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일본 핵발전의 진실 - 우리도 반드시 알아야 할
야마모토 요시타카 지음, 임경택 옮김 / 동아시아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저자인 야마모토 요시타카는 일본의 비판적 지식인이자 행동하는 양심으로 평가 받으며, 도쿄대 재학시절인 1960년대에 중심에 섰던 인물로도 유명합니다. 또한 물리학을 전공한 그는 학계에서도 차후 일본의 물리학 노벨상 후보로도 손꼽히며 학문적 소양에도 큰 인정을 받은 바 있습니다. 그리고 동일본 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출간한 이 책은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았는 원전 관련 비판서입니다.

근래 저는 원자력 발전에 대해 관심이 생겨 여러 책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제법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전범이라 불리워도 무방한 일본의 전 총리인 기시 노부스케가 1958년에 ˝일본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는) 잠재적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군축이나 핵실험 금지문제 등에 대해 국제무대에서 발언권을 높일 수 있다.˝ 발언한 것은 매우 노골적인데요. 특히 이와 관련하여 노부스케는 ˝현행 헌법 하에서도 핵무기 보유는 가능˝ 하다는 발언으로써 일본정부의 견해와 마찬가지로 공식기록에 남게 되었다는 저자의 언급입니다. 현행 신 미일 원자력 등에서 보이듯이 비 핵보유국 중에서 유일하게 핵연료 재처리가 가능한 국가로서 핵무기 1,250발 분에 해당하는 10톤의 플루토늄을 비축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요시무라 신타로의 ‘핵 확산 문제와 아시아‘ 에도 언급되어 비축된 플루토늄이 잠정적인 일본의 핵무장과 핵무기화의 우려라고 평가했습니다. 더욱이 일본은 우라늄 농축 기술과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로켓 기술까지 보유하고 있는 상태라 이러한 우려를 배가시키고 있지요.

이처럼 미국이 과거 소련과 연계해 5개 공인된 핵보유국을 제외한 전세계의 핵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NPT체제는 평화로운 원자력의 이용이라는 논리로 전세계 국가들에게 원전 기술 이용에 대한 기술 이전 및 기술 협력과 그에 따른 원전 확대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즉 이러한 체제는 일종의 자기 모순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원전의 결정적 부산물인 핵물질이 언제든지 무기화가 될 수 있다는 것은 미국의 전임 대통령인 오바마가 주장한 핵확산 억제에 대한 심각한 논리적인 모순이며, 인도와 파키스탄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NPT 체제 바깥에서 핵보유를 시도하는 것에 대해 물리적인 강제 수단이 없다는 것은 큰 문제인 것입니다.

물론 상업적인 원자력 이용이라는 부차적인 타협으로 현재 많은 국가들이 원자력 기술을 받아들여 핵 발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방사성 폐기물에 대한 완벽한 기술이 획득되지 않았고, 현재 원전을 가동하고 있는 국가들중에 재처리 시설을 계획중인 핀라드를 제외하고는 어느 국가도 폐기물 시설 건설을 하고 있는 상황도 매우 우려스런 상황입니다. 더군다나 이러한 계획을 실행에 옮기더라도 앞으로 수만년 이상은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관리해야만 하는 것은 정말 넌센스에 지나지 않다고 봐야겠죠.

이외에도 원전과 관련된 다른 글에서도 익히 들어온 바이지만, 원료인 우라늄 농축 과정에 발생되는 심각한 환경 오염 문제와 인부들의 피폭 문제, 수많은 부품으로 이뤄진 원전 자체에 대한 의도치 않는 문제 가능성, 냉각수로 사용된 해수를 다시 해양에 방류 하는 문제 등 원전에서 단 한건의 사고가 발생된다면 그것으로 끝일 수 밖에 없는 사례는 차고 넘친다고 봐야 됩니다.

앞에서 잠깐 소개드린대로 이 책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원전 관련 단행본인데요. 총 130여 페이지 분량에 간간히 삽화와 사진이 들어가 있어 원전에 대해 평소에 궁금했던 분들이 처음 접하기에는 꽤 실용적인 글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많은 책에서 언급되고 있는 오류와 문제점에 대해 워낙 반복되고 있는 부분이라 내용이 들어가 있지는 않은데요. 그래서 원전과 관련해서 다른 글을 찾아 읽어보시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부분을 제외하면 일반 독자들이 보기에 좋은 책이라고 감히 평가 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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