들의 피폭 문제, 수많은 부품으로 이뤄진 원전 자체에 대한 의도치 않는 문제 가능성, 냉각수로 사용된 해수를 다시 해양에 방류 하는 문제 등 원전에서 단 한건의 사고가 발생된다면 그것으로 끝일 수 밖에 없는 사례는 차고 넘친다고 봐야 됩니다.

앞에서 잠깐 소개드린대로 이 책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원전 관련 단행본인데요. 총 130여 페이지 분량에 간간히 삽화와 사진이 들어가 있어 원전에 대해 평소에 궁금했던 분들이 처음 접하기에는 꽤 실용적인 글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많은 책에서 언급되고 있는 오류와 문제점에 대해 워낙 반복되고 있는 부분이라 내용이 들어가 있지는 않은데요. 그래서 원전과 관련해서 다른 글을 찾아 읽어보시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부분을 제외하면 일반 독자들이 보기에 좋은 책이라고 감히 평가 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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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은 응답하라 - 정치에 속고 자본에 털린 당신
톰 하트만 지음, 한상연 옮김 / 부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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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지은이인 톰 하트만은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진보적 언론인으로 유명하며, 손꼽히는 라디오 진행자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그는 ‘깨어 있는 시민의 저극적 정치 참여‘ 부단히 촉구하는 일종의 모티베이터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 이 깨어 있는 시민이 민주주의의 초석이 된다는 짧은 문장은 고 노무현 대통령을 통해서 더욱 유명했지요.

글 전체를 아우르는 맥락은 현재 미국의 민주주의 시스템을 크게 왜곡 시켜온 정치와 자본 그리고 그런 상황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렇게 미국의 체제적인 생생한 현실 비판이긴 합니다만, 미국 시민이 아닌 우리가 보기에도 상당히 고찰해 볼만한 내용들이 많습니다. 굳이 민주주의 사회의 환경에 관한 논쟁거리가 아니라 우리 외부의 사회를 구성하는 체계에 대한 문제점을 비판하고 고찰해보는 것은 현재 우리 사회를 해석하고 마찬가지로 개선시키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상대가 미국 사회에 대한 평가와 비판이라면 좀 더 의미있겠죠.

소위 보수는 현재의 자본주의 시스템이 모순을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완전무결한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이것은 레이건과 대처 시대 이후로 신자유주의가 개인의 자유와 이를 바탕으로 경제적 자유주의로 가치 확대되면서 이러한 해석에 더욱 힘을 실어준 경향도 없잖아 있습니다. 정부의 힘을 재체로 축소시키고 한정시켜 개인의 욕망과 자유, 그리고 자유 경쟁을 통해 기업가들의 이익을 극대화 시키는 환경을 만들고 확대시키는 일련의 과정들이 미국적 가치라는 측면으로 무분별하게 받아들여졌습니다. 특히 미국의 보수 정치가들과 그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이러한 주장을 해왔고 2009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미국 내에 많은 중산층들이 붕괴되면서 저자의 판단대로 미국의 민주주의가 일종의 위기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수주의자들에게 영향을 끼쳐 온 이론가인 토마스 홉스는 그의 저서 리바이어던에서 소수의 엘리트가 대다수의 국민을 지배하는 것을 이상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가치는 민주주의를 원치 않는 세력들에게 전달되어 중산층이 민주주의의 밑걸음이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인식하고 있으며, 이렇게 견고해지고 뿌리가 깊어지는 민주주의는 과거 루즈벨트 대통령이 ˝경제는 민주주의에 기여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주장을 퇴색시키고 정치적 근간을 흔들면서 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시스템을 확대시키고자 하는 오늘날의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바로 이러한 미국의 현실적 상황을 저자는 많은 사례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전쟁 특수를 목적으로 하는 군산복합체, 사회적 기반 시설에 대한 민영화를 주장하는 세력, 의료보험 제도의 무분별한 영리화로 인한 보장적 의료 시스템의 붕괴, 그리고 많은 기업가들의 정치적 권력과의 결탁 등 현재의 미국의 민주주의가 처한 상황을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일전에 국무장관을 지낸 헨리 키신저는 ˝중국의 민주주의화는 얼마나 많은 중산층이 확대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저자인 하트만도 미국의 오늘날 민주주의의 위기는 기록적인 중산층 붕괴가 원인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책을 글말미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진보 세력이 더이상 정치 밖에서 허송 세월을 하지 말고 개개인이 연대를 통해 정치 개혁에 나서는 등의 실질적인 정치 행동에 나설 것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다만, 미국 사회의 중산층이 심각한 수준으로 붕괴한 시점에서 이러한 정치적 행동들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좀 더 경과를 지켜봐야 하겠죠. 작년에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유중에는 합리적인 중산층의 감소와 이에 따른 정치 불신과 혐오가 팽배해 미국의 민주주의에 다소 맞지 않는 인물이 현재의 백악관 주인으로 있게 된 것이 아닌가 추측해봅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네오콘의 득세가 오래 가지 않았고, 오바마 행정부를 거쳐 무분별한 민영화에 대한 시민들의 의식 재고가 확대되고 있어서 다행히 오바마 케어가 후퇴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전세계에 민주주의 국가의 귀감이 되어 왔던 미국의 민주주의가 더이상 위기를 맞게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는 아직도 많은 민주주의 체제를 갖고 있는 국가들이 미국의 민주주의적 동향에 예민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미국의 지속적인 민주주의적 발전이 이처럼 중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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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경제학 - F16은 세계를 어떻게 빈곤에 빠뜨리는가
비제이 메타 지음, 한상연 옮김 / 개마고원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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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conomics of Killing 이라는 원제를 갖고 있는 이 책의 저자는 인도와 캐나다 등지에서 다양한 언론 매체를 통해 반전 평화 운동을 펼치고 있는 국제적인 인지도의 비제이 메타입니다. 먼저 책을 읽기 전에 저자인 메타에 대해 잠시 검색을 해봤습니다. 여러 TV 프로그램의 영상과 꽤 많은 기사들이 나오더군요. 더불어 인권 운동에도 많은 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행동하는 실천적 지식인이라고 표현해도 될 것 같더군요.

일전에 미국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임 대통령은 퇴임을 하면서 소위 군산복합체에 대한 경고를 하였습니다. 그의 연설은 후에 많은 학자들로부터 대단한 선견지명의 변이라고 평가되어 왔는데요. 마찬가지로 이 책의 큰 주제도 바로 군산복합체와 그 시스템과 영향력에 대한 것입니다.

일단 간단하게 글을 읽고 난 소감은 얼마전에 리뷰한 론 서스킨드의 ‘전쟁중독‘ 과 그 궤가 유사하다고 느꼈습니다. 지난 세계대전을 통해 태생한 군산복합체는 소위 전쟁을 먹고 산다는 표현처럼 미국의 엘리트 정치 권력에 많은 부분 편승해서 그들의 이익을 보호하고 유지하는데 많은 돈을 소비하며, 현재에는 노엄 촘스키의 표현대로 ‘미국은 거대한 군산복합체 국가‘ 라고 해석될 정도가 되었습니다.

즉, 저자가 이런 자신의 주장을 뒷바침하기 위해 설명하는 것은 대략 이렇습니다. 미국의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본질적으로 석유를 좀 더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 숨어 있으며, 원유와 산업에 핵심적인 천연자원에 대한 확보를 위해 아프리카를 비롯해 중동, 남아마메리카 등 권위주의적이고 부패한 정치권력을 지원하고 이러한 미국과 유럽의 제어력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선출된 정부를 작전으로 전복시키려는 행태가 수없이 있어왔는데, 이것은 궁극적으로 군산복합체의 내포된 힘의 지향의 결과라고 판단하고 있는 듯 합니다. 물론 몇 곳은 논리적 비약이라고 여겨질만한 부분도 있습니다. 특히 저자는 2009년 뉴욕발 세계 금융 위기는 미국의 군산복합체와 중국의 군산복합체가 직접적으로 겨룬 결과로 여기는 듯 했고, 미국이 무역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대만과 일본, 한국, 사우디에 무기를 팔듯이 중국이 미국과의 막대한 무역 흑자를 투자할만한 것을 제공받았다면 부동산 붕괴로 인한 당시의 금융 위기는 어쩌면 대응이 가능했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하더군요.

중국은 전방위적인 불법 해킹을 통해 미국의 첨단 기술과 군사 기술에 대한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꼭 미국 뿐만 아니라 선진국의 중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을 사냥한다던가 이를 통해 국방의 현대화에 이용하고 있는 것이 중국은 자체로 거대한 군산 복합의 형태로 해석하는 듯 합니다. 화웨이의 예를 통해 이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메타는 전쟁과 자원 확보를 통한 이런 비도덕적인 침탈은 아프리카의 권위주의적 정부와 중동의 가혹한 인권 탄압 정권을 입맛에 맞게 지원하는 미국과 서구 유럽에 대해 매우 비판을 가하고 있습니다. 소수의 정치가들의 배만 불리는 이런 행태에 해당 국민들을 빈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이러한 패턴은 2등 국민 취급하는 각국의 소수 민족들의 인권을 도외시하게 되는 결과에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자원과 관련된 문제로 내전을 겪고 있는 상당수의 국가들이 이에 해당하는 거겠죠.

이렇듯 한쪽의 가난과 한쪽의 부유함은 동시대의 모습입니다만, 이러한 현실적 차원의 괴리는 더욱더 고착화 되어 가고 있습니다. 심하게 표현한다면 국제적인 군사 산업 권력이 뒤에서 세계 무대를 조정하고 있는 듯한 현실을 저자는 독자들에게 알려 주고 있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에 정보를 접하지 않는 분들은 꽤 흥미로운 느낌을 받으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의 이론적 국제 정치학을 한편의 첩보물 같이 글을 이끌어 나간 것은 나름 장점이라고 여겨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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