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기 전에 꼭 한 번은 논어를 읽어라 2 - 청소년을 위한 논어 어른이 되기 전에 꼭 한 번은 논어를 읽어라 2
판덩 지음, 하은지 옮김 / 미디어숲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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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孔子)는 꽉 막힌 꼰대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융통성 있는 사람이었다고 말하는 저자의 책이다. 저자는 하루에도 열두 번씩 감정이 파도치듯 넘나드는 질풍노도의 청소년 시기에 특히 ‘논어’는 특효의 처방전 같다고 말한다. 저자가 강조하는 바는 군자불기(君子不器)의 가르침이다. 하나의 기능이나 목적에 한정되지 않는 전인적 인간을 말하는 것이다.

 

저자가 이해한 공부에 대한 책인 ‘논어’의 핵심 가치는 배움이다. 공자는 학여불급 유공실지(學如不及 猶恐失之)의 인물이다. 배우기를 항상 모자란 듯이 여기고 배운 것을 잃을까 두려워한 사람이라는 말이다. 끊임 없이 배우는 자세로 살 것을 가르치는 말이다. 저자는 공자가 술이부작(述而不作)한 사람이라 말한다. 파벌을 만들어 자신의 이론을 정리하고자 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선인들의 이야기를 기술하고 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공자는 질문을 활용해 제자들과 대화하는 것을 좋아했다. 제자들 스스로 생각하게 한 것이다. 질문은 상대의 마음을 흔들고 생각을 피어나게 하는 힘을 가졌다. 저자는 공자와 제자들 사이에 지적 능력의 엄청난 차이가 생긴 이유를 뇌에서 찾는다. 공자는 어릴 때부터 공부해 신경세포 사슬의 구조가 훨씬 더 복잡하고 풍부했으며 가르치는 것을 통해 자신의 지식을 체계화했다.

 

저자는 공부는 늘 수직상승만 하는 것이 아니니 인내를 가지고 꾸준히 하라고 말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임곗값을 넘는 공부다. 묘이불수 수이불실(苗而不穗 穗而不實)이란 말이 있다. 싹이 돋았으나 꽃이 피지 않은 것, 꽃이 피었으나 열매를 맺지 못한 것을 말한다. 공자는 오로지 학문에만 매진하다가 숨을 거둔 안회를 매우 안타까워 했다. 안회는 묘이불수 또는 수이불실의 예에 속하는 사람이다.

 

위의 두 말을 밀운불우(密雲不雨)로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안회는 자신이 모르는 문제나 새로운 지식을 접하면 질문하기에 급급하기보다 먼저 스스로 생각하고 그 안에 숨은 뜻을 깨닫기 전까지 천천히 곱씹어 보았다. 공자는 안회가 진짜로 가르침을 이해했으며 항상 스스로 생각하고 그 내용을 삶에 적용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저자는 기회와 인연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성공은 적절한 기회를 만났기 때문에 이뤄지는 것인 경우가 많다. 공자는 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欲不踰矩)의 인물이었다.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해도 크게 어긋남이 없다는 말이다. 저자는 이를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대응하되 정도를 지켜야 하는 경지라 말한다. 임기응변의 핵심은 정도를 지키는 것이다.

 

공자는 일찍이 자신이 종일 먹지 않고 밤새 눕지도 않고서 생각해 보았으나 유익함이 없어 배우는 것만 못하더라고 말했다. 저자는 중국의 현대문학가 양장이 한 소녀에게 “당신의 문제는 고민만 너무 많이 하고 책을 읽지 않는 것”이라 말한 사실을 전한다. 생각만 하고 공부하지 않으면 위험하다는 사이불학즉태(思而不學則殆)의 가르침이라 할 수 있다.

 

공자는 1) 인자한 사람이 되고자 하면서 배우지 않으면 우둔해지고, 2)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자 하면서 배우지 않으면 까불게 되고, 3) 믿음직스러운 사람이 되고자 하면서 배우지 않으면 자신을 해치게 되고, 4) 올곧은 사람이 되고자 하면서 배우지 않으면 가혹해지고, 5) 용맹스러운 사람이 되고자 하면서 배우지 않으면 난폭해지고, 6) 굳센 사람이 되고자 하면서 배우지 않으면 무모해진다고 말했다. 배움은 이만큼 중요하다.

 

저자는 매일 기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매주, 매월, 매분기, 상반기, 하반기별로 배운 내용을 복습하고 어떤 수확이 있었는지 정리하라고 말한다. 공부를 잘 한다는 것은 방법적인 면도 포함하는 말이다. 저자는 공부의 시작은 연필을 쥐는 것부터라고 말한다. 저자는 공부를 즐기는 사람에게 정해진 스승은 없다고 말한다. 공자는 중용과 조화, 적절함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저자는 배움을 진정으로 좋아하는 사람의 인생은 한계가 없다고 말한다. 공자는 자신은 시로 시작해서 예로 일어섰고 음악으로 완성했다고 말했다. 흥어시(興於詩) 입어예(立於禮) 성어악(成於樂)이란 말이다.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공부다. 저자는 늦더라도 무엇이든 배우려는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라고 말한다. 공자의 말 가운데 내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다식어조수초목지명(多識於鳥獸草木之名) 즉 새와 짐승과 초목의 이름을 많이 알라는 말이다. 글만이 아니라 새, 짐승, 조수, 초목의 이름을 아는 것도 공부다. 돌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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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학자 권우(卷宇) 홍찬유(洪贊裕; 1915 - 2005 ) 선생님, 소설가 홍효민(洪曉民; 1904 - 1976) 선생님, 시조 시인 김오남(金午男; 1906 - 1996) 님 등은 모두 연천 출신입니다. 연천에 묻히신 마전(연천 미산) 출신의 권우 선생님은 미수 허목 선생님의 학문 계보를 이었다고 합니다. 권우 선생님은 미좌(嵋左) 서당(書堂)에서 미수 선생님의 제자인 정동악(鄭東岳)의 후손인 미좌(嵋左) 정기(鄭炁) 선생님에게서 글을 배웠습니다. 김오남 시인은 ’남으로 창을 내겠소‘의 시인 김상용 시인의 여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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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연천의 도예가 ** 선생님을 뵙고 좋은 말씀 들어 감사했습니다. 거실 분위기가 아늑하고 따뜻해 인상적이었습니다. 책(‘우리나라 도자기와 가마터‘)도 소개받았습니다. 같은 저자의 ’우리나라 벽돌사‘, ’우리나라 옹기‘도 요긴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남편께서 같이 간 친구에게 아기 엄마라고 하셔서 재미 있었습니다. 연천 고능리에 가마터가 있었다는 점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그곳을 개발해 말 그대로 흽쓸어 버려 아쉽고 부끄럽습니다. 도예가가 주인공인 강석경 작가의 ’가까운 골짜기‘를 다시 읽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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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결이란 말을 들었다. 정식 용어는 아니고 도예(陶藝)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하는 말이다. 도예(陶藝)와 돌 예술을 공통적으로 묶어낼 수 있는 키워드를 찾던 중 리(理)에 주목했고 그것은 옥석(玉石)이나 나무의 결을 의미한다는 생각에 관심을 다시 기울이게 되었다. “..꽃에게도 꽃의 마음이 있다는 것일까요..”란 시어(천양희 시인의 ‘숨은 꽃‘ 가운데)가 있지만 흙에도 결이 있는 것일까요?라고 묻지 말고 흙에도 결이 있다고 생각해야 하겠다. 결은 나무나 돌 등에서 무르거나 굳은 부분이 모여 만들어진 바탕 상태나 무늬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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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암(休庵) 백인걸(白仁傑) 선생께서 스승인 정암(靜庵) 조광조(趙光祖) 선생을 존경해 그 분의 집 옆에 집을 짓고 살며 스승을 본받았다는 말이 눈에 띕니다. 그러고 보니 두 분은 암자 암(庵)이란 글자가 포함된 호를 가진 분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네요.

 

휴(休)는 그칠 지(止)나 고요할 정(靜)에 수렴하는 글자라니 결국 백인걸 선생은 스승의 정(靜)과 뜻이 통하는 다른 글자인 휴(休)란 글자를 호에 담은 것이네요. 휴(休)가 의미하는 그침이란 생각의 그침이기도 할 것입니다. 몸만 멈춘다고 휴식 나아가 고요한 상태에 이르렀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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