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티끌 속에 온 우주가 들어있다는 뜻의 일미진중함시방(一微塵中含十方)이란 말이 있는 의상 대사의 ‘법성게(法性偈)’.

이 텍스트에는 ’우보익생만허공(雨寶益生滿虛空) 중생수기득이익(衆生隨器得利益)‘이란 구절도 있다.

진리는 비처럼 쏟아지는데 중생은 자기 그릇만큼만 가져간다는 말이다.

이처럼 진리를 본 경우는 아니지만 그에 준하는 신비 체험을 보고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20년 전 황룡사지에서 신내림에 가까운 현상을 체험한 뒤 그것이 인연이 되어 문화해설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최동군 작가 같은 경우.

어떤 체험인가? 황룡사지 그 빈 절터에서 컴퓨터 그래픽으로 황룡사지가 복원되는 듯한 느낌을 받은 것이다.

보통 사람들과 다르게 일어날 상황이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법으로 머리 속에 떠오르는 동물학자 템플 그랜딘이 생각난다.

물론 황룡사지에서 하게 된 체험은 원한다고 얻을 수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님이 분명하다.

박문호 박사는 우리는 단지 시선을 엉뚱한 데 두고 있었을 뿐, 위대한 자연의 신비는 절대 감춰지지 않았다는 말을 한다.(’유니버설 랭귀지’ 428 페이지)

자료를 위해 3년 전 읽은 ‘유니버설 랭귀지’를 다시 읽었다. 다행이다.

이 책은 자연과학 특히 물리학과 뇌과학을 다시 공부하고 싶게 하는 책, 자연과학과 인문과학을 7대 3의 비율로 설정해 50대가 될 때까지 3천권 정도의 책을 집요하게 읽다 보면 정보가 서로 링크되어 양이 질로 바뀌게 된다고 말하는 책, 동물은 감각에, 사물은 중력에, 인간은 의미에 구속된다고 말하는 책, 뇌과학에 들어가려면 100개 정도의 용어를 염불하듯 암송하면 된다고 말하는 책, 외우지 않으면 평생 해도 내 것이 안 된다고 가르치는 책, 중요한 수식은 그대로 암기하면 반복 학습을 통해 언젠가는 이해된다고 가르치는 책이다.

황룡사, 하면 강석경 작가를 빼놓을 수 없다. 구원이라는 화두를 들고 헤매다니다가 돌아오게 된 거대한 알 같은 고분(古墳)들이 널려 있는 경주를 이야기하며 황룡사에 대해 말하는 작가.

그런데 이 분이 우주생성에서 생명, 인간의 의식까지를 아우르는 자연과학 프레임과 대학교과서를 지식의 근간으로 하며 자연과학에 기반한 과학적 사고와 세계관을 체득하고 과학 학술, 연구, 교육, 교류, 문화운동을 활동내용으로 하는 모임 회원이다.

내 이상(理想)인 분이다. 박문호 박사를 알게 되면서 과학적 사고 방식을 요구하는 독서로 인식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고 말하는 작가, 우주의 진리를 사랑하는 사람은 시인일 수 밖에 없다고 말하는 작가..(‘저 절로 가는 마음’ 211, 227 페이지)

판단력이 뛰어난 사람은 감정이 풍부한 사람이라는 박문호 박사의 지론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내가 가야 할 길, 아니 가기를 소망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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