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릴레이 시대에는 과학이 멸시당했고, 현대에는 과학이 존숭받는다. 하지만 길릴레이 시대의 과학은 핍박받으면서도 낙천적이었고 과학자들은 열정적이고 순박했다. 하지만 과학이 어느 때보다 이 세상 피라미드의 정상에 있는 지금, 과학은 우려와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 버렸고 과학자들은 회의와 고집에 둘러싸여 있다.<갈릴레이의 생애>의 저자 브레히트도 그런 딜레마가 있었던 것 같다. 탁구공처럼 통통 튀는 대사와 꾸밈없는 인물들로 르네상스 시대의 과학자 풍경을 묘사했음에도 마지막에 과학에 대해 우려 섞인 장광설을 늘어놓은 것은 원폭 투하를 지켜보았던 현대 작가의 무너진 믿음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 현대작가의 고민은 가장 밝았던 과학시대에 대한 묘사 속에서도 그림자를 드리울 수 밖에 없었다.하지만 진리를 진리 자체로 보고 즐길 수 있었던 갈릴레이와 그 동료, 제자들의 모습은 얼마나 유쾌했던가.다른 사람이 발명한 망원경으로 달과 별을 눈앞으로 끌어와 관찰했던 최초의 인간 갈릴레이, 페스트가 도는 와중에도 집에 머물러 연구하고 가정부의 아들에게 과학 원리를 설명하던 학자 갈릴레이, 아리스토텔레스주의자가 아니라 가정부의 아들, 라틴어를 모르던 반 문맹자와 연구했던 갈릴레이.그는 종교재판소에까지 끌려가고 말년에는 유폐된 채 세상을 마쳐야 했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오늘날의 과학자보다 행복한 인생을 살았던 것일 수도 있다. 누구나 유년기를 그리워하지만 유년기가 되돌아오지는 않듯이, 과학이 천진난만했던 시대도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때문에 과학 자체가 근심거리가 되지 않았던 시대의 과학자에 대한 이야기, <갈릴레오의 생애>가 더욱 감동적으로 읽히는 것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