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강의에서 석연경 시인, 그리고 수유리(水逾里)를 무너미라 말씀하시던 문익환 목사 님에 대해 이야기했다.(逾; 넘을 유)

저녁 무렵 종로 알라딘 중고 서점에서 석연경 시인의 시집을 보았고 이충렬 선생의 ‘간송 전형필‘을 검색해 수유리 중고 서점에 있는 것을 확인했다.

기이한 느낌이 든다. 노원행 열차를 두 대나 그냥 보내야 할 정도로 퇴근 무렵의 인파는 대단하다.

종로 알라딘에서는 김광식 선생의 ‘한용운‘을 두고 한참 망설이다가 포기했다.

김종주 정신과 의사의 ‘이청준과 라깡‘에 나오는 만해 관련 자료를 읽고 사도 사야 할 것이란 생각에 그런 것이다.

책을 고르는 것은 늘 어렵다. 종로 알라딘에서 ˝사러 가는 동안 원하는 책이 팔리면 어떻게 하지요?˝라고 물었더니 직원은 ˝운명이지요˝란 말을 했다.

그리 나이가 많지 않은 사람이 평범한 책 한 권에 대해 쓸 말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그 사람은 혹시 책 한 권도 누군가에겐 우주와 같은 무게일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일까?

책, 책, 책.. 오수연 작가가 ‘부엌‘이란 장편 소설에서 한 말이 생각난다.

˝먹지 않고 살 수는 없을까. 먹기 위해서는 음식을 만들어야 하고 요리사가 아니어도 부엌에서 인생이 간다.˝

이 구절을 ˝읽지 않고 살 수는 없을까. 읽기 위해서는 책방을 돌아다녀야 하고 작가가 아니어도 서점에서 인생이 간다.˝라는 말로 바꾸어 본다.

물론 읽지 않고 살 수는 없다. 언제고..이런 생각을 하며 나는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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