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화요일 지구과학 강사인 동기 이** 님에게 ‘수학 언어로 문화재를 읽다‘(2017년 8월 출간. 수학 교사 오혜정 지음)란 책을 소개했다.

그러자 그는 학생들에게 과제로 낼 것이라며 책 제목을 메모해 갔다. 문화재에 관심을 두는 사람과 수학(자연과학)에 관심을 두는 사람에게 모두 유용할 것이라 생각되는 책이다.

‘다양한 문화 속에 창의적으로 사고하고 실현된 건축 수학‘이란 부제를 가진 이 책은 첫번째 챕터인 경복궁의 품격에서 도형과 수를 만나다‘부터 심상치 않은 구성을 선보인다.

근정전이 품은 금강비란 글이 그것이다. 두번째 챕터인 ‘지혜로 한옥을 짓다‘에서는 선조들이 선택한 지붕 곡면의 정체, 사이클로이드란 글이 눈길을 끈다.

사이클로이드란 말은 지난 해 11월 세미나에서 부적절한(어려운) 용어로 선정된 것들 중 하나이다.

네번째 챕터인 ‘과학적 사고로 지은 수원 화성은 철옹성‘에서는 ‘수문을 받들고 있는 오각 기둥의 숨은 역할‘이란 글이 관심을 부른다.

좋은 책인데 이 책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전문적인 내용은 익히기도 어렵고 익힌 것을 쉽게 풀어내는 것도 만만치 않다.

결정적인 것은 그런 내용들을 원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나에게는 건축과 관련된 세 권의 책이 기억에 남아 있다. 철학자의 건축학 책인 박영욱의 ‘필로아키텍처‘, 건축학자의 철학 책인 임기택의 ‘생성의 철학과 건축 이론‘, 건축학과 철학 두 분야의 박사인 브랑코 미트로비치의 ‘세상에 단 하나 뿐인 건축을 위한 철학‘ 등이다.

KMOOC(Korean Massive Open Online Course)에서 건축 강의가 몇 개 있었다.

건축으로 읽는 사회문화사, 현대건축의 흐름, 건축공간론 등.

건축가 승효상 교수는 ‘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란 책에서 우리 사회는 아직도 건축을 공학이나 예술의 일부분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말을 하며 건축물의 외관인 아닌 공간의 조직을 보아야 바른 인식(공부)이 된다고 결론지었다.

승효상 교수에 의하면 우리가 사는 방법을 의미하는 공간의 조직은 쉽게 말해 거실과 주방, 침실 등을 얼마나 크게 하고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사는 방법이 달라짐을 의미한다.(13 페이지)
건축은 사물들로 이루어진 장소와 사물들을 담고 있는 무엇인 공간을 두루 다루는 학문이 아닐지?

나무, 돌, 흙, 철근으로 짓는 집이 아닌 언어로 짓는 집을 말하는 책이지만 가스통 바슐라르의 ‘공간의 시학‘을 읽어야겠다.

요즘 부족했던 몽상이라는 심성을 보충하기 위해서, 그래서 실제의 건축에 관심을 더 잘 가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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