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울 미(美), 아름다울 휘(徽), 아름다울 의(懿), 아름다울 가(嘉), 아름다울 가(佳)..모두 아름다움을 뜻하는 한자들이다.

이 다섯 글자보다 내가 알지 못하는 아름다움을 뜻하는 글자들이 훨씬 많을 것이다. 양(羊)과 대(大)를 합한 미(美)는 아주 먼 옛날 한자가 만들어질 때 인류의 주요 행사 가운데 하나였던 신에게 제사를 드리던 관습과 관계된 글자이다.

[미(美)가 양과 관계된 글자라면 생(牲)은 소와 관계된 글자이다.]

미(美)는 가장 크고 살찐 양 즉 가장 실용적인 것을 아름다운 것으로 인식한데서 비롯된 글자이다.

그런데 휘(徽), 의(懿), 가(嘉), 가(佳) 등 미(美) 외의 글자들의 유래는 알려지지 않았다. 알려졌지만 내가 모르는 것인지도 모른다.

휘(徽)와 의(懿)는 조선 왕릉 이름에서 볼 수 있다. 인조의 계비 장렬왕후 조씨의 휘릉(徽陵), 정조의 후궁 수빈(綏嬪) 박씨(순조의 생모)의 무덤인 휘경원(徽慶園; 동대문구 휘경동은 휘경원에서 유래),

경종과 그의 두 번째 비인 선의왕후(宣懿王后) 어씨의 의릉(懿陵)..

경종(景宗)은 懿자와 인연이 깊다. 첫 번째 비는 단의왕후(端懿王后) 심씨이고, 자신과 懿자를 쓰는 선의왕후가 의릉(懿陵)에 묻혔기 때문이다.

가(嘉)는 가례(嘉禮)라는 말에서 만날 수 있다. 왕실의 혼인(婚姻), 책봉(冊封), 진연(進宴) 등을 가례라 한다.

물건이나 충고 등을 기쁘게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하는 가납(嘉納)이란 글자에서 가(嘉)를 만날 수 있다.

그럼 가(佳)는? 가인(佳人)이 있다. 아름다운 사람, 사랑하는 사람 등을 뜻한다.

이 글자들을 보며 문자에 능한 사람들은 위계(位階)와 세분(細分)에 밝은 사람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의미와 흥미를 두루 담고 있는 글자들의 향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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