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따라갔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산책이 끝나면 문장에서는 종종 쓸모없는 단어들이 제거되었다. 산책에서 돌아오는 길에 생각났던 문장과 이전에 써놓았던 문장을 비교해보면 나는 이따금 만족스러운 생략과 압축 같은, 일종의 청소가 이루어지는 것을 깨닫게 된다."(레진 드탕벨이 인용한 소설가 쥘리앙 그라크의 말. '우리의 고통을 이해하는 책들' 100 페이지)

 

<고리키도 체호프와 톨스토이에게서 문장이 거칠다는 비평을 받고 나서는 다듬어 쓰기를 누구보다도 열심히 하였다. 그래서 그의 친구가 "그렇게 자꾸 고치고 줄이다가는 작품이 어떤 사람이 태어났다, 사랑했다, 혼인했다, 죽었다의 4마디만 남지 않겠나?"라고 말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만큼 고리끼의 다듬어 쓰기는 끝이 없을 정도였다... 동서양의 문호라 일컫는 사람들이 명문 명작품을 낳을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다듬어 쓰기라는 갈고 닦는 작업이 밑받침이 되고 있었던 것이다.>(서정수 지음 '문장력 향상의 길잡이' 470 페이지)

 

<..내가 건네준 원고를 대충 훑어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러고는 매우 흥미로운 듯하나 너무 길게 썼으니 한 반쯤으로 원고를 줄일 수 없겠느냐고 물으면서 왜 그렇게 길게 썼느냐고 나무라듯이 말했다. "짧게 쓸 시간이 충분하지 못해서요." 하고 내가 빈정대듯이 대답했다. ", 파스칼이 한 말이군요!" 하고 노인이 그제서야 자리에서 일어서며 자기 소개를 했다. 그가 다름아닌 그 유명한 조제 코르티씨(출판인)였다.>(김화영 지음 '바람을 담는 집' 185 페이지)

 

산책도 하고 긴 우회로를 거쳐 짧게 쓰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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